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타현에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보석과도 같은 섬이 하나 있다. 사도라는 섬이다. 하늘에서 보면 한반도를 꼭 닮은 이 섬은 북위 38도에 위치해 있어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정동쪽으로 항해하면 만날 수 있다. 이곳은 17세기 초 금광이 발견돼 도쿠가와 막부의 든든한 재정원 역할을 했다.


- 눈 없어도 즐거운 체험보물섬… 니가타항에서 제트호일로 1시간
- 금광에서 지금은 따오기 섬으로 더 유명한 사도
   
- 사금채취 체험 가능한 골드 파크, 日 자부심이 담긴 따오기보호센터
- 타악기 '고도'의 울림 느껴볼 '사도다이코 체험교류관'
- 오기항에선 '다라이부네'라는 대야모양 나무 통배 탈 수 있어

   
사도는 니가타항에서 북서쪽으로 50㎞ 떨어진 제주도 절반 크기의 섬. 부산과 후쿠오카를 오가는 비틀호와 똑같은 제트호일을 이용하면 1시간이면 도착한다.

사도는 예부터 우리의 제주도처럼 정쟁에서 패한 귀족이나 문인, 지식인들의 유배지였다. 덕분에 외진 섬이라도 생활양식이나 문화가 본토 못지않게 다양한 형태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사도가 역사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일본판 골드러시'로 알려진 금광이 발견되면서부터. 1601년 발견된 이 금광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막부의 재정을 지탱하는 재원 역할을 하며 끊임없이 개발이 진행돼 1989년 폐광 때까지 금 78t을 채굴했다. 17세기 초에는 세계 제일의 금 생산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금맥이 동서로 3㎞, 남북으로 6㎞, 깊이가 800m에 달해 갱도의 길이가 총 400㎞에 이르지만 현재 300m를 관광 루트(아래 사진)로 개방하고 있다.


          새로운 금맥을 발견해 제사를 지내는 모습.

 서늘한 갱도에 들어서면 사람 형상의 로봇 인형이 수작업으로 바위를 깨는 모습이나 갱내의 지하수를 밤새 퍼내던 당시의 가혹한 노동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동선으로 이어지는 광산자료관에는 투명한 상자에 뚫린 8.5㎝의 구멍으로 손을 넣어 12.5㎏의 금괴를 직접 들어볼
수 있게 해놓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끈다.

 이곳에는 또 봉우리 자체가 금맥이어서 이를 채굴하기 위해 산 위에서 아래로 굴착을 하다 보니 봉우리가 두 쪽으로 갈라져 V자 홈이 나 있는 산이 보인다. 도유산이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노천굴착의 흔적으로 독특한 형상을 보여준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노천 금광 굴착의 흔적. 산 이름은 도유산.

 금광 인근 니시미카와(강) 골드 파크에선 사금 채취 체험을 할 수 있다. 직경 20㎝ 정도의 플라스틱 접시를 이용, 수조 안의 모래를 퍼 조심스럽게 흔들어주면 비중이 큰 모래 속의 사금이 반짝거리며 접시 아래로 가라앉는다. 이 작업을 반복하면 제법 많은 양의 사금을 모을 수 있으며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다.

사도는 국제보호조류인 따오기(아래 사진)의 섬이다. 따오기와 관련, 한국과 일본은 사정이 비슷하다. 양국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따오기는 남획 등으로 대가 끊기면서 종이 같은 따오기를 중국에서 들여와 인공번식을 통해 개체 수를 늘리고 있다. 그 장소가 한국이 경남 창녕 우포늪 따오기복원센터라면 일본은 바로 사도 따오기 보호센터이다.

 복원사업은 일본이 훨씬 앞서 있다. 한국은 2008년 중국에서 따오기를 도입해 이제 겨우 인공번식을 처음 성공했지만 일본은 1990년대부터 이미 인공번식에 공을 들여 개체 수를 160여 마리로 늘렸다. 최근에는 자연방사와 자연번식을 시도하고 있는 단계이다.

일본이 이처럼 따오기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따오기의 학명이 'Nipponia nippon'이기 때문. 다시 말해 일본에 의해 공식적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따오기 자료 전시관에는 따오기의 탄생 비디오와 알의 견본, 골격 표본과 박제 등 따오기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사도는 또 한국 '김덕수 사물놀이'와 비교될 만큼 다이코(큰북)를 연주하는 '고도'라는 세계적 타악연주단체의 본산이다. 1981년 결성된 이 단체는 미국 카네기홀과 한국에서도 공연하는 등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사도에는 '고도'의 울림을 경험할 수 있는 '사도다이코 체험교류관'(아래 사진)이 있다. 이곳에서는 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나 볼 수 있는 큰북과 다양한 크기의 북을 직접 쳐보며 일본 북의 혼과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여행 기간 참석자들의 호응이 가장 컸던 곳이다.


 사도 남쪽 오기항에서는 '다라이부네'(아래 사진)라는 대야 모양의 나무통 배를 탈 수 있다. 이 배는 파도가 치는 바위틈에서 미역과 전복 등을 따기 위해 사용되는 배였지만 지금은 일본 여인이 노를 저어주는 관광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원하면 직접 저어볼 수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아주 어렵다.

섬 중서부의 사도 경관 1번지인 소토카이후 해안의 센카쿠만 아게시마도 빠뜨리지 말자. 깎아지른 절벽과 복잡한 해안선이 일품인 이곳은 한국의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떠오르게 한다. 단골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물이 투명해 수중투시선을 타고 배 밑 창을 통해 바닷속도 볼 수 있다.

센카쿠만 아게시마.

수중 투시선.

 

※ 취재협조: 일본정부관광국(JNTO), 일본 지역 전통예능 활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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