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395> 양산 안전~축천산 영남알프스 끝자락 살짝 숨어 넌 지도에도 보이지 않는구나 염수봉·토곡산 중간 위치 오르막 내리막 반복 울창한 숲·야생화 천지, 원시상태 미답의 코스 하산길 선장천 폭포·소에 몸 담그니 더위가 싹 | |||||||||||||
"양산에 있는 안전산과 축천산을 아십니까." 떠나기전 평소 알고 지내던 산꾼들에게 물어봤다. 한결같이 금시초문이라며 고개를 흔든다. 그러면서 되레 양산 어디쯤 있는 산이냐고 묻는다. 참고자료를 찾기 위해 국내 산을 소개하는 전문 인터넷 사이트에도 들어가 봤지만 흔적이 없고 몇몇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서 안전산과 축천산을 클릭해봐도 별 뾰족한 답이 없다. 그렇다면 직접 찾아가서 무작정 부딪히는 수밖에. 이럴 경우 통상 마을 어귀 정자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는 어르신을 찾아 꼬치꼬치 물어보면 뜻밖의 횡재(?)를 얻을 수 있지만 불행히도 안전산의 들머리가 인적이 드문 고갯마루라 그러지도 못했다. 출발전 최악의 상황. 양산의 안전산과 축천산은 영남알프스의 끝자락인 염수봉과 토곡산 어곡산 사이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야트막한 산으로, 부산서는 기차와 버스를 번갈아 타고 주변 풍광을 여유있게 즐기며 다녀올 수 있는 산이다. 등산로는 인적이 드물어 원시상태에 가까운데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시종 반복돼 산행중 자칫 느낄 수 있는 지겨움을 가시게 해준다. 하산때 만나는 계곡은 비록 길이 희미하지만 여름산행의 참맛을 어김없이 보여준다. 등산로는 배태고개~산불감시초소~무덤1기(558m봉)~안전산 정상~대형 철탑(이동전화 기지국) ~도로(양산~배내골) 입구 절개지~도로(〃) 절개지~도로(〃)~간이매점~축천산 정상~널밭고개 ~명전고개~계곡~명전마을~원동자연휴양림~원동면 내포리 선장마을~선장상회(버스정류장) 순. 6시간에서 6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산행은 원동에서 배내골로 넘어가는 배태고개 마루에서 시작된다. 입구에 '배내골 상수원 보호구역'이라고 적힌 대형 이 산줄기는 천태산과 만어산으로 각각 이어진다. 참고하길. 대형 입간판 안쪽에는 제법 너른 터. 오른쪽 산길로 들어서면서 산행은 시작되지만 이내 왼쪽 오르막길로 갈아탄다. 코가 땅에 닿을 만큼 길이 만만찮아 금방 옷이 땀으로 젖는다. 10분 뒤 산불감시초소를 지날 무렵 우측에 방금 버스타고 지나온 영포마을 전경이 펼쳐진다. 정감이 간다. 다시 10분 뒤면 558m봉. 무덤1기가 외로이 누워있다. 지금부턴 편안한 오솔길. 찜통더위지만 숲속은 시원한 바람이 매미소리와 어울려 생기를 북돋워준다.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평탄함이 반복돼 길찾기는 어렵지 않다. 노랑 원추리꽃과 주황색 하늘나리꽃이 눈에 띈다.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나리꽃과 달리 하늘나리꽃은 고개를 하늘을 향해 있다고 붙여진 이름. 안전산은 숲이 매력적이다. 원시에 가까운 미답상태로 덩쿨이 나무를 감싸안고 있는데다 푸른 이끼가 나무를 포근하게 덮고 있다. 때마침 뿌연 안개에다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어주니 마치 신선이 노니는 곳으로 착각이 들 정도. 558m봉에서 안전산 정상까지는 1시간 정도. 높이 40㎝ 정도의 정상석이 없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으니 유의하자. 정상석엔 한자로 네자가 적혀있지만 '安全山'만 인식될 뿐 나머지 한 자는 알아볼 수 없다. 그리고 정상석 위에 누군가가 매직으로 '735m'라고 적어놨지만 5만분의 1 지형도에서 등고선을 확인해본 결과 710m 정도로 추정된다. 참고로 5만분의 1 지형도에는 안전산이란 이름조차 표기돼 있지 않다.
