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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 구글 메타(옛 페이스북)가 있다면 시애틀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이 있다. 그래서 시애틀을 흔히 제2의 실리콘밸리라 부른다. 미국의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과 이를 꿈꾸는 스타트업들이 몰려 있는 두 도시는 전 세계 엔지니어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그 화려함 이면에는 고용유연성으로 상징되는 해고가 상존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 위기가 닥치자 미 정부는  사실상 제로 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로 경기를 부양했다. 돈이 풀리자 빅테크에 투자가 넘쳐나 공격적 경영으로 기업 가치를 높였다.
 
이후 팬데믹이 끝나며 시장이 고금리로 돌아서자 대량 해고가 시작됐다. 2022년 중반부터 올해 초까지 구글 등 빅테크들은 수만 명씩을 내보냈다. ‘일주일 후 30% 감원’이라는 이메일 한 통으로. 출입카드 작동 불능이나 재택근무 때 로그인 제한 등 해고 방법도 냉정하다. 빅테크가 대규모 감원 가능한 근거는 어떤 사유 설명 경고 없이도 고용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는, 노동법에 규정된 임의고용제도(At-will Employment)다.

빅테크 중 가장 악명 높은 곳은 PIP(Performance Improvement Plan·성과 개선 계획) 프로그램을 악용하는 아마존이다. 매니저가 하위 10% 인력을 PIP 프로그램에 넣고 실적이 눈에 띄게 향상되지 않으면 해고하는 제도다. 팀원 전원이 모두 잘 해도 그중 하위 10%를 골라야 한다. 동료가 경쟁자여서 협력을 안 하면 그것도 평가에 들어간다. 직원들이 항상 전투적으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하게 되는 이유다.
 
임의고용제도가 있어도 미국에는 부당해고 소송이 적지 않다. 아마존의 PIP는 혹여 소송이 들어와도 직원 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는 논리를 펼치기 위해 도입된 프로그램이라 거의 승소한다. 해서, 업계에선 아마존에서 3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으면 검증된 지원자라는 암묵적 동의가 이뤄진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대규모 해고를 한 달 넘게 진행해 직원들이 매일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런 상황을 한국의 TV시리즈 ‘오징어게임’과 흡사하다고 보도했다. 해고는 비단 빅테크뿐만 아니라 제조업체에도 만연돼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에선 고용유연성과 관련, ‘고인물’이 용납되지 않는 직장 문화가 개인과 회사의 성장을 견인하는 발판이라고 여긴다.
 
 한국도 이제 변화를 모색해야 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다. 한국의 고용유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18위다.(세계경제포럼 2022년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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