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비오산 봉수대에서 바라본 풍경. 정면으로 이기대, 그 왼쪽 조그만 섬이 오륙도, 이기대 뒤로 영도 봉래산이 보인다. 높은 빌딩 옆 맨 왼쪽이 낮은 곳이 동백섬이다. 아무리 봐도 수영만 매립지 내 주상복합빌딩이 조망권을 가리고 있지만 시원하게 펼쳐진 광안대교가 이를 약간 상쇄해준다.


해운대의 배산(背山)인 장산(634m)은 오르면 오를수록 재미난 산이다.
금정산 고당봉(801m) 백양산(642m)에 이어 부산서 세번째로 높은 장산은 과거 오랫동안 군부대가 주둔해 있던지라 철책을 따라 산행길이 나있는가 하면 곳곳에 훈련시설물과 유격장, 지뢰매설지 표시 등이 있다.

 불만스러운 점도 없지 않다. 산꾼의 입장에서 보면 정상이 철조망으로 막혀 있어 정상석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소박한 기쁨이 원천 차단돼 서운함 마저 든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환상적인 해운대의 푸른 바다와 그림같은 광안대교를 바라보노라면 언제 그런 불순한 생각을 했는지 조차 잊게 된다. 그 어떤 수식어도 충족시키지 못할 장쾌한 조망은 전국의 내로라하는 유명산에 비해 한 치도 뒤짐이 없다.

 장산의 자랑거리는 또 있다. 도심에 위치해 해운대 신시가지의 대천공원을 비롯해 재송동 반여동 우동 기장 등지에서 쉽게 접근가능하며, 정상 주변에서 조우하는 억새 군락지도 가을철 한창 땐 '억새산행'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좋을 만큼 광활하기 그지없다.

장산에서 이어지는 구곡산(430m)은 바다와 아주 가까운데다 대천공원에서 걸어서 1시간 정도 거리여서 멋진 해맞이 산행지로 손색이 없다.

산행은 해운대구 우1동 부산기계공고 근처인 운촌경로정~간비오산 봉수대~우2동 체육공원~53사단 철책~옥녀봉~중봉~장산 정상 밑 갈림길~장산 정상~시계방향으로 전진~왼쪽 선바위~철조망~갈림길 전망대~군 작전도로 사거리~오른쪽 늪지대~헬기장~구곡산 정상~대천공원 순. 4시간30분에서 5시간 정도 걸린다.


지하철 2호선 동백역 2번 출구로 나와 해운대역 방향으로 4분쯤 걸으면 '7번가 피자'와 'GS조은하루주유소' 사이 왼쪽 골목으로 향한다. 들머리다. 계단을 올라 철길을 건너 산길로 들어선다. 오른쪽에 운촌경로정. 방금까지 차 소음을 듣다 2~3분도 채 안돼 산 속으로 들어오다니 도심의 산은 이래서 좋은가 보다. 입구에 '간비오산 0.6㎞, 장산 4.5㎞'라 적힌 이정표와 이곳이 장산~아홉산~철마산~금정산~백양산으로 이어지는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의 기점이어서 조그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한 굽이 올라서면 체육공원. 이곳을 지나면 정면 저 멀리 봉수대가 보인다. 곧 갈림길. 두 길 모두 봉수대에서 만난다. 직진한다. 5~6분 뒤 간비오산 봉수대에 올라선다. 고려말부터 갑오경장까지 약 700년간 해운포(海雲浦) 일대에 침입한 왜적을 감시한 이곳 봉수대에서 보면 해운대 앞바다를 비롯 이기대 오륙도 광안대교 금정산 용두산 대청공원 등 부산의 내로라하는 명소와 향후 산행팀이 오를 옥녀봉 중봉 장산이 한눈에 확인된다.

간비오산 봉수대.
간비오산 봉수대에서 내려다본 광안대교. 일명 다이아몬드 브리지라고 부르지요.

이어지는 오름길. 곧 오거리 안부. 정면의 직진형 두 갈래길 모두 체육공원에서 만난다. 이왕이면 능선으로 치고 오르는 오른쪽 지름길을 택하자. 체육공원에서 다시 한굽이 올라 삼각점이 위치한 170봉과 크고작은 돌탑 5기가 서 있는 사거리 안부를 올라서면 53사단 철책과 만난다. 산길은 철책과 나란히 달린다. 철책 안으로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일까. 철책 안의 새 울음소리가 유난히 크다.
산길은 점차 가팔라진다. 곧 갈림길. 군부대는 좌측으로 산꾼들을 유도하지만 열에 아홉은 우측으로 오른다. 유격장 장애물이 잇따라 나와 볼거리가 되는 데다 두 길이 이내 만나기 때문이다. 

 너덜을 지나 힘들게 바윗길을 오르면 바위전망대. '옥녀봉'이라 적힌 정상석이 서 있다. 마치 약속이나 한듯 사람들이 이곳저곳에 걸터 앉아 간식을 먹으며 해운대 앞바다를 바라본다.

옥녀봉. 
옥녀봉에서 내려다본 풍광.
중봉.
중봉에서 본 장산 정상.

8분 정도 뒤 안부에 닿고 다시 10분이면 분 뒤면 중봉(381m)에 도착한다. 운치있는 소나무 아래 암봉에 서면 좌측으로 장산이, 정면으로 구곡산이 보인다. 3~4분 뒤 갈림길. 우측으로 가면 폭포사 방향이다. 장산 밑 갈림길은 이곳에서 10여 분 뒤 도착한다. 우측 방향은 8부 능선길로 억새군락지로 향하는 길. 산행팀은 정상으로 가기 위해 직진한다. 15분 정도면 장산 정상에 닿는다. 군시설물 때문에 정상부분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 약간 허탈하지만 장쾌한 조망에 이내 맘이 확 달라진다.

 봉래산 천마산 황령산 금련산 구덕산 엄광산 등과 기장 앞바다, 송정 해운대 광안리 심지어 북항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엄광산 옆으론 영남의 젖줄 낙동강도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쯤되면 최고의 조망이 아닐까.

장산 정상. 군부대가 안타깝게도 주둔해 있다.

이제 발걸음을 좌측, 즉 시계방향으로 옮긴다. 왼쪽엔 선바위 3개가 나란히 
키재기를 하고 있다. 한 굽이를 틀면 그간 보이지 않던 백양산 금정산과 수영강 온천천이 보이고 조금 더 나아가면 철마산 문래봉 곰내재 함박산 천마산 달음산 일광산 산성산 등 기장의 산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제 숲으로 들어선다. 7분 뒤 갈림길. 희미한 오른쪽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 10m 뒤 군작전도로를 만난다. 산행팀은 왼쪽 내리막길로 향한다. 10여 분 뒤 또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은 반여동 하산길, 산행팀은 우측으로 향한다. 지금부터 철조망과 함께 '과거 지뢰지대'란 팻말이 붙어 있으니 산길을 벗어나지 말자.

 산길 왼쪽에 멋진 전망대가 있다. 주 산길에서 3분 정도 걸리는 이곳 입구 맞은 편엔 군부대 문이 있으니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이곳에 서면 운봉산과 개좌산 철마산 곰티재 함박산 문래산 달음산 석은덤 대운산 일광산 영축산 신불산이 펼쳐진다.

 5분 뒤 군작전도로 사거리를 만난다. 직진한다. 오른쪽은 옛 장산목장터. 하지만 지금은 온통 억새 군락지로 변해있다. 10분 뒤 헬기장. 입구엔 인공위성 사진으로 만든 장산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다.

 안내판 맞은편에는 오래 전 이곳 주변에 산불이 발생, 느티나무 등을 심었다는 기장군의 안내문도 보인다. 아마도 이곳이 해운대구와 기장군의 경계쯤 되는 듯하다.

 왼쪽 방향으로 향하면 안적사 방향, 산행팀은 우측 임도를 따라 구곡산 방향으로 향한다. 저 멀리 기장 앞바다가 막힘없이 펼쳐진다. 포장로를 따라 내려가는 커브길에선 좌측 산길로 접어든다. 우측 저 멀리 방금 지나온 장산이 손에 잡힌다.

 구곡산 정상은 20여 분 뒤 올라선다. 정면으로 송정해수욕장, 좌측으로 기장 앞바다, 우측으로 해운대 신시가지와 해운대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최고의 전망대로 손색이 없다.

 하산은 우측 산길로 내려선다. 곧 포장로를 만난다. 장산마을을 지나면 갈림길. 왼쪽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라 민간인 출입금지, 산행팀은 우측 폭포사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3, 4분 뒤 또 갈림길. 우측은 임도, 좌측은 산길. 임도는 편안하지만 단조로워 산길을 택한다. 15분 뒤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길로 내려선다. 날머리인 대천공원 김녕 김씨묘 앞까지는 30분 정도 걸린다.

