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화랑 물장구 치며 놀던 곳
계곡 하류 화랑 수련지 추정 가슬갑사 유적비
평상시 뜸하다 여름되면 전국서 찾는 이 많아
가지 운문 상운 범봉 억산 옹강산 등 한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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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왼쪽)와 바위 아래 구멍이 뚫려 있는 일명 하늘문도 지난다.


 
낙동정맥이 남으로 내달리다 영남 지역에 가지를 쳐서 만든 9개의 산군인 영남알프스.

이 영남알프스는 정부나 각 지자체가 명명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과 달리 누가, 언제, 어떤 연유로 불렀는지 확실하지 않은 자연발생적이고도 비공식적인 이름이다.

국토의 7할이 산으로 뒤덮인 우리나라에서 이 영남알프스만큼이나 존재의 독특함을 간직한 산군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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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문 바로 위 전망대에 서면(왼쪽) 가지 운문 억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들이 보인다. 잠시 후 수백 명이 너끈히 앉을 수 있는 너른 바위 절벽인 일명 마당바위에도 오른다.

   
흔히 내로라하는 명산은 나홀로 또는 주변의 위성봉 한 두 개를 묶어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영남알프스 산군은 산세 대신 양산 밀양 청도 등 5개의 이웃한 지자체에 모여 있는 데다 1000m 이상의 해발고도를 지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산꾼들은 이 영남알프스를 두고 2박3일 정도로 '태극종주'라는 이름으로 종주산행을 하고 최근에는 인근 봉우리를 더 끌어들여 '대태극종주'라고 확장해서 사시사철 내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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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복산 정상과 정상 인근에서 본 드린바위. 문복산 정상 너머로 이웃한 고헌산이 보인다.

이 9개의 산군 중 지명도가 가장 낮은 봉우리를 꼽으라면 아마도 최북단의 문복산(1014m)일 게다. 단석 고헌 가지 간월 신불 영축산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낙동정맥에서도 한참 비켜난 그야말로 독립봉이어서 문복산만을 찾는 산꾼들이 생각만큼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간월 신불 영축 천황 재약산처럼 주변 언저리봉과 이어져 있으면 스쳐 지나가기라도 할텐데 문복산은 이런 여건 또한 갖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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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 전망대에선 가지 운문 억산 등 영남알프스 산군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하나, 여름철은 예외다. 계살피계곡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산 인근의 내원사계곡이나 밀양 호박소처럼 피서인파로 넘쳐나는 그런 계곡은 결코 아니다.

계살피계곡은 지리나 설악의 그것처럼 웅장한 폭포나 소는 없지만 영남알프스 계곡 중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비록 상류 쪽엔 최근 수년간의 태풍 탓인지 등산로 일부와 계곡이 흐트러져 있지만 소와 작은 폭포들의 풍광을 즐기면서 계곡산행을 즐기기엔 부족함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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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계살피계곡 상류(왼쪽)를 만나지만 이후엔 한동안 물마른 계곡이 이어진다.

 
 계살피계곡은 또 신라 원광법사가 화랑들에게 세속오계를 전한 곳으로 알려진 가슬갑사 터로 추정되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산행은 청도군 운문면 삼계리~잇단 헬기장~하늘문(전망대)~마당바위~문복산 정상~돌탑삼거리~전망대~계살피계곡~가슬갑사 유적비~잇딴 너덜길~삼계리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20분 정도지만 계살피계곡의 적당한 지점에서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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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는 운문산자연휴양림과 운문사 입구의 중간 지점인 삼계리. 칠성가든(슈퍼) 앞에서 하차한 뒤 청도(운문사) 방향으로 향한다. 길가 전봇대에 '문복산 등산로'라고 걸린 조그만 팻말은 무시하고 운문령식당 앞의 다리(삼계2교)를 건너자마자 곧바로 우측 계류를 따라 골목길로 들어간다. 곧 갈림길. '고향집민박'이라 적힌 이정석이 보이는 우측으로 가서 차량진입금지를 알리는 쇠줄을 통과해 잡풀이 무성한 나대지를 건너면 비로소 '문복산 등산로 안내도'가 서 있다. 그 뒤로 들머리가 열려 있다.

산길은 급경사 오름길이지만 시원한 바람이 부는 그늘진 숲길이다. 4분 뒤 첫 갈림길. 계살피계곡을 거쳐 정상 가는 우측길은 하산길로 남겨두고 산행팀은 능선을 따라 왼쪽으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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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 중 비로소 유량이 풍부한 소를 만난다.

등줄기에 땀이 촉촉히 젖을 정도의 외길 된비알을 45분 정도 걸으면 첫 헬기장. 도중 뒤돌아보면 지룡산과 배너미재가, 산길 우측으로 쌍두봉이 보인다. 두 번째 헬기장을 지나 만나는 갈림길에선 우측으로 간다.

너른 반석과 편안한 낙엽길을 여유있게 지나면 우측에 집채만한 바위를 만난다. 바위 아래에는 한 사람이 기어 지나갈 수 있는 거친 터널이 있다. 오래 전 국제신문 산행팀은 이를 '하늘문'이라 명명했다 한다. 바위 위는 멋진 전망대. 잠시 올라서면 진행 방향으로 둥그스럼한 문복산을 기준으로 우측으로 상운산 가지산 쌍두봉 아랫재 운문산 딱밭재 범봉 억산이, 10시 방향 서담골봉, 9시 방향에 옹강산이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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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드문 문복산 계살피계곡에선 누구나 나이를 잊고 물장구를 치며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다.

 
6분 뒤 이번엔 수백 명이 너끈히 앉을 수 있는 너른 바위 절벽. 일명 마당바위다. 이 마당바위를 지나면 계살피계곡의 지류 앞 갈림길. 안내 리본이 많이 걸려 있는 우측 계곡 대신 좌측 능선길로 오른다. 산길을 가로막는 잡풀을 헤치고 20분쯤 오르면 마침내 문복산 정상. 정면(남동쪽) 마을이 경주 산내불고기 단지이며 그 뒤 고헌산을 기준으로 우측으로 낙동정맥 갈림길인 894봉이, 좌측으로 소호령 백운산 삼강산 소호고개 단석산이 펼쳐진다.

정상에서 하산길은 두 갈래. 왼쪽은 경주 서담골봉 옹강산 또는 산내면 중리 방향, 산행팀은 오른쪽 894봉 고헌산 방향으로 간다. 3분 뒤 헬기장을 지나자마자 돌탑 삼거리. 여기선 왼쪽 894봉을 거쳐 고헌산 가는 길 대신 오른쪽 계살피계곡으로 간다. 내려서기 전 좌측으로 웅장한 바위절벽이 클라이머들에게 유명한 드린바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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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일단의 한 팀도 참다 못해 벗고 뛰어들었다. 계곡에 오면 자고로 벗고 담궈야 하는 법.


가지산에서 운문산을 거쳐 억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주능선을 완벽하게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바위를 지나면 계곡으로 떨어지는 급내리막길이 기다린다. 40분이면 계살피계곡에 닿는다. 계곡 상류라 유량이 아주 적다. 곧바로 계류를 건너 산길로 올라선다. 이내 지계곡을 건너 산허리를 약간 돌면 다시 계곡에 내려선다. 이번엔 대각선 방향으로 계곡을 건너면 산길이 열려 있다. 아직도 유량은 기대치에 못 미친다.

계곡 합수점을 지나 계곡과 나란히 걷다 시야가 트이는 지점으로 내려서면 물은 오간 데 없고 자갈밭을 만난다. 실망을 머금고 50m쯤 자갈밭을 가다 다시 우측 산길로 향한다. 10분 뒤 지금까지 품었던 우려를 싹 가시게 해주는 너른 소를 만난다. 포항서 왔다는 50대 산꾼들이 동심으로 돌아가 물장구를 치고 있다.

이후부터 계곡은 소와 담 그리고 앙증맞은 폭포들이 잇따라 그 모습을 드러낸다. 간혹 소의 깊이가 어른 키를 넘는 경우도 있다.

계곡화를 준비했으면 여유있게 물길을 따라가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계곡 우측길을 따라 내려가야 된다. 이 길은 계곡과 약간 떨어져 있어 숲 사이로 걷다 괜찮은 너른 소가 보이면 잠시 내려가 쉬었다 가면 된다. 계살피계곡은 비교적 한적해 대개 소 하나에 한 팀씩 쉬고 있는 모습이 목격된다.

하류로 내려올수록 계류와 나란히 달리는 산길은 멀어진다. 앞선 길과 달리 잠깐의 대숲을 통과하면 길섶에 조그만 비석이 서 있다. 가슬갑사 유적비다.

이제 산행은 막바지. 잇단 너덜길을 지나 산행 시작 후 만났던 첫 갈림길을 지나면 이내 들머리에 닿는다. 가슬갑사 유적비에서 40분쯤 걸린다.

# 떠나기 전에- 정류장 앞 칠성가든 오리불고기 맛 일품

 지역 산꾼들의 영원한 '베아트리체' 영남알프스는 양산 밀양 경주 청도 울산 등 5개 시·군에 걸쳐있어 권역별로 이른바 베이스캠프가 존재한다.

맏형 격인 가지산권의 경우 비구니 사찰인 석남사나 운문령이 여기에 해당되고 밀양에선 산내면 남명리가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 이곳에선 운문산 가지산 천황산을 갈 수 있어 많은 산꾼들이 주말이면 모여든다.

표충사는 재약산과 천황산을 오르는 들머리로 애용된다.

영남알프스 남동부 쪽엔 통도사와 등억온천이 눈에 띄는 베이스캠프다. 통도사는 영축산과 그 언저리인 오룡산 시살등의 들머리로, 등억온천은 신불산 간월산 배내봉을 찾는 산꾼들이 대부분 이곳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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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고 하는 수영, 안 해본 사람은 몰라요. 어른 키보다 깊답니다.

이번 산행의 들머리인 삼계리는 영남알프스 북쪽인 청도권의 베이스캠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행정구역 단위가 아니라 마을 이름인 삼계리의 정확한 주소지는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이 삼계리는 주변의 배넘이계곡 생금비리계곡 계살피계곡 등 세 계곡이 만나기 때문에 명명됐으며 운문산자연휴양림과 운문사 입구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다. 각각 3㎞ 정도씩 떨어져 있다.

이 삼계리에선 문복산을 비롯, 가지산 상운산 심지어는 울산 울주의 고헌산까지 연결된다. 또 지룡산을 거쳐 운문사까지 이어진다. 자연휴식년제로 등산로 통제를 하는 운문사 대신 명실상부한 영남알프스 북쪽인 청도권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삼계리다.

맛집 한 곳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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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가든의 양념오리구이.

삼계리 버스정류장 역할을 하는 칠성가든(054-371-5287). 비빔밥 도토리묵 닭백숙 오리백숙 오리불고기 (사진) 등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안주인 채자이(56) 씨의 인심이 넉넉해 삼계리를 찾는 산꾼들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이제 제법 유명세를 타고 있다. 깔끔한 시골 특유의 밑반찬과 채 씨의 손맛이 일품이다.


# 교통편-부산역 앞 출발 사리암행 버스 타면 편리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있다. 1시간 걸리며 2200원. 언양터미널에서 대구행 버스를 타고 삼계리에 내린다. 오전엔 11시 단 한 번 출발한다. 1800원.

날머리 삼계리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후 5시10분에 있다. 언양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에 있다.

열차를 이용할 경우 부산역에서 무궁화호를 타면 된다. 오전 6시22분, 7시45분, 9시3분, 11시55분에 출발한다. 1시간 걸리며 5000원. 청도역 건너편 청도터미널에서 운문사행 버스를 타고 동곡에서 내린다. 오전 7시40분, 9시10분, 10시20분, 11시10분. 2900원. 이어 동곡터미널에서 언양행 버스를 타고 삼계리에서 하차한다. 오전 8시40분, 11시. 2300원. 날머리 삼계리에서 대구행 버스를 타고 동곡에서 하차한다. 오후 5시10분, 7시10분(막차). 동곡에서 청도행 버스를 타고 청도터미널에서 내린다. 오후 4시15분, 5시20분, 6시10분, 7시40분(막차). 길건너 청도역에서 부산행 경부선 열차는 오후 4시52분, 6시12분, 6시42분, 7시42분, 8시55분, 9시45분에 있다.

