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함양 백전면 양천마을 '하고초 축제'를 다녀와서
한폭의 수채화처럼…일렁이는 보랏빛 바다
조물주도 탄복할 산골 다랭이논의 꽃물결
하고초꿏 작목반 11가구 20명 연 4~5억 수입
하고초꽃 비빔밥 동동주 등 먹을거리 별미
고흐나 고갱도 이처럼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려낼 수 있었을까. 함양 백전면 양천마을 언덕배기 천수답 다랭이논을 가득 채운 보랏빛 '꿀풀' 하고초꽃 군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백두대간 백운산 자락 아래 찢어지게 가난한 전형적인 산골마을이 하나 있었습니다. 장수군과 인접한 함양군 백전면 오천리 양천마을입니다. 산이 높고 골이 깊어 부쳐먹을 데라곤 하늘에 걸린 손바닥만한 언덕배기 천수답 다랭이논이 전부였습니다. 가뭄이라도 들라치면 거북등처럼 쩌억 갈라진 논바닥을 보면서 주민들은 죄 없는 마른 하늘만 원망하고 또 원망했습니다.
이런 산골마을에 어느 날 변화의 단초가 된 작은 계기가 찾아왔습니다. 8년 전인 지난 2001년입니다. 함양군이 군내 산골마을을 대상으로 쌀 대체작목으로 약초를 재배해 보라는 이른바 '1마을 1약초' 운동을 펼친 것입니다.
천수답 다랭이논의 논농사와 자투리땅 밭뙈기에서의 잡곡 그리고 한봉이 생업의 전부였던 마을 사람들은 고민 끝에 꿀생산의 원천이었던 하고초(夏枯草) 재배에 올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에서 자생하는 하고초는 꽃을 따서 빨아먹으면 꿀이 나와 일명 꿀풀로 불리는 다년생 약초입니다.
몇 년 후 천수답을 갈아엎어 조성한 15㏊(4만5000평) 부지에 만개한 하고초꽃 군락은 그야말로 보랏빛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대자연 속의 수채화'라 불러도 될 만큼 그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였습니다. 바둑판처럼 반듯하게 조성된 국도변의 밋밋한 연보라 자운영 군락지와 비교해도 분명 한 수 위였습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꽃이 피는 매년 5월 말에서 6월 초가 되면 전국에서 외지인들이 하나 둘씩 찾기 시작했습니다. 덩달아 하고초꿀도 잘 팔렸습니다. 하고초가 한방에서 4대 항암약초의 하나라는 임상연구 결과가 나오자 이젠 하고초꿀은 없어서 못 팔 정도가 돼 버렸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이 아름다운 풍광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보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하고초 축제를 열었습니다. 올해가 여섯 번째입니다.
양천마을 주민은 현재 20가구 33명입니다. 주민들의 평균 연령이 65세가 넘는 이 조그만 마을이 개최하는 하고초 축제는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적은 수의 그리고 가장 나이 많은 사람들이 개최하는 축제로 기억될 것입니다.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초 단체장의 업적이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존의 축제와는 다릅니다. 눈으론 아름다운 보랏빛 하고초꽃 군락을 감상하시고, 마음으론 시골인심과 정서를 맘껏 담아가시면 됩니다."
우리 땅 여느 시골들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약초였던 '꿀풀' 하고초가 가져다 준 산골마을 상전벽해의 현장을 찾아 보랏빛 향기를 가득 담아 왔습니다.
■ 고흐 고갱도 깜짝 놀랄 하고초꽃 군락지
고려말 재상 박홍택이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자 벼슬을 버리고 칩거했다고 전해오는 경남 함양군 백전면 오천리 양천마을.
꽃잔치로 마을 전체가 들썩거릴 줄 알았지만 그 흔한 만국기 하나 보이지 않고 귀를 쩡쩡 울리는 트로트 노랫가락 하나 들리지 않는다. 내심 잘못 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산골마을은 조용하다.
마을 주변 다랭이논과 언덕배기를 온통 보랏빛으로 물들인 하고초꽃 군락지만이 이곳이 축제 현장임을 알려주고 있다. 보라색 물감을 대자연에 촘촘히 뿌려놓은 것일까. 아무튼 처음 이 장면을 목격한 사람들 가운데 열에 아홉은 약속이나 한듯 이구동성으로 감탄사를 자아낸다.
축제 현장에는 하고초꽃 군락지 이외에 볼거리가 또 하나 있다. 전국에서 찾아든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행렬이 그것이다. 챙이 넓은 등산모자를 눌러쓴 이들은 포토라인을 설정한 채 거물급 피의자를 기다리는 검찰 출입 사진기자들처럼 받침대를 설치해놓고 이리저리 각도를 달리해 연신 셔터를 누르고 있다. 하고 싶었던 바를 하고 있어서 그럴까, 그들의 만면에는 웃음꽃이 떠날 줄 모른다. 그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왠지 흐뭇하다.
