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마술사다. 형형색색 꽃들을 단번에 쏟아내지 않고 변덕이 심한 인간들을 배려한 듯 시기별로 요술 보따리에서 세상에 하나씩 내놓는다. 빨간 동백을 시작으로 매화 개나리 벚꽃 진달래 철쭉 복사꽃 배꽃 그리고 이름모를 야생화까지. 그래서 꽃을 유달리 좋아하는 사람은 겨우내 봄을 사무치게 기다린다. 봄의 이러한 사려깊음을 인간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알 길이 없지만.

벚꽃은 이미 꽃비를 뿌린지 오래고 지금은 진홍 분홍 하얀색의 철쭉이 거리 곳곳에 만개해 있다. 연분홍 진달래 또한 ‘님을 향해 즈려 밟힌지’ 오래다.

하지만 대운산 정상에선 도심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도심보다 구름에 더 가깝기를 바라는 이 산은 낮은 기온 탓에 아직도 진달래가 한창이거나 만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도심에서 아주 멀거나 필부가 못오를 만큼 그리 높거나 험하지도 않다. 거제도 대금산이나 여수 영취산마냥 질릴 정도로 온 산이 진달래로 덮여 있지도 않다. 그저 길 양쪽에서 진달래가 산행 내내 오랫동안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경남 양산시 웅상읍과 울산시 울주군 온양면에 걸쳐있는 대운산(大雲山·742m). 이번 주말 만사를 제치고 봄기운이 어렵사리 피워놓은 진달래를 감상하면서 아직도 불러보지 못한 상춘곡을 읊조려 보자. 긴 계곡과 수려한 소, 폭포 등 물이 풍부하고 산짐승이 많다. 대운산의 자랑은 무엇보다 대운산 제2봉 부근에서 정상으로 가는 50여분간 내내 진달래 군락지가 펼쳐진다는 것.

 
대운산 제3주차장(상대주차장)에서 시작해 삼거리 전자안내판~나주 임씨 묘~318.4m봉~390.8m봉~대운산 제2봉~진달래 군락지~대운산 정상~헬기장~전망대~경주 이씨 묘~대운농장~철판다리~애기소를 거쳐 제3주자창으로 돌아오는 원점 회귀코스. 대략 4시간 정도 걸린다. 친절할 정도로 나무팻말이 자주 나와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들머리 온양면 남창리는 유명한 배 산지. 주차장을 지나면서 개울 건너 배나무밭엔 배꽃이 한창이다.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지나는 대운교엔 연등이 일렬로 걸려있다. 삼거리 정면에는 울주군 재해대책본부에서 세운 대형 전자안내판이 서있다. 그 옆에 직진하면 대운산 제2봉 4.6㎞, 내원암 1.5㎞라고 적힌 팻말이 보인다.

여기서 내원암 방향으로 5m 직진, 왼쪽 산길로 오른다. 이번 주를 고비로 산이 완연히 제 색깔을 찾고 있다. 갓 나온 새 잎은 아기의 세살적 뽀얀 피부처럼 깨끗하다. 왼쪽에서 들리는 물소리가 마치 여름이 온 것 처럼 시원하다.

산 밑엔 정상과는 달리 진달래가 지고 있고 산철쭉이 많이 보인다. 꿩 한마리가 풀 숲에서 뛰어 오른다. 첫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 길로 잡는다. 왼쪽 길은 물소리가 들리는 애기소 방향.

15분 정도 오르면 봉분이 거의 없어진 나주 임씨 묘. 오른쪽 저 멀리 기암절벽이 눈에 띄고 산 허리에 난 임도를 따라 내원암으로 등산객이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10분 후 첫 전망대. 뒤돌아보면 왼쪽에 달음산이, 정면에 삼각산 불광산과 원효대사의 전설이 서린 척판암이 보인다. 계속 직진. 왼쪽 저 멀리 곧 오를 대운산 정상이 서있다. 하지만 푸르름이 없다. 같은 산 봉우리라도 이토록 차이가 나는 것일까.

 
용이 승천하는 모양을 한 소나무와 돌탑 들을 지나면 오른편에 나무 사이로 내원암이 보인다. 불과 0.2㎞ 거리. 소나무가 시원하게 뻗어 평지에선 마치 산림욕장에 온 듯하다.

영월 엄씨 묘를 지나면 넘어야 할 작은 봉우리가 기다린다. 그 뒤엔 제2봉, 왼쪽엔 대운산 주봉, 그 왼쪽엔 하산할 능선. 산행시 가급적이면 앞으로 넘어야 할 봉우리나 능선을 보지 말자. 지레 겁을 먹고 힘이 빠질테니까.