또 한 가지. 부산역 인근 올림픽예식장 앞에서 출발하는 운문사 산내 암자인 사리암행 버스를 타고 삼계리에 내리면 된다. 경유하는 곳 없이 곧바로 가기 때문에 아주 편리하다. 매일 오전 10시 출발. 7000원. 삼계리에서 부산행 버스는 매일 오후 4시30분(단 토요일만 오후 4시 출발)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35번 언양~경주 봉계 35번~언양교차로서 밀양 석남사 24번~창녕 밀양~경주 청도 궁근정리 상북농공단지~경주 청도~궁근정삼거리서 우회전(몬타냐 간판)~언양 석남사 좌회전~청도 운문사 우회전~운문령 지나~운문산자연휴양림 지나~삼계리 순(쌍두봉가든 칠성가든 등 큰 간판 보임).

※교통편은 현지 사정상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글·사진=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밀양 구만산은 평소엔 뜸하다가 여름철만 되면 전국에서 산꾼들이 모여드는 전형적인 계곡산행지이다. 오를 땐 통수골(구만계곡)로 올라 내려올 땐 가인계곡으로 내려오는 계곡산행의 고전이다. 가인계곡으로 내려와 봉의저수지를 지나면 밀양에서 가장 오리고기가 맛있다는 인골산장이 기다리고 있다.
국내 최고의 계곡산행지로 적극 추천한다. 어서 떠나보자.


근교산&그너머 <493> 밀양 구만산 계곡산행

시원한 원시 비경속으로 '물 좋은 산행'

左 통수골 右 가인계곡
구만폭포·기암절벽 장관
정상길 햇볕 노출 급경사
 
   
 
계곡 산행은 계곡 좌우로 열린 산길을 따라 시원하게 펼쳐지는 폭포와 소, 담을 바라보며 걷는 밋밋한 발걸음은 결코 아니다.

억겁의 세월 동안 물살에 씻기고 땡볕에 달궈진 암반 위의 계류를 온 몸으로 체험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몸부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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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 시작됐다. 주차장에서 20분쯤 걷고 계류를 건너 바위틈새를 통과한다. 폭포산행을 위해선 이쯤이야, 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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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줄을 잡고 올라 직벽에 세워진 쇠사다리를 오르면 본격 계곡산행이 시작된다. 


때론 물길을 낭창낭창 걷기도 한다. 수십m 의 수직 절벽에서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낙하하는 폭포수를 만나면 이내 온 몸을 내던진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넘실대는 파도와 한 판 승부를 펼치는 해수욕장의 풍경과는 차원이 다른 선계(仙界)에 다름 아니다.

이번주 산행팀은 계곡산행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밀양 구만산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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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옆 산길도 있지만 계곡화를 준비한 센스있는 산꾼들은 물길을 거슬러 오른다.



구만산을 꼭짓점으로 왼편에는 통수골, 오른편에는 가인계곡이 절묘하게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산행 시간의 70%쯤이 계곡인 그야말로 맞춤형 계곡 산행지이다.

경남 밀양 산내면과 경북 청도 매전면의 도계(道界)를 이루는 구만산은 영남알프스 산군 중 가장 서쪽에 위치해 있다. 운문산에서 출발, 억산~구만산~육화산~용암봉~중산~낙화산~보두산~비학산을 거쳐 밀양강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33.7㎞에 달하는 운문지맥의 한 봉우리이기도 하다.

계곡을 벗어나면 구만산은 그저 평범한 산이다. 해발도 785m로 영남알프스 산군 중 낮은 축에 속하고 전망도 수목에 가려 온전치 못하다.

계곡 말고는 어디 하나 자신있게 내세울 게 없다. 오죽했으면 임진왜란 당시 구만 명이 난을 피해 은신한 곳이라 하여 구만산(九萬山)으로 명명됐을까. 4㎞가 넘는 골짜기에는 구만폭포와 천태만상의 기암이 절경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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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산으로 올라와 돌탑을 지나면 마침내 구만폭포. 야호!


 
하산길의 가인계곡은 통수골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계곡은 한마디로 중후하다. 유량도 풍부한데다 바윗돌의 규모가 엄청나 얼핏 지리산의 계곡을 연상시킨다.

무엇보다 가인계곡은 숲에 가려 계곡의 물소리만 들릴 뿐 산길에선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접근하기 위해선 작은 소로를 따라 내려가야 만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여름 한 철 붐비는 여타 계곡에 비해 아직 원시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산행은 구만산장 입구~구만암~구만약물탕~철사다리~잇단 너덜~구만폭포~전망대~구만산 정상~양촌마을 갈림길~육화산·억산 갈림길~봉의(인곡)저수지·억산 갈림길~가인계곡~너덜~봉의저수지 지나~(인골산장)~가인리 인곡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30분 안팎이지만 계곡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산꾼들의 마음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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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를 이용하면 구만산장 입구의 주차장에 주차한 후 곧바로 산행을 시작할 수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송백리 농협판매장 앞에서 내려 들머리 구만산장 입구까지 2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산내초등 우측 담장~왼쪽으로 한 번, 오른쪽으로 한 번 턴~봉의교~양촌 이정석~우리이용원~구만사 입구 순이다. 도중 길가에는 며느리밑씻개 닭의장풀 참깨꽃 땅콩꽃과 풋열매가 열린 대추나무 감나무 사과나무가 객을 반갑게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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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를 만나면 남녀노소, 나이를 잊은 채 신나게 동심으로 돌아갑니다. 가만가만, 성인 남녀혼탕이네.

구만산장 입구 주차장에서 구만암을 지나 계곡산행의 기점이 되는 구만약물탕까지는 대략 20분. 약물탕은 계류 우측에 위치한 4, 5m 높이에서 두 세 가닥으로 떨어지는 물줄기로, 예부터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계류를 건너 바위틈새를 통과, 쇠줄을 잡고 올라 직벽에 세워진 쇠사다리를 오른 후 바위 가장자리를 따라 조심스레 걷는다. 이때부터 본격 계곡산행. 전국의 내로라하는 계곡의 축소판이라 할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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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포를 뒤로하고 산길을 오르면 어느새 정상. 흔적을 남겨야지. 김치!
 
계곡 옆으로 난 숲길도 좋지만 계곡화나 샌들을 준비했다면 계곡수를 따라 오르는 재미 또한 일품이다. 너른 소가 있는 그늘진 명당 곳곳에는 아예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피서를 즐기는 팀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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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체력도 좋아.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랴. 하산길인 가인계곡에서 한 판 더 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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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뿌리를 뽑아라. "전 계곡이 제일 좋아요!"


산길은 주로 계곡 왼쪽으로 나 있지만 수 차례 계곡을 건넌다. 주지 사항 하나. 간혹 계곡을 건너야 되는 지점에서 정면 산길이 반듯하다고 그쪽으로 오르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웃한 육화산 가는 길이므로 유의하자. 적어도 구만폭포까지는 산길과 계곡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멀어지지 않는다.

구만폭포는 약물탕에서 50분이면 닿는다. 계곡으로 올라오면 더 걸린다. 하지만 이 시간은 의미가 없다. 중간중간에 지체하는 시간이 천차만별이니까.

족히 40, 50m쯤 돼 보이는 기암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구만폭포는 한마디로 장관이다. 그 아래 시퍼런 물빛의 너른 소에는 10여 명이 물장구를 치고 있다. 어른 키보다 훨씬 깊다고 한다. 대개 여기서 점심식사를 한다.계곡산행은 사실상 여기서 끝. 산길은 폭포 왼쪽으로 열려있다. 상당한 인내를 요하는 된비알의 연속이다. 폭포를 에돌아가는 길이다. 5분쯤 뒤 발아래로 폭포 아래쪽이 아스라이 멀어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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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해서 회식을 할 인골산장(왼쪽)이 보이고, 막바지 봉의저수지를 지나면...

정상으로 가는 길은 뙤약볕에 노출된 급경사 오르막이다. 왼쪽 뒤론 청도의 육화산에서 흰덤산으로 가는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40여 분 뒤 전망대. 정상은 조망이 없으니 여기서 꼼꼼히 확인하자. 정면 오례산(성)과 그 왼쪽 뒤로 화악산 남산 비슬산, 육화산 왼쪽으로 용암봉 백암산 낙화산 보두산이 확인된다. 바로 앞 물길은 동창천이다.

전망대에서 정상은 12, 13분. 정상석 하나 달랑 있고 사방은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그냥 스쳐간다. 길찾기에 유의할 세 지점이 있다. 5분 뒤 삼거리봉. 나무에 양촌마을이라 적힌 안내판이 걸려 있다. 왼쪽으로 간다. 7분 뒤 다시 갈림길. 뚜렷한 왼쪽길은 흰덤산 육화산 방향이라 오른쪽 억산 가지산 운문산 방향으로 내려선다. 다시 8분쯤 뒤 갈림길. 왼쪽 억산 방향이어서 오른쪽 인곡저수지(2.5㎞) 쪽으로 향한다. 본격 하산길이다.    
 
세 번의 갈림길만 잘 찾으면 하산길은 만사형통. 25분 뒤 시야가 트인다. 왼쪽 기암절벽 우측 저 멀리 문바위와 그 오른쪽 북암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여기서 5분 동안 꼬불꼬불 산길로 내려서면 마침내 가인계곡. 유량도 많고 규모 면에선 구만계곡보다 한 수 위다.

물을 건너 계곡 왼쪽으로 열린 산길로 내려선다. 중간에 계곡에서 쉬었다 가려면 소로를 따라 계곡으로 내려서면 된다. 계곡 시점에서 봉의저수지까지 20분 걸리고 여기서 다시 인골산장까지 9분 소요된다. 산장에서 버스정류장이 있는 도로까지는 20분 걸린다.

# 교통편- 밀양서 시외버스타고 송백 하차

부산역에서 열차를 타고 밀양역에 내려 밀양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 석남사행 버스를 타고 송백에서 내리면 된다. 밀양행 KTX는 오전 7시20분, 8시30분, 9시45분, 새마을호는 오전 10시30분, 무궁화호는 오전 7시30분, 8시3분, 9시5분, 9시35분에 있다. 요금은 각각 7000, 6700, 3400원. 밀양역 앞에서 정차하는 거의 모든 버스는 터미널을 경유한다. 20분 소요. 터미널에서 석남사행 버스는 오전 9시35분, 10시40분, 11시10분에 있다. 1900원. 날머리 가인리에서 밀양행 직행버스는 오후 3시40분, 4시15분, 4시45분, 5시15분(완행), 5시45분, 6시15분, 6시35분, 7시15분, 7시35분(막차). 2200원.

밀양역에서 부산행 KTX는 오후 5시23분, 6시26분, 8시53분, 새마을호는 오후 5시29분, 무궁화호는 오후 5시10분, 5시59분, 6시59분, 8시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방향 24번 국도 우회전(표충사 얼음골 방향)~산내면 방향~산내면사무소·용전리 우회전~동천(용전교 건너)~구만폭포 구만산장~팔풍~산내면사무소~산내초등 우측 담장~봉의교~구만산장 입구 주차장 순. 인골산장에서 구만산 입구인 가라마을까진 택시(055-352-7550, 011-488-6104)를 이용하자.

# 떠나기전에- 인골산장의 흑염소와 닭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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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깍! 맛있겠다.
 
만일 승용차로 갔다면 천연기념물 제224호인 얼음골과 여기서 불과 1.2㎞ 지점에 위치한 호박소를 찾아보자. 밀양에선 알아주는 피서지다. 높이 10m, 둘레 30m인 호박소의 시퍼런 물빛은 뭣이라도 삼킬 듯한 블랙홀을 연상시킨다.

