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 롯데 로이스터 감독

1년간 뿌리내린 자율야구에 선수와 코치들도 이젠 완전 적응

홍성흔·애킨스 역할 중요, 한국의 2년차 징크스? 난 2년차 감독이 아닌데…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이 19일 전훈지인 사이판에서 올 시즌 전략 등을 밝히고 있다.
                사이판=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지난 시즌 롯데 로이스터 감독이 팬들과의 4강 진출 약속을 지킨 후 사직구장에서 허남식 부산시장과 롯데 응원단장과 함께 '부산갈매기'를 부르고 있다.
허남식 시장으로부터 명예 부산시민증을 받고 기뻐하는 롯데 로이스터 감독.
 
"우승하면 부산 갈매기 또 부르겠다."

사이판에서 전지훈련 중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얼굴에 여유가 넘쳤다. 롯데 감독 2년째에 접어들면서 선수들이 자율야구를 완전히 소화해 팀 전력이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추웠던 일본 가고시마 대신 따뜻한 사이판의 날씨도 훈련 능률을 높여 로이스터 감독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사이판의 훈련 분위기는 어떤가.
▶더 좋을 수 없다. 따뜻한 지역으로 전지훈련을 와서 정말 좋다.

-지난해 4강 약속을 지켰다. 올해는.
▶목표는 변함없이 4강 진출이고 4강에 오르면 우승이다. 올해는 좋은 선수도 합류했고 선수들의 능력도 향상돼 우승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하위 팀들이 많이 좋아졌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올 전지훈련에서 달라진 점을 든다면.
▶선수들이 지난 일 년 동안 자율야구를 경험해 여유가 있다. 내 스타일을 이해하지 못했던 코치들도 적응해 올해는 많이 편해졌다.

-홍성흔과 마무리 애킨스에 대해 평가해 달라.
▶홍성흔은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다. 홍성흔의 합류로 팀 타선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애킨스는 겨울 내내 지켜본 선수다. 미국프로야구 트리플A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한국야구에 적응기간이 필요하지만 올해는 애킨스가 잘해줘야 한다.

-지난해 박기혁이 주목할 선수라고 했는데 올해는 누군가.
▶올해도 박기혁이다. 박기혁 없이는 시즌을 잘 치를 수 없다. 수비와 공격에서 박기혁이 중심이다.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끝난 뒤 팬들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 의미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지난해는 정말 대단한 시즌이었다. 처음에는 아무도 우리 팀이 4강에 올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운동량도 부족하고 준비도 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힘을 합쳐 4강에 진출했다. 일 년 내내 고생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눈물을 흘렸다.

-올해도 마무리 투수와 단기전 승부가 약점으로 지적되는데.
▶우리 팀에는 약점이 없다. 작년에도 시즌 초반에는 제대로 된 마무리 투수가 없었지만 최향남과 강영식이 잘해줬다. 그러나 우리 팀은 여전히 진화가 필요하다. 베이스러닝과 수비, 피칭에서 더 많이 배워야 한다.

-몇몇 포지션은 경쟁이 치열한데.
▶생각보다 경쟁을 벌이는 포지션이 적다. 선발 투수는 지난해와 비슷하다. 다만 중간 계투진의 경쟁이 심하다. 몇 명은 이미 결정했지만 나머지 자리를 놓고 6,7명이 겨루고 있다. 군에서 제대한 선수와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들이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 외야는 지난해 주전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우승하면 부산갈매기 또 부를 것인가.
▶당연하다. 혼자 부르기는 힘들지만 팬들이 도와줄 것으로 믿는다.

-한국에는 2년차 징크스가 있다.
▶미국에도 소포모어 징크스가 있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 선수들이 2년차가 아니고 나도 한국에서 2년째이지만 전체 감독 경력을 보면 2년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집중해서 준비하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팬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올해도 야구장에서 이기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지금 준비 중이다. 완벽하게 준비되면 팬들에게 자신있게 말할 것이다. 올해도 뜨거운 성원을 부탁한다.
사이판=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야구 담당 베테랑 '쿠기' 김희국 기자와 김동하 사진기자가 롯데 전지훈량장인 사이판에 가서 보낸 인터뷰 기사입니다. 떠나기전 두 김 기자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가 드디어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습니다. 매년 거의 꼴찌를 도맡아 놓다시피 하던 롯데가 감독 하나 바꿨을 뿐인데 이처럼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습니까.
 옛말 틀린 게 하나 없습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궤어야 보배'라고. 
 로이스터 감독 이하 코치 선수단 프론트 관계자 모두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하여튼 올 가을 부산은 롯데 덕분에 사는 재미가 하나 생겼습니다. 허남식 시장도, 로이스터 감독도 이제 롯데가 포스터시즌에 진출했으니 사직구장에서 '부산갈매기'를 함께 부르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이래저래 볼거리가 늘어났네요.
 국제신문은 오늘(19일)자 그것도 1면에 지면을 할애애 '부산 '가을야구' 신드롬, 축제는 이미 시작됐다'라는 제목으로 롯데의 성적호조에 따른 부산시민과 부산기업들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딱딱한 신문기사와 달리 읽어도 읽어도 신이나고 재미가 있습니다.
야구담당 신수건 기자와 유통 담당 정홍주 기자의 동의를 구해 기사 전문을 싣습니다.

