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반장과 굴소스가 맛 비결, 녹말가루에 골고루 묻힌 후
새싹야채 곁들이면 금상첨화
주일학교 교사이자 교회 집사인 이순연(40) 씨는 한 달에 한 번씩 동료 교사들과 번갈아가며 집에서 식사를 함께한다. 평소 살림 잘 하기로 소문난 이 씨지만 그래도 집을 방문하는 교회사람들을 생각할 때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중국요리나 아귀찜 등을 배달시켜 대접할 생각도 했지만 이 불경기에 남편이나 애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썩 내키지 않는다.
여기에 동료 주일학교 교사들은 이 씨의 요리솜씨가 탁월하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어 이 씨 순번이 돌아올 땐 적지 않은 기대를 하고 찾아오는 것도 부담 아닌 부담으로 다가온다.
최근 이 씨는 황태를 이용한 황태고추장구이를 대접해 적지 않은 칭찬을 들었다. 설날 차례상에 오른 황태를 어떻게 요리할까 고민하다 나름대로 응용해본 것이 자신만의 레시피가 돼 버린 것이다. "신랑과 아이들도 하나같이 황태국보다 훨씬 낫다"고 칭찬을 해 뿌듯하다고 했다. 이름만 들어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황태고추장구이를 이 씨와 함께 만들어보자.
<재료> 황태 참기름 소금 후추 녹말가루 두반장 굴소스 마늘 파 고추장 간장 물엿 깨소금
■ 황태손질
우선 황태를 불린다. 흐르는 물에 상추 씻듯 적신다는 표현이 정확할 듯하다. 물기를 머금으면 잔가시와 등지느러미를 가위로 제거한다.
이제 밑간할 차례. 참기름 1큰술에 소금과 후추를 약간 넣은 뒤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밑간이 황태에 골고루 스며들도록 수차례 바른다.
가위로 머리와 꼬리부분을 자른 후 나머지 몸통 부분은 먹기 좋게 적당한 크기로 잘라 놓는다.
■ 소스만들기
흔히 고추장만을 사용하지만 이 씨는 두반장과 굴소스를 곁들인다. "이게 나만의 레시피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중화요리에 사용되는 두반장에는 대두 고춧가루 등 모든 양념이 들어 있어 깊은 맛이 난다고 한다. 병에 담긴 두반장과 굴소스는 마트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소스는 굴소스 1큰술, 고추장 1큰술, 두반장 1큰술, 간장 1작은술, 물엿 2큰술, 물 3큰술로 완성된다. 이 씨는 매운맛을 좋아할 경우 고추장을, 약간 짠맛을 원할 경우 소금 대신 굴소스를, 아이들이 먹을 경우라면 고추장을 빼고 두반장의 양을 줄이는 등 기호에 맞게 소스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황태고추장구이 완성
손질한 황태는 녹말가루에 골고루 묻힌다. 녹말가루 대신 밀가루를 사용하면 눅진해 가급적 녹말가루를 권한다. 이제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듬뿍 넣고 튀기듯 굽는다. 황태의 껍질을 프라이드 치킨처럼 노릇하게 익힌다.
이럴 경우 속살은 부드럽고 겉부분은 바삭바삭해진다. 이후 프라이팬을 깨끗이 닦은 후 식용유를 넣고 미리 다져놓은 마늘 1큰술을 볶는다. 이날은 파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다진 파를 2큰술 정도 넣어도 상관없다. 여기에 앞서 만들어 놓은 소스를 프라이팬에 넣고 끓인다. 황태를 소스에 그냥 묻혀도 상관없지만 한번 끓여주는 것이 살균도 되고 경험상 맛이 더 있다고 한다. 황태에 소스가 골고루 스며들었다고 판단이 되면 접시에 담아 깨소금을 살짝 뿌려준다.
■ 맛보기
황태고추장구이에 키위드레싱을 한 새싹야채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김이 모락모락나는 하얀 쌀밥이 금세 뚝딱 비워진다.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