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만에 롯데로…첫 출전 시범경기서 대형 2루타 '쾅'


     5개월만에 부산 사직구장으로 돌아온 롯데 우익수 가르시아가 26일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서 6회 
     자신의 타석 때 상대 투수가 바뀌자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곽재훈 기자 
      26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롯데와 SK의 경기 롯데 가르시아가 수비를 마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롯데 우익수 카림 가르시아가 사직구장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10월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패한 뒤 부산을 떠났던 가르시아는 26일 거의 5개월 만에 사직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와 달라졌다. 가르시아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롯데 통역 이정홍 씨는 "몸에 군살이 거의 없을 만큼 좋아졌다. 완전한 역삼각형 몸매를 만들어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날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 4번 타자로 출장한 가르시아가 첫 타석에 들어서자 오랫동안 기다렸던 부산 팬들은 열렬한 환영을 표시했다. 첫 타석을 범타로 물러난 가르시아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중간 펜스를 맞히는 대형 2루타로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뒤 곧바로 멕시칸리그를 뛰고 잇따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소화한 가르시아는 전혀 피로한 기색이 없었다. 그는 "멕시칸리그가 끝난 후 약간 피곤했지만 WBC 직전까지 조금 쉬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한결 좋아진 몸매에 대해서는 "운동을 많이 했지만 특별히 커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난해보다 강해진 느낌이다"고 말했다.

롯데 팬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역시 WBC와 관련된 부분. 가르시아는 "샌디에이고에 도착한 뒤 손민한 이대호 박기혁 강민호 등 팀 동료들을 만나서 무척 반가웠다"며 "특히 강민호가 좋아했는데 내 방으로 먼저 전화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쯤 되면 꼭 물어봐야 할 문제가 있다. WBC 2라운드에서 한국이 멕시코와 경기를 갖기 전 가르시아가 '스파이' 역할(?)을 한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이에 대해 가르시아는 "롯데 동료들은 알지만 다른 팀 선수들은 잘 모른다. 멕시코는 한국의 예선전 비디오를 보면서 많은 연구를 했다. 특별히 선수 정보를 주지는 않았다"며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이어 "꼭 한 가지 중요한 점은 한국에 이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웃어넘겼다. 물론 농담이다.

또 하나 있다. 가르시아는 한국전 선발로 등판했던 멕시코의 올리버 페레즈에 관해 강민호에게 했던 말도 소개했다. 그는 "(강)민호가 선발이 누구냐고 물어서 페레즈라고 알려줬다. 좋은 직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줬다"며 당시 일화를 소개했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 만난 한국팀에 대해 가르시아는 "최강의 전력이었다. 충분히 결승에 올라갈 실력을 갖췄고 우승도 가능했다"고 인정했다.

사직으로 돌아온 가르시아는 편해 보였다. 더그아웃에서 로이스터 감독 옆에 앉아 농담도 하고 모처럼 만난 팀 동료들과 그동안 못했던 장난도 쳤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지난해와 똑같은 답을 했다.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홈런이나 타율 목표는 정하지 않았다. 올해는 롯데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김희국 기자 / 김 기자의 동의를 얻어 기사 원문을 싣습니다.

예의 그 모습 그대로, 우리의 가르시아.

4회말 2루타를 친 가르시아.



 
 

롯데의 용병 카림 가르시아(33).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땐 멕시코 국가대표로 1번 타자를 맡았고, 올해 국내 프로야구에선 외국인 최초로 올스타 최다 투표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롯데 팬들은 누가 뭐래도 최고의 용병은 '검은 갈매기' 펠릭스 호세라고 기억한다.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롯데에 재입단한 호세는 고령(?)에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예전의 파워 배팅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면서 중심 타선의 약화를 가져와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하는 롯데로서 읍참마속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호세의 통산 타율 0.322에 홈런은 78개.
우리나라 용병 타자중에서 지금은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두산 출신의 홈런왕 우즈와 더불어 최고라고 평가받고 있다.

호세 선수는 관중석에 방망이를 던지는 등 크고작은 많은 사건을 일으켰지만 분명 부산팬들에게 영원히 '레전드'로 기억될 것이다.

옛말 틀린 게 하나 없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카림 가르시아.