#장산 추천 등산로

해운대 장산의 등산로는 다양하게 열려 있다. 반여동 반송동 우동 좌동 신시가지 등 어느 곳에서나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 코스를 제외하고는 산길이 완만해 가족산행 코스로 제격이다. 산행 도중 힘이 부치면 쉽게 하산할 수 있는 길도 많다.
△대천공원 폭포사 코스
가장 보편적인 코스인 동시에 가장 애용되는 등산로다. 해운대 신시가지 내 대천공원에서 출발해 삼림욕장을 거쳐 폭포사입구~중봉~장산 정상으로 오르기도 하고 폭포사에서 장산폭포~체육공원을 지나 안부를 거쳐 중봉과 장산 정상으로 갈 수 있다. 하산은 우동이나 재송동 반여동 등 어느 쪽으로 내려가도 관계없다.
△반송동 코스
아랫반송 쪽 청운아파트를 시작으로 반송초등학교~장산약수터~철탑~군진지~옛 목장터~너덜겅을 지나 장산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 이 코스의 백미는 너덜겅 지대. 장산 정상에서 정상 뒷길을 거쳐 반여3동 체육공원 쪽으로 하산하면 4시간 정도 걸려 하루 산행으로 적합하다. 또 장천암에서 군진지로 올라가는 길도 있다. 윗반송 쪽에선 운봉사에서 돌탑을 거쳐 억새밭~정상 뒷길을 거쳐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애용된다.
△재송동 코스
장산 정상으로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 하지만 급경사 직진코스라 초보 산행자에겐 약간 힘들다. 옛 5-1번 버스종점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동국아파트. 이곳에서 바로 산길이 열린다. 아스팔트길이 싫고 시간절약을 위해서라면 마을버스를 타고 동국아파트에서 내리면 된다. 또는 옥천사에서 촛대바위를 거쳐 장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반여동 코스
반여3동 체육공원에서 관음사를 거쳐 바로 정상으로 가는 길과, 전망대~정상 뒷길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또 시내버스 52-1, 144, 44번 종점에서 10분 거리인 반여초등학교에서 장산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도 있다. 이 코스 또한 정상으로 향하는 짧은 코스 중의 하나다.
△우동 코스
삼호아파트에서 촛대바위를 거쳐 정상으로 가는 길과, 우2동사무소에서 성불사를 거치든지 아니면 중봉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또 운촌경로당에서 간비오산봉수대와 체육공원~중봉을 거쳐 장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운촌경로당은 운촌 버스정류장에서 1분 거리이고 지하철 2호선 동백역에서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기장 코스
두 가지 등산로가 있다. 오신마을에서 안적사를 거쳐 억새밭~정상 뒷길을 거쳐 장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있고 오신 앞 대장군집에서 감딤산을 지나 억새밭에서 만나는 길이 있다. 특히 구곡산에서는 송정과 기장 앞바다 등 동해바다가 광활하게 펼쳐진다.

고운 최치원, 어머니 위해 건립한 상연대(上蓮臺)도 품고 있어

산행 도중 저 멀리 맨 뒤 능선, 천왕봉(왼쪽)에서 반야봉(우측)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주능선이 일직선 상으로 하늘금을 그으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흰구름 산'이라 불리는 백운산(白雲山).
현재 우리나라에 백운봉까지 포함, `백운'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은 부산 기장의 백운산, 광양의 백운산 등 열댓 개. 20개를 넘는다는 천황봉(天皇峯)에 이어 두 번째다.
천황봉이라는 이름은 대부분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가 황국사관을 이 땅에 심기 위해 편찬한 지도책에 적힌 이름을 근거로 한다. 해서, 산꾼들에 의해 하루빨리 옛 산이름 찾기 운동이 대대적으로 펼쳐지기를 바란다. 반면 백운산은 산이 높아 구름을 걸치고 있다는 자연발생적인 이름이어서 친근감이 더하다.

경남 함양군 백전면과 서상면, 전북 장수군 번암면에 걸쳐 있는 백운산은 우선 그 이름만큼이나 높고 험하다. 고로쇠약수로 유명한 광양 백운산이나 원주 백운산도 산높이가 1000m 이상 되지만 그 중 으뜸이 경남 함양의 백운산(1279m)이다.

해발고도뿐 아니라 조망도 빼어나다. 주변의 이름깨나 알려진 내로라하는 명산들이 사방팔방으로 거칠 것 없이 펼쳐져 있어 이를 확인하는데만 한참이 걸릴 정도이다.
하산길에 만나는 골짜기인 큰골의 기암괴석은 높이가 30m쯤 돼 협곡에 가까운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데다 주변 아름드리 홍송 또한 일품이다.

산행은 대방마을 매표소~묵계암~상연대~주능선~전망대~하봉~중봉~백운산 정상~화과원 갈림길~용소폭포~헬기장~백운암을 거쳐 매표소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 5시간~5간30분 걸린다.


매표소를 지나면 정면에 `등산로 종합안내도'가 서 있다. 왼쪽 `상연대 묵계암', 오른쪽은 `백운암 화과원' 방향. 원점산행이라 어느 쪽으로 가도 상관 없으나 하산할 때 콧노래를 부르며 쉽게 내려올 수 있게 왼쪽으로 오른다. 정면 뾰족한 봉우리인 하봉과 조그만 암자인 상연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산행 초기는 예상외로 따분하다. 묵계암을 거쳐 상연대까지 가는 50여 분 거리가 시멘트길이기 때문이다. 암자 두 채를 위해 왜 이토록 산골짜기까지 차가 다닐 수 있게 포장해 놓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은근히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하기까지 하다.

묵계암까지는 30분. 관음전 삼성각 등 전각 두 채가 아담하다. 비구니승 두 분이 수행하고 있으며, 이들은 지나가는 길손에게 차를 대접한다.
만일 시멘트길이 지루하다면 묵계암을 지나 우측으로 열린 산길로 오르면 묘지가 있는 주능선에서 만난다. 이럴 경우 상연대를 못본다.

 

상연대 전경.


20분 뒤 상연대(上蓮臺). 고운 최치원 선생이 어머니의 기도처로 지은 암자이다. 여기서 최치원은 여기서 관음 기도를 하던 중 관세음 보살이 나타나 상연(上蓮)이라는 이름이 불러 이후 암자의 이름을 '상연대'라 불리게 됐다 한다.
 15m쯤 되는 벼랑 위에 사뿐히 앉아 있는 모습이 연꽃처럼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이다. 신라말에는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인 실상선문이 이곳으로 옮겨와 선문의 마지막 보루가 되었다고 전해온다. 무엇보다 왼쪽 천왕봉에서 반야봉까지 일직선으로 하늘금을 긋는 지리산 파노라마가 압권이다.
상연대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왼쪽에 천왕봉이 우뚝 서 있다.
                   고운 최치원 선생이 어머니의 기도처로 건립한 상연대를 지켜주는 수호목. 
함양 백운산에 오르면 내로라하는 명산들이 사방팔방으 로 거침없이 펼쳐진다. 사진 가장 뒤쪽 능선이 지리산 주능선으로 주봉인 천왕봉(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제석봉 영신봉 토끼봉 반야봉 노고단 고리봉 등이 일직선 상 으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상연대에서 백운산 정상까지는 1.8㎞. 이정표를 따라 계단을 오르면 본격 산길로 접어든다. 엄청나게 급한 오르막길이 기다린다. 밧줄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상당한 체력을 요한다.

20여분 뒤 제법 넓은 주능선. 묘지가 가운데 있고 묵계암쪽에서 올라오는 산길과 만난다. 그 옆에 벤치가 있다.
계속되는 오르막, 이어지는 밧줄. 15분간 한바탕 또 힘을 소진하면 전망대. 방금 올라온 시멘트길과 능선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곧 무덤이 있는 봉우리에 닿는다. 하봉이다. 잡목 사이로 정상이 얼핏 모습을 드러낸다. 조금만 더 가면 중봉과 정상이 나란히 보인다.

7분 뒤 조망이 탁월한 중봉. 정상을 보고 오른쪽(동쪽)으로 남덕유산과 남령 월봉산이 이어지다 월봉산에서 능선이 갈라져 앞엔 거망산 황석산이, 뒤엔 금원산 기백산이 나란히 달리는 모습이 확인된다.
이어지는 산길. 정상 100m쯤 못가 무덤 2기가 있다. 왼쪽은 중고개를 거쳐 지리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산줄기다.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정상이다. 중봉에서 10분.

정상에서 지금까지 쭉 봐 온 주변 봉우리를 총정리할 수 있다. 정상석 앞에 `백운산 전망안내도'가 서 있지만 너무 낡아 아무 것도 확인할 수 없다. 주변 봉우리들의 이름을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쳐 아쉬움이 남는다.

남쪽의 지리산은 시야가 더 넓어져 이번엔 웅석봉에서 천왕봉~반야봉~노고단~만복대~바래봉~덕두산까지 펼쳐지고 동쪽 코 앞에는 괘관산이 의좋게 마주보고 있다.

