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인근 명화 많은 레스토랑으로 유명
얇은 도우 심플한 토핑 기존 피자와 달라
매달 와인스터디 열어 와인 저변화 기여

썬즈갤러리 이성희(맨 왼쪽) 대표와 직원들. 명화 갤러리답게 벽에는 온통 그림이 걸려 있다.
  
명화와 클래식 선율, 와인과 근사한 이탈리안 음식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부산대 인근에 숨어 있었다. '썬즈갤러리'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포근하고 아늑하다. 테이블은 8개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가 은은히 들리는 가운데 양쪽 벽에는 10여 점의 명화가 전시돼 있다. 파스텔풍의 샤걀과 강렬한 색감의 마티스 그림이 눈길을 끈다. 거꾸로 매달려 조명에 반짝이는 와인 잔의 모습도 이색적이다. 싸고 양 많은 부산대 인근의 식당 콘셉트에 맞지 않다.

'썬즈갤러리'는 몇 차례 진화를 거듭했다.

이성희(39) 대표는 오래전부터 유럽 배낭여행을 다니며 모은 명화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2004년 문을 열었다. 그땐 차와 케이크로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와인에 흠뻑 빠졌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유명 와이너리를 부지런히 발로 뛴 결과 와인 전문가가 됐다. 이후 와인을 널리 그리고 제대로 알리기 위해 한 달에 한두 번 와인스터디를 열고 있다. 초급·중급·고급자 과정으로, 식사를 함께 하며 와인과 관련해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배운다. 그런데 이 집의 와인은 무척 싸다. 통상 와인레스토랑은 와인숍 가격의 2~3배지만 이곳은 와인숍 가격에 1만 원만 더 받는다.

와인을 본격 취급하면서 와인과 어울리는 요리뿐 아니라 파스타 피자 그리고 코스 요리에도 신경을 썼다. 실력 있는 셰프를 스카우트하고 유럽 여행 때 경험한 현지 맛을 떠올리며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지난해부터 제 궤도에 올랐다고 이 대표는 자부했다. 덕분에 단골들도 꽤 늘었다. 단골들이 "이제 다른 집에서는 못 먹겠다"고 말할 땐 보람도 느낀다고 했다.   
  
메뉴판을 열었다. 피자는 네 가지가 전부였다. 모두 손수 반죽해 만든 얇은 도우를 이용한 토핑이 심플한 이탈리안 피자다. 기존 피자집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맛이다.

이탈리안 야채를 토핑한 루꼴라, 고르곤졸라치즈를 9시간 졸여 피자 조각을 돌돌 말아 꿀을 찍어 먹는 고르곤졸라(아래 사진), 네 가지 치즈를 토핑한 꽈뜨로 뽀르마지오(이상 각각 1만5000원), 생모차렐라 치즈와 생토마토를 토핑한 마르게리타(2만 원)가 그것. 마르게리타의 경우 토핑되는 치즈가격만 1만 원일 정도로 재료값을 아끼지 않는다.

고르곤졸라피자는 꿀을 찍어 먹는다. 아래와 같이 돌돌 말아서.



파스타는 종류가 10가지. 잘 나가는 '빅3'를 꼽아 달랬다. 시푸드 느낌이 나는 비앙코 파스타(1만5000원), 해물과 야채를 굴소스에 곁들여 자체 개발한 퓨전 스타일인 상하이 파스타(1만4000원), 해산물의 신선함과 생크림의 고소함이 절묘한 화이트크림 파스타(1만3000원)가 인기 메뉴라고 했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이 대표는 코스 요리를 권했다. 썬즈 코스 4만 원, 문즈 코스 5만 원(아래 사진)이다. 각각 기장군 철마에서 순수 구입한 최고급 한우로 만든 안심스테이크를 포함한 4~6가지 요리가 나온다. 가지에 싼 구운 관자살, 블랙트러플(송로버섯)을 얹은 감자스프, 샐러드,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알리오올리오(마늘파스타), 미디엄레어로 육즙의 진수를 보여주는 안심스테이크는 격조 있는 식사의 진수를 보여준다. 와인이 곁들여지면 금상첨화. 디저트로 뜨거운 초콜렛을 품은 폰당에 이은 에스프레소까지 음미하면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을 식사가 완성된다.

그릴에 구운 가지에 싼 관자살.
블랙트러플(송로버섯)을 얹은 감자스프.
버섯을 곁들여 발사믹소스를 얹인 샐러드.
알리오올리오(마늘파스타). 씹히는 맛이 있고 아주 고소하다.
안심스테이크.
다른 각도에서 본 안심스테이크.
디저트. 뜨거운 초콜렛을 품은 폰당.
에스프레소. 폰당의 단맛을 중화시켜준다.

파스타와 음료(1만3000원), 피자 파스타 디저트 음료(3만 원)의 점심세트와 피자 파스타 디저트 와인(4만3000원) 파스타 디저트 와인(4만2000원) 세트도 준비돼 있다. (051)515-6630

-싱글로 가는 길 고수에게 배운다
<1> 최칠관 전 부산골프협회 회장


올해 일흔둘, 여전히 70대 후반 싱글 유지
부산CC 챔피언전 땐 4R 합계 2오버파 기록
나이 들면서 유틸리티와 롱퍼터로 바꿔 라운드

 
'1, 2년 정도라면 아직 희망이 있고 3년 즈음이면 좀 그렇고, 5년 이상이라면 희망이 별로 없다'. 주말골퍼들이 '싱글'이 될 수 있는 확률상의 구력이다. 바다 건너 미국 얘기라 참고로만 하자. 골프채를 한 번이라도 잡아본 사람이라면 '골프에는 신화가 없다'는 사실을 안다. 그만큼 어렵다. 오죽했으면 못 치는 핑계가 100개가 넘는다고 할까. 주말골퍼의 꿈은 예외 없이 싱글. 프로에 가까운 싱글, 즉 핸디캡 1~3 정도는 어렵겠지만 핸디캡 6~9 정도는 노력만 하면 이룰 수 있다고들 한다. 고수들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단기간의 집중연마가 효과적이라고 한다. 주말마다 연습장이나 필드에 나가서는 '하세월'이라는 것이다. 강호의 고수들을 찾아 싱글로 가는 지름길을 물어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남녀노소 구분없이 타칭 고수라면 먼 길도 마다치 않을 작정이다.


클럽 챔피언 출신이라면 프로 선수 못지않은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스윙이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그는 달랐다.

첫 홀 티잉그라운드에서 그의 드라이스샷 모습은 여느 연습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소 구부정한 폼이었기 때문이었다.(아래 사진) 하지만 두세 홀을 더 돌면서 유심히 보니 스윙의 전체적인 템포나 리듬감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드라이브 비거리는 200~210m 정도.



싱글을 꿈꾸는 주말골퍼들에게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조그만 팁이라도 전해야 하는 입장에서 첫 취재원으로 잘못 택했다는 생각도 내심 들었다.

그의 이름은 최칠관. 올해 나이 일흔둘. 그는 현재 (주)고성노벨화약과 오는 24일 개장하는 고성 노벨CC 회장이자 현재 부산상의 부회장이다. 골프 관련 이력은 더 화려하다. 잠시 소개하면 이렇다.

그는 지난 1970~1980년대 중반까지 부산 아마추어 골프계를 주름잡았던 대표적 골퍼였다. 지난 1995~1996년 부산골프협회 회장도 역임한 그는 아마추어 골퍼라면 한 번쯤 꿈꾸어봄 직한 클럽 챔피언에 무려 8번(부산CC 6회, 동래CC 1회, 경주신라(옛 조선)CC 1회)이나 올랐다. 특히 1984년 부산CC 챔피언 땐 전무후무한 기록인 4R 합계 290타(+2)타를 기록했다.

1987년에는 전국체전에서 처음으로 채택된 골프 종목 부산 대표로 출전해 5위에 올랐고, 앞서 1980년엔 남서울CC에서 그해 프로 및 아마추어 챔피언 12명이 겨루는 프로암 대회에서 당대 내로라하는 김승학 김석종 프로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성기 때 그의 드라이브 비거리는 초창기 감나무를 깎아 만든 퍼시몬채로 240~250m 정도. 지금의 첨단 소재 드라이브가 20m 더 나간다고 볼 때 프로에 버금가는 장타자였다. 1970년대 중반 일본서 우승도 한 한장상 프로가 동계훈련을 위해 부산을 찾으면 최 회장에게 핸디 두 개만 주고 라운드를 할 정도였다. 당시 한 프로 밑의 연습생이었던 구옥희 임진한 프로도 최 회장에게 배웠다. 이쯤 되면 부산의 골퍼 1세대로, 한 시대를 풍미한 아마추어 최강 골퍼라 해도 입을 댈 사람이 없지 않겠는가.

 세월에 장사없다고 했던가. 허리와 목 디스크 후유증으로 그의 드라이브 스윙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70대 후반의 스코어를 내는 싱글이다. 비결을 물었다. "골프는 우리 몸의 거의 모든 부분을 사용하는 운동이야. 백스윙, 다운스윙은 물론이고 강한 임팩트를 줄 때 우리 몸의 상·하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좋은 샷이 나오지. 그러니까 스윙은 현재 자신의 몸상태에 맞게 해야 돼. 시합 때도 그날 컨디션에 맞는 스윙을 해야 하고, 평소 컨디션이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스윙을 준비해 놓아야 돼. 이 늙은이는 이제 몸의 회전이 잘 안 돼 어쩔 수 없이 내 몸에 맞는 스윙을 스스로 찾은 거야." 나이 들어 타이거 우즈의 스윙을 교과서로 혼자 냅다 갈기는 연습에서 벗어나 한 번쯤 프로나 고수에게 자신의 몸상태에 맞는 자신의 스윙을 점검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립도 나이가 들면 바꿀 것을 권했다. 그는 50대 중반까진 장타를 날리기 위해 스토롱 그립을 잡았지만 지금은 몸이 따라주지 못해 약간 완화된 스트롱 그립으로 느슨하게 잡고 있었다. 미세한 변화지만 'in-out 스윙'이 쉽게 된다고 했다.

평소 몸관리는. "나이가 들면 파워보단 유연성이 중요해. 젊었을 땐 매일 아침 등산도 했지만 지금은 방안에서 앉았다 일어섰다를 100번하고 가벼운 아령을 들고 있어. 그 정도야. 최소한의 유지인 셈이지." 70대 싱글 유지의 한 단면이었다.

그의 싱글 비법은 세컨샷부터 있었다. 바로 유틸리티우드였다. 힘이 있으면 롱아이언은 훌륭한 무기가 되지만 힘이 달리면 유틸리티로 바꿔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순간 인터넷에서 타이거 우즈의 인터뷰가 생각났다. "30대인 나는 아직 3번 아이언을 칠 수 있는 체력이 있다. 하지만 40세가 되면 4번 아이언을 빼고 7번 우드를, 50세가 되면 5번 아이언 대신 9번 우드를 추가하겠다."

실제로 그의 골프백에는 1, 3, 5, 7, 9번 우드와 6~9번 아이언 그리고 웨지 3개(S, A, P)가 들어 있었다. 5번 아이언을 대체할 9번 우드는 2년 전 구입했다. 그만큼 체력관리를 잘 했다는 방증이다. 4번 아이언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주말골퍼에겐 고려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최 회장은 "유틸리티는 힘을 크게 들이지 않고 설렁설렁 쓸어쳐도 거리가 나고 미스샷을 해도 표가 크게 나지 않는다"며 "힘과 유연성이 떨어지면 롱아이언을 고집하지 말고 유틸리티로 바꾸라고 말했다.
  
퍼터에도 변화가 있었다.


롱퍼터인 벨리(belly)퍼터(옆 사진)였다. 퍼터의 끝부분을 배꼽 쪽에 고정시키기 때문에 배꼽퍼터라고 불린다.

