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범어사 아래 금정구 청룡동 '북한음식점'
-"가자미식해 별미, 옛맛 그대로 재현"
-북한식 족발 순대 녹두빈대떡 등이 주메뉴
-명절 즈음이면 실향민과 가족들 향수 달래
-금정산 산꾼, 부산CC 찾는 골퍼 많이 찾아
  

북한식 순대와 돼지족발 등이 약간씩 있는 수육모듬.
별미인 가자미식해.
북한식 만두. 우리 만두보다 크다.
북한식 녹두빈대떡.
 
"저희 집은 크게 세 부류의 손님들이 단골로 찾아요. 주말이면 부산의 진산 금정산과 범어사를 찾는 산꾼들과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많이 찾고, 주중에는 인근 부산CC의 골퍼들이 즐겨 찾지요. 명절 즈음이면 이북 출신의 백발이 성성하신 실향민과 그 자녀들이 찾아 저희 음식을 드시며 향수를 달래지요."

부산 금정구 청룡동 범어사 입구 음식거리 한가운데쯤 위치한 '북한음식점'.

안주인 김미정(54) 씨는 함경도 원산이 고향인, 지금은 작고하신 시어머니로부터 15년간 북한음식을 배웠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배운 게 아니라 함께 살면서 자연스럽게 어깨너머로 익힌 것이다.

문을 연 지 12년째인 북한음식점은 이제 금정산 산꾼들이나 부산CC 골퍼들에겐 필수 코스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이곳을 모르고는 금정산과 부산CC를 좀 다녔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집은 글자 그대로 북한음식 전문점이다. 그렇다고 무슨 거창한 메뉴가 있느냐,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저 서민들이 평소 즐겨 먹는 음식인 돼지족발 순대 녹두빈대떡과 찐만두 돼지국밥 순대국밥 등이 주 메뉴이다. 대부분 북한에서 명절이나 잔치를 할 때 해먹는 음식이다. 해서, 명절이 다가오면 그림이 특히 중요한 각 방송사에서는 이곳 북한음식점을 찾아 취재전쟁을 벌인다.

메뉴는 익숙하지만 그래도 약간은 우리 음식과 차이가 있다. 족발의 경우 2시간30분 정도 푹 삶은 후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지 않고 구워 아주 담백하다. 순대는 찹쌀밥을 해 돼지고기와 시래기 양파 마늘 등 13가지 재료를 넣어 만들고, 유난히 큰 만두는 양배추와 돼지고기 숙주 두부 양파 마늘 생강 등 15가지의 싱싱한 재료를 사용한다. 100% 녹두와 신김치 그리고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녹두빈대떡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뭐니뭐니해도 이 집을 북한음식 전문점으로 단상에 올려놓은 효자는 가자미를 고춧가루에 삭혀서 만든 함경도 고유의 젓갈인 가자미식해. 이북 출신이 아니면 제대로 만들 수도 없고 그 맛을 정확히 느낄 수도 없는 오묘한 맛의 가자미식해는 부산에 거주하는 실향민들의 단연 인기 품목이다.

안주인 김 씨에 따르면 "이 가자미식해만은 시어머니로부터 확실하게 배워 그 어느 누구보다 자신 있다"며 "우리 집을 찾는 실향민들이 한결같이 어릴 때 먹던 그 맛이라며 칭찬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지 가자미식해를 먹기 위해 우리 집을 찾는 사람들이 상당수 된다"고 덧붙였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살 수 없느냐고 문의를 해오지만 판매는 하지 않고 대신 무한 리필 되니 많이 드시고 가란다.

오래전에는 부산대 장혁표 전 총장이 고정 단골이자 홍보맨이었고 지금은 김인세 현 총장이 자주 찾는단다. 오거돈 해양대 총장도 단골이란다.

김 씨는 특히 "평양이 고향인 김 총장은 식사를 하면서 너무 함경도식이라며 평양식으로 좀 맞춰달라며 애교 섞인 주문을 자주한다"고 귀띔했다.

추천 메뉴는 순대 수육 족발이 약간씩 함께 나오는 수육 모듬(2만 원). 3~4인일 경우 수육 모듬에 소주 한잔 그리고 식사로 국밥 한 그릇을 비우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녹두빈대떡 8000원, 찐만두 5000원, 순대 및 돼지국밥 5000원. (051)508-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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