봉의저수지 입구에는 인골산장(055-353-6531)이 있다. 산꾼들에겐 아주 유명한 집이다. 후덕한 주인 부부의 마음씨와 별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 닭 오리 백숙과 흑염소 등이 주메뉴. 방목하는 흑염소는 주문을 받으면 직접 잡아와 요리하며 토종닭과 오리도 직접 키워 약이나 다름없다. 밑반찬 모두 유기농 야채이거나 산에서 직접 캐온 것이다.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011-563-0254
www.yahoe.co.kr
 

근교산&그너머〈 414 〉 영천 기룡산

그곳 겨울산에 서면 無心한 나를 만날 것 같다
빛바랜 낙엽길…때묻지 않은 능선…
'천년고찰' '용의 전설' 신비감 감도는 산세
한해를 반추하기에 이 만한 곳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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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겨울산을 찾아 지난 1년을 회고하며 송구영신의 의미있는 자리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기룡산으로 향하는 한 전망대에서 방금 지나온 꼬깔봉과 능선길이 지나온 세월의 편린 마냥 스쳐 지나간다. >
 
언제나 그 자리에 그 모습 그대로 있는 듯 보이는 산이 기실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진달래로 한껏 치장한 봄과 빛깔 고운 단풍으로 온 산을 물들인 가을에는 미인대회에 나선 아가씨 마냥 자신감이 넘쳐 흐르지만 삭풍이 매섭게 몰아치는 한겨울에는 안절부절 못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나신(裸身)을 드러내는 두려움에 떠는 것일까. 동고동락했던 낙엽마저 배신한 때문일까. 그나마 절친했던 새와 산짐승들마저 동면에 들어갈 때쯤이면 산은 더욱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나목(裸木)의 앙상한 가지는 더욱더 처량하게 느껴진다. 어느날 문득 자신의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인생의 무상함을 반추하는 인간의 모습이 한낱 겨울산과 진배없다고 한다면 적당한 비유일까.

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산꾼들이여. 한 해를 갈무리하기 위해 장삼이사들이 겨울 산사를 찾듯, 매서운 추위에 몸부림치고 있는 산을 찾아 겨울 한 가운데 서 있는 자신과 겨울 나목의 모습을 되돌아보자. 그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떨고 있는 겨울산과 앙상한 가지를 매만지며 안아주고 위로하자.

연말이라 으레 얼굴을 내밀어야 하는 시끌벅적한 망년회보다는 겨울산에서 지난 1년을 회상하며 송구영신의 의미있는 자리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무슨 산이면 어떠랴. 다 조국산천의 겨울산인데.

이번 주 산행팀은 겨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경북 영천의 기룡산을 찾았다.

산꾼들에게 기룡산은 널리 알려지지 않은 꼭꼭 숨은 산이다. 영남에서 가장 크다는 천문대가 우뚝 솟은 보현산이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면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질까.

낙엽이 무릎까지 빠지는 때묻지 않은 능선길, 햇빛에 반사돼 금빛 물결이 일렁이는 영천호(조양호), 무엇보다 예부터 풍수지리상 명당자리가 많아 무덤이 특별히 많은 산, 그리고 나목.  
 

또 한가지. 기룡산(騎龍山)이란 이름은 턱 밑에 있는 신라 천년고찰 묘각사와 관련이 있다. 의상 대사가 이곳에 절을 짓자 동해 용왕이 대사에게 설법을 청하고자 말처럼 달려왔다는 데서 유래됐다 전해온다.

산행은 영천군 자양면사무소~꼬깔봉~첫 이정표~기룡산~산불방지 무인감지카메라~암릉~묘각사 갈림길~내리막 낙엽길 속 잇단 무덤~낙대봉~묘각사 입구~용화리 경로당~용화리 버스정류장. 5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이정표는 뜸하지만 길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하산길에 만나는 급경사 낙엽길에 한 두 번쯤은 미끄러질 각오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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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면사무소를 바라보고 우측으로 100m쯤 가면 성곡리복지회관. 길을 건너 포장길로 200m 오르면 갈림길. 왼쪽으로 200m쯤 걸으면 다시 갈림길. 이번엔 오른쪽 흙길을 택한다. 여기까지 왔다면 길찾기는 끝. 오르는 일만 남았다.

소문대로 명당자리가 많은지 주변은 온통 무덤. 이곳을 벗어나면 가파른 소로. 20분쯤 오르면 낙엽길. 앙상한 나뭇가지는 삭풍에 흐느끼고 낙엽은 발목을 덮는다. 하지만 겨울산의 묘미를 만끽하기에는 산길의 경사가 심해 여유가 없다. 잠시 뒤돌아보자. 바다처럼 광활한 영천호가 숨통을 틔워준다.

방금 올라온 자양면사무소 주변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는 첫번째 전망대를 지나면 푹신푹신한 낙엽길. 전망대 왼쪽의 운주산 봉좌산 도덕산은 놓치지 말자.

점차 경사가 심해지면서 갈 지(之) 행보가 이어지고 숨이 가빠진다. 등줄기에 땀이 나지만 동시에 찬기운이 얼굴을 할퀸다. 35분쯤 오르면 꼬깔봉(737m). 들머리에서 1시간20분 정도. 정상석은 없고 삼각점만 보인다. 대신 '아, 여가 꼬깔산이구마'라고 적힌 리본이 잠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정북쪽엔 기룡산이, 왼쪽 뒤 보현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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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무릎까지 빠지는 때묻지 않은 낙엽길.>  
 

기룡산 방향은 직진. 왼쪽 방향으로 또 다른 하산길이 있다. 자양우체국 옆 지방문화재 단지로 내려오는 길이니 참조할 것. 내리막길로 10분 정도 걸으면 첫 이정표. 정상까지 2.8㎞. 평평하고 푹신푹신한 낙엽길이 이어진다. 낙엽에 가려 숫제 길이 보이지 않는다. 북쪽 저 멀리 빤히 보이는 기룡산을 향해 올라가는 길은 별다른 갈림길이 없으므로 기룡의 말등에 올라타고 달린다는 생각으로 곧장 능선길만 오르내리면 된다.

꼬깔봉을 출발한 지 40분쯤 뒤 우측에 멋진 전망대가 기다린다. 영천호의 일부가 보이는 이곳에는 방금 지나온 능선이 한 눈에 펼쳐진다.

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40분. 역시 정상석은 없고 삼각점이 있다. 장쾌한 조망이 일품이다. 북쪽 보현산 천문대, 남쪽 영남알프스, 동쪽 단석산 용림산 구미산 도덕산 봉좌산 운주산 천장산 비학산 내연산 향로봉, 서쪽 대구 팔공산이 산의 물결을 이루고 있다.

하산은 직진. 곧 묘각사 갈림길. 이정표에 적힌 음태골로 직진한다. 눈앞에 산불방지 무인감지시설이 서있다. 산행팀이 보기엔 이 지점이 더 높은 듯하다.

이젠 암릉길이 기다린다. 800m 정도 이어지는 이 길은 이번 산행의 백미. 우측 보현산을 건너다보며 오르내리는 맛이 일품이다. 암릉길이 부담스러우면 우회길이 열려 있으니 이용해도 된다. 집채만한 바위 앞에선 왼쪽으로 에돌면 결국 능선길과 만나지만 낙엽이 길을 숨겨 능선길 찾기가 어려우니 국제신문 리본을 참조하자. 이 길만 찾으면 이후 산행은 일사천리.

곧 묘각사로 내려서는 갈림길. 직진한다. 산행팀이 묘각사로 내려가지 않은 이유는 이 절에서 날머리까지 6㎞ 정도의 밋밋한 포장로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턴 작은 봉우리를 여러 개 오르내리면서 낙엽길을 지난다. 무덤 또한 끊임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좋아하기에는 이르다. 경사가 심한 데다 낙엽이 겹겹이 쌓여 발목, 심하게는 무릎까지 푹~욱 빠지기가 일쑤다. 한 두 번 나뒹굴 각오는 해야 한다. 중간에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만난다. 낙대봉이다. 주변 조망이 뛰어나니 쉬어가자. 낙엽길은 1시간 이상 계속돼 질릴 정도. 암릉길이 끝난 뒤 산을 벗어나는 묘각사 입구 포장로까지는 대략 1시간30분. 여기서 용화리 경로당을 지나 버스정류장까지는 15분 정도 걸린다.


#교통편 - 부산~영천버스터미널 1시간30분 소요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051-508-9400)에서 영천시외버스터미널(054-334-2556)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40분, 8시30분, 10시45분, 11시30분에 출발한다. 1시간30분 걸리고 요금은 6800원. 영천에서 산행 들머리인 자양면사무소(054-330-6607)까지 가는 버스는 오전 10시30분, 11시20분에 있다. 1650원. 영천교통(054-333-3551).

날머리 용화에서 영천행 버스는 오후 3시35분, 5시20분, 6시에 있다. 1400원. 영천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40분, 6시20분, 7시50분(막차)에 출발한다. 6800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영천IC~포항 청송 시청~포항 시청~포항, 3사관학교~포항 방면 우회전 28번 국도~69번 국도~자양 영천댐 임고~청송 임고~보현산 천문대~청송 자양~평천초등~평천교~자양면사무소 순. 날머리 용화에서 들머리 자양면사무소까지는 2.4㎞ 거리임을 유의하자. 걸어갈 경우 왼쪽 방향으로 40분 정도 가야 한다.


#떠나기 전에 - 용머리 놓고 두개의 몸통 싸우는 형상

천문대가 있는 경북 영천의 보현산을 수문장처럼 버티고 있는 산이 기룡산이다.

5만분의 1 지형도를 펴놓고 기룡산을 살펴보니 용머리 하나를 두고 두 개의 몸통이 서로 머리를 차지하려고 싸우는 형상이다. 하산길에 만나는 용머리 격인 낙대봉 일대의 기암에서 바라보는 산세가 자못 인상적이다.

이번 산행은 오랜만에 근교산 동호인의 입맛에 안성맞춤인 산길이다. 애독자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적당한 오르내림이 반복되면서 약간 거친 듯한, 전형적인 '국제신문 근교산길'이다. 산행시간은 비교적 길어 중간에 두 군데 하산길이 열려 있으니 유념하자. 정상에서 묘각사로 내려서는 산길과 낙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에서 묘각사 방향 하산길이 그것으로, 체력에 맞게 안전산행을 하도록 하자. 30분 정도 걸린다.

천년고찰 묘각사의 볼거리는 350년 된 극락전으로 옛 모습 그대로 간직돼 있다. 묘각사 쪽으로 하산한다면 시멘트길을 오랫동안 걸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때문에 승용차 두 대로 출발, 들머리와 날머리에 주차시켜 놓으면 다소 불편함을 덜 수 있다.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051)245-7005 www.yahoe.co.kr
 
  입력: 2004.12.2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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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348> 남해 망운산

'발아래 남해 비경, 오를수록 황홀'


 
  남해 최고의 전망대답게 망운산 산행길에는 장쾌한 조망이
곳곳에 열려 있다. 저 멀리 보이는 왼쪽 섬이 창선도이고
오른쪽은 남해 본섬 자락이다. 그 사이에 자리잡은 강진만이
남해읍내를 에돌고 있다.
금산(錦山)과 망운산(望雲山).

천년 고찰이자 관음기도처로 유명한 보리암을 품고 있는 금산이 남해를 찾는 외지인들의 필수 코스라면 남해 망운산은 남해사람들이 가장 아끼는, 그래서 더이상 외지에 알려지기를 원치 않는 어머니품 같은 산이다. 망운산은 해발 785m로 우리나라 섬 산 중 제주도 한라산, 울릉도 성인봉 다음으로 높다. 부초처럼 점점이 떠있는 다도해의 섬들을 누르고 남해땅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남해바다 최고의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기암괴석이 온 산을 감싸고 있는 금산에선 상주해수욕장 등 남동쪽 바다밖에 보이지 않지만 망운산은 주변 지형과 높은 고도 덕분에 어느 방향으로도 조망이 거침없다. 아무리 무딘 사람이라도 감탄사가 자신도 모르게 한번쯤은 터져 나오는 황홀경에 직면할 정도.

사찰 등 대개의 명승지가 관광지로 탈바꿈돼 세속화되고 있지만 망운산 정상 부근에 자리한 망운암은 아직은
동자승의 눈빛 마냥 티없이 맑다.

망운산 산행은 흔히 화방사에서 출발하지만 이번 산행은 장쾌한 조망을 즐기기 위해 그 반대편인
관대봉~망운산~망운암 코스를 택했다.

산행은 서면 신촌마을에서 시작, 장군봉~공동묘지~관대봉~주능선~망운산 정상~망운암~저수지
~오동마을로 하산하며 대략 4시간이 걸린다. 지능선에서 산행이 시작돼 등산로 찾기는 식은 죽 먹기다.

남해공용터미널에서 10분 거리인 신촌마을에서 하차한 후 버스 진행방향과는 역으로 200m 걸으면
언덕 어귀에 망운산 등산로 안내도가 보인다. 이곳을 들머리로 산행을 시작한다. 혹은 버스기사에게
양해를 구해 망운산 등산로 입구에 내려달라고 부탁해도 된다.