사실 골퍼에게 퍼터 교체는 큰 모험이다. "젊었을 때부터 술을 많이 마셔 이젠 떨려 몸의 고정이 잘 되지 않아. 일종의 입스 현상이지. 그러니 차선의 선택이었을 수밖에."

벨리퍼터(42인치)는 스윙할 때 일반 퍼터(34인치)보다 손목의 움직임을 제한하기 때문에 퍼터 하기기 편하고 스윙 궤적을 정확히 만들어줘 임팩트 순간 헤드가 비틀어지는 확률이 적어 볼이 똑바로 굴러간다. 나이 들어 퍼터를 바꾼 예는 미PGA에서도 흔히 있다. 1996년 상금왕 탐 레이먼이 2002년부터 벨리퍼터를 사용했고, 비제이 싱은 2002년 마스터즈에서 벨리퍼터로 우승했다. 미국 골프잡지에선 벨리퍼터들의 퍼터 성공률이 일반 퍼터의 그것에 비해 더 높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골프 인생 40년을 뒤돌아볼 때 골프는 서드샷부터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아무리 장타를 날려도 그 홀 스코어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서드샷을 붙이거나 넣으면 반드시 1~2타가 줄기 때문이다. "파4홀에서 티샷과 세컨샷은 머리 쓸 일이 없잖아. 그저 있는 힘과 기술을 발휘하면 되지. 하나, 서드샷부턴 조절의 개념, 즉 힘을 전부 발휘하는 것보다 힘을 죽이며 조절하는 것이 더 어려워. 어프로치나 퍼트가 그렇잖아."

벨리퍼터를 쓰는 그는 피칭도 웬만하면 낮게 굴리는 런닝 어프로치를 즐겨한다고 했다. 실제로 최 회장은 파4홀의 경우 2온은 무리였지만 대부분 세컨샷을 그린 근처에 붙인 후 정확한 칩샷으로 핀 근처에 3온 시킨 후 1펏으로 홀아웃했다. 대부분 3온 1펏 작전이었다.

한때 드라이브샷을 250~260m 날리며 지역 아마 골프계를 호령했던 최 회장은 이제 유틸리티와 벨리퍼터 그리고 정교한 어프로치샷으로 여전히 싱글을 유지하고 있었다. 마치 파이어볼러 박찬호가 팔색팔조의 변화구 투수로 변화했듯이.

부산의 맛 - 구포국수

-후루루룩~ 총총 썬 '땡초'의 마력은 덤
- 잔치·서민음식 대명사
- 일제 강점기부터 구포역 곡물하치장 덕 제분·제면업 발달
- 가내공장 30곳 성황…옥상·마당 곳곳 면 말리는 진풍경도
- 현재 구포엔 가내공장 1곳 뿐
- 진한 멸치육수에 말아 단무지채 부추 고명 올려

 국수는 서민의 음식이다. 장날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가마솥에서 퍼올린 육수에 만 국수 한 그릇이면 시름도 잠시 잊는다. 또 잔치음식을 대변한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처녀 총각에게 "언제 국수 먹여줄래"라고 묻는 것은 국수가 바로 잔치음식의 대명사로 굳어졌음을 의미한다.

불가에서는 국수를 승소(僧笑)라 부른다. 스님들의 미소라는 의미로, 늘 밥만 먹는 스님들의 유일한 별미가 바로 국수였기 때문에 국수 생각만 하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해서 붙여진 애칭이다.

그러고 보니 국수는 오랫동안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먹을거리였다. 해서, 지방마다 향토색 짙은 국수가 전해내려오고 있다. 정선 콧등치기국수, 제주 고기국수, 담양 선지국수 등등. 하나같이 우리네 삶과 끈끈하게 이어져 있다.

부산에는 구포국수가 있다. 타 지역의 여느 국수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지명도는 꽤 높은 편이다. 6·25한국전쟁 기간 푸짐한 양과 쫄깃한 면발로 많은 피란민의 배고픔을 달래줘 깊은 인상을 심어준 때문이다. 구포국수는 이런 시대적 상황에 힘입어 지난 1980년대까지 부산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매김했지만 1990년대부터 식문화의 급격한 변화와 대기업의 진출로 명맥만 겨우 유지하고 있다. 부산시 홈페이지의 '부산의 별미' 코너에도 이제 구포국수라는 음식은 찾아볼 수 없다.

관의 지원도 끊겨…명맥만 겨우 유지

 왜 구포국수인가.

일제 강점기 때부터 구포역 인근엔 곡물하치장이 있어 제분업과 제면업이 발달했다. 남선곡산과 영남제분이 대표적 공장. 구포 일대는 또 낙동강 하류의 염분 섞인 바다 바람이 연신 불어대 국수를 자연 건조시키기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구포장을 끼고 원료 구입의 용이함과 자연 조건 등을 두루 갖춘 이곳은 국수공장이 들어서기에 안성맞춤이었던 셈. 자연스럽게 가내 국수공장이 한 두 곳 들어섰고, 이러한 공장이 차츰 잘 되니까 여러 집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이름은 자연스럽게 지명 이름을 따 구포국수로 명명됐다.

구포에서 국수공장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대략 1940년대 초반. 구포시장에서 '이가네 구포국수'를 운영하는 이원화(49) 대표는 "선친으로부터 구포국수 공장이 처음 만들어진 시점은 대략 1940년대 초반이었으며, 우리 집은 1945년 국수공장을 처음 시작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구포에서 국수공장이 가장 많았을 때가 1960~70년대로 아마 30여 곳은 됐을 것"이라며 "당시에는 대부분 가내공장이어서 옥상이나 마당에서 국수를 말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구포국수 공장은 이후 1980년대 들어 기울기 시작하더니 1990년대부터 고임금과 대기업의 진출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현재 부산 북구 구포 일대의 구포국수공장은 구포연합식품 단 하나뿐. 하지만 구포국수라는 이름으로 국수를 만드는 공장은 경남 김해 등 부산 외곽에 몇 곳 더 있다. 김해에서 구포국수를 만드는 업자들은 오래 전 구포에서 국수를 만든 사람이라 제품에선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구포국수라는 명칭과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 지난 1988년 모 국수공장이 상표등록을 해 다른 업자들이 명칭 사용을 못하게 되자 소송을 걸었다. 결국 재판부는 '구포국수는 구포의 명물로 역사성이 있는 명칭이므로 단독 소유할 수 없다'고 판시해 구포국수는 만인의 상표가 돼버렸다.

부산 동래구청이 동래파전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애쓰듯 북구청도 구포국수와 관련, 관심을 보이고 있을까. 지금으로선 아쉽게도 없다.

북구청은 1998년 구포국수축제추진위원회를 구성, 제1회 구포국수 축제를 연다고 널리 알렸지만 결국 예산 문제로 무산된 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북구청 관계자는 "구포국수는 이제 지명만 구포가 들어갈 뿐 실제론 북구만의 특화된 상품이 아니라 부산 전역에 널리 분포돼 있는 데다 예산마저 부족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쫀득쫀득 씹히는 면발과 진한 육수의 그맛

부산엔 구포국수집이 제법 있지만 구포국수를 제대로 하는 집은 몇 집 안 된다.

남산동 구포촌국수. 육수는 직접 부어 먹는다.

현재 금정구 남산동 외대운동장 입구 맞은편 '구포촌국수'가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이다. 그래서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다. 구포촌국수(051-515-1751)의 김향이(47) 대표는 "김해 '대동할매국수'를 하는 그 할매와 비슷한 시기에 인근에서 30년 동안 구포국수를 삶은 할매가 저의 친할머니"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국수는 김해 주촌의 한 구포국수 공장에서 특별 주문한 것만 사용한다. 좋은 밀가루를 사용해 가격은 일반 제품의 배. 멸치는 보름에만 잡혀 특히 맛있다는 오사리멸치만 쓴다.

육수에는 비법이 있었다. 그냥 멸치를 넣는 게 아니라 건강이 안 좋은 할머니가 집에서 버섯 다시마 양파 대파 등을 말려 손수 빻아 만든 가루를 섞는다. 그것도 비율이 정해져 있단다. 30년 노하우가 숨은 최고급 육수에 최고급 구포국수가 만났으니 맛이 좋지 않으면 오히려 그게 이상할 정도다.

자연히 단골이 늘 수밖에. 한달이면 25번쯤 찾는다는 박경득(52·현대자동차 금정지점) 씨는 "면도 쫄깃해 좋지만 이 집 육수는 해장용으로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전날 과음했을 경우 그는 출근 후 기본적인 업무를 마치면 반드시 이 집을 찾는다. "문을 여는 오전 10시 전에 와서 기다리다 주인이 출근하면 대신 셔트문을 올리고 들어가 땡초를 넣은 구포국수 한 그릇을 해치워야 하루 일이 손에 잡히죠."   

몸속에 육수의 피가 흐르는 현대자동차 박경득(왼쪽) 씨와 부산대 황진연 교수.
 
역시 한달이면 20일쯤 이 집 국수를 먹는다는 부산대 지구환경과학부 황진연(58) 교수는 이 집의 국수 감별사. 다른 국수업체에서 맛보라며 샘플로 갖다준 국수의 경우 김 대표는 가장 먼저 황 교수에게 삶아 대접한다. 황 교수는 "제법 이름 있는 국수를 맛봤지만 구포국수만큼 탱탱하면서도 쫄깃한 국수는 없다"고 말했다.

육수의 피가 흐르는 이 두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속이 풀리는 진한 육수에 고명으로 단무지채 부추 김가루 깨소금이 들어가는 구포국수야말로 소박하면서도 진솔한 음식"이라고 말했다.

맨 오른쪽이 보통 그릇이며, 가운데가 2배인 곱배기, 맨 왼쪽이 4배에 해당되는 왕곱배기 그릇이다. 이 집은 왕곱배기를 4그릇이나 먹은, 그러니까 보통 국수 28그릇을 먹은 사람이 최고로 많이 먹은 사람이다. 새 기록이 나올 때까지 신기록 보유자는 공짜다.

줄 서 기다릴 때의 번호표.

구포국수.


'이가네 구포국수' 이원화 대표

- "국수공장집 아들이어서 반죽 절단 등 면 만들기가 어린 시절의 일상이었죠"

 "구포국수를 직접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구포국수 식당을 하는 경우는 부산에 아마 저밖에 없을 겁니다." 부산 북구 구포1동 구포시장에서 '이가네 구포국수'를 운영하는 이원화(49) 대표는 '구포국수의 적자'라 할 수 있다.

이가네 구포국수 대표 이원화 씨.


이 대표의 선친은 지금의 가게에서 여섯 블록 떨어진 현 신용협동조합 맞은편 지점에서 1945~79년 34년간 구포국수 공장을 운영했다. 그 모습은 가게 벽에 붙어 있는 사진을 보고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저희 집을 포함해 7개의 국수공장이 함께 있었지요. 살림집과 함께 있는 가내공장 수준이었지요. 조금 큰 곳은 옥상에 건조대를, 저희 집은 마당 한쪽에 나무로 만든 건조대를 둬 국수를 말렸어요."

이가네구포국수.

육수. 땡초를 넣어야 맛있다.


사진을 자세히 보니 이 대표가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건조대 앞에서 활짝 웃는 모습이 확인된다. 자전거를 탄 사진 앞에서 이 대표는 한마디 툭 던진다. "저 자전거를 타고 추운 겨울 서남다리까지 구포국수 배달을 다녀왔어요. 어찌나 춥던지."

옛날 구포 일대 사진들.

이원화 씨의 옛날 사진.


이 대표는 초등학교 땐 건조대에서 떨어진 한 두 가닥의 국수 줍는 일을 했고, 중학교 땐 포장과 배달을, 고등학교 땐 수업을 마치면 곧바로 집으로 와 반죽과 절단 작업을 했다고 한다.

