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이국음식점(2)-터키 음식점 '카파도키아'

수석 주방장인 터키인 젤릴 씨가 주방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계 3대 요리를 꼽으라면 프랑스와 중국은 당연히 포함되지만 나머지 하나는 태국과 터키가 각축을 벌인다는 게 정설이다. 터키는 역사적으로 한때 세계 최강을 자랑했던 오스만투르크 제국 시절이 있었다. 당시 황제인 술탄의 식탁에는 매일 새로운 요리가 올라야만 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요리사들은 목숨을 내놓아야 했기 때문에 독창적인 요리를 개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가짓수나 맛에 있어서 중국 요리 못지않다.

'카파도키아'는 터키 중부 고원 일대의 지명이다. 초기 기독교인들이 로마군의 박해를 피해 이주해 숨어살던 곳으로, 화산바위의 차별 침식으로 형성된 독특한 기암괴석 덕분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영화 '스타워즈'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금정구 남산동 이슬람성원 바로 옆에 위치한 터키 음식점 '카파도키아'는 이 도시의 이름을 따 지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깔끔한 주방이 바로 보이고, 현란한 무늬의 타일과 공예품이 눈길을 붙잡는다. 동시에 향신료가 코끝을 자극한다. 주방장 젤릴이 입은 태극기와 터기국기가 나란히 장식돼 있는 빨간색 유니폼도 눈길을 끈다.

케밥 중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시시케밥.

우리네 피자와 맛이 비슷한 코냐 렙. 

밀가루 전병인 '라와시'. 

 

 터키 요리의 간판은 뭐니뭐니해도 케밥. 터키어로 고기라는 뜻이다. 재료나 요리방법에 따라 케밥은 300여 종이 있지만 이곳에선 현재 12가지만 맛볼 수 있다. 이 중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케밥은 시시케밥. 시시는 터키어로 꼬챙이라는 뜻이다. 양고기를 향신료와 소스에 절인 후 꼬치에 꽂아 구운 요리이다. 우리의 꼬치구이를 연상하면 된다. 시시케밥에는 꼬치 2개와 밥, 샐러드 감자튀김 오이지 등이 한 접시 나온다. 양고기는 얇고 부드러운 밀가루 전병인 '라와시'에 싸 먹으면 일품이다. 빵 속에 볶은 양고기와 닭고기, 치즈 등을 넣고 오븐에 구운 '코냐 렙'도 별미이다. 한국의 피자와 맛이 비슷하다.

손님들은 대개 세트요리를 주문한다. 스프, 터키사람들이 즐겨먹는 에크맥(터키 빵)과 소스, 메인 요리 하나(주로 케밥), 디저트가 전부다. 후식은 쌀로 만든 푸딩인 '수틀라치'나 터키 요구르트가 맛있다. 터키 아이스크림인 돈두르마도 일품이다.

모든 고기는 '할랄'이라는 전통의식을 거쳐서 요리하기 때문에 부산뿐 아니라 창원 거제 마산 등의 무슬림 바이어들은 좀 멀더라도 모두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 또 이슬람성원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무슬림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차는 이슬람성원에 하면 된다. (051)515-5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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