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글로 가는 길 고수에게 배운다
<3> 부산 사상구 타가골프연습장 이준식 프로

'out-in' 스윙 땐 우측 볼 2개 동시에 맞아 점검 가능
왼쪽 축 잡지 못해 허리가 먼저 돌아 슬라이스 생겨
좌측볼 2개 함께 맞을 땐 왼팔꿈치 안쪽으로 돌려 발생


골프연습장은 필드에 나가지 못하는 주말골퍼들의 안식처다.  
골프 실력은 흔히 필드에서의 라운드 수와 비례한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주말마다 필드에 나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프로 골퍼들은 "필드에 나가 내기골프에 맛을 들이면 라운드 수는 큰 의미가 없어진다"며 "차라리 연습장에서 스윙 폼을 점검해보는 것이 실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고 충고한다. 하지만 주말골퍼들은 골프연습장의 순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연습장에서 골퍼들을 보면 대개 천편일률적이다. 볼이 어디로 가든 개의치 않고 연방 샷을 날리는가 하면 치는 족족 슬라이스가 나도 스윙 폼을 점검하지 않고 인상을 쓰며 담배만 태워댄다. 해서, 연습장에선 이런 말이 회자되고 있을 정도. '연습장을 찾는 횟수와 치는 볼 개수는 결코 실력과 비례하지 않는다'.
 부산 사상구 타가골프연습장의 이준식(31·KPGA)프로와 함께 연습장에서 효율적으로 스윙을 체크하는 법을 배워본다. 이 프로는 2008~2009년 미국 올랜도 칼 라비토 골프아카데미 지도자 과정을 마치고 올해 초 귀국,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 선수들과 주말골퍼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프로는 스윙 폼 설명에 앞서 어드레스 때 볼 위치를 어디 두느냐고 대뜸 물었다. 업힐이나 다운힐이 아닌 평편한 라이인 경우 7번 아이언일 때 몸의 중앙, 숏아이언일 때는 이보다 더 오른쪽, 롱아이언일 때는 왼쪽이라고 답했다. 그는 "왜"냐고 되물었다. 순간 스스로 만족할 만한 시원한 대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모든 볼은 스윙할 때 몸의 중심에서 맞아야 정확한 임팩트가 이뤄져 탄도·거리·방향이 모두 좋아진다"며 "골프에서 스윙 궤도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앞서 체크해야 할 게 흔히들 쉽게 간과하는 어드레스 때의 볼 위치"라고 지적했다.

 이 프로가 설명하는 요지는 이랬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임팩트는 다운스윙 때 체중 이동으로 인해 몸의 왼쪽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볼을 몸의 왼쪽에 두어야 정확한 임팩트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만일 볼을 몸의 중앙에 두면 볼이 맞을 때의 위치보다 약간 오른쪽에서 임팩트가 이뤄져 정확도나 방향성이 훨씬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7번 아이언일 경우 볼 위치는 몸의 중심으로 약간 좌측으로 두는 것이 좋다.

 어드레스 때 볼 위치는 왼발과 몸의 중심 사이에 두고, 로프트가 작아질수록 볼 반 개씩 왼쪽으로, 숏아이언일수록 볼 반 개씩 오른쪽으로 둬야 한다. 이 프로는 "골프 중계 때 어떤 아이언일 때 볼 위치가 어디 놓여 있는지 유심히 보면 아마도 앞서 설명한 대로 놓여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을 이용, 슬라이스를 잡는 법도 설명했다. 볼이 우측으로 크게 휘는 슬라이스는 볼과 클럽 헤드가 정면으로 맞지 않고 비껴 맞기 때문에 발생하는 주말골퍼의 적이다.
 슬라이스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흔한 것이 바로 다운스윙 때 체중이 실리는 왼쪽 축을 잡아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허리가 먼저 돌아 결국 클럽이 '아웃인(out-in)' 스윙 궤도로 나와 클럽페이스가 열려 슬라이스가 발생한다는 것. 이를 흔히 '업어친다'고 말한다.

 이 프로는 제대로 된 스윙은 "어깨-허리-무릎 순으로 백스윙을 하고, 다운스윙 땐 체중 이동이 돼 왼쪽 축이 고정되면서 무릎-허리-어깨 순으로 돌면서 볼이 스퀘어로 맞는다"며 "이 같은 스윙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연습장에서 볼 세 개로 점검해볼 것"을 제안했다.

    골프연습장서 무작정 볼만 치지 말고 볼 3개로 스윙의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이준식 프로. / 김성효 기자


아이언을 들고 앞서 설명한 대로 볼을 몸의 약간 왼쪽에 놓고 어드레스 자세를 취한다. 여기에 다른 볼 하나를 먼저 놓은 볼의 우측 상단에, 또 다른 볼은 좌측 하단에 놓는다. 볼과 볼 사이의 거리는 각각 테이크어웨이 때 클럽에 볼이 닿지 않을 정도, 팔로스루 때 클럽 끝 부분이 닿지 않을 정도 지점에 놓는다. 대략 10~15㎝쯤 된다.

 이렇게 볼을 세 개 놓고(사진) 스윙을 할 경우 군더더기 없이 제대로 된 스윙이 이뤄지면 가운데 볼만 맞아 스트레이트 샷이 나오지만, 왼쪽 축이 무너져 허리가 먼저 돌아 이른바 '업어치게' 될 경우('out-in' 스윙이 될 경우) 우측 볼 2개가 동시에 맞게 돼 전형적인 슬라이스볼이 나온다.

심한 'out-in' 스윙.

덜 심한 'out-in' 스윙.


또 클럽이 다운스윙 땐 제대로 들어왔지만 임팩트 후 클럽을 목표 방향으로 던지는 느낌으로 뻗어치지 못하고 왼쪽 팔꿈치를 안쪽(왼쪽)으로 돌릴 경우 좌측 볼 2개가 동시에 맞는다. 이럴 경우 비껴 맞는 각도에 따라 훅 또는 슬라이스가 모두 생길 수 있다. 이 프로는 "스윙 때 세 개의 볼이 동시에 맞으면 최악의 경우"라며 "그때는 우측 볼 두 개를 놓고 업어치는 스윙 폼을 고친 다음 좌측 볼 두 개를 별도로 연습한 후 어느 정도 스윙 궤도가 잡혔다고 생각될 경우 세 개의 볼을 놓고 반복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연습이지만 목표 의식 없이 나 홀로 무작정 샷을 날리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 이 프로의 설명이다. 그는 "흔히 주말골퍼들은 연습장에서 공만 바로 날아가면 스윙이 잘된 것으로 착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공이 똑바로 가지 않았지만 스윙이 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프로는 또 "연습장에서도 필드에서처럼 샷 하나하나에 목표를 정해 볼을 쳐야 효과적인 연습이 된다"며 "볼을 많이 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공을 들여 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말골퍼들이 스윙 때 체중이동을 가장 어려워한다"며 이렇게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스윙에서 체중 이동이란 체중을 이동시키기 위해 몸 전체를 움직여 오른발에서 왼발로 옮기는 것이 아니고 상체가 올바른 백스윙과 다운스윙이 진행되면 그냥 자연스럽게 체중 이동이 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아요."

기자 또한 체중 이동이 잘 되지 않자 이 프로는 "백스윙과 다운스윙을 정상적으로 하면 하체는 자연스럽게 따라 오니 이런 식으로 스윙을 하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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