하산은 오른쪽(동쪽) `백운암 원통재 화과원' 방향. 북사면이라 아직도 눈이 제법 남아 있다. 하나, 감상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다. 내리막이어서 조심을 요한다.
백운산 북사면에 아직 남아있는 잔설. 통상 11월부터 이듬해 3월말까지는 스패츠와 아이젠을 갖고 다녀야 한다.
         하산길에는 부드러운 산죽길이 기다린다.
백운암 대웅전.

영은사지 석장승.

영은사지 석장승과 안내판.



미개척 산길의 이정표 갈림길과 만나면 왼쪽으로 내려선다. 산죽길 너덜길 오솔길과 헬기장을 연이어 지나면 또 다시 밧줄을 잡고 내려와야 하는 급경사길. 15분 정도만 힘겹게 내려오면 계곡과 만난다. 지금부터 계곡과 나란히 걷는 그야말로 호젓한 산길. 20분 뒤엔 집수통에 연결되는 고로쇠파이프가 보인다. 울진의 응봉산 온천수 파이프가 연상된다.

이내 화과원 갈림길. 화과원은 기미독립선언서에 한용운과 함께 서명한 용성스님이 선농일치를 주장하며 손수 농사를 짓던 곳이다. 10여 분 걸린다. 계곡을 건너 화과원을 둘러보고 직진, 백운암으로 내려서자.

화과원 갈림길 아래에는 동시에 용소폭포가 자리잡고 있다. 15m 높이의 벼랑에서 떨어지는 폭포수 밑에는 용소가 있다. 폭포 옆에는 아름드리 노송이 주변 풍경을 더욱 운치있게 해준다. 백운산 최고의 비경지대라 할만하다. 이후부턴 협곡과 아름드리 홍송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계곡길을 만끽하며 걷는다. 날머리인 백운암 인근에는 화강암 암반 위로 흐르는 옥수가 인상적이다. 백운암에서 매표소까지는 10분 걸린다.

◇ 떠나기전에 - 지리산 주능선과 북덕유 및 남덕유 잇는 덕유산 조망 '황홀'

 흔히 백운산하면 광양의 백운산을 먼저 생각한다. 광양 백운산의 유명세에 가려 있지만 함양의 백운산이 백운산으로서는 진산이다. 그래서 산꾼들에게는 동경의 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리산과 덕유산의 연결 고리인 백두대간 상의 함양 백운산. 남으로는 지리산 웅석봉에서 천왕봉 노고단에 이르는 지리주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북으로는 남덕유산 북덕유산을 잇는 조망권이 여타 산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리산과 덕유산을 연결하는 고리가 함양 백운산이기 때문이다.

이번 산행의 하산길인 큰골은 백운산 정상에서 흘러내리는 골짜기로 용소의 푸름이 절경을 연출하고 하봉에서 시작된 미끼골은 묵계암 상연대 등 급한 골짜기에 터를 잡은 절집이 위태롭게 걸려 있어 많은 시인묵객이 들러 머무르곤 했다.

백운산의 산길은 여럿 있다. 취재팀이 이번에 답사한 대방마을에서 출발, 미끼골을 거쳐 큰골로 하산한 코스가 최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미끼골의 서쪽편에 있는 중고개에서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이어지는 오르막 산길은 산행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백운산 바로 옆 괘관산에서 이어지는 원통재(일명 빼빼재)는 한적한 산길로, 화과원 뒷능선을 거쳐 서래봉 상봉을 연결하는 종주코스로도 시도할 만하다. 또 다른 길은 호남정맥의 무령고개에서 영취산을 거쳐 백운산으로 오르는 산길이 최근 산꾼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이 길은 백두대간을 맛보기할 수 있는 독특한 산길이다.

이번 주말에는 함양 백운산에 올라 지리산과 덕유산, 그리고 백두대간의 정기를 한 몸에 받아보자.

3월은 산행시기중 가장 어정쩡한 계절이다. 백운산은 봄 기운은 물론 아직 북사면에 잔설이 남아 있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겨울장비를 챙겨가는 것도 잊지말자.

백운산으로 향하는 도중 천연기념물 154호 상림숲을 지나므로 시간이 날 경우 빠뜨리지 말자.

 
◇ 교통편 - 88고속도로 함양IC로 나와 상림 방향

부산 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6)에서 함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40분, 6시20분, 6시59분 등 8~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만600원. 3시간 정도 걸린다.

함양시외버스터미널(055-963-3281~2)에서 들머리인 대방마을에 닿기 위해선 군내버스터미널(간판은 (주)함양지리산고속)에서 백전·신촌행 군내버스를 타 종점인 신촌에서 내리면 된다. 오전 7시40분, 8시, 9시30분, 10시20분, 11시20분 출발. 1600원. 군내버스터미널은 시외버스터미널 뒷문으로 나오면 길 건너편에 보인다.

날머리인 신촌 대방마을에서 함양시외버스터미널행 군내버스는 오후 4시, 5시, 6시10분, 8시20분(막차)에 있다.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5시10분, 6시, 6시45분, 7시5분, 7시28분(막차)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대진고속도로~88고속도로 광주방향~함양IC~백운산 상림공원 우회전~함양시외버스 주차장사거리서 직진 백전 함양 방향~상림숲~월암삼거리 백전 서하 방향 좌회전~백전면~대방마을 순.






 

향적봉 대피소 앞. 백색 천국이다. 

한여름 구천폭포.

한겨울 무주구천동계곡의 구천폭포.


 시나브로 겨울이 와 있건만 아직도 여민 옷깃이나 두꺼운 외투만으로 계절의 변화를 느낄 뿐이다. 눈은 고사하고 처마 밑 고드름도 보기 힘들다.

눈이 귀한 남쪽땅 부산. 올해는 눈을 한 번 보려나 ‘혹시나’ 기대를 걸었건만 현재까진 ‘역시나’로 그칠 공산이 크다. 눈이 많기로 소문난 강원도나 전북에도 아직 큰 눈이 내렸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목마른 이가 우물을 판다고, 요로를 통해 수소문해 보니 태백산엔 조금 내렸지만 이내 녹았고 덕유산은 9부 능선부터 백색천국이란다.

그렇다. 겨울의 진면모를 보려면 눈을 무작정 기다릴 것이 아니라 맞으러 가자.

겨울이면 산꾼들에게 ‘작은 히말라야’로 다가오는 덕유산(1614m). 정상 부근의 나무와 풀에는 눈같이 내려앉은 상고대가 눈꽃을 피워 온통 하얀 축제를 벌이고 있다. 축제명은 ‘돌아온 상고대’. 그렇게 눈축제는 이미 시작돼 있었다.

전북 무주 장수, 경남 함양 거창 등 2도 4군 8개면에 걸쳐 있는 덕유산은 덕성스런 능선과 너그러움을 간직한 산. 산행은 덕유산의 얼굴인 삼공리 삼공매표소에서 무주 구천동과 백련사를 거쳐 주봉인 향적봉에 오르는 3시간 정도의 가장 보편적인 코스를 택했다. 백련사 가는 길은 우선 정답다. 그래서 가벼운 산책이나 가족나들이에 적합하다.


계곡길 초입 오른쪽 저멀리 일곱 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서있다. 칠봉(1035m) 또는 칠불봉이다. 꼭대기 부근이 이미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다.

가까이서 본 계곡은 맑고 깊다. 겨울인데도 유량이 줄지 않아 물소리가 우렁차다. 주변의 앙상한 나뭇가지만 없다면 여름이라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듯 하다.

인월교를 지나면 인월담 사자담 청류동 비파담 등 작은 소(沼)와 담(潭)이 연이어 선경을 연출한다. 하나같이 그림과 함께 명명된 사연이 적혀 있다.

덕유산의 겨울은 선택받은 것 같다. 산 전체를 벌겋게 물들이는 철쭉의 봄이나 녹음 짙은 여름, 울긋불긋 단풍이 한창인 가을은 단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반해 앙상한 가지의 겨울서정에다 처절할 정도로 아름다운 상고대의 몸부림은 눈부시다.

덕유산휴게소를 지나면 이내 안심대. 옛날 구천동과 백련사를 오가던 스님과 불도들이 쉬어가던 곳으로, 생육신의 한 사람인 매월당 김시습이 경각을 다투는 도망길에 이 곳에 당도하여 비로소 안심하고 땀을 씻었다는 유래가 전해온다.

구천동계곡의 대표적 2단 폭포인 구천폭포를 지나면 곧 백련사. 백팔번뇌를 상징하는 108개의 계단을 오르면 대웅전. 중앙계단 양 옆으로 난 석축은 마치 영주 부석사를 연상케 한다. 절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

대웅전의 왼쪽 바위 밑에는 샘물이 솟는다. 한 모금 들이키고 등산로가 시작되는 대웅전 오른편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백련사까지가 가벼운 산책코스라면 주봉인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은 고행길이다.

               사실상의 산행 들머리인 백련사 일주문.

8분 뒤 전북도 지정 기념물인 백련사 계단(戒壇)을 지나면 첫 이정표. ‘향적봉 대피소 2㎞, 해발고도 950m’.

올라갈수록 바람이 매섭고 차갑다. 반복되는 단조로움에다 끊임없는 오르막은 더욱 인내를 요구한다.