보라색 하고초꽃 군락이 밋밋하고 식상했던지 일행 중 한 명이 마을사람들에게 모델이 필요하다 말한다. 촌로 한 분이 어색한 표정으로 지게를 지고 하고초꽃밭으로 발길을 옮긴다. "표정이 너무 굳어 있어요. 얼굴을 왼쪽으로 약간 돌려주세요…." 사진작가들의 요구 사항이 적지 않다. 이곳 하고초 축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얼룩배기 황소는 사실 하고초밭에 들어올 필요가 없다. 이 또한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을 위한 연출이다. 앗, 이
런 것 밝히면 안되는데....
산골짝 언덕배기 다랭이논을 가득 채운 보랏빛 '꿀풀' 하고초꽃 군락.
■ 하고초꽃 군락지는 생태학습장
다소 독특한 이름의 하고초. '여름 하(夏)' '마를 고(枯)' '풀 초(草)' 자를 쓰는 하고초는 문자 그대로 여름에 말라죽는 풀. 초여름 잠깐 꽃을 피웠다가 한여름에 시들어 죽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니까 하고초꽃이 절정을 이루는 기간이 대개 하고초 축제 기간이 되는 셈이다.
우리 땅 시골들녘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다년생 토종 야생초인 하고초는 시골에서 자라 풀(꼴) 베러 다닌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련한 추억으로 떠올릴 것이다. 풀을 베다 해질녘 배꼽시계가 울릴 때면 보랏빛의 이 하고초꽃을 따서 쪼옥 빨아먹으면 꿀이 나와 허기를 달랬던 것. 해서, 사람들은 하고초를 꿀이 나온다 하여 꿀풀, 꿀풀이, 꿀방아, 꿀방망이로 불렀다. 그러면서도 이 하고초꽃이 군락을 이루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로 변신한다는 사실은 의외라고 말한다.
기자 또한 오래 전 산행 중 이따금 하고초(당시엔 꿀풀로 알고 있었다)를 본 적이 있지만 그건 낱낱일 경우였다. 산에서 발원한 여러 가닥의 물줄기가 한데 모여 수려한 강을 이루듯 한낱 미물에 불과한 하고초가 군락을 이루면 이토록 아름다운 볼거리로 재탄생할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하고초꽃 군락으로 다가갔다. '윙윙'거리는 소리가 허공을 맴돈다. 꿀벌들이 일용할 양식인 꿀을 모으며 날갯짓하는 소리이다. 가만히 들어보면 서로 장단을 맞추는 듯 산중음악회에 온 것 같다. 한편으론 이방인의 침입을 경계하는 몸짓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이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공격하지 않으니까. 꿀벌도 공생의 의미를 알고 있는 것일까.
방망이처럼 생긴 꽃잎을 따서 꽁지 부분을 빨아봤다. 그윽하면서 은은한 단맛과 함께 입안에 향이 사르르 퍼진다. 머리도 맑아진다. 언제 이런 기분을 느껴봤던가. 대자연의 오묘함을 새삼 체험한다.
재밌는 점도 발견된다. 하고초꽃 군락 바닥에는 꽃잎이 수북이 쌓여 있다. 동행한 박종회(63) 마을 이장은 "이는 꿀벌이 부지런히 꿀을 모은 흔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꽃은 벌이 꿀을 빨아먹어도 꽃잎이 그대로 남아 있지만 하고초꽃은 벌이 꿀을 안쪽에서 빨아먹기 때문에 꽃잎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인간으로선 남은 꽃잎만 보고서 향후 만들어질 꿀의 양을 가늠해볼 수 있어 그저 고맙기만 하다.
운이 좋으면 꿀벌이 무리지어 향연을 펼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생태학적으로 분봉(分蜂)으로, 1년 중 이 시기에 딱 한 번 펼쳐지는 희귀 장면이다. 분봉은 여왕벌이 산란, 새 여왕벌이 태어나면 일벌의 일부를 이끌고 새로운 무리를 형성한다. 이때 주민들이 새로운 무리를 위해 짚으로 만든 일종의 벌들의 거처인 멍덕을 나무 위에 줄로 매달아 놓으면 이곳으로 몰리며 정육각체의 집을 짓는다. 이 집이 어느 정도 윤곽을 보이면 사람이 멍덕을 줄로 내려 정육각체 집을 새 꿀통으로 옮겨놓는다. 비로소 분봉이 완성된다.
