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금정산(金井山긿801m)은 부산시민의 버팀목이자 영원한 휴식처다.
외군이 침입할 땐 금정산성의 토대가 되어 주었고 평화로울 땐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게 감싸주고 있다.
괴로울 때나 화가 치밀 때 오르면 평상심을 찾도록 도와주며 외로움에 허덕이는 도시인들에겐 늘 벗이 되어 준다. 자녀와 함께 찾으면 희망과 동심을 안겨다 주고 종교인들에겐 수양 공간으로 넉넉한 터를 제공한다. 혼탁하고 오염된 공기를 정화시키는 도심의 허파 역할도 물론 금정산의 차지다.
그래서 그랬던가. 금정산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이른 새벽부터 해질 무렵까지 사방팔방에서 지능선을 타고 사연많은 시민들이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이쯤되면 금정산은 부산시민들에게 단순한 하나의 산을 넘어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존재로 다가온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만발하고 여름이면 계곡산행도 가능하다. 가을이면 억새와 단풍이 산꾼들을 유혹한다. 차고 앉은 터가 남쪽 끝이라 눈덮인 설경을 자주 접할 기회가 없는 것이 흠이라면 흠.
집채만한 기암괴석의 위용과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장쾌한 조망은 기본이다. 여기에다 도심에 위치해 접근이 용이한 것은 금상첨화. 이와 관련 전국의 모든 산을 통틀어 금정산처럼 동서남북 어느 방향에서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 거의 없다는 것이 부산 산악인들의 귀띔.
이번 주 국제신문 산행팀은 부산의 진산이자 명산인 금정산을 다시 찾았다. 양산 다방동에서 고당봉과 백양산을 거치는 대종주를 하기 위해서다.
들머리는 양산 다방동 대정1차그린파크 1동 앞. 시멘트 포장로를 따라 오르면 곧 산길이 열린다. 가파른 오르막의 연속이다. 산길은 잘 정비돼 있어 그다지 어려움은 없다.
임도를 가로지르면 왼쪽에 첫 전망대. 정면에 양산시가지가 시야에 들어오고 그 뒤로 천마산 영축산이, 물금읍내 뒤쪽엔 오봉산 토곡산 어곡산이, 양산시가지 우측엔 천성산 운봉산 망운산 백운산 철마산이 도열해 있다.
전망대를 지나면서 본격 암봉이 시작된다. 밧줄 걸린 바위를 넘으면서 탁트인 시원한 조망도 감상하자.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면서 산길을 재촉하다보면 능선상에 제법 넓은 광장에 다다른다. 왼쪽으로 가면 금륜사 은동굴 방향.
계속 직진한다. 오른쪽엔 양산내륙컨처리장과 물금 들녘이 펼쳐져 있고 낙동강과 양산천이 합류하는 모습도 보인다. 김해와 양산을 이어주는 다리와 신어산 백두산 돛대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정면 철탑 뒤에 비로소 고당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장군봉(734.5m)은 삼각점이 있는 726.7m을 지나야 고당봉 원효봉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장군봉을 지나면 억새평원. 이 구간은 금정산의 산세와 달리 양탄자처럼 흙길이 이어진다. 불과 한달전의 화려했던 금빛물결은 오간데 없고 그 흔적이 남아 있을 뿐이다. 억새평원이 끝날 때쯤 길은 갈라진다. 왼쪽으로 가면 계명봉 방향이니 우측 안부쪽 길을 택한다. 이때부터 낙동정맥 구간. 좁은 산길을 따라가면 왼쪽에 옹달샘과 가산리마애여래입상 팻말이 잇따라 나온다. 마애불 혹은 미륵불로 불리는 입상은 산길 우측 기암괴석 위에서 발아래 낭떠러지로 내려다보면 멀리 보인다. 호포지하철기지창에서 올라오는 계곡길도 선명하게 보인다.
고당봉은 북벽 암벽을 타고 오른다. 가파르지만 밧줄을 잡고 5, 6분이면 오른다. 정상에 서면 왼쪽 계명봉과 오른쪽에 남산봉이, 남쪽으로 북문 원효봉 의상봉이 내려다 보인다. 너럭바위가 여럿 있어 쉼터로 일품이지만 날파리가 너무 많이 잠시도 지체하기 힘들다.