땀을 흠뻑 낼 요량으로 1시간 정도 바짝 오르면 두번째 전망대가 나온다. 계속되는 오르막이라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전망대에서 제2봉 정상까지는 15분 정도면 도착한다. 제2봉의 조망은 주봉보다 뛰어나다. 망망대해로 거칠 것이 없다. 오른쪽에 1.3㎞ 거리의 제1봉과 꼬장산이 보이고, 정면엔 울산대 뒷산인 문수산, 그 왼쪽에 정족산 천성산이, 우리가 오를 대운산 정상 뒤편에는 시명산과 달음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제2봉에서 대운산 정상까지는 2.7㎞, 왼쪽길을 택한다.

이때부터 사방천지가 진달래. 정상까지의 50여분간 줄곧 길 양편에 늘어서있다. 이번 산행의 보람이다. 일부 구간에선 거대한 군락지를 이루고 있으며, 키가 3~4m로 모두 크다. 진달래 군락을 보호하기 위해 가지치기를 한 지자체의 노력이 엿보인다. 기온 탓에 모두 만개는 안했지만 이번 주말이면 온통 연분홍으로 덮을 태세다.

 
정상에서 동으론 상대마을, 서쪽으론 시명산 방향. 하산길은 올라온 반대방향인 도통꼴과 박치꼴 사이의 남동쪽 능선길로 급하게 내려선다. 하행길은 상행길과 달리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좁은 오솔길.

20분 정도 지나면 이제 진달래가 띄엄띄엄해지고 참나무 등 활엽수가 비로소 초록빛을 띠기 시작한다.

길은 지그재그로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이다. 날파리가 눈앞에 아른거리고 70㎝ 정도 길이의 이름모를 뱀이 길 옆을 지나간다. 잡풀이 무성한 헬기장을 지나 15분 뒤엔 두갈래길이 나온다. 오른쪽 길을 택하면 이후 경주 이씨, 인동 장씨 묘를 차례로 지나고 대운농장이 나온다.

철판다리를 건너 10여분간 애기소가 있는 계곡을 끼고 임도를 걸으면 산행 들머리가 나온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교통편]
이번 산행은 기차를 타고 떠난다. 부산역에서 남창행 동해남부선 통일호 열차는 오전 9시55분에 출발한다. 2천1백원. 남창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상대행 버스를 탄다. 오전 10시15분, 11시25분 출발. 10~15분 걸린다. 800원. 나갈 땐 애기소 슈퍼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탄다. 오후 2시30분, 3시30분, 4시40분, 6시30분. 남창역에서 부산역으로 가는 통일호 기차는 오후 3시25분, 3시57분에 있다. 부전역이 종점인 통일호 기차는 5시21분에 있다. 1천8백원. 기차 시간이 맞지 않을 경우 남창역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시외버스정류장에서 해운대역으로 가는 버스가 수시로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기장에서 울산 방향으로 가는 14번 국도를 탄 후 대운산 이정표가 보이면 빠져 나와 크게 좌회전한다. 이후 굴다리를 통과, 대운산 공영 제 1, 2 주자창을 지나 상대주차장인 제3주차장에 주차한다. 무료.


[떠나기전에]
동국여지승람에는 대운산(大雲山)을 ‘예로부터 산 전체가 불광산으로 불렀다. 그 후 대운산으로 변하였다’고 기록돼 있다. 불광산은 부처를 뜻하는 의미라 생각되지만 ‘울산 지명사’에는 온양면의 역사를 배경으로 해석을 달았다. 불광산(佛光山)에서 불(佛)은 부처를 뜻하는 것보다는 성읍(城邑)이나 도시를 뜻하는 ‘불’로서 벌(伐) 불(弗) 불(火) 부리(夫里) 비리(卑離)와 같은 것에 대한 음차(音借)로 보아야 하며, 그래서 불광산의 뜻은 ‘밝은 성읍터 산’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 한다. 대운산이란 이름도 광명의 산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대운산은 산세의 품이 넓어 울산과 부산 양산시에 걸쳐 있으며 장안사계곡 상대계곡 등 많은 계곡을 끼고 있다. 특히 대운산 주봉에서 흐르는 도통골과 박치골은 원효대사의 수도처로 무아의 지경에 빠뜨린다.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동해의 푸르름, 맑은 날 대마도가 시야에 잡히는 대운산은 지금 정상에 타오르는 진달래가 절정이다. 진달래의 사열을 받아보는 운치있는 산행을 해보자. 시샘하는 날씨에 보온 의류와 식수는 미리 준비를 하자. / 이창우 산행대장
hung@kookje.co.kr  입력: 2003.04.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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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이었다. 일주일 만인데도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을까. 통상 산 정상 부근에는 냉기가 아직도 남아 있으련만 신기하리 만큼 칼로 무 자르듯 동장군의 흔적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산에게 ‘변신의 왕’이라고 닉네임을 붙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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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시 단장면의 정각산(859.5m)에도 봄은 이미 찾아와 있었다. 다람쥐 메뚜기 나비 산수유 진달래 그리고 시원한 계곡수…. 전형적인 봄 산인 정각산은 겨우내 품속에 간직한 봄의 징후들을 하나씩 보따리에서 끄집어내고 있었다.