7부 능선쯤 올랐을까. 푸른 산죽 주변에 밤새 내린 눈이 남아 있다. 조금 더 오르니 이번엔 얼음꽃. 눈이 가지에 붙어 있다가 기온이 급강하면서 그대로 얼어붙은 것. 빙화는 억새와 마찬가지로 역광 속에서 봐야 더욱 빛나는 법. 상고대와 함께 영롱한 아름다움은 사진작가들의 단골 메뉴다.

처음엔 빙화(얼음꽃)을 만난다.

향적봉 대피소 앞. 여기서 3, 4분이면 덕유산 정상 향적봉에 도달한다.

멀리서 본 향적봉 대피소. 비교하기 위함이다.

향적봉 대피소.


역광을 받은 상고대.

대피소에서 정상 가는 길.


이제 주변이 서서히 하얗게 변해 간다. 동시에 산길도 상당히 미끄럽다. 하산하는 산꾼들은 넘어지기 일쑤다.

9부 능선쯤에선 방금까지 눈이 내린 것처럼 푸른 하늘 외에는 온통 하얗다. 상고대다. 순우리말인 상고대는 일종의 눈꽃. 구름이나 안개가 나뭇가지를 지나다가 얼어버린 것으로 단순한 눈꽃보다는 조형미가 뛰어나다.

일순간 운무가 주변을 감싼다. 덕유산의 상고대가 특히 아름다운 것은 바로 변화무쌍한 운무가 잦은 덕분이다. 주목군락과 상고대, 그리고 유난히 파란 하늘의 조화는 자연미의 극치다.

이내 갈림길. 오른쪽으로 200m 정도 가면 향적봉 정상이고 100m 직진하면 향적봉 대피소. 상고대가 절정을 이루고 있는 대피소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를 권하고 싶다.

이심전심이었을까. 산꾼들이 대부분이 상고대 앞에서 탄성을 지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하 8도의 매서운 추위도 그들의 눈꽃축제를 막지 못한다.

덕유산 향적봉 정상의 조망안내판이 눈보라에 의해 덮혀 있다.
향적봉에서 곤돌라 종점인 설천봉으로 내려가는 길.

초록을 배경으로 한 구상나무.

한겨울 구상나무.



향적봉 정상까지는 100m 남짓. 살을 에는 칼바람이 단 1분도 견디기 못하게 할 만큼 매섭게 몰아친다. 그런데 의외로 어린 꼬마들이 많다. 무주리조트에서 관광곤돌라를 타고 올라온 듯하다.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에 오르며 20분 산행으로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까지 가볍게 갈 수 있다.

언제 다시 올까 하는 생각에 칼바람을 무릅쓰고 가야산 지리산 등 주변 조망을 감상해 보지만 추위에는 장사가 없음을 실감한다.

하산은 두 가지. 왔던 길을 되돌아 갈 수도 있고 곤돌라를 타고 스키장으로 내려가도 된다.

설천하우스에서 추위를 녹이고.

무주리조트로 이어지는 곤돌라.

◇ 떠나기 전에 - 가족등반땐 곤돌라로 정상까지

덕유산은 임진왜란때 9000명이 난을 피해 몸을 숨겨 목숨을 건졌다는 덕성스러운 산이다. 갈천 임훈 선생의 ‘등덕유산향적봉기’에 따르면 주봉은 향적봉, 남덕유산을 황봉 또는 봉황봉, 무룡산을 불영봉으로 불렀다.

덕유산을 대표하는 계곡은 무주구천동. 지난 1961년 그동안 전해오던 옛 이야기를 근거로 33경을 정해 그 빼어남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조선말 을사조약 체결후 을사오적 처형을 주장한 송병선 선생은 덕유산의 선경에 취해 일사대(一士臺)에 서벽정을 짓고 은구암 와룡담 학소대 만조탄 함벽소 가의암 추월담 등 무이구곡(茂夷九曲)을 정했다.

산행은 백련사~향적봉~중봉~오수자굴을 거쳐 원점회귀가 일반적이며 중봉~백암봉에서 횡경재를 지나 거창의 송계사로 내려서거나 안성 삼거리에서 오른쪽 칠연폭포로 하산할 수 있다.

가족산행땐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이용, 덕유산을 오른후 백련사로 하산하면 겨울산의 아름다움을 흠뻑 느낄 수 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있는 야멸찬 산 덕유산. 아이젠 등 겨울장비를 충실히 챙겨 떠나자.

◇ 교통편 - 리조트~구천동 무료셔틀버스 운행

부산서 덕유산까지는 대진고속도로 덕택에 당일치기가 가능하다.

남해고속도로~서진주IC~대진고속도로~덕유산IC~좌회전 후 19번 국도를 탄다. 안성사거리에 ‘덕유산 국립공원’을 알리는 우회전 이정표가 있지만 무시하고 직진한다. 칠연폭포 용추계곡으로 가는 길이다. 가더라도 입산금지 상태다. 이후 사산삼거리에서 우회전~37번 국도~치목터널~하조사거리 직진~구천동터널~리조트 삼거리 직진~무주 구천동 직진~삼공삼거리 우회전~삼공매표소 순.
 
곤돌라를 타고 무주리조트로 하산했을 경우 리조트에서 들머리인 구천동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낮 12시를 제외하고 매시 정각 설천하우스 앞에서 버스를 탈 수 있다. 이후 오후 6시50분, 7시30분, 8시30분 버스는 웰컴센터 앞에서 타야 한다. 10분 정도 걸린다. 설천봉에서 마지막 곤돌라는 오후 4시30분. (063)320-7381

참고할 사항. 덕유산 향적봉대피소(063-322-1614 관리인 박봉진)는 수용인원 60명. 덕유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 (063)322-3174.

무등산(無等山·1187m). 높이를 헤아릴 수 없고 견줄 만한 상대가 없어 붙여진 이름이지만 산세는 산꾼들을 압도할 만큼 위압적이지 않고 둥그스름하다.

광주시민들은 언제나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한 무등에 의지해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다. 신년 해맞이도, 눈꽃여행도 여기서 하고 하늘에 대한 제사도 이곳 무등산에서 모신다. 빛고을 예향의 예술품도 대부분 이곳에서 잉태된다. 무등의 품 안에선 미추(美醜)와 빈부에 관계없이 늘 평등하다.

서석대와 함께 무등산 최고의 눈꽃 포인트인 입석대의 황홀한 설경. 문화재청은 지난 2005년 12월 서석대와 입석대를 묶어 무등산 주상절리대를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했다.

입석대의 멋진 풍광을 화면에 담으려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들.

무등산 입석대 설경.
서석대의 설경.

무등에서 느낀 광주시민들의 애착은 금정에 대한 부산사람들의 그것보다 넓고 깊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그 사랑을 실천으로 옮겼다. 천년만년 후손에게 있는 그대로 물려주기 위해 지난 89년 공원관리사무소를 설립, 인근 화순 담양에까지 걸쳐 있는 무등산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입만 열면 ‘금정산 보호'를 외치며 예산타령만 일삼는 부산시의 구두선이 하염없이 애처로워지는 대목이다. 동시에 “문제는 실천의지"라는 무등산관리사무소 한 관계자의 정문일침과도 같은 한마디가 아주 무겁게 다가왔다.

아쉬운 점도 있다. 호남의 들판과 능선이 한눈에 펼쳐지는 요충지이다보니 오래전부터 방송 중계탑과 군부대에 점령당해 신음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산의 정기가 빠져 나갔을까. 부산으로 치자면 황령산의 중계탑과 장산의 군부대가 모두 무등산에 모여 있다고 보면 된다.

올 겨울 무등산엔 벌써 눈꽃이 만발했다. 지난 4, 5일 이틀에 걸쳐 30㎝라는 어마어마한 폭설이 내렸다. 기상관측 이후 세 번째란다.
농민들에겐 억장이 무너지는 악몽이지만 산꾼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순백의 바탕 위에 그려진 설경은 정말 다른 무엇과 견줄 데가 없는 ‘무등(無等)' 그 자체였다.

부드러운 산사면의 광활한 억새밭이 설화(雪花)로 변신했고 수정기둥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무등의 자랑이자 전국 최대 규모의 주상절리대인 입석대와 서석대에선 ‘아!'라는 외마디 감탄사만 신음소리처럼 새어나올 뿐이었다.
산행은 주차장~증심사 집단시설지구~증심교 갈림길~구름다리~무등산 춘설차밭(쉼터)~토끼등~동화사터 갈림길~하동 정씨묘~덕산너덜~동화사터(샘터)~능선갈림길~방송국 송신소(중계탑)~중봉(복원지 안내도)~억새군락지~군작전도로~장불재~입석대~서석대~입석대~장불재~용추삼거리~중머리재~산불초소(서인봉)~새인봉 삼거리~약사사~증심사 입구~의재미술관~증심교~주차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40분 안팎. 이정표가 너무 친절하게 돼 있어 길 찾기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주차장에서 상가가 밀집한 집단시설지구와 증심교를 지나면 갈림길. 오른쪽 중머리재 새인봉, 왼쪽은 토끼등 바람재 방향. 산행팀은 오를 때 바짝 땀흘리고 편안하게 하산하기 위해 왼쪽으로 향한다. 50m 쯤 올라 우측 구름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돌계단. 17분 정도 힘겹게 오르면 쉼터. 등로 우측 산사면 전체가 온통 춘설이라 불리는 작설차밭이다. 차밭 아래에는 증심사다. 다시 여기서 17분쯤 오르면 토끼등. 너른 터로 금정산 북문광장 같은 분위기다.