고모당을 지나 10분이면 북문에 닿는다. 갑자기 시끌벅적, 유원지에 온 느낌이다. 산꾼들은 금정산은 양산 다방동에서 고당봉까지 구간이 산으로의 역할을 할 뿐 북문에서부터 동문 남문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길은 산행지로의 기능은 이미 상실했다고 흔히 말한다.
지금부터는 일사천리로 내달린다. 흙산인 원효봉과 돌산인 의상봉, 제4망루까지. 원효봉에선 동쪽의 대운산 철마산 달음산 아홉산 등 동쪽의 봉우리들과 남쪽의 금련산 황령산 봉래산 등을 확인해보자. 제4망루에선 방금까지 달려왔던 봉우리가 한 눈에 모두 들어온다. 최북단에서 오른쪽 대각선 방향으로 고당봉 부부바위 금샘, 원효봉 의상봉 무명암까지. 주능선길 우측에는 장군봉 억새평원과 달리 아직 억새가 볼만하다.
무명안부를 지나 왼쪽엔 부채바위 팻말이 나온다. 성벽을 넘어 우측 능선을 타고 오르면 동자바위 부채바위 제3망루 나비암을 볼 수 있다. 다시 주능선으로 나오면 우측엔 산성마을과 그 뒤로 파류봉 상계봉이 보인다.
동문까지는 20분 정도. 동문 장승백이를 지나면 산성고개와 만나고, 여기서 쉬엄쉬엄 40분 정도 산길로 오르면 제2망루. 이곳에서 다시 40분 정도 걸으면 금정산과 백양산의 사실상 경계인 만덕고개. 다시 건너편 산길로 오른다. 여기서부터 백양산 줄기. 이후 자연학습장~만남의 쉼터~불태령~백양산~애진봉~삼각산~각산을 거치면 주례 보훈병원쪽으로 하산할 수 있다. 금정산~백양산 종주는 12~13시간 정도 걸리므로 해가 짧은 요즘은 두 번에 걸쳐 나눠야 가능하다. / 글 사진=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외군이 침입할 땐 금정산성의 토대가 되어 주었고 평화로울 땐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게 감싸주고 있다.
괴로울 때나 화가 치밀 때 오르면 평상심을 찾도록 도와주며 외로움에 허덕이는 도시인들에겐 늘 벗이 되어 준다. 자녀와 함께 찾으면 희망과 동심을 안겨다 주고 종교인들에겐 수양 공간으로 넉넉한 터를 제공한다. 혼탁하고 오염된 공기를 정화시키는 도심의 허파 역할도 물론 금정산의 차지다.
그래서 그랬던가. 금정산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이른 새벽부터 해질 무렵까지 사방팔방에서 지능선을 타고 사연많은 시민들이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이쯤되면 금정산은 부산시민들에게 단순한 하나의 산을 넘어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존재로 다가온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만발하고 여름이면 계곡산행도 가능하다. 가을이면 억새와 단풍이 산꾼들을 유혹한다. 차고 앉은 터가 남쪽 끝이라 눈덮인 설경을 자주 접할 기회가 없는 것이 흠이라면 흠.
집채만한 기암괴석의 위용과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장쾌한 조망은 기본이다. 여기에다 도심에 위치해 접근이 용이한 것은 금상첨화. 이와 관련 전국의 모든 산을 통틀어 금정산처럼 동서남북 어느 방향에서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 거의 없다는 것이 부산 산악인들의 귀띔.
이번 주 국제신문 산행팀은 부산의 진산이자 명산인 금정산을 다시 찾았다. 양산 다방동에서 고당봉과 백양산을 거치는 대종주를 하기 위해서다.
들머리는 양산 다방동 대정1차그린파크 1동 앞. 시멘트 포장로를 따라 오르면 곧 산길이 열린다. 가파른 오르막의 연속이다. 산길은 잘 정비돼 있어 그다지 어려움은 없다.