당시 국수는 여러 단계를 거쳐 만들어졌다. 밀가루에 굵은 소금 녹인 물을 섞어 반죽통에 넣은 후 수 차례의 롤러작업을 해 자르면 국수가 되고 이를 햇빛에 3~4일 완전히 말려야 상품으로 완성됐다.

"흔히 낙동강의 염분 섞인 바람이 맛을 낸다고 하죠. 하지만 이곳은 엄마산(이 대표는 어릴 때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지금의 백양산 줄기를 의미)이 낙동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줘 오랫동안 그 바람을 머물게 했기 때문에 더욱더 짭조름한 맛이 났죠."

이곳의 면발은 뜨거운 육수 속에서 살아 있었다. 남해산 멸치 등 15가지를 넣어 만든 육수는 약간 순하고 시원했다. 다른 집처럼 오래 끓이지 않는다. 그게 노하우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 맛이 오래 전 구포장터에서 먹던 그 맛"이라 강조했다. 국수는 이 대표가 일러준 당시의 레시피로 김해 주촌의 한 공장에서 주문생산 방식으로 뽑은 면이다.

그는 "무형의 자산과 가업을 잇는 자부심을 갖고 구포국수를 널리 알리는데 여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051)333-9892



부산의 맛 - 선어회(鮮魚膾)

감칠맛 척도 이노신산 활어회의 10배
진짜 회맛 아는 수산꾼 등 식도락가들 선호

활어 즉사 후 5~10시간 숙성, 日 '스시' 보다 싱싱회에 해당

선어회.
숙성시키고 있는 돗돔. 잠시 꺼내 기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보통 직장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회식을 한다. 장소는 대개 고깃집이나 횟집이 애용된다. 그렇다면 고깃집이나 횟집 직원들은 어디서 회식을 할까. 영업장인 자신들의 식당에서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고깃집 직원들은 대개 횟집에서 회식을 하지만 횟집 직원들은 애오라지 생선회만을 고집한다. 회는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는 것일까.

국내 최대 연근해 수산물 위판장인 부산 공동어시장과 그 주변의 부산시수협, 대형기선저인망수협, 대형선망수협, 중도매인 등 수산 관련 종사자들도 한결같이 회식 때는 생선회를 찾는다고 한다.

흔히들 '생선회'하면 살아서 팔딱팔딱 뛰는 활어회(活魚膾)를 떠올린다. 부산시가 대표 음식으로 내세우는 생선회도 실상은 활어회다. 하지만 공동어시장 주변의 수산 관련 종사자들은 활어회 대신 선어회(鮮魚膾)를 즐긴다. 아니 선어회만 찾는다.

선어회는 원래 그물로 잡은 후 얼음이 가득한 어창에 넣은 고기를 선원들이 회로 떠서 먹던 방식이다. 어민들은 이를 빙장(氷藏)한 고기라고 한다. 활어를 잡아 피를 빼고 일정 온도에서 숙성시킨 것과 같은 원리이다.

수산 관련 종사자들은 한결같이 "선어회의 깊은 맛에 혀가 길들여지면 활어회는 심심해서 먹을 수 없다"고 말한다. 활어회가 평범한 시민들이 보편적으로 즐겨 먹는 생선회라면, 선어회는 회를 누구 못지 않게 잘 안다고 자부하는 부산의 진정한 '수산꾼'들이 고집하는 회인 것이다.

선어회·싱싱회·활어회
 
'생선회 박사'로 유명한 부경대 식품공학과 조영제(59) 교수에게 선어회에 대해 물었다.

"일본인들은 활어회를 먹지 않고 선어회를 먹어요. 참치와 방어 등 붉은살 생선을 선호하는 일본인들은 붉은살 생선이 흰살 생선보다 선도 저하가 빨라 보다 맛있게 먹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선어회를 고안했죠. 이미 세계화된 '스시'와 '사시미'는 모두 선어회지요. 그러니까 '선어회'라는 용어는 일본에서 건너온 셈이지요. 일본의 생선회, 다시 말해 선어회는 활어를 즉사시킨 후 일정한 저온으로 숙성시킨 것이지요. 맛은 우리나라 활어에 비해 좋게 말하면 부드럽고 나쁘게 말하면 약간 퍼석하지요. 일본의 사시미가 두툼하게 썰려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요. 또 스시용이면 연하고 부드러워야 되지 않겠어요. 반면 즉석에서 잡아 칼맛으로 먹는 활어회는 씹는 맛에서 월등하지요.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은 씹히는 회를 좋아하잖아요. 그리고 또 하나 싱싱회는 활어회와 선어회의 중간쯤으로 보면 됩니다. 결국 선어회는 즉사시킨 후 2~4일 숙성시킨 회, 싱싱회는 쫄깃함이 유지되는 임계치인 10시간 이내 숙성시킨 회, 활어회는 즉석에서 손질한 회인 셈이죠."

이렇다 보니 현재 국내에선 생선회와 관련, 용어가 혼용되고 있다. 현재 부산에서 선어회를 취급하는 횟집의 경우 경매가 이뤄지는 새벽 시간대나 밤늦게 생선을 사와 손질한 후 점심 또는 저녁시간에 손님들에게 내놓는다.

이럴 경우 숙성 시간은 5~10시간쯤 돼 엄밀히 말해 싱싱회에 해당된다. 하지만 선어횟집은 오랜 전부터 사용해온 용어라 바꿀 생각이 거의 없다. 지금으로서는 선어회를 '싱싱회를 포함한 광의의 용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참고로 '한국형 선어회'라 할 수 있는 싱싱회는 7년 전쯤 조 교수가 새롭게 만들었다.

맛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씹히는 맛이 활어회보다 덜할 것이라 알려져 있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조영제 교수는 "숙성시간이 4~5시간 정도면 육질의 단단함이 최고조에 이르러 활어회보다 오히려 씹히는 맛이 더 좋다"고 설명했다. 숙성 시간이 10시간쯤 되면 4~5시간대보다 차츰 육질의 단단함이 저하돼 활어회의 그것과 비슷해지지만, 감칠맛의 척도인 이노신산은 10배나 좋아져 혀로 느끼는 맛은 최고가 된다고 덧붙였다. 숙성시간이 일본처럼 2~4일 정도 되면 씹는 맛이 활어회보다 훨씬 떨어진다.

진정한 회맛은 선어회를 먹어봐야 안다

부산시수협 직원들이 단골인 집 '선어마을'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선어회의 깊은 맛에 중독됐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낮 12시께 서구 충무동교차로 인근 ABC볼링장 뒤 골목에 위치한 선어 전문횟집인'선어마을(051-255-9668)'에는 부산시수협 직원들이 모처럼 한데 모였다.

이 집은 공동어시장, 부산시수협, 대형선망수협, 대형기저수협 등 수산업 관련 종사자들의 단골집. 평소 공동어시장 내에서도 잘 보지 못하다가 식사시간 때 이곳 '선어마을'에서 더 자주 본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었다. 회에 관한 한 전문가 수준인 그들의 입맛은 몹시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생선회 도사'라는 그들이 즐겨 찾는 집인 점만 봐도 벌써 회맛을 짐작하고 남을 듯했다.

부산시수협 조항흠 총무과장은 "오랫동안 선어회에 입맛이 길들여져 활어회는 별 감흥이 없다"고 말했고, 부산시수협 남포동공판장 김태오 경매사도 "진짜 회맛을 아는 사람은 선어회만 고집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선어횟집이라 수조가 보이지 않는 허름한 이 집에는 테이블이 겨우 8개로 30여 명 남짓 앉을 수 있다. 식사 시간 땐 예약은 필수다.

조그만 나무 도마 위에 회가 나왔다. 보통 네댓 가지가 올라오는데 이날은 돗돔 눈다랑어 병어 가오리였다. 씹히는 맛이 강한 병어와 가오리는 얇게, 돗돔과 눈다랑어는 비교적 두툼하게 썰어져 나왔다.

아주 귀해 전설의 물고기라 불리는 돗돔은 워낙 커 부위별로 맛이 다르단다. 이날은 목 부위였다. 아주 담백해 눈 감고 먹으면 쇠고기 육회라 해도 믿을 정도. 기름기가 많은 눈다랑어 뱃살은 진한 향이 일품이었고, 병어는 구수했다. 가오리는 특유의 쫄깃함이 살아 있었다. 활어회에 비해 육질의 단단함 즉 씹는 맛이 전혀 손색 없었고 향은 정말 살아 있었다.

'선어마을' 강화순 대표는 맛있게 먹는 법을 일러줬다. "병어 등 흰살생선은 된장, 붉은살 생선은 고추냉이, 가오리는 초장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어요. 신김치에 싸서 먹어도 별미죠."

살짝 데친 돗돔 껍질. 손이 떨려.... 이 놈의 수전증이.....
생선뼈를 고와 미나리와 무에 소금간을 한 맑은탕.

살짝 데친 돗돔 껍질은 꼬들꼬들한 느낌이고, 생선뼈를 고와 미나리와 무에 소금간을 한 맑은탕은 속이 확 풀린다. 횟집에 와서 이렇게 감동하며 먹은 기억이 실로 오래간만인 것 같았다. 해운대, 녹산 등지에서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단골이 있다는 강 대표의 말에 수긍이 간다.

요즘 활어횟집에서도 고기를 썬 후 수분을 제거하면서 동시에 육질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5~10분 정도 냉장고에 넣었다 손님들에게 내놓는 것도 결국 선어회의 장점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보면 된다. 결국 회맛은 선어회가 으뜸이라는 것이다.


'선어마을' 강화순 대표 인터뷰

- "좋은 횟감이라면 아무리 비싸도 구입, 제값 받고 단골에 대접"   
 
"손님들에게 맛있는 선어회를 대접하려면 좋은 고기를 볼 줄 아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선어 전문횟집 '선어마을' 강화순(55·사진) 대표는 "이 가게를 하기 전에 '자갈치 아지매'를 한 20년 했다"며 "생선에 관한한 그 어느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20여 년 동안 생선과 씨름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긴 강 대표는 5년 전 기존의 '선어마을'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자신이 주체가 되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선어마을'은 우선 제철에 나오는 다양한 횟감을 맛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오랫동안 자갈치와 공동어시장 주변에 쌓아 놓은 인맥 덕분에 좋은 고기를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선주나 어민들이 간혹 그물에 귀한 횟감이 올라올 경우 선상에서 직접 강 대표에게 연락하거나, 경남 삼천포 통영 심지어 전라도 쪽에서도 특이한 고기가 있으면 탑차에 실어 보낸다는 것.

그렇다고 마냥 갖다 주는 고기만 쓰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강 대표는 매일 새벽 공동어시장 위판장이나 밤 10시부터 여는 부산시수협 남포동공판장을 직접 찾아 횟감으로 쓸 선도 좋은 고기를 직접 고른다. "비싸서 안 사는 경우는 없어요. 좋은 횟감이라면 아무리 비싸도 구입해서 단골들에게 제값을 받고 대접을 하지요."

여기에 피가 살에 묻지 않게 요령있게 생선을 장만하는 기술과 아끼지 않고 손님들에게 퍼주는 통 큰 심성까지 갖춰 문을 연 지 5년 만에 단골들이 급증, 이제는 식사 시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을 정도가 돼 버렸다.

흔히 선어회는 활어회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강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양식 고기를 절대 쓰지 않고 무엇보다 그날 그날 공수해서 쓰기 때문에 활어회 가격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다. 이 집 선어모둠회는 소(2인용) 3만5000원, 중(3~4인용) 5만 원, 대(4~5인용) 7만 원이다.

"선어회는 물량 자체가 적어 이윤이 많지 않아요. 만일 돈이 되면 이런 집이 많이 생기지 않겠어요." 실제로 선어회를 취급하는 횟집은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적다. 충무동 '선어마을' 과 '거제횟집', 중앙동의 '중앙식당' '오뚜기식당', 그리고 자갈치시장의 '명물횟집'이 있다. 명물횟집은 너무 비싸다.

'선어마을'.