정각산은 무엇보다 능선이나 계곡 어디든지 절벽이나 암릉 암벽 등 볼거리가 많아 산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폐금광은 인도의 석굴 만큼이나 정교했고, 바위 틈새 자연스럽게 생긴 박쥐굴은 한동안 사람이 거주했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정각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40여분 동안의 능선에서 만나는 암릉길을 걷노라면 마치 천하를 다 거느린 황제가 된 듯한 기분이 들며, 하산길 말미에 만나는 잇단 묘지는 정각산의 지세가 얼마나 좋은가를 방증해주고 있다.

이번 산행은 계곡으로 올라 능선길로 바꿔타고 정상에 오른 후 다시 반대편 능선길로 하산하는 코스다. 삼거버스정류장~구천마을~버섯재배장~폭포~박쥐굴~폭포~전망대~폐금광굴~정각산 정상~전망대~암릉길~김녕김씨 묘~밤나무밭~대나무숲~사연교~동화버스정류장. 대략 5시간 정도 걸린다.

밀양버스터미널에서 표충사행 시외버스를 타고 삼거버스정류장에 내린다. 작지만 ‘구천마을’이라고 적힌 표지석을 보고 마을로 20여분 걷는다. 길옆에는 구천리에서 남명리 얼음골로 넘어가는 도로 공사가 한창이고 주변은 온통 대추나무 뿐이다. 마을사람들은 “대추하면 전국에서 밀양 단장면이 최고”라며 “특히 구천리 대추는 잘지만 맛이 뛰어나다”고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마을로 접어들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길을 택한다. 오른편 구천마을회관을 지나고 구천슈퍼에서 왼쪽 마을길로 들어서면 또 갈림길. 왼쪽길로 내려선다. 복개천을 지나 다시 왼쪽으로 틀어 개울따라 직진한다. 6m쯤 가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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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 보이는 깔끔한 전원주택을 지나 구천천을 끼고 100여m 넓은 길을 따라간다. 작은 다리를 건너면 바로 왼쪽 산길로 올라선다. 오르자마자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길을 택한다. 길 좌우편 모두 대추나무 뿐이다.
   
   
 

오른쪽에 무덤이 보인다. 산행 초입부터 길이 가파르다. 올라서면 임도와 만난다. 오른쪽으로 5분쯤 걸으면 검은 천으로 덮인 버섯재배장이 나타난다. 가지런히 쌓아놓은 나무들이 새 생명을 기다리고 있다. 제일 위에 있는 버섯재배장 뒤로 올라선다. 임도는 가파르게 이어진다. 길 옆에 노란색 산수유꽃이 피어있고 다람쥐가 봄구경 나왔다.

임도가 끝나고 좁은 오솔길이 나오면 왼쪽 경사진 길로 오른다. 5분 뒤 길은 나무들에 의해 막혀 오른쪽 계곡쪽으로 길을 바꾼다. 계곡을 건너 오솔길로 올라선다. 10여분쯤 오르면 왼쪽에 커다란 바위들이 계곡을 막고 있다. 가까이 가보니 암벽의 일부가 떨어진 것이다. 아래쪽에 작은 폭포가 보인다.

폭포를 왼쪽에 두고 다시 5분 정도 오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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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면에 암벽이 턱 막고 있다. 자세히 보면 바위들 틈 사이를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막은 흔적이 보인다. 좁은 틈새로 몸을 움츠려 밑으로 들어가 보면 의외로 공간이 넓다. 통로는 건너편 계곡과 연결돼 있으며 지도상에는 ‘박쥐굴’로 표기돼 있다.

암벽을 왼쪽으로 돌아 계곡을 건너니 이번에는 가파른 산사면이 가로막고 서있다. 할 수 없이 왼쪽으로 올라 산길은 오른쪽으로 크게 에둘러 올라 간다. 폭포 위에 오르면 오른편에 전망대가 나온다. 발밑에는 마을서부터 올라온 길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다시 산길로 들어서 길을 재촉하면 돌담의 흔적과 너덜을 지난다. 계곡을 다시 건너서면 능선길은 가파르게 올라선다. 전망대에서 15분이면 또 다시 폭포가 나타난다. 높이 30m, 폭 40m로 병풍처럼 펼쳐진 오버형 폭포다. 청도 지룡산 나선폭포와 생김새가 비슷하다. 되돌아 나오면 지그재그 오르막이다. 이제 본격 능선을 향해 오른다. 15분 정도 땀을 바짝 내고 오르면 정면에 전망대가 떡 버티고 있다. 바위를 타고 올라서면 오른쪽에서부터 백마산 향로산 재약봉 문수봉 관음봉 재약산 수미봉 사자봉 상투봉이 눈앞에 연이어 펼쳐진다.