벌통 출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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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로 매달아놓은 멍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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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하나. 분봉 때 주민들에게 부탁해 조금만 발품을 팔면 벌통 입구에서 일벌보다 약간 큰 여왕벌도 볼 수 있다. 여왕벌은 일벌보다 몸통이 더 길고 색은 약간 불그스름하다. 재밌는 점은 새로 태어나는 여왕벌이 기존의 여왕벌을 몰아낸다는 점이다.
하고초꽃은 벌이 꿀을 빨고 나면 잎이 떨어진다. 벌꿀 수요 예측이 가능하다.
마을 자투리땅에도 온통 하고초꽃 꿀통이 놓여 있다. 그 모습 또한 아름답다.
하고초꽃 비빔밥을 만들기 위해 동네 아낙들이 꽃잎을 따고 있다.
간단한 요기를 하기 위해 마을 정자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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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초꽃 비빔밥.
■ 하고초꽃 요리 먹고 동네 한 바퀴
하고초꽃밭에는 땡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정성스럽게 꽃잎과 잎을 따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바로 하고초를 이용한 먹을거리를 장만하기 위해서이다.
하고초 축제가 열리고 있는 양천마을에는 식당이 없다. 대신 100년 된 마을 정자나무 아래에서 마을 아낙네들이 하고초를 이용한 요리를 대접한다. 메뉴라 해봐야 하고초 비빔밥, 하고초전, 하고초 동동주. 모두 '착한 가격' 3000원.
고사리 취나물 무채 등 산채에 하고초꽃잎을 곁들여 고추장에 비벼먹는 하고초 비빔밥, 하고초 잎이 들어간 하고초전, 그리고 하고초를 말린 건초를 자루에 담아 막걸리에 2, 3일 숙성시켜 보랏빛 하고초 꽃잎을 동동 띄운 하고초 동동주. 시원한 바람이 불어대는, 정자나무가 위치한 항아대 그늘에 앉아 더위를 식히며 맛보는 이 맛은 그저 그만이다.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
박춘선(56) 마을 부녀회장은 "비록 산해진미는 아니지만 시골 인심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며 활짝 웃었다.
든든한 식사 후엔 마을을 거닐 차례. 천천히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쯤 걸린다. 도중 쉼터인 원두막도 설치돼 있지만 여성의 경우 파라솔과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 남자들도 챙이 넓은 모자를 준비하자. 큰 도움이 된다. 일방통행으로 원점회귀할 수 있도록 이정표를 친절하게 세워 놓아 길 찾는 데 아무 문제 없다.
마을 언덕배기에도 벌통이 있지만 대부분 민가 가까이에 있다. 박 이장은 "꿀벌은 행동반경이 4㎞ 정도여서 주민들이 관리하기 쉽게 집 근처에 벌통을 배치한다"고 말했다. 그래야만 벌통도 매일매일 청소하기가 쉽단다.
의문이 하나 생겼다. 그럼 하고초꽃밭의 벌통은. 돌아온 대답이 걸작이다. "사진작가들이 운치 있는 장면을 찍기 위해 자꾸 꽃밭에 갖다 놓으라고 해서 그런 거예요."
도중 '아들 낳는 옹달샘'이란 팻말이 하나 보인다. 예부터 마을에서 내려오는 전설 속의 샘으로 올 초 반듯하게 정비해 놓았다. 또 어린이들을 위해 계곡물을 모아 미꾸라지 및 메기 잡기 체험장도 만들어 놓았다.
■ 하고초가 산골마을의 운명을 바꾸다
정진상(59) 하고초꿀 작목반장은 이렇게 말했다. 함양군이 8년 전 추진한 '1마을 1약초' 운동이 양천마을을 살렸다고.
당시 마을사람들은 어떤 약초를 재배할 것인가 회의를 하며 고민도 많이 했다. 막상 하고초로 결정을 했지만 반대 또한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안이 없었기에 그대로 밀어붙였다. 하늘을 보며 비를 기다리는 천수답 쌀농사보다 낫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대부분 마을주민들의 생각이었다.
하고초꿀 작목반과 함께 영농조합법인도 설립됐다. 작목반원 모두가 하고초를 공동 경작하면서 수익금을 균등하게 배분하기로 하고 자기 일처럼 열심히 일했다.
운도 따랐다. 지난 2004년 경상대 생명과학연구원이 전국의 자생약초 300여 종을 대상으로 쥐에 대한 임상실험을 한 결과 하고초가 느릅나무 구지뽕 등과 함께 4대 항암약초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갑상선 고혈암 부인병에 특히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하고초꿀은 일반 꿀보다 50% 정도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 팔 정도가 됐다. 재배지도 처음 11㏊(3만3000평)에서 15㏊(4만5000평)로 확대됐다.