춘설이라 불리는 작설차밭. 차밭 아래에는 증심사가 위치해 있다.

정면 덕산너덜을 지나 동화사터로 오르기 위해 직진한다. 5m쯤 뒤 갈림길. 오른쪽은 천제단 중머리재 방향, 산행팀은 왼쪽으로 간다. 하동 정씨묘를 지나 동화사터까진 오로지 급경사 된비알. 낙엽과 산죽이 교차하는 비교적 한가한 길이다. 시야가 트이는 너덜에서 잠시 아래를 내려다 보면 방금 온 토끼등과 저 멀리 월드컵경기장도 보인다.

마침내 샘터. 그 옆의 너른 터가 동화사터다. 토끼등에서 대략 30분.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간다. 이 때부터 무등의 자랑 억새군락지가 새하얗게 펼쳐지고 정면 중봉과 저 멀리 그 유명한 서석대가 마루금 위에 뾰족한 윤곽만 보인다. 방송국 중계탑 방향으로 20분 뒤 갈림길. 오른쪽 용추삼거리 대신 왼쪽 오르막길로 간다. 5분 뒤 방송중계탑. 왼쪽 전망터를 돌아 중계탑과 연결된 임도를 따른다.

헬기장을 지나면 중봉(915m). 이곳에 서면 지난 98년까지 군부대였음을 보여주는 ‘군부대 이전지 복원' 안내판이 서 있고 서석대와 그전까지 안보이던 입석대가 손에 잡힌다. 환상적이다. 네시간 달려온 고생길이 이 설경에 눈녹듯 사라진다.

과거 군부대였던 곳을 이전해 복원했다는 안내판이 서 있다.

안내판을 보고 크게 본 전경.


지난 1996년까지 군부대여서 출입이 통제되었던 중봉을 내려와 억새탐승로를 따라 장불재로 향하는 산행팀.

광주와 화순의 경계지점인 장불재(900m).

장불재에서 입석대와 서석대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오르내리는 산꾼들.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무등산 주봉이 천왕봉(1187m)이다.

          도중 만나는 주상절리대의 기암괴석.

 억새길을 따라 5분쯤 걸으면 군작전도로. 광주와 화순의 경계로 해발 900m의 고갯길인 장불재는 여기서 우측으로 700m  떨어져 있다. 쉼터인 장불재가 무등의 3대 절경인 서석대 입석대 (규봉)광석대로 이어지는 교차로이다. 우측 건너편의 말잔등처럼 부드러운 백마능선도 하얀 눈을 이고 있다. 서석대 입석대는 여기서 각각 900, 400m에 불과하지만 광석대는 무려 1.8㎞ 거리를 다녀와야 한다.

‘산불조심'이라 적힌 깃발 옆으로 열린 억새길을 따라 10분 정도 오르면 입석대(1017m). 서석대와 함께 무등산 최고의 눈꽃 포인트다. 깎아놓은 듯한 높이 10~15m의 돌기둥 30여 개가 40m 이상 돌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중생대 백악기 화산분출로 인해 용암이 냉각, 수축되면서 균열을 동반해 그 모습이 얼핏 무너진 신전을 빼닮았다. 머리에 인 눈꽃은 알알이 작고 유난히 반짝거린다. 여기서 500m 더 올라가면 같은 성인(成因)의 서석대(1100m). 차이라면 입석대는 한눈에 그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지만 서석대는 그 위에 발을 딛고 있기에 사실 끄트머리에 서야 그 장대함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불과 500m 남짓한 주봉인 천왕봉이 철조망으로 차단돼 있는 점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군부대가 주둔, 철조망으로 차단돼 있는 무등산 주봉 천왕봉.

다시 장불재로 내려와 중머리재로 향한다. 느긋한 하산길이다. 용추삼거리를 지나 30분이면 닿는다. 스님 머리에 비유돼 명명된 중머리재는 문자 그대로 밋밋한 고개. 직진한다. 5분 뒤 서인봉. 산불초소가 위치한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내려선다. 20분 뒤 새인봉 삼거리. 애오라지 산길만을 고집한다면 직진해 정상이 임금님 옥새처럼 생겼다는 새인봉(璽印峰·490m)을 지나 하산해도 되고, 약사사와 증심사 그리고 남농과 함께 호남의 양대 작가였던 의재 허백련 미술관을 구경하려면 우측길로 내려서면 된다. 산행팀은 후자를 택했다. 새인봉 삼거리에서 주차장까진 대략 45분 걸리지만 절과 미술관을 모두 둘러보려면 이보다 시간을 더 잡아야 한다.

# 떠나기전에 - 중계탑·군부대가 명산 '시샘'

무등산도 알고 보니 최근에야 산길이 완전히 열렸다. 호남 내륙의 고봉이다 보니 오랫동안 군인들의 차지였다. 지난 81년에야 입석대와 서석대로 향하는 장불재의 통행이 허가됐고, 그로부터 9년 뒤인 90년 무등산의 자랑 입석대와 서석대가 개방됐다. 중봉은 99년에야 길이 열려 최근에야 식생복원을 거의 마쳤다.

그러고 보면 부산의 금정산은 그동안 막힌 길도 없었고, 거기다 방송 중계탑이나 군부대가 없는 그야말로 등산하기에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지금까지는 금정 북 동래 부산진구 등 4개 구청이 제각기 관리하고 있지만 만일 통합관리가 이뤄져 체계적으로 보존되면 무등산보다 훨씬 명산의 조건은 떼논 당상일 것으로 확신한다. 총 면적 또한 23㎢로 30㎢의 무등산보다 좁다.

불가항력적이라고 여겨지는 무등산의 방송국 중계탑이나 군부대 이전보다는 금정산의 통합관리시스템 구축이 비록 '오십보 백보'지만 그래도 앞서서 실행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는 현재 증심사 집단시설지구 이전 사업을 오는 2008년까지 500억원을 들여 추진중이다. 또 하나의 집단시설지구인 원효사 지구는 이미 마쳤다.

이와 관련 공원관리사무소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다른 도립공원에 비하면 아주 늦었어요."
부산의 금정산은 언제 이런 날이 올까.

# 교통편 - 광주 옛 도청서 15, 555번 버스를

광주 가는 방법은 두 가지.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선 오전 6시 첫 차를 시작으로 20~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3시간40분 걸린다. 요금은 일반 1만3800, 우등 2만400원. 서부버스터미널에선 오전 6시10분, 6시40분, 8시, 8시40분에 있다. 3시간 걸리고 1만4300원.

광주는 고속버스와 시외버스가 함께 운행하는 종합버스터미널. 무등산 증심사로 가기 위해선 터미널에서 17, 117, 1000번 버스를 타고 옛 도청 앞에서 내린 후 거기서 다시 15, 555번 버스를 타면 된다.

부산 가는 방법 또한 두 가지. 노포동행 버스는 오후 20~3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오후 7시, 7시30분, 9시(막차)에 있다. 심야버스(2만2400원)는 밤 10시30, 자정에 출발한다. 사상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10분, 5시, 5시40분, 6시30분, 8시(막차) 밤 10시(심야 1만5700원)에 있다. ※대중교통편은 현지 사정상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 동광주TG~동광주IC~제2순환도로~무등산 보성 화순 방향 직진~(두암 무등산 이정표 무시하고)~장원교 지나~증심사 2.4㎞~산수터널~증심사 학운교차로~증심사 좌회전~주차장 순으로 가면 된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산행대장 = 이창우 www.yahoe.co.kr



 

해운대서 출발, 걷는 시간만 5시간20분
장산에서 바라보는 해운대·광안대교 일품
산성산에서 보는 광활한 동해바다 황홀
기장군, 산성산 수령산 이정표 통일해야


해운대 장산 정상 바로 아래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갈림길에 서면 부산의 대부분 산과 해운대 광안리 앞바다는 물론 남항 북항 영도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보기 드문 멋진 전망이다.   


이번 주 산행지는 '부산의 5산 종주 코스'라 불리는 산악마라톤 코스다. 얼핏 산행팀이 잠시 외도를 한 것처럼 비춰지겠지만 산꾼들의 입장에선 엄연히 산악마라토너들이 영역을 침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부산의 5산 종주 코스는 어딜까. 해운대 장산(634m)~기장 아홉산(360m)~철마산(605m)~금정산 고당봉(802m)~백양산(642m).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봉수대가 위치한 간비오산~옥녀봉~중봉~장산~수령산(산성산)~쌍다리재~아홉산~곰내재~문래봉~철마산~지경고개~계명봉~범어사 임도~고당봉~원효봉~의상봉~동문~산성고개~대륙봉~제2망루~만덕고개~만남의 숲~불태령~백양산~어린이대공원 내 학생문화회관 순. 도상거리만 65㎞의 대장정이다.