짐승들이 파헤쳐 놓은 듯한 무덤을 지난다. 오른편 능선쪽에 폐금광 입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솔길 주변에는 온통 단풍나무 일색이다. 가을에 와도 운치있는 산일듯 하다. 전망대에서 20여분 계속 오르면 폐금광으로 향하는 임도 수준의 길과 만난다. 10분 정도면 폐금광에 도착한다. 이 폐광은 일제시대때 일본사람들에 의해 개발됐다. 인도의 석굴 같기도 하고 대형 고인돌 같기도 하다. 안으로 들어가면 정교하게 기둥을 만들어 여러 갈래의 통로가 보인다. 폐광 왼쪽길로 15분 정도 오르면 정각산으로 향하는 주능선에 오르고 왼쪽으로 7분 뒤에 정각산 정상에 닿는다. 그러나 정상에선 잡목숲에 가려 주변의 경관이 잘 보이지 않는다.

큰 소나무가 보이는 반대방향의 능선으로 하산한다. 5분쯤 후엔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한다. 왼쪽으로 가면 전망대가 있다. 발밑 물길이 크게 휘어 나가는 단장천과 사연천 사이로 뻗은 능선이 보인다. 취재팀이 내려갈 능선이다. 갈림길이 또 나온다. 오른쪽은 산내면으로 내려가는 길. 암반의 멋진 전망대를 밟고 지나간다. 20분이면 능선 길은 크게 갈라진다. 오른쪽 주능선으로 직진하면 승학산 방향이다. 왼쪽길을 택한다. 지금부터 40, 50여분간 암릉길이다. 암릉길 자체가 모두 전망대다. 위험하지만 재미있다.

암릉길이 끝나면 경사가 완만한 오솔길이다. 김녕김씨 묘를 지나면서 길 주변에 무덤이 잇따라 나온다. 이후 1시간 정도 깨끗한 길을 재촉, 밤나무밭 대추나무밭을 지나 대나무숲에 이르면 사연리마을이다. 난간없는 사연교를 건너 동화버스정류장에서 밀양행 시외버스를 탄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 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떠나기전에]

 정각산(正覺山)은 정각산(鼎角山)이라고도 한다. 산봉우리의 모양이 마치 쇠뿔(牛角)과 같이 생겼다 하여 솥뿔(鼎角)로 쓰여졌다 한다. 그 능선에 기대어 삶을 영위하는 고향 같은 마을이 특히 많다.

 우선 버스에서 내리면 만나게되는 삼거. 구천 아불 표충사로 갈라지는 삼거리라는 뜻이며 세 계곡이 서로 만난다는 뜻에서 삼계로도 불린다. 들머리에 있는 구천리는 재약산(載藥山)에서 동서 골짜기를 중심으로 흘러내리는 아홉 계천(溪川)이 합쳐지는 마을이라 하였고, 고사구곡(姑射九曲)의 상류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날머리의 사연리는 모래와 연못이 많은 아름다운 마을로 옛날에 신선이 학을 타고 내려 왔다는 승학동을 품고 있다. 기존의 산길인 아불(阿佛)은 그전에 아화(阿火)라 했는데 큰 불이 난다는 뜻. 마을에 큰 화재가 났으므로 지명이 불길하다하여 부처님의 가호를 빈다는 아불로 불려지게 되었다 한다.

 정각산 자락엔 문화재자료 제216호인 반계정이 있다. 영조때 산림처사로 이름이 높았던 반계 이숙의 별장으로 1775년 창건됐다. 그 외 곰이 물을 먹는 모양의 곰소는 구연 호박소와 전설을 같이하고 있으며 대추와 사과, 노지 깻잎 농사를 하는 산골 마을이다. 대추는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정각산 산행을 시원한 봄 산행지로 적극 추천한다. / 이창우(만어산장) 산행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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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편]
 부산역에서 밀양행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7시15분, 30분, 8시15분, 30분에 출발한다. 주말 5천2백원, 화 수 목 4천4백원, 월 금 4천9백원. 45분 걸린다. 밀양역 앞에서 밀양버스터미널까지는 시내버스를 탄다. 800원. 15분 소요. 밀양버스터미널에서 표충사행 시외버스를 타 삼거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오전 8시20분, 10시, 10시30분, 11시30분 출발. 1천8백원. 25분 걸린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동화버스정류장에서 밀양버스터미널행 시외버스를 탄다. 오후 4시10분, 40분, 5시, 5시40분, 6시10분, 40분, 7시10분, 8시5분 출발. 1천4백원. 밀양버스터미널에서 밀양역까지는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밀양역에서 부산행 무궁화호는 오후 5시25분, 55분, 6시10분, 23분, 47분, 7시16분, 49분, 8시3분, 18분에 있다.
hung@kookje.co.kr  입력: 2003.03.2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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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행은 무척산 산행방향과 낙동강 물줄기의 방향이 거의 일치해 하산 직전까지 낙동강 물줄기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사진은 산행 도중 내려다 본 낙동강 물줄기. 강쪽으로 튀어나온 부분이 용산이며 그 앞이 용당나루터다.

경남 김해시 생림면과 상동면의 경계에 우뚝 솟아있는 무척산(702.5m)은 부산의 등산애호가들이 부담없이 다녀오기에 안성맞춤이다.