100m쯤 오르면 등산로라고 적힌 이정표가 나온다. 비 온 뒤의 쾌적한 환경 때문인지 새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산길 바로 옆으로 무덤이 잇따라 터를 잡고 있지만 하나같이 묘를 정갈하게 써놓아 보기가
 좋다. 곧 약수터가 나온다. 그 옆에는 벤치가 두 개 있으므로 잠시 쉬어가자. 망운산 정상이 왼쪽이라고
적힌 이정표가 나온다. 신기마을 쪽으로 내려가는 오른쪽 길 옆에는 체육공원이 보인다. 지도상으로
이곳이 장군봉인 듯.

 

잠시 스쳐 지나가지만 매우 인상적인 측백나무숲을 지나면 우측으로 강진만의 푸른바다가 펼쳐져 있고 그 뒤로 창선도가 남해도와 마주하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사량도도 희미하게 시야에 잡힌다. 발밑으로는 남해공설운동장을 비롯한 남해읍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망운산 정상과 신기마을을 알리는 이정표가 10여분 뒤 한번 더 나오지만 전과 마찬가지로 남은 거리가 적혀있지 않다.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택한다. 전방이 확 트인 공동묘지가 기다린다. 어림잡아 20여기. 무덤 위로 활짝 핀 보라빛 패랭이꽃이 앙증맞다. 노란색의 원추리꽃 군락지를 지나면 꽤 넓은 경사진 반석이 나온다. 쉼터이자 전망대다. 고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조망범위도 넓어졌다.
 오른쪽으로 여수만과 오동도 돌산도 등 전라도 여수땅이 새로이 나타나고, 창선도 뒤로 삼천포
이쯤이면, 올라갈수록 멋진 조망에 매료돼 비교적 가파른 오르막길도 전혀 힘들지 않다.

계속되는 오르막길. 20여분 후 정면에 어마어마하게 큰 바위가 가로막고 서 있다. 왼쪽으로 크게 에돌아
바위 뒤로 가서 밧줄을 타고 오른다. 관대봉 정상이다. 남해사람들은 가마봉 혹은 시루봉이라고도 부른다.
관대봉은 관음보살상 좌우에 화엄신중이 호위하는 형상이라서, 가마봉과 시루봉은 멀리서 보면 각각
가마와 시루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머리 뒤로는 망운산 정상이 가까이 보인다.


 
  산행도중 만난 노란색의 원추리꽃.

이제부터 어른 가슴높이 만큼 자란 잡풀을 헤치고 오른다. ‘사르르’ 풀 헤치는 소리와 끊임없이 지저귀는 새소리가 한데 어울려 귀를 즐겁게 한다. 짬짬이 나오는 바위를 넘고, 도는 것도 재밌다.

관대봉에서 볼 땐 제법 가파르게 보이던 길이 막상 오르다 보니 그렇지가 않다. 역시 산길은 부딪쳐 봐야 알 일이다. 이렇게 35분 정도 오르면 세갈래 길이 나 있는 주능선에 닿는다. 광양항과 광양제철소가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하동발전소가 어렴풋이 시야에 들어온다. 왼쪽은 방송중계소 가는 길,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7, 8분 후 ‘직진 망운산, 우측 망운암’이라고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이곳에서 10분 정도 마지막 피치를 올리면 망운산 정상. 이름처럼 항상 맑은 구름이 머무른다는 이곳 정상에 오늘 따라 온 사방에서 농도 짙은 운무가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하산은 돌탑과 그 뒤쪽의 작은 정상석을 지나 경사가 심한 좁은 비탈길로 시작된다. 석간수를 지나
바윗길로 걷다보면 어느새 망운암에 닿는다. 고려때 진각국사가 창건한 작은 암자. 가파른 산기슭
비좁은 터에 관음전 임법당 요사채 삼성전 등이 일자로 처마를 맞대고 있고, 수십m가 족히 되는 주변의
기목나무가 암자의 역사를 말없이 대변한다.

선서화로 유명한 성각스님이 주지인 망운암은 기도도량으로 알려져 있다. 돌로 만든 간결한 일주문을
지나 우측으로 난 길로 하산한다. 오랫동안 사람이 다니지 않았는지 길이 아주 묵었다. 30여분 길을
헤치고 나아가면 물소리가 시원한 계곡이 나오고, 이 계곡을 건너 산길을 내려가면 오동저수지.
저수지에서 다시 15분 정도 걸으면 오동마을이 나온다.



'떠나기전에'

망운산은 남해의 진산이다. 이 산은 철쭉으로 특히 유명해 ‘5월의 산’으로 불리지만 전망이 워낙 뛰어나 휴가철 남해를 찾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남해하면 금산 이외는 오를 산이 없는 것처럼 외부에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남해군민은 군민만을 위한 망운산을 남해의 제1산으로 여기며 외부에 알려지길 꺼린다. 그 만큼 소중히 생각하며 한편으론 감추고 싶어 하는 산이다. 남해읍을 끼고 병풍처럼 두른 망운산은 서면 고현면을 아우르고 있다. 정상 부근에는 나라의 위급함을 알린 봉수대 터와 기우제를 지낸 흔적 등이 아직도 남아 있다. 국립지리원 지형도에는 방송중계소가 망운산 정상에 위치한 것으로 나와 있다. 하지만 산행을 해보면 망운암 뒤에 솟은 봉우리가 정상으로 인정돼 이곳에 정상석이, 그것도 2개가 돌탑과 함께 서 있다. 여름 휴가를 이용하여 산도 오르고 바다도 함께 즐겨보자.



'교통편'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남해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20분을 시작으로 20~30분 간격으로 있다. 9천8백원. 산행 들머리인 신촌까지는 남해공용터미널 정문 앞에서 내금선 방향의 공영버스를 타면 된다. 오전 8시20분, 9시10분, 10시10분, 11시40분. 500원. 산행 날머리인 오동마을에서 남해공용터미널까지 공영버스는 오후 1시40분, 4시10분, 5시40분(막차)에 있다. 500원. 만일 차 시간이 맞지 않거나 막차를 놓치면 걸어서 2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남해공용터미널까지 걸어가도 된다. 남해공용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3시, 3시30분, 4시5분, 4시35분, 5시5분, 5시30분, 5시55분, 6시20분, 7시5분(막차)에 있다. 9천8백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 진교IC를 빠져나와 1002번 지방도~남해대교~19번 국도를 타고 남해읍 남해공설운동장을 지나 좌회전하면 망운산 등산로 입구에 닿는다. 차를 들머리에 주차했다면 오동마을까지 그리 멀지 않으니 자연을 벗삼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오동마을~아산마을~남양아파트~신기마을~망운산 입구.

/ 글·사진=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산행대장=이창우


 
  영남알프스의 변방에 위치한 밀양 단장면의
향로산은 영남알프스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불린다. 왼쪽부터 사자봉
수미봉 사자평 코끼리봉 재약봉, 그 뒤 제일
뒷능선엔 고헌산, 중간능선에 배내봉 간월산
간월재가 보이고 사자평 밑으로 층층폭포,
그 옆 임도는 작전도로이다.
경남 밀양군 단장면의 향로산(香爐山)은 영남알프스 외곽에
자리잡고 있다.

부산경남뿐 아니라 전국의 내로라하는 유명산을 뻔질나게
찾아나서는 산꾼조차 단번에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지명도는
비교적 낮다. 하지만 향로산에 한번 오르고 나면 오랫동안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일망무제의 조망 때문이다.

향로산은 흔히 영남알프스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라고 불린다. 마치 영남알프스를 병풍처럼 세워놓고
그 진면목을 요리조리 감상하는 대(臺)인 듯하다.

해발 976m. 그리 높지도 않고 그렇다고 손쉽게 오를 수 있는
산도 아니다.

이름달기 좋아하는 일부 산꾼들은 향로산을 '재약 5봉' 중
하나라고 부른다. 표충사를 중심으로 사방에 펼쳐진
재약 5봉은 밀양 울산 양산시의 경계를 중심으로 넓게
펼쳐진 재약산역에 속하는 5개의 봉우리를 말한다. 천황산(사자봉) 재약산(수미봉) 향로산 필봉 재약봉(약무덤)이 바로 그것. 여기에 관음봉 문수봉 고암봉을 추가해
'재약 8봉'이라 부르기도 한다.

향로산 산행은 흔히 단장면쪽의 칡밭이나, 표충사 인근에서 쌍봉 또는 삼박골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향로산이 양산 원동면과의 경계에 있어 이번 산행에선 비교적 인적이 드문 원동면
선리를 기점으로 새로운 코스를 개척했다.

선리노인정~월성 이씨묘~인동 장씨묘~지능선~주능선~정상 밑 갈림길~향로산 정상~전망대~백마산 갈림길
~잇단 민가(가산마을)~산길 끝~은곡마을(다람쥐마을)~배내골 쉼터~선리노인정 순.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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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면 선리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선리양조장을 지나 곧바로 왼쪽 골목길로 들어서면 선리노인정. 이곳에서
왼쪽으로 난 골목길을 따라가면 곧바로 산길. 장작더미와 탱자나무 사이로 난 좁은 길로 들어선다.

가파른 지그재그 오르막길이다. 연두색 새순이 돋으며 산이 서서히 봄색깔을 찾고 있다.

 
50m쯤 올라가면 갈림길. 왼쪽 낙엽 많은 길을 택한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정겹지만 묵은 길이다.
하지만 "길 찾기가 쉽지 않을텐데"라는 마을 촌로의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20분쯤 바짝 땀이 나도록 올라가면 길이 평탄해지고
그 가운데 월성 이씨묘가 나온다. 할미꽃이 지천으로
 고개를 내밀고 요즘 보기 드문 호랑나비가
 주변을 맴돈다.

무덤에선 두갈래 길이 열려 있다. 오른쪽 능선길로
향한다. 움푹파인 길이 푹신푹신하다. 왼쪽에는
 쭉쭉뻗은 홍송이 보기만해도 시원하다.

갑자기 왼쪽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 닿는다. 소나무 뒤로 향로산과 이름이 같은 향로봉이, 정면에는 백마산이,
우리가 오를 향로산은 오른쪽 저멀리 바위봉 뒤에 있다. 발밑에 보이는 길은 이곳 원동사람들이
밀양(삼거)장에 가기 위해 넘어 다니던 길이다.

계속되는 오르막길. 20분 뒤 인동 장씨묘. 이어지는 길은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길이지만 눈앞에는 진달래가
꽃대궐을 이루고 있다. 마른 억새밭도 지난다.

오른쪽에 전망대가 기다린다. 정면에 영남알프스 능선이 일자로 도열해 있다. 왼쪽부터 신불산 신불재
신불평전 영축산 함박등 투구봉 시살등 오룡산 염수봉 채바우골만당 토곡산이 이어지고, 그 봉우리 밑 꼬부랑길은
 통도사로 넘어가는 제일 빠른 길이다.

20분 뒤 주능선에 닿는다. 길은 두갈래, 왼쪽으로 간다. 곧 발밑 낭떠러지인 전망대가 나온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밀양댐의 푸른 물이 조금 모습을 드러낸다.

전망대에서도 갈림길이 기다린다. 오른쪽 칡밭 방향은 버리고 직진한다. 이제부터 편안한 능선길. 산사면을
에돌면 왼쪽 밀양댐이 더 많은 속내를 드러내고 이어 만나는 왼쪽 전망대에선 향로산의 정상석까지 볼 수 있다.

15분쯤 뒤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을 택하자. 오다가 향로산 정상을 확인했으면 방향 잡기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왼쪽길인 백마산으로 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이 길만 잘 잡으면 정상엔
15분 뒤 쉽게 도달한다.

소문대로 일망무제의 조망. 정상석 뒤로 운문산 천황산(사자봉) 가지산 재약산(수미봉) 사자평 고헌산,
그 앞으로 오두산 배내봉 간월산 간월재 신불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정상석 왼쪽으론 정각산 승학산,
그 뒤로 용지봉 비학산 낙하산이, 그 능선 뒤로 청도 화악산 남산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왼쪽 바로
옆의 산이 백마산이다.