클럽 난코스 공략하기 - 밀양 리더스CC

국내외 대회 개최 가능한 정규 대중골프장
전장 6535m, 회원제에 비해 크게 손색 없어
해저드 넘겨야 되는 홀 많아 멘탈이 중요
내장객, 부산 마·창·진 울산 대구 순 많아

   
지난 2008년 9월 문을 연 밀양 리더스CC는 국내외 프로대회 개최도 가능한 정규 대중골프장(퍼블릭)이다. 코스 전체 길이나 홀당 페어웨이 및 그린 면적 모두 국제 규격을 넘어선다. 힐, 레이크, 파인 코스 등 3개 코스(27홀)로 구성된 이 클럽에서 간판 격인 힐 및 레이크 코스의 전장은 6535m(7181야드)로 한수 이남에서 길기로 소문난 통도 남코스(6735m·7401야드)와 보라CC(6590m·7207야드)에 버금간다. 무늬만 퍼블릭이지 실제 알맹이는 회원제 골프장에 크게 손색이 없다.

부산서 왔다는 최윤영(47·사업) 씨는 "그린이나 페어웨이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문이 개장 직전에 있었지만 막상 라운드를 해보니 회원제 골프장에 비해 하등 뒤질 게 없다"고 말했다.

코스 또한 여느 골프장에 비해 독특하다. 한마디로 현란하다. 전통의 통도나 가야CC가 멋부리지 않은 우직한 남성적 스타일이라면 리더스CC는 굳이 분류하자면 무주CC과에 속할 만큼 화려하고 여성적이다.

칠탄산과 구서원고개로 이어져 밀양강이 내려다보이는 산성산에 포옥 안겨 있는 리더스CC는 지형적 특성에 따른 천혜의 기상 요건도 갖추고 있다. 우선 골프의 가장 큰 적이라 할 수 있는 바람이 거의 없는 데다 안개로 인한 피해가 없다. 개장 후 악천후로 인한 휴장은 단 한번도 없었다.

해발고도 또한 높지 않아 겨울엔 상대적으로 덜 춥고, 눈도 많이 오지 않는다. 실제로 가장 높은 지점이 힐 코스 8번홀로 210m이고, 가장 낮은 곳은 파인 코스 3번홀로 110m에 불과하다.

간판은 힐 코스와 레이크 코스. 힐은 각 홀 별로 난이도가 있고, 레이크 코스는 3번홀을 제외하고는 전홀이 호수를 끼고 있어 정교한 샷이 요구된다. 파인 코스는 아기자기하면서도 난이도가 있고 여성미가 넘친다. 스코어는 타 골프장에 비해 평균 2, 3타 정도 많이 나온다고 보면 된다.

골프장 중앙을 자연천이 가로지르다  
 
리더스CC는 칠탄산과 산성산에 의해 만들어진 말발굽 모양의 능선이 감싸고 있는 계곡 내 위치해 있다. 이 계곡 한 가운데로 자연천인 덕성천이 골프장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다.

골프장 측은 이러한 자연적 지형을 천혜의 코스라고 판단, 이를 절묘하게 활용해 힐 코스와 레이크 코스를 설계했다. 티잉 그라운드와 페어웨이 또는 페어웨이와 그린 사이를 넘기도록 고안한 것.

이렇게 해서 탄생된 홀이 힐 코스 2, 5번홀과 레이크 코스 4, 6번홀. 이 네 홀은 리더스CC를 대표하는 간판 홀이자 가장 공략하기 어려운 코스로 손꼽힌다.

미국 올랜도 칼 라비토 골프아카데미의 티칭프로로 활동하고 있는 이준식 프로가 힐 2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다. 이 홀은 2명 중 1명이 미스샷을 하는 곳으로 악명높다.

힐 2번홀의 세컨샷 모습.


우선 파4, 핸디캡1인 힐 코스 2번홀. 난이도가 가장 높은 홀로 챔피언티 402m, 레귤러티 348~373m, 레이디스티 326m. 티샷과 세컨샷 모두 쉽지 않은 홀이다. 레귤러티(348m)에서 티샷을 할 경우 좌측 210m, 정면 230m 지점부터 '막창'으로 인해 해저드에 빠질 확률이 높다. 내리막 런까지 고려할 경우 드라이버 거리 조절을 하든지 아니면 3번 스푼 내지 5번 클리크를 잡는 것도 고려해야 된다. 여기에 티잉 그라운드가 약간 우측 언덕을 보고 있어 슬라이스 날 확률이 높아 이를 의식할 경우 계곡으로 빠져버릴 수도 있다. 페어웨이 또한 폭이 좁아 제대로 안착시키기조차 어렵다.

세컨샷은 더 어렵다. 티샷이 제대로 맞았을 경우 IP에서 그린까지는 통상 150m 안팎. 하지만 페어웨이와 그린 사이에는 계곡, 다시 말해 해저드가 입을 벌리고 있는 데다 그린 좌측과 앞은 낭떠러지, 우측에는 벙커와 급내리막 카트길이 기다리고 있다. 다행히 그린을 넘기면 둔덕과 여유 공간이 약간 있어 한 클럽 길게 잡고 방향을 생각해 샷을 날려야 한다.

동행한 김희정 캐디는 "레이크 6번홀과 함께 남자 골퍼의 경우 평균 2명 중 1명이 계곡을 넘기지 못하고 해저드에 빠뜨리는 마의 홀"이라고 귀띔했다. 이 홀은 영남권 골프장의 내노라하는 그 어떤 코스보다 까다롭다고 확신한다.

핸디캡 2인 파3 힐 5번홀.

핸디캡2인 힐 5번은 파3홀. 챔피언티 185m, 레귤러티 162m, 레이디스티 138m. 티잉 그라운드와 그린 사이에 해저드가 있는 데다 그린이 티잉 그라운드보다 상당히 낮아 심리적 위축감과 함께 바람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방향 설정에 주의하여 공략해야 된다. 티샷이 짧으면 낭떠러지에 떨어지고 우측은 카트길이어서 그린 좌측이나 중앙으로 약간 길게 보낸다 생각하며 샷을 날려야 한다. 여성의 경우 드라이버나 우드를 잡아야 한다.

아일랜드 그린, 코스의 미학의 결정판

아일랜드 그린이 있어 특히 아름다운 레이크 4번홀.
레이크 4번홀 티잉그라운드.

 레이크 코스 4번홀은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이 작은 호수를 이뤄 그린을 감싸고 있는 코스 미학의 결정판. 파4, 핸디캡4. 챔피언티 365m, 레귤러티 319~350m, 레이디스티 288m의 시야가 확 트인 급내리막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보면 까마득하게 멀어 보이지만 해저드까지 실제 거리는 270m. 장타자인 경우에는 드라이버보다 3번 내지 5번 우드를 잡아야 한다.

페어웨이는 넓지만 좌측엔 카트길과 벙커에 의한 OB, 우측으론 슬라이스 OB가 자주 발생한다. 아일랜드 그린이라 시각적으로 부담감을 느낄 수 있는 데다 그린 좌우에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세컨샷 또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린의 경우 좌측은 오르막, 뒷부분은 내리막이라 그린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우측 벙커 옆 쪽을 보고 샷을 날리는 것이 좋을 듯싶다.

힐 2번홀과 함께 마의 해저드가 골탕을 먹이는 레이크 6번홀.

힐 2번홀과 함께 가장 난이도가 높은 레이크 6번홀도 정확한 샷이 요구되는 난이도 높은 홀이다. 파4, 핸디캡1으로 챔피언티 355m, 레귤러티 325m, 레이디스티 293m의 약간 우측 도그레그형 홀이다.


티잉 그라운드와 페어웨이가 해저드(자연천)를 사이에 두고 있다. 좌측 두 번째 라이트를 보고 공략하는 것이 해야 한다.

페어웨이 좌측은 숲과 경사지로 인한 OB, 우측은 해저드여서 적지 않은 골퍼들은 스코어 관리도 할 겸 홀이 우 도그레그형인 점을 감안해 볼을 보다 그린으로 가까이 보내기 위해 우측으로 티샷을 날리지만 슬라이스로 인해 해저드에 빠뜨리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리더스CC의 그린은 전체적으로 무난한 편이지만 힐 7번과 레이크 8번홀의 경우 착시가 심해 주의를 요한다.

사통팔달 리더스CC, 영남권 어디서도 30분 안팎

리더스CC는 무엇보다 교통이 편리하다.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데다 부산 대구 울산 마산 창원 김해 양산에서 각각 30~4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삼영 대표는 "이 때문에 내장객 또한 부산(33%) 마창진(25%) 울산(17%) 대구(13%) 순으로 다양하다"며 "오는 27일까지 1, 2부 첫 팀부터 네 번째 팀까지 27홀 예약도 가능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그린피로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55)350-3000

팁-'멘탈'의 중요성

 리더스CC에는 티잉 그라운드와 페어웨이, 페어웨이와 그린 사이에 유독 해저드가 떡 버티고 있는 홀이 무려 4개나 된다. 정상적인 홀이라면 아무 문제 없이 샷을 날리는 주말골퍼들은 이런 홀만 만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훅이나 슬라이스를 연신 날린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미스샷을 날린 후 연습스윙을 한번 시켜보면 교과서적인 폼이 그대로 나온다는 것. 이런 황당한 경우는 누구나 한 두 번쯤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KPGA 투어 프로이자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칼 라비토 골프아카데미에서 티칭프로로 활동 중인 이준식(32) 프로는 이렇게 분석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잘 치는 프로는 샷을 하기 전에 오로지 볼의 낙하 지점만 생각할 뿐 다른 곳은 보지도 않으며 동시에 슬라이스나 훅 등 잡다한 생각도 일절 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게 정답이 아닐까요."

그러면서 그는 "골프는 스윙 폼과 멘탈 그리고 감(減)이 각각 33.3% 정도씩 차지하는 감각적 스포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긴 스윙 폼은 누가 봐도 엉망이지만 싱글 골퍼들이 존재하는 현실이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가 아닐까.

나머지 사진들


 레이크 1번홀.
레이크 2번홀.
레이크 3번홀.
레이크 5번홀.
레이크 7번홀.
레이크 8번홀.
레이크 9번홀.
힐 1번홀.
힐 3번홀.
힐 4번홀.
힐 6번홀.
힐 7번홀.
힐 8번홀.
힐 9번홀.




클럽 난코스 공략하기 - 레이크힐스 경남CC

페어웨이, 업다운 심하고 좌우 경사 심해

티샷 잘 맞아도 비슷한 스탠스 거의 없어
주변 송림 수십년 된 것처럼 아주 울창
"업힐·다운슬로프 샷, 벙커샷 숙지해야"

좌 해저드, 우 OB, 뒤로 벙커가 포진한 파3 페리돗 2번홀.

골프깨나 친다는 싱글 핸디캐퍼들은 사실 골프장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는다. 웬만한 라이에서도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샷을 하기 전 고민을 하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들은 평이한 골프장에서 라운드 하는 것을 별로 반기지 않는다.

부산의 한 클럽 챔피언급 골퍼는 "파, 파, 버디, 파에 이어 상대방을 고려한 접대성 '보기' 내지 '더블 보기' 하나 정도를 이따금씩 해야 하는 일상의 라운드에선 사실 무료함마저 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들에겐 잊었던 도전 정신을 생각나게 해주는 그런 자극적인 골프장이 필요한 것이다.

영남권에서 비교적 덜 알려진 경남 함안의 레이크힐스 경남CC는 이처럼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진 로우 핸디캐퍼들이 한 번쯤 찾아 '칼이 얼마나 무뎌져 있는가'를 점검해볼 수 있는 골프장이다. 덧붙여 한 두 골프장만 다니는 소위 골목대장형 주말골퍼들에겐 주기적으로 찾아 배움의 장으로 적극 활용해야 될 골프장으로 추천하고 싶다.