대간 정맥 지맥 등 산꾼들이 흔히 말하는 '산줄기 잇기' 개념으로 접근하면 이 코스는 낙동정맥과 낙동정맥 천성산 721봉에서 갈라져 나온 용천지맥 일부 구간을 걷는 셈이다.

지도를 놓고 포인트를 찍어 보면 부산의 동쪽인 동백섬에서 출발해 부산을 반시계 방향으로 휘감아 돈 후 서쪽으로 골인하는, 항아리를 뒤집어 놓은 모양으로 바다 쪽 부분이 항아리 뚜껑에 해당된다.

웬만한 산꾼이라면 산발적으로 한번쯤은 다녀봤겠지만 일부 구간을 제외하곤 오르내림이 크게 심하지 않고 주변 풍광도 아주 빼어나다. 해운대해수욕장 광안대교 동해바다 영남알프스 낙동강 김해평야와 부산의 16개 구·군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다.   
   
산행팀은 이 '5산 종주 코스'를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하지만 산행팀은 일부 구간의 경우 그대로 답습하지 않았다. 지루한 임도 구간은 버리고 산행에 걸맞게 능선길로 이었다.

산행은 해운대구 우1동 운촌경로정~간비오산 봉수대~53사단 철책~옥녀봉~중봉~장산 정상 밑 갈림길~장산 정상~시계 방향으로 전진~군작전도로~억새밭~너른터(공군 제8120부대 갈림길)~사거리~삼거리(산성산 종합안내도)~헬기장~샘터~잇단 벤치~안적사 갈림길~잇단 철탑~남나기(농장)~산성산 등산안내도~산성산(수령산·성산)~영락동산~기장군 기장읍 쌍다리재(14번 국도) 순. 걷는 시간만 5시간20분. 도심의 산이라 거미줄처럼 산길이 얽혀 있어 간혹 헷갈리지만 큰 무리는 없다.



지하철 2호선 동백역 2번 출구로 나와 해운대역 방향으로 4분쯤 가면 '7번가 피자'와 'GS 조은하루주유소'를 만난다. 그 사이 작은 골목이 들머리다. 계단을 올라 철길을 건너면 바로 산이다. 그 오른쪽엔 운촌경로정. 입구에 '간비오산 0.6㎞, 장산 4.5㎞'라 적힌 이정표와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 코스의 기점임을 알리는 조그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해운대에서 이처럼 채 1분도 안돼 산으로 올라선다는 사실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한 굽이 올라서면 체육공원. 우측으로 50m쯤 올라서면 갈림길. 좌측 오름길로 올라서면 비로소 탁 트인 바다가 가슴에 안긴다. 그랜드호텔과 글로리콘도 뒤로 해운대 앞바다가 펼쳐지고 저 멀리 수평선이 희미하나마 손에 잡힌다.


간비오산 봉수대에서 본 장산 중봉 옥녀봉.

간비오산 봉수대에서 본 광안대교. 저 멀리 영도 봉래산도 보인다.


10분 뒤 간비오산 봉수대. 고려말부터 갑오경장까지 700년간 해운포 일대로 침입한 왜적을 감시한 이곳 봉수대에 보면 해운대 이기대 오륙도 광안대교 금정산 용두산공원 대청공원 등 부산의 내로라 하는 명소와 향후 산행팀이 오를 옥녀봉 중봉 장산이 한눈에 확인된다.

이어지는 오름길. 3분 뒤 오거리 안부. 직진하는 두 갈래 모두 체육공원에서 만난다. 체육공원에서 다시 한 굽을 올라 삼각점이 위치한 170봉과 크고작은 돌탑 5기가 서 있는 사거리 안부를 올라서면 군부대 철책과 만난다. 산길은 철책과 나란히 달린다. 점차 가팔라진다. 곧 갈림길. 군부대는 좌측으로 산꾼들을 유도하지만 십중팔구는 우측으로 오른다. 유격장 장애물이 잇따라 나와 볼거리가 되는 데다 두 길은 이내 만나기 때문이다.   
 
의미있는 갈림길이 기다린다. 철책에서 20여 분. 좌측은 중봉과 옥녀봉 사이 안부로 올라서는 지름길 방향, 산행팀은 우측 옥녀봉 방향이다.


 옥녀봉에서 본 광안대교.

옥녀봉은 9분이면 올라선다. 소나무 아래 그늘진 크고작은 돌무더기 전망대다. 정상석도 서 있다. 5분쯤 내려가 체육공원에서 다시 10여 분 올라서면 중봉. 운치있는 소나무 아래 암봉에 서면 좌측으로 장산이, 정면으로 구곡산이 보인다.


 중봉(왼쪽)과 중봉에서 본 장산 정상.

 이제 목적지는 장산. 군부대가 주둔해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장산 정상 아래 갈림길은 중봉에서 29분이면 닿는다. 코 앞의 금련산 황령산 뒤로 시약산 구덕산 엄광산, 그 뒤로 가덕도 연대봉, 그 우측으로 김해 보배산 마병산 굴암산이 보인다. 송정 해운대 광안리 이기대는 물론 남항 북항 영도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보기 드문 멋진 전망이다.

해운대 장산 정상 바로 아래 철조망으로 둘러쳐진 갈림길에 서면 부산의 대부분 산과 해운대 광안리 앞바다는 물론 남항
북항 영도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좀처럼 보기 드문 멋진 풍광이다.


철조망을 따라 좌측으로 향한다. 한 굽이를 틀면 그간 안 보이던 백양산 금정산과 수영강 온천천이 보이고 조금 더 나아가면 철마산 문래봉 곰내재 함박산 천마산 달음산 일광산 산성산 등 향후 오를 '5산 종주 코스'가 죄다 확인된다.

장산 정상 바로 아래 갈림길에서 좌측(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바라본 부산의 풍경.

 해운대 정상은 군부대가 주둔해 있다. 정상뿐 아니라 8부 능선쯤에도 군부대가 위치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해운대해수욕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천혜의 조망을 갖춘 장산에 아직도 이런 군부대가 있다니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곧 숲으로 들어선다. 7분 뒤 갈림길. 길찾기 유의할 지점이다. 왼쪽 내리막길은 반여동으로 가는 하산하는 길이지만 도중 우측 산성산으로 이어지고 오른쪽 방향은 10m 뒤 군작전도로와 만난다. 산행팀은 우측으로 간다. 작전도로를 따라 150m쯤 가면 공군부대 정문이어서 우측으로 100m쯤 내려서면 좌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과거 지뢰매설지역'이라는 안내판이 입구에 있고, 눈꼴 사나온 철조망이 산길과 나란히 내달린다. 8분 뒤 만나는 갈림길에선 직진하고 역시 8분 뒤 또 다른 갈림길에선 좌측으로 발길을 옮기면 억새군락지가 나온다. 넓지는 않지만 가을의 전령 억새를 만끽하기에는 그저 그만이다.

장산의 억새군락지. 아주 유명한 억새산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그래도 한나절 가을 전령 억새를 맘껏 감상할 수 있다.
 
   
'장산마을'을 알리는 안내판 좌측으로 억새군락지를 가로질러 5분쯤 가면 너른터에 닿는다. 이정표 좌측 방향은 앞서 본 공군부대의 또 다른 진입로이고, 이정표 뒤 산길은 앞서 길찾기 유의할 지점에서 왼쪽 반여동으로 가다가 우측 산성산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 이 길로 나오게 돼 있다. 결국 공군부대가 등산로를 막고 있어 한쪽은 군부대 좌측으로, 또 한쪽은 군부대 우측으로 에돌아 결국 만나는 지점이 이곳 너른터인 셈이다. 밤에 출발하는 산악마라톤 코스는 시내 쪽 야경과 다음날 내달릴 금정산과 백양산 능선을 보여주기 위해 좌측으로 잡았고, 산행팀은 억새군락지를 보기 위해 우측으로 우회한 것이다.

산행팀은 이정표가 가리키는 장산마을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4분 뒤 갈림길. 우측 억새밭 방향 대신 직진한다. 이어 6분 뒤 만나는 사거리에선 헬기장 방향으로 직진하고 100m 뒤 삼거리에선 좌측 반송 방면으로 간다. 이정표 상의 헬기장은 우측 낮은 봉우리 정상 지점이다. 이정표 바로 옆에는 산성산 종합안내도가 서 있다. 우측 직진형 산길을 따라가면 구곡산 또는 장산마을을 거쳐 해운대 신도시 방향으로 이어진다. 참고하길.