하산은 왔던 길로 내려선다. 30m 정도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왔던 길이고 오른쪽이 능선길.
암릉길인 능선길을 택한다. 약간 위험하니 조심해야 한다.

잇단 전망대를 지나면 갈림길. 백마산으로 가는 오른쪽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간다. 다시 노란 생강나무와
진달래 현호색 양지꽃 등 꽃들의 향연이 시작된다.

곧 계곡을 따라 민가가 잇따라 나온다. 바로 밀양 오지마을인 가산마을이다. 한 주민은 또 하나의 이웃
오지마을인 바드리 사이에 조만간 임도가 난다며 이제는 오지마을 딱지를 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부턴 계곡을 따라 이끼 낀 돌길과 수목이 우거진 호젓한 산길이 45분 정도 이어진다. 산길을 벗어나면
은곡마을. 이곳 사람들은 다람쥐마을이라고 한다. 우선 논과 밭 건너편에 마을 수호목인 4그루의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물을 댄 논에는 새끼 무당개구리가 봄기운을 만끽하며 물장구를 치고 있다.

여기서 작은 암자와 배내골쉼터, 그리고 언곡교를 지나 들머리인 선리노인정까지는 35분 정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형형색색 야생화가 '지천'

 
할미꽃  
배내천을 끼고 주변의 1000m대 고봉들과 함께 우뚝 솟은 밀양의 산 향로산에는
최근 정상석이 새로 새워졌다.

향로산은 재약산과 천황산의 명성에 가려 최근까지도 그리 알려지지 않은 한적한 산.

이번 산행의 들머리는 배내골의 선리마을로, 향로산의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길을 찾는 개척산행이다.

온갖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각시붓꽃 봄구슬붕이 현호색 할미꽃 양지꽃
제비꽃 머위 꽃다지 민들레 등 산꾼들에게 친근한 꽃들이 형형색색 자태를
뽐내고 있다.

능선과 산사면에 피어 있는 진달래와 생강나무꽃이 덤으로 여겨질 정도로 다양한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현호색  
가산마을에서 내려오는 다람쥐골은 벌써 여름인 양 물소리가 시원하다.
물에 뛰어 들고픈 충동을 느끼게 하는 깨끗한 계곡이다. 뿐만 아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산길 자체도 아주 매력적이다.

하산후 50여년된 전통의 선리양조장(011-9692-8875)에 들러 시원한 막걸리로
목을 축여보자. 선리노인정 옆에 있는 이 양조장에서는 김태웅(63)씨가 35년째
이곳을 지키며 술을 빚고 있다. 전통 방식을 고집, 마신 뒤 머리가 아프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다. 1되 4000원.


◇ 교통편 - 부산역 원동行 무궁화호 출발

산행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경남 양산시 원동면 선리마을로 가기 위해선 기차와
버스를 모두 이용해야 한다.
 
부산역에서 원동행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 6시5분, 7시35분, 8시5분, 10시5분에 출발한다.  2500원.

부전역에서는 경전선 무궁화가 있다. 오전 5시10분, 7시40분 출발. 2500원.

원동역에서 들머리 선리마을행 버스는 오전 6시45분, 10시45분에 출발한다. 1800원. 선리마을에서 원동역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4시, 5시25분, 8시10분에 있다.

원동역에서 부산역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후 3시52분, 6시19분, 7시34분, 7시52분, 9시52분(막차)에 출발한다.
부전역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후 5시53분, 8시16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양산IC~통도사 양산어곡지방공단 35번 국도 직진
~신불산 공원묘지, 양산 어곡지방공단 직진~양산교 지나 우회전~대리 어곡 방향 좌회전
~배내골 어곡산업단지 직진~배내골 용선 방향 직진~대리~제1, 2 화룡교~신불산 공원 묘지~하양교
~석남사 배내골 방향 우회전 69번 지방도~배내휴게소 사거리서 우회전~고점교(풍호대)~선리교
~선리마을~폐교(옛 이천중)~버스정류장~선리양조장 지나 좌회전, 선리노인정 앞 주차.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이창우 산행대장


부산 남구 대연동, 수영구 망미동 광안동 남천동, 연제구 연산동, 부산진구 양정동 전포동 등 4개 구 8개 동을 발 아래 두고 있는 전형적 도심 산인 황령산.

황령산과 지척에 있어 이따금 혼용되는 금련산과 행경산도 광의적 의미에서 황령산 자락에 포함시켜도 무방하다. 넉넉잡아 30분 정도면 세 봉우리를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를 보면 황령산은 그야말로 도심 정중앙의 산. 스트레스 많이 받는 도시인들이 맘 먹기에 따라 신발만 갈아신고 곧바로 달려갈 수 있을 만큼 코 앞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달음에 닿을 수 있는 그런 만만한 산은 절대 아니다. 해발 427m 높이로 보면 그저 그런 산이지만 바다와 인접해 있어 실제로 더 높게 다가온다. 거의 해발 제로에서 시작되는 300m급 섬지역의 산이 예상 외로 힘들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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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꾼의 입장에서 황령산 정상에 서면 언제나 그렇듯 만감이 교차한다. 앉은 터로 봐선 분명 서울의 남산 못지 않은 위용과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만큼 잠재력을 지녔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전쟁 중 생존을 위해 산자락에 판잣집을 지은 피란민들의 행위는 예외로 치더라도 온천을 개발하기 위해 파헤친 산허리, 명당자리 산 중턱에 위치한 청소년수련원, 그리고 산의 배를 갈라놓은 순환도로 등이 대표적인 흉물이다.
                                                                          금련산 하산길에서 본 광안리 앞바다의 광안대교.

산행 중 만난 한 50대 산꾼은 "부산의 바다와 부산의 산, 부산의 도심이 한 눈에 들어오는 황령산이 지금 많이 손상돼 있어 분통이 터진다"며 "무조건 보존도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이처럼 잔혹하게 산을 개발하는 행태는 앞으로 재고되어야 한다"며 황령산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산행은 부산 연제구 연산동 마하사 입구 신리삼거리(연제구종합사회복지관 입구)~태양주택~전망대~체육공원(함박골약수)~연제정~행경산~MBC KBS 황령산 송신소~황령산 봉수대~암봉 전망대~금련산~헬기장~금련산 영산홍 꽃길조성 팻말~금련산 청소년수련원 정문~청소년수련원 후문~체육시설(옥천약수터)~산불초소~체육시설~도로~중앙교회~금련산 청소년수련원 입구 순. 3시간~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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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리삼거리는 양정로터리에서 연제구청과 연산동로터리 가는 삼거리를 지나 이내 만나는 삼거리. 흔히 월드비전 연제구종합사회복지관, 현대홈타운, 마하사 진입로로 알려져 있다.

진입로에서 250m쯤 걸으면 제법 넓은 오르막 사거리. 우측에 '둥글수퍼과일쌀' 간판이 눈에 띈다. 그 가게 우측 10m 거리에 보이는 계단을 오르면 태양주택. 다시 계단을 올라 철망을 통과하면 본격 산길.

주택가를 벗어나자마자 곧바로 낙엽길. 좌측 저멀리 금련산 정상을 확인할 때쯤이면 하늘을 덮는 소나무 숲길을 만난다. 벤치 두 개와 무덤을 지나면서 내리막길. 길 왼쪽이 마곡천이고 오른쪽이 물만골이다.

산행팀이 리본을 달 가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수목 관리 상태도 좋고 산길이 깨끗하다. 6분 뒤 사거리. 운치있는 좁다란 측백나무 숲길을 통과하면 체육공원이자 함박골약수터. 약수터 앞의 붉은 단풍나무가 눈길을 끈다. 통나무계단을 7, 8분 오르면 시야가 트이면서 정면에 황령산 봉수대가, 왼쪽 뒤로 금련산 정상이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다.

산행팀은 우측 행경산을 먼저 가기 위해 좌측 황령산 방향으로 가지 않고 직진한다. 체육공원 옆 연꽃화장실을 지나면 순환도로 길 가장자리에 조그만 정자인 연제정이 나온다. 우측으로 간다. 연산동 물만골에서 청소년수련원쪽으로 연결되는 순환도로는 얼핏 공사가 끝난 것 같지만 현재 막아놓았다. 길을 건너 컨테이너 사무실을 지나 우측 행경산으로 향한다. 산길과 석축이 나란히 달린다. 산불초소를 지나면 바로 정상. 정상에서 만난 어떤 사람도 이곳이 행경산임을 알지 못한다. 참고로 발밑에 보이는 부산여대의 축제이름이 행경축제. 행경산은 주로 양정쪽에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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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황령산에서 금련산으로 이어지는 암봉. 암봉 뒤로 방송국 송신탑이 보인다.>  
 

부산 도심과 봉래산 천마산 엄광산 수정산 구봉산 구덕산 시약산 백양산 금정산 천성산 구월산 용천산 철마산 백운산 장산 배산 금련산 황령산까지 부산의 산이란 산은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왔던 길로 하산해 컨테이너 사무실 뒤편 산길로 오른다.
10여분 뒤 황령산 송신소에 닿고 이내 황령산 봉수대<사진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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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엔 광안리해수욕장 광안대교 해운대가, 남쪽은 이기대 오륙도와 부산항이, 서쪽엔 롯데백화점 어린이대공원 등이, 북쪽으로는 금정산과 부산대 등 부산의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하산은 봉수대 주차장의 포장마차 근처에 위치한 정자 옆 오른쪽길로 간다. 예상하지 못한 암봉 전망대와 만난다. 제일 높은 암봉의 암벽엔 모 산악회가 태극기를 꽂아 이곳이 황령산임을 알려준다.

직진해 내려서면 순환도로. 길따라 우측으로 걷는다. 통신탑을 눈 앞에 두고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7분 뒤 금련산 정상. 실제 정상은 군부대로 출입금지여서 모 산악회가 금련산 산길 중 가장 높은 이곳을 정상으로 정해놨다. 직진하면 곧 헬기장.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왼쪽은 수영여중 또는 부산여상 방향.

산허리를 돌아가면 갈림길. 오른쪽 큰 길로 간다. 왼쪽에 광안대교가 아주 가까이 보인다. 다시 순환도로와 만난다. 아스팔트길을 밟지 않고 왼쪽 흙길로 5분쯤 가면 '금련산 영산홍 꽃길조성' 팻말. 왼쪽으로 간다. 곧 갈림길. 왼쪽 내리막길을 택하면 금련산 청소년수련원. 다시 산길로 내려서면 5분 뒤 청소년수련원 후문. 체육시설이 붙어있다. 체육시설 끄트머리 옥천약수터쪽으로 내려선다. 이제 오솔길, 산책길로 그만이다. 광안대교 위를 달리는 자동차도 식별된다. 산불초소를 지나 남천동 방면으로 8분 정도 걸어가면 순환도로. 여기서 중앙교회를 지나 큰 도로까지 7분 걸린다.


#교통편

황령산은 부산 남구 수영구 연제구 부산진구 등 어디서나 오를 수 있다. 산행팀은 연제구 연산동 마하사 입구 신리삼거리에서 동네 뒷산으로 올랐다.

들머리 입구는 신리삼거리. 시내버스는 5-1, 36, 63, 129-2, 5, 305, 141, 142번 일반 및 좌석버스가 정차한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1호선 양정 시청 연산동역에서 내려 택시를 탄 뒤 마하사 못가 연제구종합사회복지관 앞 사거리에서 내리면 된다.

날머리 금련산청소년수련관 입구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려면 좌측으로 3분 정도만 걸으면 금련산역이다.


#떠나기전에  
 
황령산은 거칠황(荒), 재령(嶺)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거칠고 험한 고갯마루로 불렸던 곳이다. 고개인 만큼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 예로부터 지역주민들과 친숙한 산이다. 지금은 사통팔달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엮어져 부산 도심의 대표적인 산으로 우뚝 서있다.

들머리인 마하사는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의 산스크리트 마하(Maha)의 한자음 표기로 '황금빛 연꽃' 형상인 금련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마하사에는 시지정 문화재인 '현왕도(摩訶寺 現王圖)'와 '대웅전 석조석가여래삼존상(摩訶寺 大雄殿 石造釋迦如來三尊像)' 등 5기의 문화재가 있어 가족과 함께라면 둘러보기를 권한다.