레이크힐스 경남CC는 한마디로 티샷부터 페에웨이샷, 어프로치샷, 벙커샷에 이어 퍼팅에 이르기까지 무진장 고민을 하지 않으면 지갑이 얇아지는 골프장이다. 이는 비단 프로선수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한순간 긴장의 끈을 놓으면 곧바로 보따리를 싸야 할 정도로 까다롭다.

어느 정도일까. 우선 골프장의 베일부터 살짝 벗겨보자.

회원제 18홀로 지난 2006년 7월 레이크힐스 함안CC로 개장한 후 2008년 10월 지금의 레이크힐스 경남CC로 개명했다. 4년가량 지났지만 골프장을 쏘옥 안고 있는 송림은 수십 년이나 된 그것처럼 울창하다. 필드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산줄기는 함안 칠원면과 창원 북면의 경계에 위치한 작대산이다.

잔디는 한지(寒地)형 양잔디인 켄터키블루그래스와 라이그래스를 적절하게 배합해 사계절 내내 융단 같은 페어웨이를 만날 수 있다.

코스 이름은 보석 이름을 본떠 페리돗과 제이드. 두 코스의 전체 길이는 6507m(7116야드). 흔히 약간 짧다고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게 짧은 편도 아니다. 에이원CC(6424m)보다는 길고 에덴밸리CC(6552m) 보라CC(6590m)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김해 정산CC 벙커는 '세발의 피'   
 
우선 티샷부터 부담감이 팍팍 온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좁은 페어웨이가 주눅 들게 하는 데다 그 좁은 페어웨이에 벙커가 적재적소에 입을 쩍 벌리고 있다. 여기에 대부분이 턱이 높은 소위 항아리 벙커여서 한 클럽 길게 잡고 치는 페어웨이 벙커샷은 언감생심. 반드시 레이업을 해야 한다. 결국 벙커에 빠지면 1타는 손해 보고 들어가야 하는 셈. 티샷의 정확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흔히 벙커 하면 주말골퍼들은 김해 정산CC를 떠올리지만 레이크힐스 경남CC에 비하면 '세발의 피'. 27홀인 정산CC의 벙커 수는 122개에 불과하지만 18홀인 이곳의 벙커 수는 무려 170여 개나 된다.

페어웨이의 언듈레이션도 아주 심하다. 멀리서 보면 마치 거대한 파도가 요동치는 듯한 느낌이다. 심한 홀은 어른 키보다 훨씬 높은 업다운이 기다린다. 일부 홀은 페어웨이마저 좌측 내지 우측으로 기울어져 있다.

KPGA 프로인 송영발 지배인은 "18홀 중 티샷이 잘 맞더라도 페어웨이의 업다운과 경사가 심해 비슷한 스탠스가 나오지 않을 정도여서 14개의 클럽을 골고루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린을 향한 어프로치샷도 만만찮아 대부분 파온 시키기가 힘겹다. 일부는 혓바닥 그린이어서 앞핀일 경우 어프로치샷이 조금만 짧거나 내리막 퍼팅의 힘조절이 안 됐을 땐 여지없이 그린을 벗어난다. 심지어 벙커에 빠지기도 한다.

그린도 까다롭게 조성돼 퍼팅 또한 만만찮다. 2, 3단은 기본이고 일부는 종이를 구겨서 편 것처럼 한 눈에 봐도 현란하다. 타 골프장은 서너 개의 그린이 핸디캡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이곳은 서너 개의 그린만 빼고 모두 까다롭다.

업다운 심한 페어웨이, 스탠스 잡기 힘들어
   

항아리 벙커와 페어웨이 경사가 심한 파4 페리돗 3번홀.

라운드 전 송 지배인에게 특히 유의해야 될 홀을 꼽아 달라고 부탁했다. 돌아온 대답은 페리돗 3, 8번과 제이드 5, 7번홀.

우선 파4, 핸디캡 3인 페리돗 3번홀. 챔피언티 377m, 레귤러티 358m. 페어웨이가 좁고 백티 기준 230m 지점부터 보이지 않는 해저드가 숨어 있기 때문에 레귤러티에서도 대개 우드를 잡는다. 페어웨이의 우측이 낮고 OB가 있어 티샷은 대개 좌측으로 공략하지만 그곳엔 항아리 벙커가 5개나 입을 벌리고 있다. 그린까지 세컨샷의 거리는 125~150m. 카트길이 있는 그린 우측은 공간이 좁은 데다 우측으로 경사가 있어 OB 위험이 있기 때문에 세컨샷은 그린 좌측으로 공략해야 무난하다. 이 홀은 페리돗 4번홀과 함께 그린 앞 넓은 해저드를 넘겨야 하기 때문에 샷 거리가 짧은 여성골퍼들이 특히 부담스러워 한다.

파4, 핸디캡 5의 페리돗 8번홀은 극과 극의 반응이 묻어난다. 챔피언티 328m, 레귤러티 308m로 짧지만 좌우 OB가 있고 오르막이면서 벙커가 15개에 달해 사실 티샷을 하기가 막막하다. 페어웨이 좌우, 그린 앞뒤 좌우에 벙커가 포진해 있는 데다 까다로운 3단 그린의 길이가 50m에 달해 앞핀과 뒷핀일 경우 두 클럽 차이가 난다. 페어웨이는 좌측으로 기울어져 있어 세컨샷의 스탠스 잡기도 쉽지 않다. 티샷 세컨샷만 정확히 떨어지면 거리가 짧아 버디도 가능하지만 수많은 벙커 속에 허우적대다 보면 트리플 보기는 보통이다.

파4, 핸디캡 2의 제이드 5번홀은 오르막인 데다 거리가 길고 그린이 매우 까다로운 홀. 좌우 OB가 있고 페어웨이는 우측으로 흐른다. 페어웨이가 그나마 넓어 다행이다. 그린은 포대그린이라 세컨샷은 반드시 두 클럽 길게 쳐야 한다. 그린 앞 약간 우측의 두 개의 벙커는 아주 깊어 무리하게 투온을 시키려고 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으니 끊어 치는 것도 전략상 좋은 방법이다. 그린도 만만치 않아 당일 핀 위치를 반드시 확인해야 퍼팅도 유리하다.

핸디캡 12의 파3 오르막 제이드 7번홀. 챔피언티 202m, 레귤러티 187m로 거리도 있는 데다 좌우 OB가 있어 프로선수들도 부담스러워 하는 홀. 우측으로 경사가 심하고 그린 우측은 공간이 적다. 더욱이 이 홀은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 입구만 보여 그린 좌측 언덕을 보고 길게 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린 앞과 우측에 벙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홀 저런 홀, 이런 재미 저런 재미

페리돗 4번홀.
  
파5, 핸디캡 1 페리돗 4번홀은 안 보이는 해저드가 페어웨이에 하나, 그린 앞에 두 개나 있어 냉정하게 끊어 쳐야 한다. 그래서 장타자도 2온은 절대 불가능하다. 챔피언티 538m, 레귤러티 518m. 그린 또한 굴곡이 심해 퍼팅에 신중해야 한다. 파4, 핸디캡 9의 페리돗 9번홀은 백티 기준 페어웨이 210m 지점에 어른 키보다 큰 급내리막 사면이 있어 티샷으로 우드를 사용해야 한다. 지금은 겨울이라 좀 낫지만 한여름엔 깊은 러프지역으로 변하기 때문에 거리 안배에 유의해야 한다.

영남권에서 해운대CC와 함께 주말골퍼로부터 가장 까다로운 골프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레이크힐스 경남 CC의 파4 제이드 2번홀. 약간 좌 도그레그홀인 이 홀은 페어웨이에서 그린 뒤까지 3개의 해저드가 펼쳐져 있어 특히 아름답다.

파4, 핸디캡 8 제이드 2번홀은 3단 그린의 최고점과 최저점이 무려 150㎝ 정도 되는 데다 그린 뒤에 해저드와 두 개의 깊은 벙커가 있어 어프로치샷 때부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경사가 아주 심한 그린에선 '냉온탕'이 흔히 목격된다.

파5, 핸디캡 4 제이드 4번홀은 페어웨이가 좁아 티샷의 절반이 좌우 OB지역에 빠져 주말골퍼들에게 사실상 핸디캡 1로 불리는 홀이다. 파4, 핸디캡 10의 제이드 8번홀은 백티 기준 IP 지점인 230m 즈음의 페어웨이 폭이 15~20m에 불과해 실제로 OB가 가장 많이 나 '공포의 8번홀'이라는 애칭을 가진 홀이다. 주말골퍼라면 드라이버를 잡아도 되지만 장타자의 경우 티샷은 우드를 잡는 것이 유리하다.

그린은 전체적으로 어렵지만 페리돗 8번, 제이드 2, 5, 6번홀이 특히 까다롭다.

전문가가 경험한 레이크힐스 경남CC

페어웨이의 언듈레이션이 심하고 좌우 경사까지 있어 업힐이나 다운슬로프 등 다양한 스탠스에서의 샷 요령과 항아리 벙커샷 탈출 요령을 숙지하고 찾아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송영발 지배인), 지형지물을 잘 이용해야 스코어가 잘 나온다. 개인적으로 제이드 5번이 부담스러웠다(신용진 프로),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이 무척 어려웠다(김보경 프로), 로우핸디캐퍼에게도 크게 유리한 점이 별로 없다(박용주 회원), 부산 인근의 다른 골프장보다 난이도 면에서 한 수 위다. 머리를 써 가며 공략하지 않으면 안 된다(최강팔 전 부산MBC 아마골프 챔피언).

제이드 1번홀.
제이드 3번홀.
페리돗 1번홀.

클럽 난코스 공략하기 - 롯데스카이힐 김해CC

전장 짧고 그린 난이도 높인 유럽형 골프장
평소에도 그린 스피드 2.8m로 아주 빨라
프로도 4펏, 마의 '2단 그린' 힐 5번, 스카이 3번홀
남자대회 4R 8언더 우승, 스코어 잘 안 나와

스카이 4번홀 2온 욕심내면 성공률 10% 불과

 지난 2008년 11월 개장한 롯데스카이힐 김해CC는 스피디한 2단 그린과 폭이 좁고 언듈레이션이 심한 페어웨이로 악명높다. 전장은 6419m(7020야드)로 타 골프장에 비해 약간 짧은 편이지만 티잉 그라운드에서 내려다보면 그린을 가로지르며 툭 튀어 올라온 2단 그린이 확인될 정도로 섬뜩하다. 설령 2단 그린이 아니더라도 그린 에지의 곳곳에서 그린 중앙으로 기울어지는 경사가 꽤 심해 어프로치 또한 까다롭기 그지없다.

'부산갈매기' 신용진 프로는 "김해 스카이힐CC는 코스 길이가 짧으면서 그린 난이도를 높인 유러피언 스타일"이라고 간단하게 요약했다.

 여기에 페어웨이 폭이 좁고 언듈레이션마저 심해 정확한 티샷이 요구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스코어가 잘 나오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4월 이곳 김해 스카이힐CC에서 열린 토마토저축은행 오픈에서 그린재킷을 입은 강욱순 프로의 최종 스코어는 4R 합계 8언더에 불과했다. 통상 12언더에서 많게는 20언더로 우승하는 남자 프로대회에서 이 정도의 스코어는 분명 평균 이하다.

임종택 코스관리팀장은 "당시 그린 스피드를 측정하는 '스팀프미터(Stimpmeter)'에 찍히는 그린 빠르기를 미PGA 대회 수준인 3.45m로 높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까다로운 2단 그린이 큰 역할을 한 때문"으로 분석했다. 임 팀장은 "평소에도 그린 빠르기를 주말골퍼들이 상당히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는 수준인 2.8m 정도로 맞춰 놓기 때문에 2단 그린과 함께 상당히 곤혹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국 스카이힐CC는 정확한 티샷 후 스피디한 2단 그린을 고려, 세컨 샷부터 거리를 고려해 신중히 고민하며 처리해야 한다. 드라이버 샷이 법면에 떨어질 경우 주말골퍼들에게 OB가 아닌 해저드로 처리하게끔 한 것도 스코어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하나의 서비스로 받아들여진다.