귀농인도 생겨나 마을 분위기도 확 달라졌다. 대표적인 이가 현재 마을이장 박종회 씨. 그는 서울에서 살다가 4년 전 고향인 이곳 양천마을에 새로운 둥지를 틀어 1년 반 전부터 단지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마을이장을 맡고 있다.
현재 양천마을에는 20가구 33명이 거주하고 있다. 하고초 작목반 소속은 11가구 20명. 9가구 13명은 일을 하지 못할 정도로 연로해 소일삼아 집에서 한두 통 정도 꿀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하고초마을의 지난해 꿀 생산량은 4700되(1되 2.4㎏ 7만 원). 하고초 진액까지 포함하면 연간 수익은 4억~5억 원. "이 정도 수입이면 촌 노인들 치고는 괜찮은 편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들도 평범한 약초였던 하고초가 산골마을을 수년 만에 이처럼 변화시킬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다고 말했다.
"산골마을의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워하는 중장년층이나 하고초와 꿀벌의 생태와 시골마을의 정서를 체험하려는 도시인들에게 보랏빛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고심 끝에 축제를 만들었어요. 그 흔한 공연도 없어요. 그저 넉넉한 시골인심과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하고초꽃 군락을 맘껏 담아가세요." 박종회 마을이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의 작은 바람이었다. 축제는 내달 10일까지 열린다.
하고초 축제의 현장인 함양군 백전면 양천마을은 최치원의 애민사상이 담긴 함양의 대표 관광지 상림에서 차로 7~8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함양군청을 지나 상림으로 가다 '백전 병곡'이라 적힌 1001번 지방도를 따라가기만 하면 쉽게 만난다. 근처에 이르면 초행자들을 위해 애드벌룬이 어서 오라 손짓하고, 마을 입구에는 '신비의 꿀 하고초 마을'이라 적힌 대형 입간판이 서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 한들 들녘에도 꽃잔치…지평선까지 온통 꽃의 물결
풍차 토피어리를 배경으로 한 한들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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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함양에는 하고초 축제 이외에 또 하나의 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내달 10일까지 열리는 제1회 함양 한들 플로이아 페스티벌이 바로 그것이다. '한들'은 함양에서 가장 큰 들이라는 의미이다. 그 면적이 여의도의 절반인 100만 ㎡. 함양 나들목에서 함양읍내로 들어오다 좌측으로 보이는 너른 들녘을 전부 축제장으로 보면 된다.
이 축제는 원래 지난달 25일 개막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꽃씨 파종 후 저온현상과 가뭄 등 이상기온으로 꽃이 늦게 펴 한때 비난이 쇄도했다. 그러나 이번 주를 계기로 꽃들이 만개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하고초꽃이 시골 새색시의 수줍은 자태라면 한들 벌판의 광활한 꽃잔치는 미인대회에 출전한 수십 명의 늘씬한 도회지 미녀에 비유될 듯하다.
꽃양귀비 수레국화 유채 캘리포니아뽀삐(금영화) 안개꽃 끈끈이대나무 꽃무 영채 서양말냉이 등이 빨주노초파남보 등 무지갯빛 꽃물결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장관이다. 축제가 끝나면 꽃단지는 모두 갈아엎고 모내기를 해 다시 농지로 활용된다. 축제장 입구의 토속 민물고기 생태체험관과 철갑상어 전시장도 볼 만하다. 성인 8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4000원. 행사장을 왕복하는 카트(전동차)를 타면 편리하다. 소요시간 30분. 성인 4~5명 승차 가능. 1만5000원.
꽃축제장을 도는 카트(전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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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이 없어 남자 진행요원을 꽃속에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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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에 서식하는 민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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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축제장 입구 토종 민물고기 생태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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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맛집>
상림은 함양 관광의 출발점이자 종착지. 주변에는 맛집이 즐비하다. 상림 주차장 인근의 늘봄가든(055-962-6996)은 오곡밥 정식(8000원), 금농(055-963-9399)은 생선구이쌈밥(〃)을 잘 한다. 하늘바람(055-962-8700)은 연(蓮)으로 만든 수제비 세트(7000원)가 일품이다. 함양군청 인근 대성식당(055-963-2089)에는 40년 전통의 쇠고기 국밥(6000원)이 유명하다.
늘봄가든 '오곡밥정식'.
상림 인근 연밭에서 수확한 '연(蓮)으로 만든 수제비 세트'. 연근은 들깨 북어포 등과 함께 국물맛을 내고 연잎은 갈아서 반죽에 섞어 연두빛을 낸다. 버섯 감자 등 각종 야채가 들어가 고소하고 맛있다. 연근조림 연근양갱 연잎차가 한 세트로 나온다.
40년 전통의 대성식당 '쇠고기국밥'. 토란대가 듬뿍 들어가 국물이 담백하다.
금농의 '생선구이쌈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