능선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도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 거의 언제나 1천3백리를 굽이굽이 말없이 내려온 낙동강 물줄기가 피로를 말끔히 씻어줘 산행의 재미를 더 한층 보태준다.

무엇보다 무척산은 낙동강을 경계로 서로 마주보고 있는 천태산과 함께 가야국의 전설이 깃들어 있으며 동시에 명당자리가 많아 기도원이 산재해 있다. 때문에 주변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전국의 무당 중에서 김해 무척산을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산신이 많이 있다는 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원래 무척산은 산행 외에 ‘타고’의 재미가 쏠쏠해 부산지역 애호가들에게는 최고의 코스. 무슨 말인고 하니 김해에서 버스를 타고 접근해 무척산 정상에 올랐다가 용당나루쪽으로 하산, 나룻배를 타고 낙동강을 건너 원동으로 와 다시 완행열차에 나른한 몸을 싣는 코스였다는 것. 비록 지금은 그 나룻배가 추억의 산물로 머릿속에 남아 있지만.

   국제신문 근교산팀은 전에 김해 생철리~탕건바위~무척산~석룡산~난전리 마당재로 내려오는 길을 안내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생림면 송촌마을에서 출발, 이름없는 암자~345.2m봉~전망대~589.2m~무척산 정상~오행수(계곡수)~주차장~기도원~상동면 여차리 백학마을 코스를 소개한다. 산행시간은 대략 5시간 정도.

김해여객터미널에서 생림, 삼랑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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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45분간 타고 생림면 송촌마을 입구에서 내린다. 사거리다. 오른쪽으로 두갈래길이 나 있지만 크게 꺾어 2차선인 곧게 뻗은 일자형 아스팔트 길을 택한다. 바로 앞 오른쪽에 붉은 벽돌집이 보인다.

안양1교를 건너 10여분 걸으면 다시 사거리가 나온다. ‘무척산 관광예술원’이라고 적힌 작은 팻말이 보인다. 다시 오른쪽으로 간다. 이번엔 삼거리가 나온다. ‘도요 4㎞’라고 적힌 이정표가 보이면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계속 걸어가면 대구~부산 고속도로 제9공구 현장이 나온다. 굴다리를 지나 20m쯤 걸어가다 오른쪽 시멘트 포장길로 올라간다. 길 양편에 원주 원씨 제단 비석과 복숭아 나무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30대로 보이는 젊은 농부가 가지 접목을 하고 있다.

원씨 비석에서 50여m 걷다가 왼쪽으로 방향을 택한다. 본격 산행의 시작이다. 5m 앞에서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간다. 전형적인 오솔길이다. 오른편엔 탱자나무가, 왼편에는 쭉쭉 곧게 뻗은 소나무가 자태를 뽐내며 서있다.

주변에 크고 작은 여러 개의 돌탑이 보일 때쯤 이름없는 작은 암자가 나온다. 언뜻 봐선 여염집처럼 보인다. 암자에 올라서면 왼쪽으로 요사채 앞을 지나간다. 시계방향으로 에둘러 올라간다. 작은 메뚜기가 숲에서 뛰어 오른다.

  
  무척산 정상을 앞둔 지점에 서있는 삼지형 소나무. 모습이 독특하다.
 

암자 보살 할머니의 설명처럼 사람들이 오랫동안 다니지 않아 길이 선명하지 않다. 20분쯤 길을 만들면서 정신없이 오르다보면 낮은 능선에 올라선다. 돌아서면 김해 작약산이, 오른편에는 잘 정리된 논과 밭 그리고 낙동강의 도도한 물길이 보인다. 이 때부터 낙동강과의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낙동강 물길이 무척산 주변을 시계방향으로 에둘러 가는데다 근교산팀의 산행방향과 거의 비슷해 하산 직전까지 ‘숨었다 가려지고 다시 나타났다’ 하면서 산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어떤 지점에선 좌우 방향 모두 낙동강 물길이 보이기도 해 산행이 여간 즐겁지 않다.

여기에다 산행도중 잇따라 좌우에 나타나는 5, 6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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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는 곳곳에 솟은 기암괴석이 주위의 산세와 어울려 연출해내는 멋진 풍경과 바둑판처럼 잘 정돈된 논과 밭을 다른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길을 재촉해 40여분 정도 지나면 주의를 요하는 오갈래 길이 나온다. 오르막길로 된 직진코스를 택한다. 다시 10여분 지나면 능선길이 좌측으로 이어지며 교실 두 개 정도 넓이의 평지가 나온다. 과거 산불 난 흔적이 역력하다. 능선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면 10분 간격으로 오른쪽, 왼쪽에 각각 전망대가 나온다. 왼편 전망대에선 우측 상단으로 천태호의 둑이, 눈 앞에는 작은 암자가 보인다.

  
  하산길에서 나타나는 너덜.
 