스피디한 2단 그린이 승부를 가른다

 김해 진례면 매봉산 자락에 위치한 스카이힐CC는 아웃코스인 힐, 인코스인 스카이 코스로 구성된 18홀 회원제 골프장이다. 자연스럽게 굽이치는 언덕에 야생화가 지천인 힐 코스는 여성적이고, 상대적으로 고도가 높은 스카이 코스는 거친 자연암반이 드러나 있는 등 남성적이다.

이 클럽에서 그린이 까다로운 대표적 홀은 스카이3번과 힐 5번홀. 둘 다 극단적인 2단 그린이다.

높은 티잉 그라운드에서 내려다봐도 그린 가운데 불쑥 튀어오른 둔덕, 다시 말해 2단 그린이 확인될 정도로 그린이 난해한 파3, 핸디캡4인 스카이 3번홀.

우선 파3 핸디캡4인 스카이3번홀. 챔피언티 196m, 레귤러티 159~180m, 레이디스티 120m. 파3홀로선 비교적 긴 홀이다. 그린 앞으로 너른 해저드가 보이고, 그린 동서남북으로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여기에 그린에서 해저드까지 내리막이라 심적으로 티샷을 불안하게 만든다. 하지만 좌 카트길, 우 법면은 모두 해저드로 처리돼 부담은 덜하다.

문제는 스피디한 2단 그린. 그린까지 180m나 되는 티잉 그라운드에서 봐도 그린 가운데 불쑥 튀어오른 둔덕(?)을 확인할 수 있다. 둔덕을 기준으로 뒷핀일 땐 반드시 둔덕을 넘겨야 되고, 앞핀일 땐 짧게 쳐 둔덕을 넘기지 않아야 3퍼팅을 피할 수 있다. 더욱더 난감한 것은 그린이 빠르다 보니 런이 아주 심해 앞핀일 때 티샷이 거의 둔덕을 넘기가 일쑤다.

오죽했으면 동행한 김동희 캐디는 퍼팅시 둔덕을 넘겨야 될 경우 "여기선 라인을 보지 말고 우선 붙이기 작전을 해야 됩니다"라고 설명할까.

또 한 가지. 이 홀은 확 트여 있어 바람의 영향을 받기 쉽다. 앞바람과 훅 및 슬라이스를 유발하는 좌우 바람을 티샷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파5홀로 티잉그라운드 앞 해저드에 오리가 많이 살아 일명 '오리홀'로 불리는 힐 5번홀.

클럽하우스가 정면으로 보이는 파5 핸디캡3인 힐5번홀은 그린의 난이도가 가장 높은 홀. 챔피언티 538m, 레귤러티 492~512m, 레이디스티 471m.

아주 너른 호수급 해저드에 오리가 6마리 살아 일명 '오리홀'로 불리는 이곳은 티잉 그라운드가 좌측 항아리 벙커 둘(레귤러티 기점 230m 안팎)을 보고 있어 벙커 약간 우측으로 공략하는 것이 정석이다. 해저드는 캐리로 180m를 넘겨야 한다. 세컨 샷은 우측을 공략해야 한다. 바로 보거나 왼쪽으로 볼 경우 OB나 벙커에 빠질 확률이 높다.

문제는 역시 2단 그린. 이곳은 앞선 스카이3번홀과 달리 그린을 반으로 가르는 '한 일(一)' 자 둔덕 뒷부분에 다시 이를 가르는 세로형 작은 둔덕이 하나 더 버티고 있어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백핀일 경우 심하게 라이를 타고, 앞쪽과 중간은 라이를 많이 타지 않는다. 지난 4월 열린 토마토저축은행 오픈에서 모 프로는 무려 4퍼팅을 했을 정도로 어렵다. 이 홀은 핀 위치를 확인한 후 정확한 샷을 날려야 한다.


쉽고도 어렵다 그리고 재밌다, 스카이 4번홀   

스카이 4번홀. 
2온을 노리는 주말 골퍼. 최근에는 정면에 보이는 메타세쿼이어나무를 많이 심어 2온을 노리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그린 앞 대나무도 베어냈다. 박남신 프로는 이 홀에서 2온을 노리다 11타를 쳐 보따리를 싸 주위 갤러리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해 스카이힐CC에는 여느 클럽에서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홀이 하나 있다. 파5, 핸디캡13인 우 도그레그형인 스카이 4번홀이다. 챔피언티 479m, 레귤러티 435~459m, 레이디스티 394m. 주말골퍼들은 끊어칠 경우 3온도 가능하지만 프로들은 2온도 가능하다.

잠시 홀을 설명하면 이렇다. 도그레그형의 우측 패인 곳은 너른 해저드가 있고, 해저드 앞에는 메타세쿼이어가 듬성듬성 서 있다. 여기에 해저드 건너 그린 앞에는 키 작은 대나무가 촘촘하게 벽을 이루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토마토저축은행 오픈에서 하우스캐디로 활동한 김동희 캐디는 "프로들은 티샷에서 대개 미들 아이언을 잡고 메타세쿼이아 근처인 140~150m 지점에 떨어뜨린 후 남은 거리에 따라 적합한 아이언으로 2온을 위한 샷을 날렸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당시 대회 참가자들의 평균 그린적중률이 53%에 불과한 것도 대부분 2온을 시키기 위해 러프인 메타세쿼이아 주변으로 티샷을 보냈기 때문이다. 러프 잔디가 길지 않은 것도 2온 도전을 부추긴 이유이기도 하다.

임종택 코스관리팀장은 "백전노장 박남신 프로는 이 홀에서 2온을 위해 샷을 날리다 결국 11타를 쳐 보따리를 쌌다"고 귀띔했다.

이쯤 되면 당시 대회 때 이글 하나쯤은 나왔어야 했는데 전혀 없었다. 까다로운 그린 때문인 듯하다. 이 홀 또한 그린을 가로지르는 조그만 둔덕이 있어 2~3퍼팅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그럼 샷의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주말골퍼들은 어떻게 해야 될까. 이따금 2온을 위해 무리한 도전을 하지만 성공률은 10%대로 아주 낮단다. 모험은 한번 해보되 안 될 경우 끊어치는 현명함도 발휘하면 어떨까. 설사 2온 시도를 실패하더라도 해저드 벌타가 1타이고, 홀이 길지 않아 파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도전에 따른 성취감이 가장 큰 홀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최근 이 홀에 키 큰 메타세쿼이어나무를 대거 심어 로컬룰로 골퍼들이 2온을 노리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또 그린 앞 대나무도 뽑아버렸다.

이런 홀 저런 홀, 이런 재미 저런 재미

김해와 창원을 가르는 용지봉이 정면으로 보이는 힐 1번홀.
힐 1번홀.

김해와 창원을 가르는 용지봉이 정면으로 보이는 파4 핸디캡 11인 힐1번홀. 급내리막 우 도그레그홀로 챔피언티 361m, 레굴러티 338~353m, 레이디스티 306m. 정면 230m 지점에 대나무숲을 넘기면 '막창'이라 장타자들은 우드를 쳐야 된다. 가끔씩 이곳을 찾는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로이스터 감독은 아이언 3, 4번을 친단다. 신용진 프로를 비롯한 장타자들 몇몇은 지난 4월 토마토저축은행 오픈 때 1온을 시키기도 했단다. 주말골퍼들은 정석으로 끊어칠 경우 2온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욕심낼 필요는 없다.

힐 3번홀.
힐 3번홀 세컨샷.

파4, 핸디캡 18인 힐3번홀은 레귤러티(318m)에서 우드를 잡아 핀까지 120m 정도 남기면 세컨 샷 치기가 좋다. 드라이버 샷을 칠 경우 극심한 언듈레이션 때문에 거의 내리막 라이에 닿아 불안전한 스탠스 때문에 미스샷을 날리기 십상이다.

파3 힐 4번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측 숲 뒤로 제법 공간이 있다. 

파3, 핸디캡 6인 힐4번은 큰 그림을 알면 도움이 되는 홀이다. 그린 우측에 공간이 넓지만 해저드 우측 숲 때문에 티잉 그라운드에선 보이지 않는다.
해서 주말골퍼들은 그린 좌측으로 티샷을 하다 아주 너른 벙커에 빠뜨리는 실수를 자주 범한다.

벙커가 10개나 되는, 파5 핸디캡 8인 힐9번홀의 경우 서드 샷은 그린 우측으로 공략해야 한다. 그린 좌측의 언듈레이션이 워낙 심해 칩샷을 거의 90도 꺾여지도록 구사해야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롯데스카이힐 제주·김해·성주CC 이승훈 대표이사는 "최근 스카이힐 제주CC가 국내 10대 명문 골프장에 선정됐듯 김해CC도 신규 명문 골프장 베스트 10에 들 수 있도록 최상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055)340-9000

한편 롯데스카이김해CC는 지난달 디아너스CC와 함께 국내 골프장으로는 처음으로 한국표준협회로부터 골프장 서비스 부문 KS 인증을 받았다.

국가표준 KS 인증은 산업표준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한국산업규격 이상의 골프장 서비스에 대해 국가가 품질을 보증하고, KS마크를 내주는 제도이다. 

■ 나머지 사진들
스카이 1번홀.
스카이 2번홀.
스카이 5번홀.
스카이 6번홀.
스카이 7번홀.
스카이 8번홀.
스카이 9번홀.
힐 2번홀.
힐 6번홀.
힐 7번홀.
힐 8번홀.

클럽 난코스 공략하기 - 부산CC

그린 평균 스피드 3.5m, 좌 그린은 3.6m 육박
특히 좌 그린 18, 7, 10, 9번홀 퍼팅 까다로워
페어웨이 폭 좁고, 전장 짧아도 어렵게 다가와
금정산 계명봉에 안겨 수목원에 온 느낌
 

'유리알 그린과의 전쟁', '유리알 그린서 누가 살아남을까'.
골프에 관심이 있다면 이런 문구를 간혹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얼마나 그린 스피드가 빠르기에 이런 표현을 쓸까.

다행히 그린 스피드를 수치로 나타내는 기구가 있다. '스팀프미터(Stimpmeter)'가 바로 그것이다.

그럼 스팀프미터로 '유리알 그린'이란 수식어가 붙는 그린의 스피드를 재면 얼마나 나올까.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미PGA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의 그린이 3.4m 안팎이다. 이 정도의 스피드면 타이거 우즈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럼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는 보통 빠르기의 수치는. 2.1~2.7m 정도다. 통상 스팀프미터 수치가 2.8m만 넘어도 빠르다고 한다. 국내 골프장의 경우 평소 2.5m 정도를 유지하다 대회를 유치할 경우 그린 스피드를 3.4m 정도로 맞추는 것이 관례이다.

영남권 골프장 중에서 현재 어느 골프장의 그린이 가장 빠를까. 기자는 부산CC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구력이 꽤 된 주말골퍼들은 '설마'라고 반문하겠지만 사실이다. 다시 말해 지금 부산CC에 가면 프로 선수들도 쩔쩔맨다는 유리알 그린을 경험할 수 있다.

흔히 부산CC라고 하면 오래되고 전장이 짧아 노인이나 여성에게 딱 맞는 골프장으로 알려져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회원들의 평균 연령이 65세로 기존 골프장의 회원들 평균 나이보다 10~15세 많다.

하지만 부산CC는 지난해 봄부터 그린 등 일부 시설의 개보수를 단행, 그린 스피드를 엄청 끌어올렸다.

정은주 코스관리부장은 "그린의 평균 스피드가 3.5m, 좌 그린의 몇 개 홀은 3.6~3.7m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3퍼팅은 기본이고, 자칫 방심하면 4퍼팅도 다반사다. 골프장 관리가 얼마나 잘돼 있는지의 척도가 그린 스피드인 점을 감안할 때 부산CC는 그린에 관한한 전국 최고라 자부해도 별 이견이 없을 듯하다.