금련산에는 새로운 볼거리가 또하나 생겼다. 광안리를 가로지르는 광안대교가 그것이다. 야간에는 현란한 조명을 밝혀 더욱 유명해진 부산의 명소 광안대교는 금련산에서 보면 바다에 오색 무지개가 걸린 것처럼 아름답다. 날머리의 금련산청소년수련원은 생활관 대강당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학교나 사회단체의 캠프장으로 인기가 높다.(051)625-0709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051)245-7005 www.yahoe.co.kr
 
  입력: 2004.11.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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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찾는 근교산 <347> 부산 금정산 원효봉~의상봉

 
  산행 내내 폭우 와 운무로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 상황에 서
운무가 잠시 걷히면서 금정산 봉우리가 모습을 확연히 드러냈다.
근교산 취재팀의 이번 주 산행은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가운데 단행한 이른바 우중산행이었다. 올해의 경우 예년에 비해 비가 잦을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아니더라도 기상이 급변하는 여름산에서 누구나 한번쯤 조우할 수 있기에 시도한 산행이었다.

산행 도중 기자는 의외로 우중산행을 즐기는 산꾼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잎새에 떨어지는 빗소리만 기대했건만 끊임없이 해후하는 우중 산꾼들의 행렬. 그들의 우중산행 옹호론은 이랬다.

비올 때 산속의 공기는 아주 맑아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고, 속옷까지 완전히 젖는 순간의 기분은 찜통에서 나와 계곡물에 뛰어드는 그런 느낌이라는 것.

그렇다고 비올 때 아무 산이나 오르는 것은 경계했다. 천성산이나 금정산의 일부 지능선처럼 물빠짐이 좋은
마사토이어야 하고, 계곡을 건너야 하는 산행은 가급적 삼가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경험담.

이번 산행은 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남산봉~소원바위~원효봉~의상봉~제4망루~제3망루~나비암~
정암약수터~너덜지대~구서동 산복도로로 나오는 코스로 3시간 정도 걸린다. 동서남북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금정산의 70~80개 산행로중 하나로, 우중산행이나 주말 부담없이 오를 수 있는 가벼운 코스이다.
길 찾기도 전혀 어렵지 않다.

범어사 지하철 3번 출구로 나와 47번 버스종점을 지나 사거리 도로와 만나면 왼쪽으로 돌아간다.
범어사에서 버스가 내려오는 길이다. 압구정 갈비집을 지나면 정면에 가고파노래연습실 간판이 보인다.
구서동 산복도로 초입부분으로 그 건물 오른쪽 산길로 오른다. 이곳은 범어사 일방통행길 출구이기도 하다.

정면에 파란색 청룡동 간이식수통을 지나 산을 깎아 개간한 밭사이로 200곒 오르면 곧바로 숲이다.
다시 100곒 정도 걸으면 갈림길. 왼쪽길을 택한다. 오전 10시 전후지만 비에 젖은 채 하산하는 사람이
예상외로 많다.

 

첫 기착지인 남산봉(403.1곒)까지는 45분 정도의 끊임없는 오르막길. 운무가 바람에 날려 담배연기처럼 눈앞을 스쳐갈 땐 신선이 된 듯 묘한 기분이 들 정도다. 왼쪽길로 내려선다. 내리막길이 끝나는 지점은 네갈래길. 직진한다. 이번엔 오르막길. 곧 우측에 전망대가 나온다. 잠시 운무가 그쳐 주변 봉우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15분 뒤 제법 큰 네갈래길. 직진한다. 우측은 상마마을, 좌측은 금정산 주능선 방향.

오르막길을 따라 20여분 걸으면 탁 트인 전망대가 나온다. 운무 사이로 발밑에 부산외대 축구장이 보이고 좌측에 계명봉, 우측에 무명암이 각각 포진하고 있다. 비올 땐 특히 바위 위의 미끄러짐을 조심하자.

지금부터는 바윗길의 연속. 작은 바위는 넘고 집채만한 바위가 나오면 에둘러 간다. 사기(寺基)바위를
 지난 후 바위 틈 사이로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만한 공간이 나 있는 소원바위를 지날 땐 소원을 빌자.
산행 초입구간과는 달리 여기선 산길이 마사토라 걷는데 부담이 적다.

곳곳에 놓인 바위 사이로 10여분 지그재그로 걸으면 주능선에 닿는다. 왼쪽으로 성벽을 타면 눈앞에
금정산 역사탐방로 팻말이 서있고 200곒 정도 더 가면 원효봉(687곒) 정상. 요즘 한창 쓰레기 매립으로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세심정은 이곳에서 산행 진행방향과 반대방향으로 불과 1㎞ 남짓.

 

원효봉에서 내려선 후 큰 길인 오른쪽 등산로로 가지 않고 왼쪽 성벽 능선으로 7, 8분 정도 오르면 뾰족한 돌산인 의상봉(640.7곒) 정상. 발아래 무명봉이 운무에 가려 희미하게 보인다.

이어 산불초소와 제4망루를 지나 내려서면 무명안부. 이 지점은 평상시 막걸리나 국수를 파는 간이판매소. 50곒 더 내려가면 왼쪽에 부채바위 가는길 팻말이 나온다. 성벽을 넘어가면 부채바위 가는 길. 우측 능선을 타고 오른다. 동자바위와 부채바위를 잇따라 보면서 더 진행하면 제3망루가 바위지대에 숨어있다. 다시 왔던 길을 돌아나오면 나비가 춤추는 듯한 모양의 나비암. 이곳을 지나면 네갈래길. 풀 한포기 없는 맨땅이다. 좌측으로 내려선다. 계속 직진하면 동문 남문을 지나 백양산 방향.

곧바로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길을 택한다. 다시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간다. 입구 바위에 스프레이로
구서동이라고 적혀 있다. 억수같이 내리는 비로 개울에 물이 넘치고 곳곳이 물바다다. 정암약수터가
나오지만 물은 마시지 말자. 최근 조사때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나비가 춤을 추는 듯한 모양을 한 나비암.

계속 직진하면 놋정약수터 팻말. 우측엔 화강암 덩어리의 너덜지대가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 날머리인 구서동 산복도로 우성아파트 입구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정면에 우성아파트 10동 건물이 보인다. / 글긿사진= 이흥곤기자

/ 산행문의= 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떠나기전에

금정산을 산행하다보면 전국의 명산과 비교해도 이만한 산은 없을 것이라 여기는 산꾼들이 많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편안한 산이며 모산이다.
 학창시절 수도 없이 드나들던 금정산이 지금은 산행 패턴이 많이 달라져 있다. 범어사 버스 종점에서 계곡길을 따라 올라 상마부락에서 원효암을 거
쳐 북문으로 오르든 오붓한 산길은 개발의 미명 아래 도로와 철조망 등에 사라지고 없어진지 오래다.
동문으로 오르내리던 숲속의 산길도 차량의 매연과 버스에  빼앗겨 버린지 또한 오래다.
 옛날의 추억을 되살리며 오르는 금정산 산길은 어디 없을까 싶어 찾아본 산길이 이번 코스였다.
남산봉을 오르는 산길은 옛날의 추억을 살려주는 금정산의 오름길이다. 임도와 개발로 인한 산길은
전혀 만날 수가 없고 구서동으로 내려서는 하산길 또한 우거진 소나무 숲으로 옛날의 금정산을 떠 올리게 한다.

/ 글사진=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산행문의= 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
 / 이창우 산행대장 

“어! 아직 완전히 꽃이 안피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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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산기슭에는 진달래가 많이 보였잖아요. 목련 개나리 산벚꽃도 주위에 피어있고, 무엇보다 날씨가 너무 화창해 쌓인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아요.”

지난달 30일 오후 모처럼 짬을 내 이곳 거제도 대금산을 찾은 한 중년 부부가 진달래 평원이라고 알려진 뽈쥐바위고개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면서 나눈 대화이다.


                                                  대금산 정상에서 바라본 남해바다전경.

지금까지 주로 대여섯 시간의(보통 사람으로선 약간의 부담이 되는) 산행구간을 소개했던 국제신문 근교산팀은 완연한 봄을 맞아 산행을 하면서 가족단위로 여행도 겸할 수 있는 ‘진달래 산’인 거제도 대금산(大錦山·437.5m)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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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산은 해마다 이맘때면 진달래가 연분홍 빛으로 산 전체를 수놓는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답다.

단순히 봄 나들이를 위해 가족끼리 부담없이 찾아도 좋고, 산도 오르고 꽃도 감상하려는 아마추어 산악인들에게는 딱 그만이다. 정상에서 바라본 망망대해 남해와 그 위에 떠있는 이름모를 무인도는 한동안 뇌리에서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불만도 없지 않았다. 도로가 산의 7부 능선까지 뚫려 있어 산 속에서 자동차를 봐야만 했다. 매연을 내뿜는 자동차를 볼 땐 왠지 마음이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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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은 명상 버든마을에서 출발 중대금산(마을)~벽개동목장~약수터~뽈쥐바위고개(진달래평원)~대금산 정상~시루봉 정상~뽈쥐바위고개~간이화장실~정골재주차장~윗대금산(마을)을 거쳐 명상버든마을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 3시간 정도면 진달래를 감상하고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남해를 내려다보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기에 충분하다.

명상버든마을에서 버스를 내려 대금산 등산로 입간판이 세워진 길을 따라 걷는다. 조금 가다보면 복개천이 나오는데 거기가 중대금산마을이다. 마을 앞 복개천의 갈림길에서 왼쪽 골목길을 택한 후 곧바로 다시 왼쪽으로 오른다. 외딴 집이 나오고 그 집 왼쪽에 난 산길로 올라선다. 대나무숲을 보고 오르면 흰색의 대형 물탱크가 나타난다. 계속 오른다. 이 때부터 진달래가 보인다. 묘지를 잇따라 지나면 이번엔 나무로 엮은 문이 나온다. 통과한 후 반드시 닫아두자. 문을 통과하면 임도와 만난다. 이 임도는 애초 명상버든마을 앞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아스팔트 길을 올라가 반깨고개에서 따라 오르는 길이다. 주말인 이날 따라 가족 및 연인들과 함께 찾은 이가 많았다.

여유있게 2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오른쪽에 건물이 보인다. 지도상에는 벽개동목장. 하지만 겉으로 봐선 목장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길에는 차가 못다니게 턱을 높여 놓았다. 목장을 지나면 오른쪽에 대나무숲이 보이고 그 옆에는 산벚꽃이 줄을 서 손님을 맞는다. 여기쯤 오면 길 찾는 것은 걱정을 안해도 된다. 상춘객이 너무 많아 사람만 보고 가면 되기 때문이다.    

‘정상 0.7㎞’라고 적힌 안내판이 보이고 저 멀리 대금산 정상이 우뚝 서 있다. 길 따라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약수터가 있다. 약수터 주변을 걸으면서 땅을 세게 밟으면 ‘쿵쿵’ 소리가 난다. 원래 대금산은 신라때 쇠를 생산했던 곳이라 대금산(大金山)이었다. 땅 밑의 쇠붙이를 끄집어낸 후부터 땅 밑이 텅 비어서 그렇게 소리가 난다고 전한다.

약수를 한 잔 들이켜고 더넓은 뽈쥐바위고개를 지나 30분 정도 바짝 오르면 정상이다. 산중턱까지 바윗돌 하나 찾아보기 힘들지만 정상은 수려한 암벽이 어우러져 있다.

정상에 서면 볼거리가 무지 많다. 가장 가까이 흥남해수욕장이 보이고, 가옥과 밭이 보이는 눈 앞의 섬은 이수도. 배의 앞부분인 이수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 이수도 뒤엔 왼쪽부터 네개의 섬이 보인다. 제일 왼쪽은 해군이 관리하는 대통령 별장인 있는 저도, 나머지 세개는 무인도로 소죽도 중죽도 대죽도다. 지난해 만들어졌다는 무인등대도 보인다.

저 멀리로는 왼쪽부터 진해만이 보이고, 그 옆엔 부산신항 공사로 파헤쳐진 안골, 용원, 정면으로 보이는 큰 섬이 가덕도다. 그 뒤로 영도가, 날씨가 좋을 땐 대마도도 보인단다. 오른쪽 저 끝에는 동백으로 유명한 지심도가 보일 듯 말 듯하다.

  
 

김 양식장 같이 보이는 것은 정치망이며, 그 주변에 떠 있는 배들은 잠수기어민들의 조업배다. 눈 앞에 펼쳐진 푸른빛의 망망대해가 바로 수라상에 올랐다는 가덕대구의 주요 어장이다.

