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난코스 공략하기 <2> 양산 통도파인이스트CC


좌측 숲을 넘기느냐 '막창'을 피하느냐 고민
남코스 68타 기록보유자 문현소 씨도 인정
통도 남코스 전장 한수 이남선 톱 클래스
맘껏 샷 날릴 수 있는 장타자에게 단연 유리
 
 

통도 파인이스트CC의 남코스는 코스 총 길이가 6735m로 한수 이남에선 톱 클래스로 손꼽혀 호쾌한 드라이브 샷을 구사하는 장타자들이 즐겨 찾는다. 사진은 영축산을 필두로 한 영남알프스 남동부 능선에 포옥 안긴 남코스 1번홀. 

남코스 3번홀의 연밭.

남코스 3번홀 전경.


 
지난해 2월 이름을 바꾼 양산 통도 파인이스트 컨트리클럽(이하 통도). 기대하지도 않았던 신용진(46) 프로를 만났다. 국내 투어 프로 중 유일하게 부산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해 일명 '골프계의 부산갈매기'로 불리는 그는 현재 이 클럽 소속 헤드 프로로 활동하고 있다.

'골프계의 부산갈매기' 신용진 프로.

신용진 프로와 기자.


기회는 찬스라고, 국내 정상급 프로가 생각하는 통도 파인이스트CC는 어떨까 몹시 궁금했다.

아직도 20대 못지않게 드라이버 샷을 구사하는 그도 주말골퍼처럼 통도의 코스 길이가 부담스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통도 남코스의 전장은 6735m(7404야드)로 한수 이남에선 톱 클래스다. 참고로 북코스를 두고 남코스에 비해 전장이 짧아 오밀조밀해 섬세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실제론 북코스 또한 전장 6237m(6854야드)로 내로라하는 웬만한 골프장보다 길다. 북코스 또한 장타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기자는 이날 남코스 좌 그린으로 샷을 날렸다.

통도의 '아멘코스'는 단연 14번홀

신용진 프로에게 어떤 홀이 가장 공략하기 어렵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 또한 별 고민없이 남코스 14번홀이라 답했다.(아쉽게도 14번홀은 도그레그홀이라 한 화면에 사진을 담을 수 없다.)

잠시 파4, 14번홀을 살펴보자. 챔피언티 418m, 레귤러티 366~388m, 레이디스티 306m의 좌로 휜 도그레그 미들홀인 이 홀은 야다지북에는 핸디캡 6으로 표기돼 있다. 프로나 고수들은 좌측 숲의 나무를 보고 넘겨 페어웨이에 안착시키지만(레귤러티 기준 220~230m)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훅이 발생, OB가 나기 때문이다. 신 프로는 "이 홀은 거리는 물론 정확성까지 필요로 해 항상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좌측 숲 쪽 대신 정면으로 안전하게 치면 되지 않을까. 이 또한 만만치 않다. 아마추어들은 숲을 넘기기 부담스러워 정면으로 드라이버 샷을 날리지만 슬라이스로 인한 '막창'으로 OB나기가 십상이다. 그 거리가 내리막 런까지 고려하면 대략 200m 지점부터이다. 해서, 드라이버 샷 거리 조절을 위해 정확성을 추구해야 된다. 만일 거리 조절이 됐다 하더라도 페이웨이 폭이 비교적 좁은 40m에 불과해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이날 기자는 안전하게 치려다 슬라이스로 인한 '막창'으로 OB를 냈다. 결국 프로나 싱글 그리고 아마추어 골퍼 모두에게 드라이버 샷 하기가 까다로운 홀인 셈이다.

이 홀의 두 번째 샷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세컨 지점에선 오르막이라 평소보다 한두 클럽 길게 잡아야 한다. 신 프로는 "두 번째 샷에서 2온을 시키기 위해 좌우 그린 모두 깃발을 보고 치면 100% 훅이나 슬라이스가 나기 때문에 그린과 그린 사이를 보고 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도 챔피언전 3회 우승에, 2년 전 68타를 쳐 10년만에 남코스 코스레코드 기록을 세운 문현소 씨도 "수년 전 챔피언전 4라운드 중 세 번을 이 14번 홀에서 훅으로 OB를 내 쓴맛을 본 적이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모든 사실을 고려할 때 마스터즈가 열리는 오거스타에 아멘코스가 있다면 통도에는 14번 홀이 아멘코스에 해당될 듯싶다. 이날 동행한 최재철 KPGA 경기위원은 "14번홀은 2온시켜 파를 잡으면 잘 치는 골퍼이고 보기만 잡아도 선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팁 하나. 남코스 5번홀이 14번홀과 흡사하다. 좌측 숲을 넘겨 공략해야 되는 점은 같지만 우측에 벙커가 있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이다.
  