부산선 최초, 전국에선 두 번째-전통의 골프장
   
18홀의 부산CC는 지난 1956년 서울CC에 이어 지금의 해운대 AID아파트 자리에 조성된 후 고 박정희 대통령이 전망 좋은 이곳에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는 말 한마디에 1971년 지금의 노포동 자리로 옮겼다. 부산 골프장의 산증인이자 역사인 셈이다.

부산의 진산 금정산 계명봉과 좌우로 펼쳐진 금정산 주능선에 쏘옥 안겨 있는 부산CC는 옛날 골프장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준다. 우리나라 초창기 골프장이다 보니 요즘처럼 산을 깎아 인공미를 가하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지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티잉그라운드와 그린의 고저 차가 제법 있다.

덕분에 숲이 아주 울창해 수목원이나 삼림욕장에 온 듯해 우선 마음이 푸근하다. 전장은 5998m(6560야드)로 타 골프장에 비해 비교적 짧지만 챔피언티를 일부 열어 놓아 주말골퍼 입장에선 큰 차이는 없다. 좌우 2개의 그린은 주로 포대 그린이며, 티잉그라운드에선 일부 그린이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남기는 하다.

하지만 대한골프협회의 코스레이팅 결과는 18홀 기준 72.2타. 만만치 않은 골프장임을 보여준다. 이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장타자보다는 정확한 샷을 구사하는 구력이 되는 노장들이나 여성들에게 유리한 골프장임을 알 수 있다. 접근성이 아주 편리한 점도 장점이다.

3퍼팅은 기본, 방심하면 4퍼팅도 다반사

부산CC는 페어웨이 폭도 좁다. 송영근(58) 클럽 챔피언은 "드라이버를 맘껏 휘둘렀다간 프로도 싱글핸디캐퍼도 절대 OB를 피해갈 수 없다"고 단언했다. 장타자도 이곳에선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

그린 면적 또한 좁다. 좌우 그린 두 개를 합해도 요즘 신설 골프장의 그린 하나의 면적보다 작다. 그만큼 온그린 시키기도 어렵다.

옛날 골프장이 다 그렇듯 모든 홀의 그린은 예외 없이 뒤쪽은 높고, 앞쪽은 낮다. 해서, 어프로치 샷이나 세컨 샷의 정확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송영근 챔피언은 "그린 뒤쪽을 공략하는 것보다 온그린이 되지 않더라도 약간 짧게 쳐서 어프로치 샷을 한 후 오르막 퍼팅으로 공략하는 것이 정석이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그린 좌우나 뒤쪽의 공간이 아주 좁아 클럽 선택을 잘못했거나 방향이 틀어지는 순간 OB는 각오해야 된다.

그린이 좁고 잘 구르다 보니 볼이 그린에 바로 떨어질 경우 90% 이상은 굴러굴러 그린을 벗어난다. 이럴 경우 어프로치 샷으로 그린에 올려야 한다. 하지만 퍼팅에서조차 어려운 내리막 그린으로의 어프로치는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만일 그린을 벗어나지 않고 볼이 핀보다 위쪽에 떨어졌을 경우 내리막 퍼팅을 해야 된다. 조금이라도 라인을 잘못 보거나 힘 조절이 되지 않을 경우 그린 에지나 페어웨이 쪽으로 굴러내려가 결국 냉온탕을 반복해야 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명퍼터' 최상호 프로는 3퍼팅을 안 하는 방법이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첫 퍼트를 핀에 붙이면 된다는 명답을 했다지만 부산CC 의 내리막 퍼팅에선 이마저 먹힐지 의문이다. 대부분의 그린이 어렵지만 좌 그린일 경우 18번, 7번 10번, 9번홀과 우 그린 15번홀이 전형적인 3퍼팅, 4퍼팅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홀이다.

이런 홀 저런 홀, 이런 재미 저런 재미

금정산 계명봉이 정면으로 보이는 1번홀.
1번홀 페어웨이.

 티오프 하기 전에 미리 알고 들어가면 도움이 되는 어려운 홀이 몇 개 있다. 거리는 좌 그린 기준이다.

계명봉이 정면으로 보이는 파4 핸디캡3, 1번홀. 챔피언티 388m, 레귤러티 375m, 레이디스티 347m. 내리막홀이라 슬라이스가 빈번해 좌측으로 공략하면 볼이 떨어지는 지점에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해서, 좌우 측 모두 OB가 있어 티샷하기가 망설여진다. 세컨 샷은 티샷보다 더 어렵다. 좌우 그린 사이, 좌 그린 왼쪽, 좌우 그린 뒤쪽에 벙커가 각각 있는 데다 조금이라도 거리가 맞지 않으면 그린 주변 공간이 아주 좁아 OB는 불 보듯 뻔하다. 좌 그린일 경우가 특히 어렵지만 이럴 경우 우 그린 쪽을 보고 공략하는 것이 정석이다. 앞바람이 심해 거리 또한 잘 나지 않는다.

파3홀로 아주 어렵다고 정평이 나 있는 17번홀.
렌즈로 당겨서 본 17번홀.

파3 핸디캡2, 17번홀은 거리 아이언이나 우드를 잡아야 되는 홀. 챔피언티 185m, 레귤러티 171m, 레이디스티 136m. 장타자가 아닌 송영근 챔피언은 일명 '고구마'라 부르는 하이브리드를 잡는다. 좌우 그린 사이 앞쪽, 좌 그린 왼쪽에는 항아리 수준의 깊고 큰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여유 공간이 거의 없다. 좌우 OB까지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어려운 좌 그린일 경우 한 팀에서 1명 정도밖에 온그린을 시키지 못한다. 우 그린일 경우 겨울철 딱딱해진 법면을 맞고 온그린되는 경우도 흔히 있다.

파4 4번홀.
가까이 당겨본 4번홀.

우 그린이 약간 보이는 파4, 핸디캡1 4번홀은 내리막 좌 도그레그홀. 챔피언티 388m, 레귤러티 374m, 레이디스티 361m. 페어웨이가 좁고, 좌우 OB에 앞바람까지 자주 부는 데다 IP지점이 다운힐 지점이어서 투온시키기가 어렵다. 좌 그린일 경우를 대비해 페어웨이 우측 210m 지점에 벙커까지 만들어 놓아 티샷이 아주 어렵다. 주말골퍼들이 3온, 3퍼팅을 가장 많이 하는 홀이다.

16번홀.

파4 핸디캡4, 16번홀은 약간 내리막 좌 도그레그홀이다. 챔피언티 369m, 레귤러티 352m, 레이디스티 330m. 이 홀은 정면 200m(레귤러티 기준) 지점부터 '막창'으로 인한 OB가 발생할 수 있다. 약간 우측에는 벙커까지 있어 티샷이 아주 중요하다. 정석은 좌측 숲 쪽으로 드로볼을 구사하면 되지만 주말골퍼들은 자신의 비거리를 고려, 우드나 드라이버를 잡아야 된다. 좌 그린일 경우 파를 잡으면 버디나 다름없을 정도로 잘 치는 골퍼이다.

팁-포대그린 공략법

국내 골프장에는 그린이 페어웨이보다 높은 포대(elevated)그린이 유난히 많다. 부산CC도 예외는 아니다. 포대그린이 어려운 것은 표고 차에 따른 거리를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클럽 선택이 어렵다는 것. 흔히 표고 차가 5m 정도면 한 클럽, 10m면 두 클럽 길게 잡으면 효과적이라 하지만 어프로치 샷을 하기 전 세컨 샷 때부터 미리 거리를 생각하고 치면 훨씬 더 용이해진다. 즉 10m 앞에선 어프로치 샷을 띄워야 하지만 20m 정도면 적당히 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공을 가운데 놓고 백스윙 크기도 적당하여 편하게 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CC에선 이 같은 이론적 공략법이 100% 적용되지 않는다. 뒤가 높고 앞이 낮은 스피디한 유리알 그린이기 때문에 무조건 핀 앞에 떨어뜨려야 한다. 부산CC 중에서도 어렵기로 소문난 '좌 그린 앞핀'일 땐 어프로치 샷을 한 번 더 하더라도 무조건 핀 앞을 겨냥해야 한다. 이론이 100% 적용되지 않는 골프, 그래서 어려운가 보다. (051)509-0707

나머지 사진들

2번홀.
3번홀.
3번홀 페어웨이.
5번홀.
6번홀.
7번홀.
8번홀.
9번홀.
10번홀.
10번홀.
11번홀.
12번홀.
13번홀.
14번홀.
15번홀.
15번홀.
18번홀.
18번홀.
18번홀 그린.

클럽 난코스 공략하기 - 롯데스카이힐 제주CC

언더 스코어는 극히 일부, 대부분 오버파 
5년 전 조성 때부터 국내외 대회용 목적
지난해 국내 10대 명문 골프장으로 선정
벙커·해저드 심리적 압박…바람도 복병
한라산 산방산 서귀포 바다 주변 풍광 황홀


 
롯데 스카이힐제주CC의 설계자는 미국의 100대 골프장 중 13개를 만든 세계적 거장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 그는 설계에 이어 감리까지 마친 후 사석에서 "그룹 총수가 전권을 주면서 돈에 구애받지 않고 멋진 골프장을 만들어달라고 부탁을 해 원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기쁜 마음으로 골프장을 만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주도만의 천혜의 자연환경을 살리면서 미PGA 챔피언십 대회가 열리는 페블비치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프장에 버금가는 국제 대회용으로 골프장을 조성한 것.

트렌트 존스 주니어는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비교적 평탄한 해발 250~300m의 목장 부지에 벙커와 해저드를 적재적소에 배치, 골퍼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한편 좌우로 휜 도그레그홀과 한라산의 영향을 받아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제주 특유의 그린을 완성했다. 그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포대그린 및 2, 3단 그린으로 파도치듯 화룡점정을 찍어 프로 선수라도 잠시 긴장의 끈을 놓으면 보따리를 싸야 할 정도로 까다롭게 만들었다.

페어웨이도 좌측 또는 우측으로 흐르면서 동시에 언듈레이션이 살아 숨 쉬도록 설계해 티 샷 및 세컨 샷의 정확성과 방향성을 동시에 요구했다.
   
 
최원영 고객서비스 팀장은 "지난 2005년 4월 개장한 이래 KLPGA 대회가 열렸던 초창기 3년 동안은 그린의 라이와 라인 그리고 바람 등 골프장의 환경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는 하우스 캐디와 함께 라운드를 하지 않으면 그린재킷은 언감생심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그린 공략이 우승의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이곳에서 열렸던 KLPGA 투어 ADT 캡스 챔피언십에서도 올 시즌 상금 랭킹 순으로 참가한 64명의 선수 중 3R 합계 언더 스코어를 적어낸 선수는 서희경 이정은 편애리 프로 등 3명에 불과했으며, 27위부터는 싱글 수준에 못 미치는 10오버를, 48~61위는 90대를, 그리고 밑에서 3명은 100타를 넘길 정도였다. 참고로 지난해 열린 이 대회에선 우승자 서희경 프로가 유일하게 언더(-2) 스코어를 제출했다. 한마디로 프로도 울고 가는 골프장인 셈이다.

그럼 여자 프로선수들과 같은 화이트티를 사용하는 아마추어 주말골퍼들의 스코어는 어떨까.

골프장 측이 전하는 뒷얘기 둘. "개장 첫 달에는 회원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았어요. 이유는 단 하나.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었죠. 이곳은 적어도 네댓 번은 라운드를 해야 조금 감이 잡히죠. 70~80대를 치는 골퍼들에겐 아주 재밌게 다가오지만 초보자나 90대 후반의 하수들은 사실 좀 버거운 편입니다." "한번은 70대 후반의 스코어를 가진 싱글핸디캐퍼 4명이 처음 라운드를 했는데 결과는 모두 평소 자신의 스코어보다 10~15개 더 많이 쳐 고개를 숙였죠."