고개를 돌려 남쪽엔 계룡산 삼방산 선자산 옥류봉 앵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유명 정치인이 대금산 주변 대계-소계-외포-장목마을에서 많이 배출됐다는 점.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 김기춘 홍인길 김정길 김봉조씨 등이 있다. 백두산의 정기가 백두대간을 따라 일본으로 넘어가는 길목때문이라는 것이 마을사람들의 설명.

내려가는 길은 반대편으로 잡자. 산길은 워낙 급해서 에돌아 내려선다.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에서는 오른쪽. 시루봉 정상까지 여유있게 걸어가면 대략 40, 50분. 돌로 쌓은 구덩이가 있다. 하산길은 되돌아와 갈림길에서 왼쪽 뽈쥐바위고개를 지나 임도에서 왼쪽으로 잡자. 간이 화장실을 지나면 정골재주장장이 나온다. 40m 정도 걸어내려가면 오른쪽으로 길이 나 있다. 윗대금산, 중대금산 마을을 지나면 버스종점이 나온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 산행문의=다시 찾는 근교산 취재팀 (051)500-5150, 245-7005


<교통편>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거제행 시외버스가 직통, 완행 두 가지가 있다. 거제 사곡~고현~장승포(종점)를 거치는 완행은 오전 6시20분 부터 20, 30분 간격으로 있다. 고현에서 내려야 한다. 고현까지의 직통은 오전 8시30분에 있다. 각각 1만4백원. 고현에서 명상버든마을까지 가는 버스는 오전 9시35분에 있다. 800원. 직통은 연결버스와 시간이 맞지 않기 때문에 부산서 첫 완행버스를 이용, 오전 9시35분 버스를 타면 된다. 부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 거제 고현연안여객터미널까지는 오전 7시3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야 한다. 고현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 돌아올 땐 오후 5시, 6시에 있다. 1시간20분 걸리며 1만6천원이다.

승용차를 이용할 땐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마산IC로 빠져 나와 서마산~진동~고성~신거제대교~14번 국도~고현~연초삼거리에서 좌회전(장목 하청 방면)~청해식품 이정표와 대금산 5㎞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연초호를 거쳐 명동리 명상버든마을로 간다. 명상버든마을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거제민속박물관은 놓쳐서는 안될 볼거리. 전직 교장이자 아동문학가인 옥미조씨가 평생 모은 민속자료 5천3백여점과 서화 130여점이 폐교된 명동초등학교에 전시돼 있다. (055)637-3722


<떠나기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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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을 두른 산하면 떠오르는 산이 남해 금산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거제도에도 금산이 있다. 대금(大金)산은 해발 437.5m로 신라때 쇠를 생산했던 곳이라 한다. 그 후 산세가 유순하며 산릉에 돋아난 풀이 비단을 펼쳐 놓은 것같이 온 산을 뒤덮고 있어 크게 비단을 두른 산이라 하여 대금(大錦)산으로 그 이름이 바뀌었다. 대금산은 멀리서 보면 잘 생긴 여인이 아기를 품은 듯한 형상으로 봄이면 진달래로 온 산이 붉게 물든다. 가족과 함께 선분홍색으로 타 들어가는 대금산을 찾아보자. 정상에서 보는 다도해는 푸른 바다에 뛰어 들고 싶은 착각에 빠지게 할 것이다,하산시 발디딤에 유의하며 시루봉의 진달래 군락도 놓치지 말고 보자. 명동마을의 거제민속박물관 계룡산온천 거제포로수용소 해금강 동백꽃 등 거제도는 가족과 함께 둘러 볼 것이 많은 명승지다. 식수는 미리 준비하고 교통편에 특별히 유의하자


/ 이창우(만어산장) 산행대장 www.yahoe.co.kr


                                                                           거제민속박물관에 소장된 전시품들.

hung@kookje.co.kr  입력: 2003.04.0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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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동산에서 바라 본 낙동강변은 언제 봐도 넉넉하고 포근하다.
강변의 비닐하우스, 산 기슭의 조그만 마을, 강줄기와 나란히
달리는 경부선 열차의 평화로운 모습은 한 폭의 아름다운
한국화를 연상시킨다.
시나브로 찬기운이 자취를 감추고 봄이 성큼 다가왔다.

두터운 외투가 왠지 둔해 보이고 거리엔 밝은 색상의 가벼운 복장을 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하지만 예상외로 산꾼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처녀의 겨드랑이를 타고 온다는 봄바람으로 인해 몸과 마음은 근질근질한데 딱히 떠나야 할 산을 쉽게 정하지 못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눈꽃산행은 늦은 감이 있고 꽃산행은 시기상조다.

신문의 등산가이드 난에 소개되는 산들이 1년 중 가장 다양한 것도, 국제신문 산행팀이 ‘좋은 산 한 군데를 추천해 달라’는 문의전화를 가장 많이 받는 때도 바로 이 시기이다.





김해 금동산(琴洞山·463.5m).



주말 모처럼 늦잠을 잔 후 가족과 함께 부담없이 떠날 수 있는 야트막하고, 낙동강의 물줄기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산이다.



경남 김해시 상동면의 여차리 감노리 대감리에 걸쳐 남북으로 길게 뻗은 능선을 자랑하는 금동산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얕잡아 볼 산은 절대 아니다.



무엇보다 금동산 산행의 매력은 강원도 태백에서 발원, 남으로 남으로 700리를 쉼없이 내려온 낙동강의 굽이치는
 물줄기를 산행 내내 관망할 수 있다는 점. 낙동강과 가장 절친한 산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부산시와 부산시민들은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목가적인 전원풍경을 오랫동안 안겨다 준
낙동강보다는
 항만이나 물류, 친수공간 등등을 앞세우며 바다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온 것이 그동안의 현실. 이 참에
낙동강의
진가를 새삼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기회다.



낙동강을 중심으로 사방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정다운 산, 그 기슭에 옹기종기 자리잡은 작은 마을과
비닐하우스 그리고 강줄기와 나란히 달리는 경부선 열차의 평화로운 모습은 한 폭의 아름다운 한국화를 연
상시킨다.



금동산을 향해 가는 버스 안에서도 낙동강변의 아름다운 정취가 흠뿍 배어난다. 매리취수장을 지나면서
달리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들머리는 여차리 요셉자립장. 용산초등학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5분 정도 거슬러 가면 된다. 나이 많은
산꾼들에겐 용당나루터 근처라고 하면 ‘아굩 그곳’이라며 옛 추억을 떠올릴 것이다.



옛날 인근 무척산 산행 때 버스 타고 산행한 후 용당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낙동강을 건넌 후 원동역에서
완행열차를 타고 귀가하던 소위 ‘타고’ 산행의 중심지에 있었던, 그러나 지금은 나룻배가 사라져 단지
추억으로만 남은 그곳 용당나루터.



산행은 요셉자립원~주능선~철탑~석룡산 갈림길~전망대~정상 바로 밑 갈림길~금동산 정상~경주 손씨묘
~용전마을 순으로 4시간30분~5시간 걸린다. 초입부분은 길이 묵은데다 이마저 희미해 길찾기에 유의해야 한다.



요셉자립원 정문 앞 오른쪽 산길을 오르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길이 묵어 오랫동안 인적이 드물었음을 암시한다.
길 옆의 대역사 현장은 대구에서 밀양~구포로 이어지는 중앙고속도로 공사장.



길이 점점 좁아지고 나뭇가지가 앞을 가로 막는다. 헤쳐나가느라 신경이 쓰일 뿐 아니라 체력 소모 또한 심하다.



25분쯤 뒤 마침내 주능선. 이렇게 푹신푹신한 낙엽길을 만날 줄이야. 동시에 길 왼쪽 편에 낙동강의 도도한
물길이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저 멀리 강 건너편에는 원동역과 그 뒤 배내골로 연결되는 골짜기가 시야에
들어온다. 원동마을 뒤에는 토곡산과 용골산 오봉산 금정산이 이어져 있다.



곧 봉분이 낮은 무덤을 지나면 왼쪽에 바위 전망대. S자를 뒤집어 놓은 모습으로 낙동강이 흐른다. 평온함
그 자체다. 강변 너른 옥토에는 비닐하우스가 빼곡히 차 있다. 간간이 지나는 경부선 열차 또한 정겹다.



10분 뒤엔 낙동강 물줄기와 산행길이 나란히 달린다. 강건너 경부선 철길까지 포함한다면 산길 물길 철길이
삼위일체다.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으면 발목까지 낙엽이 빠진다. 조금 더 나아가면 길 좌우 모두 낙동강이 보인다.
이 때부터 크게 보아 능선이 반시계 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전히 나뭇가지를 피해 고개를
숙이고 헤쳐나가야 한다.

철탑을 지나면 다시 좌우에 낙동강이 보이고, 주변 소나무의 경관이 빼어나 발을 잠시 머무르게 한다. 다시 작은
봉우리에 오르면 정면에 금동산 정상이 나무에 가려 선명하지는 않지만 그 모습을 처음으로 드러낸다.



 


곧 석룡산으로 가는 갈림길을 만난다. 석룡산 너머로 신어산이 보이고, 왼쪽방향인 낙동강 건너편에는 구덕산, 엄광산, 백양산이 손에 잡힌다.



직진한다.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정면에 부산의 진산 금정산도 보인다. 작은 봉우리를 2개 넘어 이번엔 암봉에 닿는다. 금동산 정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제부턴 암릉길. 이끼 낀 바위길을 오르면 왼쪽에 전망대. 그 옆에 안테나가 서있다. 낙동강이 한 일자로 흐른다. 그 뒤 우뚝 선 산이 토곡산 정상. 이제부터 움직이는 곳 모두가 전망대.



정상 조금 못미쳐 갈림길. 왼쪽 매리마을. 흔히 매리마을에서 출발, 금동산을 거쳐 석룡산으로 하산하는 길도 산꾼들이 애용하는 코스.



직진해 바싹 마른 억새숲을 지나면 곧 정상. 정상석은 없고 발밑에 삼각점만 보인다. 정면에 동신어산, 왼쪽에
석룡산이 보인다. 하산은 남쪽으로 직진한다. 경사가 완만한 오솔길이다. 20분쯤 뒤 경주 손씨묘를 지나면 사거리.
오른쪽으로 내려서 작은 계곡을 건너 30분 정도 걸으면 대감리 용전마을 표지석. 이어 도로와 만나면
왼쪽으로 가 상동면사무소 앞 슈퍼에서 구포행 버스를 타면 된다.







◇ 교통편 - 구포역 인근에서 버스로 40분 소요



구포역에서 나와 육교를 건너지 않고 왼쪽(사상 방향)으로 150m 정도 가면 고가다리가 나온다. 그 고가다리
밑에 김해여객(055-337-3751) 대동·상동행 버스정류소(종점)가 있다. 이 곳에서 여차행 버스를 타 김해 상동면
여차리 용당초등학교 앞에서 내린다. 오전 8시10분, 10시10분, 11시30분, 낮 12시50분, 오후 2시30분 출발. 40분
 정도 걸린다. 2200원.



구포역까지는 지하철 2호선 구명역에서 내려 ‘구포역’ 방향으로 올라와 골목길(입구에 이정표 있음)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산행 날머리인 상동면사무소 근처 슈퍼 앞 버스정류소에서 구포행 버스는 오후 1시30분, 3시, 4시30분, 6시,
7시(막차)에 있다. 1700원.





◇ 낙동강하구 조망 산행은



산행을 하면서 강이나 바다를 관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행운이다.



해운대 장산에 오르면 해운대의 푸른 바다와 그림같은 광안대로가 눈앞에 펼쳐지고 김해 금동산에 서면
낙동강의 도도한 물줄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해운대 앞바다와 광안대로가 비교적 화려하고 광활하다면 낙동강의 푸른 평야는 어머니의 품처럼
후덕하고 포근하다.



김해 금동산이 산행 내내 낙동강의 굽이치는 물줄기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다면 을숙도를 비롯해 크고작은
모래섬으로 이뤄진 낙동강 하구 일대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산은 어디일까.



산꾼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몰운대에서 출발하는 낙동정맥의 한 구간인 아미산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비록 지금은 다대동방아파트 건설을 위해 부지조성공사를 하는 등 서서히 망가져 가고 있지만.