이때부터 능선길은 일사천리로 열려 있는 데다 도중 친절하게 걸려 있는 '수령산(산성산)' 안내판도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헬기장을 지나 침목계단으로 내려서면 갈림길. 좌측으로 가서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선 다시 좌측으로 내려서면 샘터. 3분쯤 뒤엔 벤치가 놓여 있다. 정면 동부산대 뒤로 개좌 운봉산과 그 우측으로 거문산 문래봉 함박산 천성산이 확인된다.

이번 구간에서 만나는 유일한 샘터.
산행 도중 전망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벤치가 놓여 있다. 정면 저 멀리 우측 뾰족한 봉이 부산의 진산 금정산, 그 좌측으로 푹 꺼진 곳이 만덕고개, 다시 좌측으로 백양산이 보인다. 그러니까 부산의 5산 종주는 부산의 동쪽인 해운대에서 출발, 부산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 서쪽으로 꼴인하는 형국이다.


 잠시 포장로를 따라가면 커다른 돌탑 둘이 서 있는 사거리이자 체육시설. 역시 '산성산' 팻말을 보고 직진하면 역시 너른터로 벤치 3개가 놓여 있다. 이번엔 백양산 상계봉 고당봉 장군봉이 '한 일(一)' 자로 펼쳐진다. 여기서 100m쯤 가면 길찾기 유의할 지점이 기다린다. 직진하면 반송 2, 3동, 산행팀은 우측 기장 방향으로 내려선다. 능선이 우측으로 휘는 지점이다. 이후 사거리와 갈림길을 만나지만 '수령산' 팻말을 따르면 된다.

이번엔 'MTB 랠리코스'라 적힌 안내판이 보이는 안부에서부턴 대형 철탑과 산길이 나란히 오르락내리락한다.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선 앞서 정면으로 보이던 금정산이 이제 좌측으로 물러나 있고 정면으로 산성산과 동해바다가 펼쳐진다. 잠시 뒤돌아보면 산행팀이 지나온 산길이 '갈 지(之)' 자 궤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철탑을 지나면 급내리막으로 그늘진 숲길이다. 숲을 벗어나 닭과 돼지를 키우는 남나기 마을(농장)을 지나면 갈림길. 우측으로 25m쯤 가면 산성산 등산안내도가 서 있다. 정상까진 1㎞, 25분 걸린다.

나무다리를 건너 산성산으로 향한다. 한 굽이 오르면 바로 내리막, 이렇게 세 번을 반복하면 갈림길. 300m 남은 지점에선 '기장산성'이란 팻말이 보이고, 이어 정상 100m 전쯤 보이는 '기장산성' 안내판 뒤로 산성으로 보이는 돌무더기가 보인다. 하지만 산불초소가 있는 정상에는 '수령산(성산)'이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고 발밑으론 광활한 동해바다가 어서 오라 손짓한다. 방파제가 보이는 지점이 대변항이다.


 산성산 정상 직전 기장산성 안내판이 서 있다. 비로소 수령산이 산성산이며, 산성산은 기장산성에서 기인됐음을 유추할 수 있다.

산성산 정상석. 아쉽게도 수령산이라 적혀 있다(왼쪽). 오른쪽은 산성산에서 바라본 광활한 동해바다.


직진한다. 삼각점을 지나면 곧 갈림길. 왼쪽 '안평저수지(1.9㎞)' 방향으로 내려선다. 이후 갈림길에서도 마찬가지다. 도중 시야가 트이는 지점이 있다. 달음산과 일광산, 고리원전과 동해바다, 발밑에는 기장읍내와 공사 중인 부산~울산 고속도로가 보인다.

하산길에 본 풍경. 현재 공사중인 부산~울산 고속도로 현장과 저 멀리 동해바닷가에 위치한 고리원전이 보인다.

이후 급내리막의 연속. 20분이면 재부 함북도민 공동묘지인 영락동산에 닿는다. 여기서 나오면 반송과 기장을 잇는 14번 국도 4차선 구간인 쌍다리재이다.


부산 5산 종주 첫 구간 날머리인 영락동산. 이곳은 재부 함북도민 공동묘지이다.


#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 10월 25일 오후 7시 해운대 동백섬에서 출발


해운대를 배경으로 산길을 달리고 있는 지난해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 참가자들(왼쪽)과 출발지인 동백섬.

부산 유일의 산악마라톤대회인 '2008 성우하이텍배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이 오는 10월 25일 오후 7시 동백섬에서 열린다. 국제신문이 주최하고 마라톤포럼이 주관하는 성우하이텍배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은 크게 65㎞, 35㎞ 두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65㎞ 코스는 동백섬에서 출발, 장산 아홉산 철마산 금정산 백양산을 거쳐 어린이대공원 학생문화회관까지이고 35㎞ 코스는 철마산에서 내려와 대우정밀을 거쳐 철마교가 도착지이다. 참가비는 65㎞ 코스는 5만 원, 35㎞ 코스는 3만 원. 65㎞ 구간 참가자는 20시간 안에 들어와야 기록을 인정한다.

참가신청은 국제신문 홈페이지(www.kookje.co.kr) 초기 화면 한가운데 '2008 부산 5산 종주 트레일런 접수중'이라 적힌 창을 클릭하면 된다. 신청마감은 10월 10일.

지난해 첫 대회에선 전국에서 남녀 209명이 참가해 190명이 완주했다. 지난해 남자부 1, 2, 3위의 기록은 각각 10시22분, 11시간22분, 11시간44분, 여자부는 12시간27분, 12시간38분, 13시간48분이다.
 문의 국제신문 (051)500-5224, 코스 문의 마라톤포럼 (051)816-9625


# 교통편
지하철 2호선 동백역 2번 출구로 나와 해운대역 방향으로 가면 '7번가 피자'와 'GS 조은하루주유소'를 만난다. 날머리 영락동산에서 나와 도로를 건너 '만화리 영락공원' 정류장에서 183, 188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배차간격이 7분인 183번은 동래를 거쳐 부산대로 가며, 20분 간격의 188번은 반송(검문소)으로 간다. 여기서 129, 189번 등으로 환승하면 된다.

 # 떠나기전에

장산을 지나 만나는 산성산의 또 다른 이름은 수령산. 산 정상 바로 아래 부산시 지정기념물인 기장산성이 있어 산성산이라 명명된 이 산 정상에는 뜻밖에도 '수령산(성산)'이라 적힌 정상석이 서 있다. 도중에 만나는 대형 안내판에는 '산성산', 조그만 팻말에는 '수령산'이라 적혀 있다. 하루속히 기장군은 산 이름을 통일하길 바란다. 부산 5산 종주 코스는 낙동정맥 천성산 721봉~달맞이고개인 와우산을 잇는 용천지맥을 토대로 이었다. 원래 달맞이고개에서 출발해야 하지만 도로와 산길이 좋지 못해 동백섬~장산으로 연결되는 코스가 만들어졌다.

또 기장군의 대장산인 달음산과 이웃한 일광산이 이 코스에서 빠져 있다. 이와 관련, 코스를 만든 마라톤포럼은 해변 쪽에 치우쳐 있는 달음 일광 두 산을 코스에 넣어 볼려고 애를 써 보았지만 그럴 경우 코스가 너무 길어져 뺐다고 밝혔다. 향후 이 코스와 관계없이 기장군에서 이 두 산과 용천지맥의 봉우리들을 이어 새로운 코스를 현재 계획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럴 경우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도 훼손되지 않고 기장군도 활성화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10년만에 속살 내비친 생명의 골짜기…웅장함의 절정
500년된 주목과 구상나무 등 원시수해(樹海) 걸을 땐 환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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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오르막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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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살된 주목과 천왕봉이 1㎞ 남았다는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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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경사 힘은 들지만 원시 수해를 걷는 기분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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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왕봉으로 향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철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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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계단을 오르면 바로 만나는 문(왼쪽)과 천왕봉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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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 정상(왼쪽)과 장터목 하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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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에서 만난 초등학교 4학년생 쌍둥이 자매(왼쪽-이들은 나중에 종주했다). 오른쪽은 제석봉으로 가는 도중 만나는 고사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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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천문도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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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이웃한 봉우리를 보여준다(왼쪽). 오른쪽은 소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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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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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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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바위 이정표와 백무동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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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폭포~지리산 천왕봉~장터목 대피소

마폭포 아래 물을 건너 천왕봉으로 오르는 능선길은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마의 코스. 급격한 체력 소진을 요구하는 구간이다. 3㎞ 정도의 이 구간은 거의 일직선형의 산길에 고도차가 500m에 이르러 급경사를 이룬 곳이 태반이다. 심한 곳은 경사 60~70도의 바위 사이로 길이 이어져 있다. 약간 과장하자면 코가 땅에 닿을 정도다.