                                                                                                        
부산 '가을야구' 신드롬, 축제는 이미 시작됐다
모였다 하면 롯데 '가을야구' 얘기꽃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로이스터 매직'을 앞세워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부산이 '가을야구 신드롬'에 푹 빠졌다. 특히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려 있는 두산과의 사직 홈 3연전(19~21일)을 시작으로 부산에서는 '가을야구' 축제가 이미 막을 올렸다. 벌써 3연전 예매분이 동이 났고 열성팬들은 표 구하기 전쟁에 나섰다.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따라 야구는 시민들의 최대 화제가 됐다. 미국발 금융 위기 등으로 가뜩이나 취약한 지역경제의 근간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직장에서든, 식당에서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나 가을야구 이야기로 우울한 분위기가 일순 바뀐다. 회사원 김상태(38·부산 해운대구 우동) 씨는 "금요일 직장 회식을 야구장에서 하기로 하고 예매를 마쳤다"며 "요즘 야구만큼 신나는 일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사직야구장을 향한 '부산갈매기'들의 날갯짓도 장관을 이루고 있다. 올 시즌 만원만 17차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주말 빅매치 3연전도 모두 매진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올 시즌 홈 관중은 123만6213명. 19일 LG 트윈스가 1995년 기록한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입장 기록(126만4762명)을 돌파하고 주말 3연전 동안 130만 명 관중 신기원까지 세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 경기 예매표 구하기 '전쟁'

예매를 못한 팬들은 난리가 났다.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의 '갈매기마당'에는 '표를 구할 수 없겠느냐'는 읍소형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고, 예매를 잘하는 방법을 논의하면서 '예매의 달인'까지 등장했다. 롯데 구단 한 관계자는 "표 청탁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포스트시즌 표 전쟁도 벌써 시작됐다. 대학생 이모(24) 씨는 "예매를 해보고 안 되면 경기 전날 밤을 새워서라도 표를 구할 생각"이라며 "이미 친구들과 역할 분담을 해 놓았다"고 말했다. 각종 민원 청탁에 시달리는 한 정치권 인사는 "우리도 표를 구하기가 힘든데 가능한 줄 알고 민원이 계속 들어온다"며 "정중하게 거절하지만 난처한 경우도 많다"며 한숨을 쉬었다.


◆후원 기업들도 싱글벙글

롯데를 후원하는 20여 개 지역 기업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롯데선수단에 건강식품을 제공하고 1, 3루 더그아웃과 기록원 노트북에 광고를 하고 있는 천호식품의 김지안 전략기획실 팀장은 "지난해부터 후원을 해왔는데 올해 롯데가 잘하면서 기업 이미지 홍보효과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간판타자인 이대호가 우리 회사 제품을 애용한다고 하니까 일반 고객들의 반응이 즉각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은행은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시 0.1%의 사은금리를 지급한다는 독특한 상품에 고객들의 관심이 다시 한번 쏠리면서 은행 전체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파급효과 때문에 구단에는 뒤늦게 후원 참여 여부를 타진하는 기업들의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지역 유통가 특수잡기 부심

지역유통가 역시 '롯데특수 잡기'에 나섰다. 롯데마트 부산·경남지역 12개 점포에서는 계산대 직원들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근무하는 한편 오는 21일까지 '롯데 승리기원 파격가전'을 열고 과자 커피 등 12개 생필품을 최고 50%가량 할인 판매한다. 부산롯데호텔은 객실 숙박과 사직 홈경기 관람권, 자이언츠 기념품으로 구성된 객실 패키지를 판매하며, 결승 진출 시 1000명 규모의 단체 응원단을 모집해 대연회장에서 결승전 관람 및 생맥주 축제를 열 계획이다.

롯데 선수들의 유니폼이나 모자 등 야구용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구단은 사직구장 내 전용매장의 하루 매출액이 많게는 6000만 원까지 올라가자 롯데마트와 메가마트 등 시중 대형유통점으로까지 판매망을 늘렸다.

신수건 기자 giant@kookje.co.kr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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