능선길을 따라 계속 간다. 능선을 바꿔타는 중요한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능선은 용당나루로 곧장 내려선다. 무척산 정상은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능선을 이어간다. 시루떡 같은 바위가 산길에 포개져 있다. 산길은 서서히 올라간다. 이번엔 코가 땅에 닿을 만큼 경사가 심한 오르막이 나온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30여분 땀을 내며 오르면 왼쪽에 다시 전망대가 나타난다. 저 멀리 오른쪽으로부터 금정산 오봉산 용굴산 토곡산 금동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고 왼쪽에는 눈 쌓인 영남알프스의 연봉이 보인다.

특이한 모양의 삼지(三枝)형 소나무를 지나면 ‘오행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오행바위는 여차리의 기도원 사람들이 붙인 이름. 이와 관련 하산길 계곡에 오행수가 있다. 이 물은 물 속에 다섯가지 기운이 담겨있어 효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이제 오른쪽으로 무척산 정상이 보인다.

40여분 능선을 따라 걸으면 ‘무척산 정상까지 300m’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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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말이 보이고 10여분 더 오르면 정상에 다다른다.

하산길은 여덟말고개 방향으로 잡는다. 오른쪽으로 멀리 부산공원묘지와 산성이 보인다. 50m 직진하면 무덤 앞에서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가면 여덞말고개 방향이다. 왼쪽 길을 택한다. 다시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으로 간다. 오른쪽 길엔 산불조심이라는 팻말이 서있다.

서씨 묘가 있는 마지막 전망대가 하나 더 나온다. 신어산이 멀리 보인다. 하산길은 낙엽과 잔돌이 구르는 내리막으로 조심해야 하는 계곡길이다. 이 길로 계속 내려가다 보면 오행수가 나온다. 기도원 사람들이 물을 긷고 있다. 한잔 쭉 들이키며 지친 기운을 회복하자. 계곡을 건너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중간에 너덜이 나온다. 백운암으로 오르는 임도와 만나면 오른쪽으로. 30분 정도 내려오면 백운암 주차장이 나온다. 오행수에서 30여분이면 충분하다. 내려서는 임도길 중간에 가건물인 부산신중앙교회의 기도원이 나온다. 구포행 버스정류장은 백학교 건너편에 있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 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245-7005

[떠나기전에]
무척산. 부산 근교를 대표하는 명산이다. 김수로왕의 전설이 있는 모은암과 천지가 아니라도 산의 숨은 매력만으로도 멋진 근교산으로 손색이 없다. 무척산 동릉상에 있는 금동산~석룡산의 아기 자기한 코스도 동호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에는 그에 버금가는 북쪽 능선인 낙동강에서 이어지는 북릉을 개발하여 북서로 연결하는 종주코스를 열었다. 전체적인 산길은 높낮이를 조절하며 깨끗하게 정상으로 이어진다. 지금 근교산은 한창 봄기운이 올랐다. 시원한 조망과 낙동강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이 콧등을 간지럽힌다. 근교산을 찾는 산꾼에게는 이보다 더 훌륭한 코스가 없다고 자부한다.
무척산은 가야시대와 역사를 같이 하여왔다. 김수로왕이 어머니를 그리며 지은 모은암이 암벽 사이에 꼭꼭 숨겨져 있고 가락국의 불교 중흥을 위해 지은 여차리의 백운암이 있다. 김해시에 있는 김수로왕의 묘터에 샘솟는 물길을 잡기위해 무척산 정상에 못을 만들어 물길을 잡아 천지가 생겼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근래에 와서는 탕건바위등 모은암 주변에 산재해 있는 많은 바위 에 생명을 불어 넣는 암벽코스가 생겼다. /이창우(만어산장) 산행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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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편]
김해여객터미널에서 생림, 삼랑진행 시외버스를 탄다. 오전 8시 10분, 9시30분 ,10시40분에 출발한다. 1천9백원. 부산에서 김해 여객터미널에 가려면 구포역에서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버스정류장에서 김해여객터미널이 5분 거리에 있다. 구포역에 가기 위해선 지하철 2호선 덕천역보다는 구명역이 더 가깝다.
돌아오는 차편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버스시간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상동면 여차리 백학마을에서 구포행(구포굴다리 앞) 버스를 탄다. 오후 4시, 5시30분, 7시20분으로 미리 여유를 가지며 버스를 다린다. 50분 정도 걸린다. 2천2백원.
hung@kookje.co.kr  입력: 2003.03.1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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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동과 삼랑진에 걸쳐 있는 천태산(630.9m)은 지역 산악동호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근교산 중의 하나이다. 부산서 그리 멀지 않는데다 계절에 관계없이 주위 경관이 수려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천태산 정상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나타나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영남의 젖줄’ 낙동강의 흘러내리는 모습은 차라리 장중한 교향곡 같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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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의 굽이치는 물줄기와 함께 내려다보이는 천태호 안태호의 푸르름은 산행의 재미를 넘어 온몸의 피로를 한번에 말끔히 씻어준다.

산행 초기 만나는 계곡은 수량이 풍부한데다 그 시원한 물소리는 성큼 다가온 봄소식을 재촉하고 있다.