철탑을 향해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철탑은 한국전파기지국이 세운 이동전화기지국. 철탑을 지나 내려오면 양산과 배내골을 잇는 도로와 만난다. 도로 입구 오른쪽 절개지로 오른다. 바위가 계단처럼 놓여있어 오르는데 그리 힘들지 않다. 여기서 목적지는 축천산 입구의 간이매점. 도로를 따라 한참동안 가도 되지만 도로를 밟지 않기 위해 산을 타고 또 한번의 절개지로 오른다. 두번째 절개지 맞은 편에는 볼록거울이 서있다. 철탑 뒤로 보이는 산은 채바우골만당. 다시 산을 넘어 도로변 철조망을 넘으면 대략 50분 정도 걸린다. 이제부터 도로를 따라 걷는다. 중간에 만나는 대초원으로 올라 능선으로 갈려고 했지만 대초원조차 골프장 조성공사로 인해 출입금지 상태. 할 수 없이 도로를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우측에 컨테이너 간이매점. 스피커에서 나오는 대금과 가야금 소리가 평온하다. 매점 뒤 산길로 오른다. 4분 정도 잡풀을 헤치면 갑자기 리본이 많이 걸려있는 지점이 나온다. 뜻밖에도 축천산 정상이란다. 동시에 갈림길. 우측 내리막길로 간다. 길은 외길. 이렇게 30분 정도 걸으면 임도와 만난다. 널밭고개다. 고갯길을 건너 다시 숲으로 오른다. 하늘나리꽃과 연보라 비비추가 곳곳에 눈에 띈다. 쉴 새 없이 숲길이 이어진다. 작은 봉우리를 넘으면 다시 임도. 여기까지 대략 40분 정도. 하산은 5m 전방에 놓인 '양산시 원동면 내포리'라고 적힌 흰색 나무이정표 우측으로 내려선다. 길은 희미해 국제신문 리본을 참조하자. 처음엔 졸졸 흐르던 물이 내려갈수록 수량이 늘어 폭포와 작은 소를 만든다. 50분쯤 뒤 계곡합수점을 지나선 왼쪽 산사면으로 돌아간다. 이후 길이 막혀 계곡을 타고 내려가다 보면 우측에 길이 열려있다. 정면에 개구리 양식을 위해 망을 쳐놓은 곳과 고추밭을 지나면 이내 명전마을. 여기까지 대략 1시간40분 정도 걸린다. 명전마을에서 원동자연휴양림을 지나 버스정류장이 있는 내포리 선장마을 선장상회까지는 50분 소요된다. # 떠나기 전에 - 식수 충분히 준비…인근에 원동휴양림 낮에는 불볕더위, 밤에는 열대야. 지금 온나라가 찜통더위로 가마솥을 방불케 한다. 이런 날에는 그저 시원한 계곡의 물소리가 생각난다. 이열치열로 산행 중 흠뻑 땀을 흘린 후 얼음과도 같은 차디찬 물에 몸을 담글 수 있는 그런 계곡은 어디 없을까. 그것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산행팀은 고민끝에 가까운 안전산과 축천산을 선택했다. 이 코스에선 민초들의 삶과 애환이 담겨있는 고개 두 개를 만날 수 있다. 널밭고개와 명전고개가 바로 그것으로, 오래전부터 양산과 원동을 연결하는 옛 길이다. 지금은 초목에 묻혀 무분별하게 뚫려있는 임도가 대신하고 있지만. 넓다는 뜻의 널밭고개는 용선마을과 벽촌마을인 어전마을과 연결되고, 명전고개는 용선마을과 과거 화전이었던 명전마을과 연결된다. 오랫동안 인적이 드물었던지 명전고개에서의 하산길은 산길의 흔적이 없지만 계곡을 오른쪽으로 두고 하산하면 무리없이 산행할 수 있다. 명전마을에는 과거 많은 가구가 거주했는지 예배당이라고 적힌 작은 집이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겨우 8가구만 생활하는 산골마을이다. 마을 부근을 지날 때는 산길을 이용, 마을 어르신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마을을 통과하도록 하자. 명전마을을 지나 원동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선장천의 시원한 계곡은 산행의 피로를 싹 가시게 해준다. 산행 초입부터 하산할 때 계류를 만나기 전까지 샘터가 없기에 식수를 충분히 준비하도록 하자. # 교통편 - 부산역·부전역서 경부선 원동역 하차 - 들머리 배태고개까지 마을버스 이용 부산역에서 원동행 열차는 오전 7시35분에 출발한다. 부전역에서 원동행 열차는 오전 5시10분, 6시57분, 7시35분에 있다. 요금은 각각 2500원. 열차시간 문의 1544-7788 원동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들머리인 배태고개에 가기 위해선 원동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배내골행 2번 마을버스(원동교통 055-382-5459)를 탄다. 오전 8시15분, 10시10분. 1500원. 날머리 선장마을 선장상회(055-382-7486) 앞 버스정류장에서 원동행 마을버스는 오후 1시5분, 2시50분, 4시25분, 5시57분, 7시55분, 8시35분에 출발한다. 1000원. 원동역에서 부산역행 열차는 오후 6시15분에, 원동역에서 부전역행 열차는 오후 4시50분, 9시5분에 있다. 원동읍 버스정류장(양산기사식당 055-382-5036)에서 호포행 버스는 오후 3시55분, 5시40분, 8시25분에 있다. 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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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395> 양산 안전산~축천산
2008. 5. 12. 2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