이번엔 클럽 관계자들에게 또 다른 어려운 홀을 물었다. 약간 뜸을 들이더니 남코스 파4의 핸디캡 1인 6번홀을 꼽았다. 챔피언티 417m, 레귤러티 372~393m, 레이디스티 306m. 단지 비거리가 부담스럽다는 이유였다. 오르막 경사인 이 홀은 좌우 양측에 산이 있어 OB날 확률은 낮아 드라이브 샷은 정면의 나무를 보고 맘껏 날려도 되지만 롱아이언을 들어야 하는 두 번째 샷에선 내리막이라 너무 무리한 샷 대신 한 클럽 짧게 보는 것이 유리하다고 충고했다. 포대그린이 있다는 사실도 감안해야 한다.

페어웨이 한가운데 소나무가 서 있는 남코스 6번홀.
샷의 정확도를 가늠하는 nearest 홀인 남코스 11번홀.

파4, 핸디캡 2의 15번홀은 싱글들은 파, 주말골퍼는 보기만 잡아도 대성공이라 여기는 또 다른 난코스. 이날은 챔피언티(407m)가 열려 있었다. 페어웨이가 보이지 않아 우측 카트 길을 피해 정면의 소나무와 좌측 언덕 사이로 공략해야 무난하다. 우측 그린일 경우 주변에 4개의 벙커와 카트 길이 있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 또 통도의 경우 대부분 핀을 넘어서면 내리막 퍼팅이 기다리기 때문에 핀 앞에 떨어뜨리는 것이 좋다.

두 번째 샷이 까다로운 홀도 있다. 바로 파4, 18번홀로 그린이 보이지 않는 내리막 미들홀이다. 좌측 카트 길을 피해 우측 산 쪽으로 공략하면 낙하지점은 대개 내리막 스탠스. 이땐 어스레스할 때 어깨면을 경사도에 맞춰 스윙하면 무난하지만 아마추어들은 반대 자세를 취해 헤드업과 함께 토핑을 자주 낸다는 것. 내리막이지만 제 거리를 생각해야 되는 점도 잊지 말자. 문현소 씨는 이 홀은 챔피언전 때 가장 변수가 많이 생기는 홀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3온도 힘든 파5홀, 파4 같은 파3홀

롱홀인 파5, 핸디캡 5인 7번홀은 한수 이남에서 가장 긴 홀이다. 챔피언티 560m, 레귤러티 510~533m, 레이디스티 412m. 전장 모두 오르막이어서 단타자에겐 마의 홀이다. 장타자들은 3온도 시키기 어려워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는 홀이다.

그린에 서면 독수리가 날갯짓을 하는 형상이라는 영축산에서 오룡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남동부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좌측 카트 길에 의한 OB를 피해 우측으로 맘껏 휘둘러도 큰 부담은 없다. 문제는 두 번째 샷. 하수들은 페어웨이 쪽으로 안전하게 4온을 노리면 무난하지만 싱글들은 거리 욕심을 내 산을 넘기려고 하다 슬라이스가 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좌측 도그레그홀인 12번홀은 페어웨이는 넓지만 곳곳에 OB구역과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챔피언티 512m, 레귤러티 459~480m, 레이디스티 401m. 정면으로 치면 드라이브 샷 낙하 지점에 긴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어 빠지기 십상이다. 해서 주말골퍼들은 흔히 좌측 카트 길을 보고 공략한다. 혹 좌측으로 감겨도 경사가 있어 볼이 내려온다. 문제는 고수들. 챔피언티에선 좌측으로 칠 경우 탄도를 높여 키 큰 느티나무를 넘겨야 한다. 또 한 가지. 우측 그린이 좌측 그린보다 높아 한 클럽 길게 봐야 한다. 그린 상태는 라이가 꽤 심해 퍼팅 때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파4 같은 파3홀도 두 개나 있다. 챔피언티 219m인 17번홀은 레귤러티 또한 169~201m로 1온 시키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챔피언티 197m인, 레귤러티 165~181m의 11번홀도 역시 거리에서 위압감을 주기는 마찬가지이다.

■"너무 가까워 그 진가를 모르고 있어"

보통 골프장의 경우 18홀 72타를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통도의 경우 대한골프협회의 코스레이팅을 받은 결과 18홀 75.6타로 공인됐다. 최재철 KPGA 경기위원은 "이는 부산 근교 골프장 중에서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그만큼 비거리도 길고 난이도 또한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꾸밈없는 자연환경도 빼어나다. 신용진 프로는 "투어를 다니다 보면 소나무 조경이나 코스 설계, 앉은 터 등을 놓고 볼 때 한국에서 이만한 골프장을 찾기는 어렵다"며 "부울경 주말골퍼들이 통도사처럼 너무 가까워 그 진가를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도 파인이스트CC 김은수 대표는 "부킹난 해소 등 주말골퍼들의 쾌적한 라운드를 위해 앞으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055)370-130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