산행코스는 원동 내포리 내포마을~현불암~전망대~철탑 2기~천태산~무덤 2기~천태공원~전망대~무명봉~철탑 2기~삼랑진양수발전소 준공기념탑~안태마을. 4시간 정도 걸린다.

내포마을회관 오른쪽길로 들어서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눈앞에 보이는 다리를 건너기 전에 등산로 입간판이 서 있다. 천태산까지 3㎞를 가리킨다. 2시 방향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축천산 정상이다.

다리 건너 마을 입구에서 네 갈래 길이 나오면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길 오른쪽으로 작은 개울이 흐르고 건너편에 아담한 황토집이 눈길을 끈다.

양지농장을 지나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천태산 이정표가 친절하게 다시 나타나면서 갑자기 산이 성큼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느낀다.

다시 계곡과 만난다. 겨울임에도 수량이 풍부하다. 계속 걷다보면 암자인 현불암이 나타난다. 석불앞 약수터를 지나면서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계곡의 연속이다. 합수점에서 계곡을 건너면 다시 산길이다.

 


















작은 무덤을 지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100m 정도 오르면 임도와 만난다. 오른쪽으로 50m 정도 진행한다. 이번에는 임도를 버리고 왼쪽으로 올라선다.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약간 무료하다. 너덜로 이어지는 산길은 사람의 흔적이 희미하여 매우 거칠다. 큰 참나무가 서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직진하면 고로쇠약수 채취 봉지가 보인다. 급한 산길을 지그재그로 정신없이 오르면 오른쪽에 전망대가 있다.

나무로 가려져 지나치기 쉽다.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산길을 새로 만들어 놓았다. 놓치지 말고 보자. 발아래엔 내포마을이 보이고 멀리 오른쪽부터 토곡산 어곡산 축천산 채바우골만당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는 듯하다.

오르락 내리락하며 걷다보면 산길은 골 안으로 깊숙이 파고든다. 작은 습지가 나타난다. 흙탕물의 입자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것으로 보아 멧돼지가 한바탕 뒹굴고 간지 얼마 안돼 보인다.

작은 계곡을 지나 오르면 갈림길에 닿는다. 왼쪽으로 가면 천태사에서 천태산 정상으로 오르는 기존 등산로다. 이번에는 오른쪽 능선길로 길을 잡는다. 산허리를 돌면 갈림길의 능선과 만난다. 왼쪽으로 올라선다. 2기의 철탑을 차례로 지나면 사거리 길이다. 오른쪽 방향은 숭촌으로 내려서는 길. 능선을 계속 탄다.

산길은 일순간 사라지지만 곧 희미하게 나타난다. 코가 땅에 닿을 정도의 급한 산길을 차고 오르면 천태호가 눈앞에 훤히 나타난다. 정상이다. 이곳까지 대략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천태호를 바라보고 오른쪽에서부터 불모산 무척산 신어산이 보이고 왼쪽으로 토곡산, 고개 돌려 북쪽엔 금오산 재약산 사자봉 신불산 염수봉 등이 서로의 자태를 뽐내며 봄을 기다리며 외롭게 서 있다. 남서쪽 저 멀리에는 낙동강이 보인다.

서쪽으로 내려서는 능선을 타면서 하산은 시작된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빠져 산허리를 타고 돌아나간다. 능선 따라 직진하면 금오산 방향이다.

봉분에 풀 한포기 없는 조씨 묘를 지난다. 오르막과 평지를 반복하면 철탑이 나온다. 까마귀 울음소리가 을씨년스럽게 들릴 즈음 큰 소나무가 바위틈에 뿌리를 못내린 채 쓰러져 있다.

계속 가다보면 왼쪽에 테두리까지 깔끔하게 두른 무덤 2기를 보며 내려온다. 천태호로 가는 2차선 도로와 만난다. 왼쪽엔 천태공원이 보인다. 2차선 도로를 따라 가면 양수발전소가 나온다.

길을 곧바로 건너지 말고 왼쪽 대각선 방향으로 비스듬히 지른다. 안내문 표지판이 서있는 쪽으로 들어간다. 산길은 서서히 올라선다. 능선에서 갈림길을 만나면 오른쪽으로 꺾는다. 왼쪽으로 가면 신불암 고개 혹은 천태사 방향이니 유의할 것.

소나무길을 걷다보면 낙동강 물줄기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가 나타난다. 기기묘묘한 바위가 눈길을 끈다. 천태산 정상에서 전망대까지는 대략 40분.

발밑엔 부은암이 둥지를 틀고 있다. 예전에는 지금의 절터보다 더 위쪽에 자리를 잡았다 한다. 오른편엔 안태호 및 양수발전소가 보인다. 멀리로는 낙동강 건너 창녕의 화왕산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행 중 이보다 환상적인 경관을 몇 번이나 만날 수 있으랴.

돌탑이 서있고 삼각점이 있는 이름없는 봉우리에 오르면 직진한다. 내리막길의 연속이어서 중심잡기가 어려울 정도.