올 시즌 가르시아는 한 방은 있지만 정확하지 않은 도깨비 타자, 타격이 제대로 안 될 땐 값비싼 방망이를 단숨에 부러뜨리는 돈많은(?) 선수, 내야 땅볼을 치고도 최선을 다해 1루로 달려하는 진정한 프로, 술 취한 관중이 경기장으로 돌아와도 여유를 갖고 친절하게 대하는 깔끔한 매너, 타석에 들어서면 투수의 볼이 좋든 안 좋든 무조건 힘찬 스윙을 해대 '원스트라이크부터 시작하는 타자'라는 우스갯 수식어가 앞에 붙었다. 하여튼 뭔가 2% 부족한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베이징올림픽 후 다시 시즌이 돌입하자 가르시아는 롯데의 '가을야구'를 이끌 돌격대장으로 환골탈퇴했다.

이런 추세라면 펠릭스 호세의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신문 야구담당 김희국 기자는 이런 가르시아의 변모를 포착, 8월 29일 스포츠면에 <'가르시아 도깨비 방망이…'뚝' 아니면 '딱'-한화 3연전 연타석 홈런 포함 8타점 … 뜻대로 안풀린 땐 두동강>이라는 눈길 끄는 상자기사를 실었다. '쿠키' 김희국 기자의 양해를 구해 기사 전문을 싣는다.

 
   
 
'도깨비 방망이' 롯데 카림 가르시아(33)가 후반기 개막과 함께 뜨겁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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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는 한화와의 3연전 첫 경기인
지난 26일 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리며 6타점을 쓸어담았고 27일에도 안타 2개로 2타점을 올렸다. 공포의 타자로 자리잡으면서 28일 경기에서는 고의 사구 2개를 얻어냈다.

3연전에서 8타점을 올린 가르시아는 부문 단독 1위(89타점)를 달렸고 26개의 홈런으로 1위 김태균(한화)을 1개 차이로 위협했다.

롯데는 그동안 펠릭스 호세 등 많은 외국인 타자들이 거쳐갔지만 타격 부문 타이틀 1위는 한 번도 배출한 적이 없다. 따라서 가르시아가 첫 외국인 타자 타이틀 홀더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르시아가 지난 27일 한화전에서 뜻대로 타격이
                                                                           되지 않자 분풀이로 방망이를 부러뜨리고 있다.

가르시아에게 방망이는 여러 용도로 쓰인다. 팀이 필요할 때 외야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쏘아올리는 무기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자신의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무릎으로 두 동강 내는 화풀이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화와의 3연전에서 두 가지 모습을 모두 선사해 즐거움을 줬지만 앞으로 홈런쪽에 집중할 것 같다.

가르시아는 25일간의 올림픽 휴식기 동안 고향 멕시코를 2주가량 다녀왔다. 가르시아는 고향에서 놀지 않았다. 야구인인 아버지 프란시스 가르시아와 함께 자신의 타격 자세를 분석하면서 문제점을 고쳤고 한때 그가 뛰었던 멕시칸리그 팀에서 옛 동료들과 땀을 흘리며 후반기에 대비했다.

좋은 소식도 있다. 27일 합류한 마무리 데이비드 코르테스(35)는 같은 멕시코 출신으로 이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친구사이. 친구가 롯데 유니폼을 입으면서 가르시아는 외로움을 느낄 틈도 없어졌다.

팬들의 입장에서 보면 가르시아의 기록에 눈길이 간다. 가르시아는 타점과 홈런 부문 선두권을 달리고 있지만 정작 타율은 28일 현재 0.264(352타수 93안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역대 최저 타율 홈런왕에 올랐던 심정수(삼성)보다 약간 나은 성적이다. 심정수는 홈런 31개를 기록했지만 타율은 0.258에 불과했다.

또 홈런으로 얻은 타점이 많다는 것도 가르시아의 특징 중 하나다. 89타점 중 홈런으로만 59타점(66%)을 거둬들였다. 26개의 홈런 중 만루 2개, 3점 10개, 2점과 솔로가 각각 7개씩으로 영양가도 그만이다. 다만 적시타로 만든 타점이 30개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낮은 타율과 홈런에 의존하는 타점 생산 방식은 가르시아의 특징이지만 약점으로도 꼽힌다. 과연 가르시아가 후반기 불방망이로 약점을 극복하고 완벽한 슬러거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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