일본 북알프스의 정상 오쿠호타카다케에서 본 후지산.
일본 북알프스의 정상 오쿠호타카다케. 일본 산의 정상에는 대개 조그만 신사가 모셔져 있다.
일본 북알프스의 정상 오쿠호타카다케에서 하산하면서도 한동안 후지산은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일본을 대표하는 산은 누가 뭐래도 후지산입니다.
지난 베이징올림픽 야구 한일전 때 이승엽이 통쾌한 투런 홈런을 날리자 허구연 해설위원이 후지산이 무너진다고 표현할 정도로 일본을 상징하는 산이 바로 후지산입니다.
해발 3776m로 일본 최고봉입니다. 백두산이 해발 2750m이니 굉장히 높은 봉우리죠. 참고로 두 번째는 남알프스의 히타다케(3192m)이고 세 번째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북알프스의 최고봉 오쿠호타카다케(3190m)입니다. 일본의 진정한 산꾼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일본의 마테호른'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북알프스의 야리가다케는 해발 3180m입니다.
일본 혼슈 정중앙에 위치한 야마나시현에 위치한 후지산은 1707년 마지막으로 폭발한 휴화산이다.
예부터 일본인들은 그림과 노래 이야기 등에 후지산의 아름다움을 여러 형태로 표현할 정도로 일본인의 정서를 대표하고 있지요. 생긴 모습은 대칭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습니다. 또 산꼭대기가 눈으로 덮인 원뿔형의 화산이어서 많은 예술적 주제가 되어 왔습니다.
해서, 후지산은 일본인들로부터 신성시돼 해마다 7, 8월이면 수천명의 일본인이 산꼭대기의 신사로 산행을 떠납니다.
하지만 산꾼들의 입장에서 보면 후지산은 사실 흥미를 별로 느끼지 못합니다. 이 산은 온통 조그만 부석(浮石)으로 깔려 있어 한 걸음 오르면 거짓말 조금 보태면 반 걸음 미끄러지는 등 산행지로서의 매력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천황과 마찬가지로 그저 상징성만 존재할 뿐이라는 것이 산꾼들의 견해죠.
최근 북알프스를 찾은 기자는 최고봉인 오쿠오타카다케(3190m)에서 예상치 않게 후지산을 봤습니다. 그것도 선명하게.
당시 가이드는 "7년 동안 70여 차례 이곳에 올랐지만 두 번째 보는 것"이라며 감격해 했습니다. 백두산에 올라 천지 보는 것보다 훨씬 더 행운이라고 봐야 되죠.
야마니시현에 위치한 후지산은 남서쪽의 시즈오카현, 남동쪽의 가나가와현, 동쪽의 도쿄도에선 자주 보이지만 땅덩어리가 넓은 북쪽의 나가노현에선 좀처럼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로 내려오고 있답니다.
오쿠오타카다케와 후지산의 거리는 대략 100㎞ 정도랍니다.
경부고속도로 상의 부산과 경주의 거리가 68㎞ 정도니까 상상이 약간은 되겠죠.
한번 감상해 보시죠.
역시 산행의 참맛은 환상적인 조망에 있다는 정설을 확인시켜 주는 장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