 
  천태산은 지역 산악동호인들이 가장 즐겨찾는 근교산 중의 하나이다. 사진은 천태산 정상으로 오르는 모습.
철탑 2기를 내리 지나면 능선에 바위가 막고 있다. 하산길은 왼쪽이다. 또 철탑이 나오면서 갈림길이 보이면 직진하다 다른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으로 꺾는다. 직진 길은 철탑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길인듯. 착각하기 쉽다. 거친 산길을 계속 내려간다. 낙엽밟는 소리가 경쾌하지만 한편으론 발목을 삘 염려가 있으니 조심하자. 오랫동안 인적이 드문 곳으로 산행 막판에 길 찾기가 까다롭다.

산길은 지난해 장마에 푹 패어 도랑길로 변해있다. 시멘트가 부서져 있는 집터를 지나면 전봇대가 나온다. 길의 흔적은 뚜렷하다. 하산 중 왼쪽에 벌목지대가 보인다. 직진한다.

전망좋은 벌목지대를 지나 오른쪽으로 가더라도 만난다. 이후 두 번의 갈림길이 나오지만 모두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나무 사이로 양수발전소가 보인다. 오른쪽 방향에 계단이 보여 올라가보면 삼랑진양수발전소 준공기념탑과 함께 소공원이 꾸며져 있다.

산을 벗어나면 양수발전소 정문과 주차장이 보인다. 도로 따라 5분 정도 내려가면 안태슈퍼가 나타나고 건너편 안태마을회관 앞이 버스정류장이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떠나기 전에]
근교산 취재팀은 천태산을 여러번 답사하여 소개를 하였다. 여러번 정상을 밟아 보았지만 새로운 산길을 찾아 근교산에 목말라 있는 마니아에게 새 길을 안내한다. 천성산 영축산과 함께 양산의 3대 명산으로 불리는 천태산은 큰 바위를 태산같이 쌓아 놓은 것 같다고 하여 천태암산으로도 불렸다. 천태라는 지명은 부은암의 주산 이름에서 파생되었다는 설이 있다.

용당리의 기존 등산로에서 출발하면 용연폭포와 천태사 천태계곡 천태슬랩 등 볼거리가 많다. 북쪽의 숭촌은 밀양시 10대 오지중에 속하는 마을로 금오산과 연결되는 고개 위에 있다. 지금은 숭촌과 해암 두마을이 합해져 행곡의 안쪽인 안촌이 되었다 한다. 편안한 마을이 되라는 뜻의 한자 표기음인 안촌은 밀양과 양산을 넘어 다니는 고개라 해서 사잇길목 샛길목이라하며 사이목 샛목으로도 불렸다. 날머리의 안태는 밀양에서 가장 살기좋은 마을로 꼽힐 정도였다 한다. 안쪽의 태평한 마을이라하여 안태라 부르고 있다. 지금은 한국서부발전주식회사 삼랑진양수발전처로 봄이면 상하부 댐간 벚꽃길이 장관을 이루고 천태산 정상에서 보는 낙동강의 낙조는 자연의 신비에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시간이 허락할 경우 김수로왕의 전설이 살아 있는 부은암을 둘러보면 좋다.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교통편]
부산역에서 원동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7시30분, 8시10분, 8시35분에 출발한다. 화~목 4천4백원, 월요일과 금요일 오후 6시 이전까지는 4천9백원, 금요일 오후 6시부터 일요일까지는 주말요금(5천2백원) 적용. 원동역에서 내려 바로 보이는 원동파출소 앞에서 내포마을로 가는 버스(원동역~어영동)를 탄다. 출발시간은 오전 9시30분, 10시5분. 900원. 또는 지하철 2호선 종점인 호포역에서 오전 8시40분 137번 버스를 이용하여 원동초등학교 앞에서 하차한다. 100m 내려서면 원동역이다. 700원.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안태마을에서 삼랑진역까지 가는 버스는 오후 3시, 5시40분에 출발한다. 900원.

삼랑진에서 부산역에 닿는 무궁화호 열차는 오후 3시6분, 3시46분, 4시6분, 4시50분, 5시35분, 6시1분 등 자주 있다. 삼랑진에서 부산까지는 부산~원동 구간 요금과 같다.


hung@kookje.co.kr  입력: 2003.02.2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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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들은 가끔 저에게 이렇게 문의합니다. 천태산이 밀양시 삼랑진읍에 있는 산이 아니냐구요. 맞습니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천태산은 밀양시 삼랑진읍과 양산시 원동면의 경계에 있습니다.
근데 제가 양산 원동 천태산이라고 밝힌 이유는 제가 펴낸 <원점회귀 근교산> 중 편의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산행 들머리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즉 산행 시작 지점이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일 삼랑진에서 출발한다면 밀양 삼랑진 천태산이라 표기될 것입니다. 실제로 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 제572회에는 밀양 삼랑진 천태산~금오산으로 소개했습니다. 참고하시길.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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