산행 출발점은 다대포 몰운대성당 앞.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버스를 내려 길을 건넌 후 다대대우아파트를
지나 다선중학교와 몰운대사회복지관 부설 어린이 집을 지나면 만날 수 있다.



산행길 입구에 서면 그 명성에 걸맞게 다대포해수욕장과 모래섬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쪽 끄트머리에는
백합등 도요등 장자도 진우도 눌차도 등 눈에 보이는 모래섬의 사진을 붙여 실제 모습과 비교할 수
있도록 ‘낙동강 하구 조망도’가 친절하게 서있다.



산길을 따라 조금 더 걸으면 모래섬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정상까지는 40~50분 밖에 걸리지 않으므로 가족 산행지로도 적합하다. 정상에서 갈라지는 응봉봉수대에서도
다대포해수욕장과 낙동강 하구 일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억새산행으로 유명한 승학산에서도 낙동강 하구 일대의 조망이 가능하다.



승학산은 도심에 위치, 부산시내 여러 지역에서 들머리를 마음대로 잡을 수 있다.



사하구 동아대 하단캠퍼스를 비롯해 서구 서대신동 꽃마을이나 대티고개 정상부, 동구 안창마을, 부산진구
통일교 범내골성지 또는 가야1동 현대아파트, 사상구 학장동 등.



승학산에서 낙동강 하구 일대를 감상하려면 정상 부근에 도달해야 한다.



이밖에 거리는 비교적 멀지만 가덕도의 주봉인 연대봉이나 금정산과 이어지는 백양산에서도 낙동강 하구
일대를 볼 수 있다.



/ 글·사진=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근교산&그너머 <377> 함양 백운산

 
  함양 백운산에 오르면 내로라하는 명산들이 사방팔방으 로
거침없이 펼쳐진다. 사진 가장 뒤쪽 능선이 지리산 주능선으로
주봉인 천왕봉(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제석 봉 영신봉 토끼봉
반야봉 노고단 고리봉 등이 일직선 상 으로 하늘금을 그으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흰 구름 산’이라 불리는 백운산(白雲山).

현재 우리나라에 백운봉까지 포함, ‘백운’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은 부산 기장의 백운산 등 열댓개. 20개를 넘는다는 천황봉(天皇峯)에 이어 두번째다.

천황봉이라는 이름이 대부분 일제때 조선총독부가 황국사관을 이 땅에 심기 위해 편찬한 지도책에 적은 이름을 근거로 하고 있어 산꾼들은 하루빨리 옛 산이름 찾기 운동이 펼쳐지기를 바란다. 반면 백운산이란 산이 높아 구름을 걸치고 있다는 자연발생적인 이름이어서 친근한 느낌이 더하다.


경남 함양군 백전면과 서상면, 전북 장수군 번암면에 걸쳐 있 백운산은 우선 그 이름만큼이나 높고 험하다. 고로쇠약수로 유명한 광양 백운산이나 원주 백운산도 산높이가 1000m 이상이지만 그 중 으뜸이 경남 함양의 백운산(1279m)이다.
해발고도 뿐만 아니라 조망도 빼어나다.
주변의 이름깨나 알려진 내로라하는 명산들이 사방팔방으로 거칠 것 없이 펼쳐져 있어 이를 확인하는데만
한참이 걸릴 정도.
하산길에 만나는 골짜기인 큰골은 높이가 어림잡아 30m나 돼 협곡에 가까운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데다
주변 아름드리 홍송 또한 일품이다.

산행은 대방마을 매표소~묵계암~상연대~주능선~전망대~하봉~중봉~백운산 정상~화과원 갈림길~용소폭포
~헬기장~백운암을 거쳐 매표소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 5시간~5간30분 걸린다.

매표소를 지나면 정면에 ‘등산로 종합안내도’가 서있다. 이를 바라보고 왼쪽 ‘상연대’ ‘묵계암’,
오른쪽은 ‘백운암’ ‘화과원’ 방향. 원점산행이라 어느 쪽으로 가도 상관 없으나 하산할 때 콧노래를 부르며
쉽게 내려올 수 있게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정면에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는 하봉. 150여m 오르면 조그만
암자인 상연대도 시야에 들어온다.

백운산 산행 초입부는 예상외로 따분하다. 묵계암을 거쳐 상연대까지 가는 50여분 거리가 시멘트길이기
 때문이다. 암자 두 채를 위해 왜 이토록 산골짜기까지 차가 다닐 수 있게 포장해 놓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은근히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하기까지 하다.

하여튼 묵계암까지는 30분 거리. 관음전 삼성각 등 전각 두 채가 아담하다. 비구니승 두 분이 수행하며 지나가는
 길손에게 차를 대접한다.

20분 후 상연대(上蓮臺). 고운 최치원 선생이 어머니의 기도처로 건립한 암자. 15m쯤 되는 벼랑 위에 사뿐히
앉아 있는 모습이 연꽃처럼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이다. 신라말에는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인 실상선문이
이곳으로 옮겨와 선문의 마지막 보루가 되었다고 전해온다. 상연대는 무엇보다 왼쪽 천왕봉에서부터 반야봉까지
 일직선으로 하늘금을 긋는 지리산 파노라마가 압권이다. 상연대까지의 시멘트길이 지루하다면 묵계암을 지나
바로 향하는 산길을 오르면 상연대를 지나 무덤이 있는 주능선에서 만난다. 상연대를 못보는 아쉬움은 남지만.

백운산 정상까지는 1.8㎞. 이정표를 따라 계단을 오르면 본격 산길로 접어든다. 엄청나게 급한 오르막길이
 기다린다. 밧줄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상당한 체력소모를 요구한다.

20여분 뒤 제법 넓은 주능선. 묘지가 가운데 있고 묵계암에서 올라오는 산길과 만난다. 그 옆에 벤치가 있다.

계속되는 오르막, 이어지는 밧줄. 15분간 한바탕 또 힘을 소진하면 전망대. 방금 올라온 시멘트길과 능선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곧 무덤이 있는 봉우리를 만난다. 하봉이다. 잡목 사이로 정상이 얼핏 모습을 드러낸다.
조금만 더 가면 중봉과 정상이 나란히 보인다.

7분 뒤 조망이 탁월한 중봉. 정상을 보고 오른쪽(동쪽)으로 남덕유산과 남령 월봉산이 이어지다 월봉산에서
능선이 갈라져 앞엔 거망산 황석산이, 뒤엔 금원산 기백산이 나란히 달리고 있다. 이 곳에서 정상은 10분 거리.
정상 100m 앞서 무덤 2기가 보인다. 무덤에서 왼쪽은 중고개로 지리산 방향으로 이어진다. 정상은 오른쪽.
이 짧은 구간이 백두대간.

 


정상은 지금까지 봐 온 주변 봉우리를 총정리할 수 있는 곳. 정상석 앞에 ‘백운산 전망안내도’가 서있지만 낡아서인지 아무 것도 확인할 수 없다. 주변 봉우리들의 이름을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쳐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남쪽의 지리산 능선은 시계범위가 더 넓어져 이번엔 웅석봉에서 천왕봉~반야봉~노고단~만복대~바래봉~덕두산까지 펼쳐지고 동쪽 코 앞에는 괘관산이 의좋게 마주보고 있다.


하산은 오른쪽(동쪽) ‘백운암’ ‘원통재’ ‘화과원’ 방향. 북사면이라 아직도 제법 눈이 있다. 하지만 감상에 젖을 때가 아니다. 내리막이어서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 미개척산길의 이정표 갈림길과 만나면 왼쪽으로 내려선다.



산죽길 너덜길 오솔길과 헬기장을 연이어 지나면 또 다시 밧줄을 잡고 내려와야 하는 급경사길. 15분 정도만 힘겹게 내려오면 계곡과 만난다. 지금부터 계곡과
나란히 걷는 그야말로 호젓한 산길. 20분 뒤엔 집수통에 연결되는 고로쇠파이프 여러 줄이 보인다. 울진의
응봉산 온천수 파이프가 연상된다.

곧이어 화과원 갈림길을 만난다. 계곡을 건너면 화과원, 직진하면 백운암. 화과원은 기미독립선언서에 한용운과
 함께 서명한 용성스님이 선농일치를 주장하며 손수 농사를 지었던 곳. 10여분 걸리지만 최근 복원공사가 중단된
상태.

동시에 이 지점이 용소폭포. 15m 높이의 벼랑에서 떨어지는 폭포수 밑에는 용소가 자리잡고 있다. 폭포 옆에는
 아름드리 노송이 주변 풍경을 더욱 멋지게 해준다. 백운산 최대의 비경지대라 할 만하다. 이후부터는 협곡과
아름드리 홍송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계곡길의 운치를 만끽하며 걷는다. 날머리인 백운암 인근에는 하얀 화강암
위로 흐르는 맑은 물이 인상적이다. 백운암에서 매표소까지는 10분 정도 걸린다.

◇ 교통편
부산 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6)에서 함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40분, 6시20분, 6시59분 등 8~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만600원. 3시간 정도 걸린다.

함양시외버스터미널(055-963-3281~2)에서 들머리인 대방마을에 닿기 위해선
군내버스터미널(간판은 (주)함양지리산고속)에서 백전·신촌행 군내버스를 타 종점인 신촌에서 내리면 된다.
 오전 7시40분, 8시, 9시30분, 10시20분, 11시20분 출발. 1600원. 군내버스터미널은 시외버스터미널 뒷문으로
나오면 길 건너편에 보인다.


날머리인 신촌 대방마을에서 함양시외버스터미널행 군내버스는 오후 4시, 5시, 6시10분, 8시20분(막차)에 있다.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5시10분, 6시, 6시45분, 7시5분, 7시28분(막차)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대진고속도로~88고속도로 광주방향~함양IC~백운산
상림공원 우회전~함양시외버스 주차장사거리서 직진 백전 함양 방향~상림숲~월암삼거리 백전 서하 방향
 좌회전~백전면~대방마을 순.

◇ 떠나기전에

흔히 백운산하면 광양의 백운산을 먼저 생각한다. 광양 백운산의 유명세에 가려 있지만 함양의 백운산
백운산으로서는 진산이다. 그래서 산꾼들에게는 동경의 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백두대간의 막바지에 웅장하게 솟은 산으로, 남으로는 지리산 웅석봉에서 천왕봉 노고단에 이르는 지리주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북으로는 남덕유산 북덕유산을 잇는 조망권이 여타 산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리산과 덕유산을
 연결하는 고리가 함양 백운산이기 때문이다.

이번 산행의 하산길인 큰골은 백운산 정상에서 흘러내리는 골짜기로 용소의 푸름이 절경을 연출하고 하봉에서
 시작된 미끼골은 묵계암 상연대 등 급한 골짜기에 터를 잡은 절집이 위태롭게 걸려 있어 많은 시인묵객이 들러
 머무르곤 했다.



백운산의 산길은 여럿 있다. 취재팀이 이번에 답사한 대방마을에서 출발, 미끼골을 거쳐 큰골로 하산한 코스가
최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미끼골의 서쪽편에 있는 중고개에서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이어지는
오르막 산길은 산행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백운산 바로 옆 괘관산에서 이어지는 원통재(일명 빼빼재)는 한적한 산길로, 화과원 뒷능선을 거쳐 서래봉
상봉을 연결하는 종주코스로도 시도할 만하다. 또 다른 길은 호남정맥의 무령고개에서 영취산을 거쳐
백운산으로
 오르는 산길이 최근 산꾼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이 길은 백두대간을 맛보기할 수 있는 독특한 산길이다.


이번 주말에는 함양 백운산에 올라 지리산과 덕유산, 그리고 백두대간의 정기를 한 몸에 받아보자.


3월은 산행시기중 가장 어정쩡한 계절이다. 백운산은 봄 기운은 물론 아직 북사면에 잔설이 남아 있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겨울장비를 챙겨가는 것도 잊지말자.

백운산으로 향하는 도중 천연기념물 154호 상림숲을 지나므로 시간이 날 경우 빠뜨리지 말자.

참고 하나. 날머리 백운암 경내 한쪽 편에는 고로쇠파이프로 모여지는 고로쇠약수 집수통이 있다. 현장에서
바로 담아 판매도 한다. 흔히 5만원하는 18ℓ(1말) 1통에 3만5000원. 016-9883-8525

/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 이창우 산행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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