하지만 이 구간은 지리산 최고의 원시림 지대로 그에 걸맞게 수해(樹海)가 펼쳐진다. 우선 마폭에서 300m쯤 오르면 등산로상에 보이는 500년된 주목. 밑둥치 둘레가 3.4m로 두세 명이 팔을 벌려야 닿을 만큼 굵은 이 주목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크고 굵고 오래 됐다. 주목 이외에도 우리나라 특산종인 구상나무가 군집을 이룬 가운데 전나무 잣나무 등도 아름드리 노거수로 자생하고 있다. 인간의 발길이 뜸한 사이 노거수들은 꾸준히 생명력을 키운 것이다. 이 대장은 "10년전만 해도 산사태의 흔적이 너무 많아 사태골로 불렀는데 지금은 많이 복원돼 당시 흔적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천왕봉을 1㎞ 앞둔 지점에선 이정표 뒤로 중봉에서 흘러 내린 암봉이 골짝에서 꿈틀거리는 구름에 가려 있다 잠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좀체 보기 드문 비경이다.

오래전 사태가 난 듯 정상적으로 오르기 힘들어서일까. 마지막 급경사 오르막은 철계단이 설치돼 있다. 하늘을 찌를 듯 빼곡히 원시림을 이루던 주목과 구상나무는 시야에서 사리지고 시나브로 구절초 쑥부쟁이 동자꽃 산오이풀 등 야생화가 활짝 웃으며 뭍객을 맞는다.

주능선에 올라서면 천왕봉은 5분 거리. 바늘로 툭 건드리기만 해도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 우중충한 날씨 탓에 남한 최고봉인 천왕봉에 와서도 잠시 기념촬영을 할 뿐 등산객들은 하산을 서두른다.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잿빛인 데다 추위마저 느껴져 오래 머물 여유가 없다. 백두산에 올라 천지를 못 보는 기분이 꼭 이럴까. 문득 '천지에 올라 천지를 못보는 사람이 천지라서 천지'란다는 문구가 생각나 피식 쓴웃음이 나온다.

장터목 대피소로 향한다. 지리산에선 이곳을 통하지 않고선 신선도 하늘에 오르지 못한다는 통천문(1814m)을 내려서고 지리산의 명물 고사목 지대가 절경을 선사하는 제석봉(1808m)을 살짝 넘으면 마침내 장터목 대피소(1645m). 장터목은 옛날 천왕봉 남쪽의 산청 시천 주민들과 북쪽의 함양 마천 사람들이 매년 봄 가을에 물물교환을 하던 장터가 서던 역사의 현장으로, 현재에는 노고단 다음으로 많은 산꾼들이 몰려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산행팀이 찾은 날도 예기치 않게 해질 무렵부터 비바람이 몰아쳐 많은 산꾼들이 삽시간에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리산 대피소 중 시설은 아주 좋은 편이다.


 
◇장터목 대피소~백무동

함양 마천면 강청리 백무동은 지리산의 북쪽 관문. 이곳에서 장터목을 거쳐 천왕봉으로 오르는 지름길이 열려 있고, 세석평전으로 곧장 연결되는 한신계곡 코스도 있다. 백무동 코스는 거림골과 함께 지리산 주능선으로 오르는 가장 편한 길이다.

백무동은 원래 100명의 무당이 거처했다고 하여 백무동(百巫洞)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백무동(百武洞)으로 쓰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지리산 천왕봉에 살고 있었다는 산신인 여신 성모(聖母)가 남자를 끌어들여 100명의 딸을 낳아 세상에 내려 보냈는데, 그들이 팔도로 퍼져 나간 출구가 백무동이었다고 한다.

새벽부터 장대비가 내려 천왕봉은 입산금지. 법천계곡도 물길을 건너야 하기 때문에 위험해 대부분의 산꾼들은 능선길인 하동바위 코스를 타고 백무동으로 향한다. 장터목에서 5.8㎞.

망바위를 지나면 너른터에 닿는다. 소지봉(燒紙峰·1312m)으로 백무동까지 중간쯤 되는 지점이다. 옛날 백명의 무당(百武)들이 제를 지낸 뒤 '종이를 태웠다'는 봉우리다. 오래전 백무동(百巫洞)으로 불렸다는 말이 설득력이 있는 셈이다. 여기서 400m 더 내려오면 참샘. 유난히 다람쥐가 많이 눈에 띈다. 오가던 산꾼들이 쉬면서 먹던 과자 부스러기를 던져 주면서 다람쥐가 이제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게 된 것이다.


계속되는 돌길. 눈앞에 주위를 압도할 만큼 10m쯤 되는 엄청난 규모의 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흔들다리를 건너면 이정표가 서 있다. 함양땅인데도 하동바위(900m)라고 한다. 바위 한쪽에는 '하동암'이라고 음각돼 있다. 하동지방을 바라보고 서 있어서 또는 하동군수가 지리산 구경을 왔다가 이 바위 위에서 떨어져 죽었기 때문에 하동바위라고 불린다고 전해온다. 산행은 이제 막바지. 여기서 1.8㎞ 즉 45분 후에는 백무동 야영장을 거쳐 백무동에 도착한다.


◇떠나기 전에 - 탐방예약 가이드제 9, 10월 한시 운영…인터넷으로만 접수

지리산 칠선계곡은 현재 추성리에서 비선담까지는 상시 산행할 수 있고 비선담에서 천왕봉 구간은 2027년까지 생태계 보호를 위해 특별보호구로 지정 관리돼 있어 산행을 맘대로 할 수 없다.

하지만 국립공원 관리공단 지리산 국립공원사무소는 올해부터 내년말까지 5~6월, 9~10월 등 연중 4개월간만 '탐방예약 가이드제'를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월·목요일은 오전 7시 추성리 주차장에서 칠선계곡을 거쳐 천왕봉으로 '올라가기'를, 화·금요일은 반대로 천왕봉에서 추성리 주차장으로 '내려가기'를 한다.

매회 지리산 국립공원 직원과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4명의 가이드(안전지킴이)가 동행하며 회당 참여인원은 40명으로 제한한다. 참가신청은 '올라가기' 15일, '내려가기' 16일전 오전 10시부터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www.knps.or.kr)를 통해서만 할 수 있다. 무료. 예약자는 개별적으로 여행자보험에 가입한 후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055)972-7771~2

산행은 오전 7시에 시작되기 때문에 올라갈 때는 전날 추성리 부근에서 민박을 하고, 내려설 경우에는 장터목 대피소나 로터리 대피소에 올라 하루를 묵어야 한다. 예약 필수.   
 
칠선계곡의 도둑산행은 절대로 피하길 권한다. 국립공원사무소 직원들의 감시가 물샐틈없이 조직적이고 치밀하다. 만일 적발되면 과태료로 50만 원을 물어야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칠선계곡의 등산로가 워낙 험하고 까다롭기 때문에 조난을 막기 위해서다. 국립공원 사무소에 따르면 요즘도 꾸준하게 평일 하루 3명 안팎, 주말에는 8~10명 정도가 도둑산행을 하다가 적발된다고 한다.

기자가 경험한 칠선계곡은 어떠했을까. 20여 차례나 칠선계곡을 경험한 이창우 대장과 함께 해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혼자였다면 3~4군데 길찾기가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

맛집 한 곳 추천한다. 마천면은 지리산 흑돼지가 유명하다. 일교차가 심한 데다 청정수를 먹고 자라 육질이 아주 단단하고 한눈에 봐도 육질이 선홍색으로 싱싱하다. 1인분(200g) 8000원. 마천면 소재지에 위치한 '마천흑돼지촌'(055-962-6689)이 잘한다. 길 건너 식육점과 함께하기 때문에 언제가도 생고기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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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지리산 흑돼지.



◇교통편 - 대전통영 고속도로 생초IC로 나와 화계 방면으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함양행 직행버스는 오전 7시, 9시에 있다. 2시간 소요. 1만2100원.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길건너 위치한 군내버스 터미널에서 추성행 군내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린다. 매시 정시와 30분에 각각 출발한다. 1시간 걸리고 3300원. 백무동에서 함양터미널행 버스는 낮 12시30분, 오후 1시20분, 2시, 2시30분, 3시30분, 4시, 4시30분, 5시30분, 6시, 6시30분, 7시, 7시40분에 있다.

함양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 6시, 6시30분(막차)에 있다. 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진주로 가서 부산행 버스를 타면 된다. 늦게까지 자주 있다. 승용차를 추성리에 주차했을 경우 백무동에서 택시(055-962-5110, 011-678-5119)를 불러야 한다. 1만2000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대전·통영고속도로 생초IC~화계 방면 좌회전~함양 마천 우회전~마천 함양 자연휴양림 좌회전~백무동 마천 좌회전~지리산 마천 직진~지리산 백무동 칠선계곡 마천~의탄교~칠선계곡 벽송사 서암 좌회전~추성리 주차장 순.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


★지리산 칠선계곡의 진면목은 선녀탕 옥녀탕 비선담 칠선폭포 대륙폭포 삼담폭포 마폭포 등이 '7폭포 33소와 담'이 끊임없이 펼쳐지는 (상)편에 숨어 있습니다. 기자의 생각으론 (상)편이 더 알차고 더 볼 게 많은데 이상하게 (하)편이 네티즌들에게 호응이 많네요. (하)편을 보신 후 아래 쪽에 밀려 있는 (상)편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상)편은 여기<http://hung.kookje.co.kr/224>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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