임도를 가로지르면 왼쪽에 첫 전망대. 정면에 양산시가지가 시야에 들어오고 그 뒤로 천마산 영축산이, 물금읍내 뒤쪽엔 오봉산 토곡산 어곡산이, 양산시가지 우측엔 천성산 운봉산 망운산 백운산 철마산이 도열해 있다.
전망대를 지나면서 본격 암봉이 시작된다. 밧줄 걸린 바위를 넘으면서 탁트인 시원한 조망도 감상하자.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면서 산길을 재촉하다보면 능선상에 제법 넓은 광장에 다다른다. 왼쪽으로 가면 금륜사 은동굴 방향.
계속 직진한다. 오른쪽엔 양산내륙컨처리장과 물금 들녘이 펼쳐져 있고 낙동강과 양산천이 합류하는 모습도 보인다. 김해와 양산을 이어주는 다리와 신어산 백두산 돛대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정면 철탑 뒤에 비로소 고당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장군봉(734.5m)은 삼각점이 있는 726.7m을 지나야 고당봉 원효봉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장군봉을 지나면 억새평원. 이 구간은 금정산의 산세와 달리 양탄자처럼 흙길이 이어진다. 불과 한달전의 화려했던 금빛물결은 오간데 없고 그 흔적이 남아 있을 뿐이다. 억새평원이 끝날 때쯤 길은 갈라진다. 왼쪽으로 가면 계명봉 방향이니 우측 안부쪽 길을 택한다. 이때부터 낙동정맥 구간. 좁은 산길을 따라가면 왼쪽에 옹달샘과 가산리마애여래입상 팻말이 잇따라 나온다. 마애불 혹은 미륵불로 불리는 입상은 산길 우측 기암괴석 위에서 발아래 낭떠러지로 내려다보면 멀리 보인다. 호포지하철기지창에서 올라오는 계곡길도 선명하게 보인다.
고당봉은 북벽 암벽을 타고 오른다. 가파르지만 밧줄을 잡고 5, 6분이면 오른다. 정상에 서면 왼쪽 계명봉과 오른쪽에 남산봉이, 남쪽으로 북문 원효봉 의상봉이 내려다 보인다. 너럭바위가 여럿 있어 쉼터로 일품이지만 날파리가 너무 많이 잠시도 지체하기 힘들다.
고모당을 지나 10분이면 북문에 닿는다. 갑자기 시끌벅적, 유원지에 온 느낌이다. 산꾼들은 금정산은 양산 다방동에서 고당봉까지 구간이 산으로의 역할을 할 뿐 북문에서부터 동문 남문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길은 산행지로의 기능은 이미 상실했다고 흔히 말한다.
지금부터는 일사천리로 내달린다. 흙산인 원효봉과 돌산인 의상봉, 제4망루까지. 원효봉에선 동쪽의 대운산 철마산 달음산 아홉산 등 동쪽의 봉우리들과 남쪽의 금련산 황령산 봉래산 등을 확인해보자. 제4망루에선 방금까지 달려왔던 봉우리가 한 눈에 모두 들어온다. 최북단에서 오른쪽 대각선 방향으로 고당봉 부부바위 금샘, 원효봉 의상봉 무명암까지. 주능선길 우측에는 장군봉 억새평원과 달리 아직 억새가 볼만하다.
무명안부를 지나 왼쪽엔 부채바위 팻말이 나온다. 성벽을 넘어 우측 능선을 타고 오르면 동자바위 부채바위 제3망루 나비암을 볼 수 있다. 다시 주능선으로 나오면 우측엔 산성마을과 그 뒤로 파류봉 상계봉이 보인다.
동문까지는 20분 정도. 동문 장승백이를 지나면 산성고개와 만나고, 여기서 쉬엄쉬엄 40분 정도 산길로 오르면 제2망루. 이곳에서 다시 40분 정도 걸으면 금정산과 백양산의 사실상 경계인 만덕고개. 다시 건너편 산길로 오른다. 여기서부터 백양산 줄기. 이후 자연학습장~만남의 쉼터~불태령~백양산~애진봉~삼각산~각산을 거치면 주례 보훈병원쪽으로 하산할 수 있다. 금정산~백양산 종주는 12~13시간 정도 걸리므로 해가 짧은 요즘은 두 번에 걸쳐 나눠야 가능하다. / 글 사진=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