이날 동반 라운드를 한 최 팀장은 "힐 2번 정도가 소위 말하는 서비스홀이며 나머지는 다른 골프장 같으면 모두 핸디캡 1, 2 정도 될 만큼 까다롭다"며 "과연 소문만큼 어려운지 직접 찾아 자신의 실력을 냉정하게 평가해보기 안성맞춤인 골프장"이라고 말했다. 

한라산과 산방산 그리고 서귀포 바다가 한눈에 

 
롯데 스카이힐제주CC는 제주만의 아름다운 자연을 품고 있는 골프장이다. 남쪽으로 에메랄드빛 서귀포 앞바다와 산방산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어깨 너머 북으론 한라산이 머리에 흰 눈을 이고 있다. 여기에 페어웨이를 따라 삼나무 숲이 펼쳐져 있는가 하면 곳곳에는 금빛 억새군무와 이국적인 야자수 그리고 제주도의 화산암을 활용한 돌담과 넉넉한 개울이 마치 소공원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답다. 여기에 페어웨이는 모두 한지형인 벤트그래스를 심어 사계절 푸르름을 자랑한다. 워낙 경관이 빼어나 볼이 잘 맞지 않더라도 골프장 주변의 풍광 구경만으로 위안이 되는 그런 골프장이다.  

여자프로들도 울고 간 힐 및 오션 코스

총 36홀(퍼블릭 9홀)로 제주 최대 규모인 롯데 스카이힐제주CC는 크게 오션, 스카이, 힐, 포레스트 코스로 구성돼 있다. 오션 및 스카이 코스는 바다 경관이 빼어나고, 힐 및 포레스트 코스는 숲이 울창하다.

이번 취재는 골프장의 메인 코스인 힐 및 오션코스에서 이뤄졌다. 이 코스는 지난달 열린 ADT 캡스 챔피언십 대회의 코스이기도 하다.

오션 코스는 3338m(3651야드), 힐 코스는 3272m(3573야드)로 두 코스의 전장은 6610m(7224야드)로 영남권에서 가장 전장이 길다는 통도 남코스(6735m)에 비해 거의 손색이 없다. 상대적으로 짧은 힐 코스는 티 샷의 방향성이 아주 중요하고, 오션 코스는 파도치는 듯한 2, 3단 그린으로 인해 퍼팅이 곤혹스럽다. 여기에 제주도 특유의 겨울 바람까지 불면 주말골퍼들은 사실 막막하다.

우선 모든 홀의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벙커와 해저드에 의해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받지만 막상 볼이 떨어진 지점에 가보면 여유 공간이 제법 있다. 이 점이 주말골퍼들을 어렵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까다로운 홀은 힐 1번, 힐 3번, 오션 5번, 오션 7번홀.

여자 프로들에게도 마의 홀로 통하는 힐 1번홀.

 우선 파5, 핸디캡5, 화이트티 441m인 우 도그레그형인 힐 1번홀은 여자 프로들에게도 마의 홀로 통한다. 지난달 열린 대회에서도 참가 선수의 평균 타수가 5.92타를 기록할 정도로 가장 어려웠다. 결정적인 요인이 바로 종잡을 수 없는 3단 그린. 오르막 3단이면서도 우측에서 좌측으로 흐르는 이곳에선 핀이 흐르는 라인상에 있을 때 바로 넣지 못할 경우 볼이 굴러 에지까지 이른다. 만일 어프로치 샷을 길게 쳤을 경우엔 정답이 없을 정도로 어렵다. 트리플 보기도 속출해 보기를 해도 기뻐해야 되는 홀이다.

힐 3번홀.

파4, 핸디캡2, 화이트티 333m인 약간 좌 도그레그형인 힐 3번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앞바람이 심한 이 홀의 좌측에는 너른 호수가 페이웨이 쪽으로 튀어나와 있고, 우측 눈앞 150m 지점에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우선 티 샷에서 주눅이 든다. 세컨 샷 또한 좌측 호수가 시야에 들어와 이를 의식하다 보면 그린 우측 벙커에 빠질 확률이 높다. 이럴 경우 안전하게 3온 공략도 생각해볼 만하다. 그린 또한 좌우가 높아 중앙으로 수렴되는 형국이어서 핀의 위치에 따라 어프로치 공략 지점도 달라야 한다. 이 홀 또한 지난달 열린 대회에서 평균 타수가 4.49타로 프로들을 농락했다.

아일랜드홀인 오션 5번홀.
오션 5번홀의 그린.

파3, 핸디캡4, 화이트티 135m인 아일랜드홀인 오션 5번은 그린 전후 및 우측이 모두 해저드인 데다 슬라이스 앞바람까지 불어 온그린 시키더라도 길면 뒤로, 짧으면 턱을 넘지 못해 해저드에 빠지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바람을 잘 읽어야 되는 홀이다.

오션 7번홀.

핸디캡 2, 화이트티 333m인 오션 7번홀은 좌에서 우로 흐르는 슬라이스 오르막 파4홀. 그린이 가장 어려운 홀이다. 포대그린이어서 세컨 공략 때 짧으면 20m 정도 흘러내리며, 길면 튀어 우측으로 굴러 신중히 공략해야 한다. 대회 때면 프로들이 "이 홀만은 잘 넘기자"며 재차 다짐하며 긴장하는 홀로 유명하다.

이런 홀 저런 홀, 이런 재미 저런 재미

페어웨이가 두 개인 오션 6번홀. 단타자는 우측 페어웨이로, 장타자는 해저도 뒤 좌측 페어웨이로 샷을 날린다. 하지만 바람이 워낙 많이 불어 좌측 페어웨이로 날리는 주말골퍼는 드물다.
오션 6번홀.

페어웨이가 두 개인 홀도 있다. 화산암반에 둘러싸인 해저드에 의해 페어웨이가 둘로 나뉘어진 화이트티 472m인 파5, 핸디캡 5의 오션 6번홀이 대표적. 장타자일 경우엔 200m 지점의 좌측 해저드를 넘기면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우측 페어웨이로 티 샷을 날려야 한다. 서드 샷 땐 그린에 가까워질수록 페어웨이 폭이 좁아지고 좌측에 해저드가 있어 정확성을 요한다. 그린 또한 우측이 높고 종잡을 수 없다.

골프장에서 가장 높은 해발 350미터에 위치한 힐 7번홀. 좌측 벙커 쪽 페어웨이 대신 우측 페어웨이로 공략한다.
힐 7번홀의 세컨샷.
산 자체가 천연기념물인 산방산과 바다가 보이는 힐 7번홀 페어웨이.
사진 상으로 봐도 끔찍한 힐 7번홀의 굴곡이 심한 그린.

화이트티 355m, 파4 핸디캡 1의 오르막인 힐 7번홀도 페어웨이가 둘이다. 클럽에서 가장 높은 해발인 350m에 있어 페어웨이에 올라서면 산방산과 바다가 한눈에 펼쳐져 조망이 일품이다. 장타자는 좌측 방향의 여러 개의 벙커가 모인 지점을 넘겨야 한다. 190m 정도지만 오르막에 바람이 심해 보기보단 어렵다.

23개 제주도 골프장에서 가장 길어 일명 '몬스터홀'로 불리는 챔피언티 600미터인 힐 8번홀.

내리막 파5, 핸디캡 4, 힐 8번홀은 챔피언티 600m, 화이트티 564m,로 23개의 제주도 골프장에서 가장 길어 일명 몬스터홀로 불린다.


이 홀은 삼나무 숲이 페어웨이를 따라 숲의 바다를 이룬다. 하지만 슬라이스홀이라 티 샷에 유의해야 한다. 세컨 샷은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계류 때문에 거리에 자신이 없으면 끊어 쳐야 한다.

롯데 스카이힐제주CC 이승훈 대표는 "개장한 지 불과 4년 만에 우리나라 10대 명문 골프장으로 선정된 저력의 우리 클럽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향후 세계 100대 골프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부산을 비롯한 전국의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찾아 이를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64)731-2000 


나머지 사진들

오션 1번홀.
오션 2번홀. 저 멀리 흰 눈을 인 한라산이 보인다.
오션 3번홀.
산방산이 보이는 오션 4번홀.
산방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파3 오션 8번홀.
오션 9번홀.
힐 2번홀.
힐 4번홀.
힐 5번홀.
힐 6번홀.
힐 9번홀.
지난해 11월 이곳 롯데스카이힐 제주CC에서 열렸던 KLPGA 투어 ADT 캡스 챔피언십의 참가 선수들이 퍼팅과 샷을 점검하고 있다.

클럽 난코스 공략하기 - 합천 아델스코트CC

두무 비계 오도산에 둘러싸인 분지형 골프장
전장 6581m, 영남권 최장 통도 남코스에 필적
계곡 넘기고 숲 사이로 정확한 티 샷 날려야
부산서 당일치기 가능…1박 2일 상품도 있어

 경남 합천 가야면 아델스코트CC를 처음 찾으면 열에 아홉은 주변 풍광에 매료된다. 합천과 거창의 경계를 이루는 1000m대의 두무산 비계산 오도산 미녀봉이 골프장을 포옥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여느 산골마을의 고만고만한 봉우리 수준을 넘어 어머니의 품처럼 후덕한 산줄기와 근육질의 암봉이 엮어내는 그 모습은 한마디로 장관이다. 미스 샷 후 고개를 들고 주변 산줄기를 보면 힘이 불끈 솟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일종의 분지인 이곳은 원래 종돈을 분양하던 기업농장지였으며 그 가운데를 자연천인 성기천이 가로지르며 흐르고 있었다. 아델스코트CC는 이 같은 드넓은 목초지를 가르는 성기천이라는 천혜의 지형을 잘 활용해 2년 전 골프장을 조성했다.

국내에서는 산을 깎아 인공미를 가하지 않으면 골프장이 불가능하다는 속설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델스코트CC는 그저 있는 그대로 홀과 홀 사이에 나무를 심고, 티잉그라운드에서 계곡을 넘겨 치도록 자연 그대로의 천혜의 코스를 만든 것이다.

 아델스코트CC는 마운틴, 힐, 레이크 등 3개 코스 27홀로 구성돼 있다. 골프장의 해발고도는 대략 400~600m대. 이 높이는 삼림욕장이나 별장이 주로 들어서는 고도로서, 기압의 변화가 적어 인체 건강에 가장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 골프장 입지로서 앉은 터와 해발고도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셈이다.

간판 코스인 마운틴과 힐 코스의 전장은 6581m(7235야드). 영남권을 포함 한수 이남에서 가장 길다는 통도 남코스(6735m·7404야드)에 거의 육박한다.

김용환 총괄이사는 "같은 난이도의 여느 골프장과 비교해볼 때 스코어는 5개 정도 더 나오며, 특히 80대의 스코어 보유자들이 재밌어 한다"고 말했다. 파4홀이 우선 긴 데다 넉넉한 페어웨이는 언듈레이션이 제법 있고, 그린은 착시 현상이 심한 편이다. 무엇보다 계곡을 건너 쳐야 하는 홀이 제법 돼 심리적으로 위축돼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동시에 모험심과 도전의식을 발동케 해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다시 말해 티잉그라운드에서 계곡을 넘겨 페어웨이로, 또는 페어웨이에서 세컨 샷으로 계곡을 넘겨 치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계곡 양측에 나무까지 심어 시야마저 흩트려놓아 티 샷이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아델스코트CC는 밀양 리더스CC와 무주CC의 장점을 합쳐놓은 듯하다.

골프장 이름과 관련, '아델'은 귀족을, '스코트'는 골프의 성지인 스코틀랜드를 의미한다.

'계곡을 넘겨라'- 신중함과 대담함 모두 필요

정면으로 오도산과 미녀봉이 보이는 힐 5번홀. 푹 꺼진 계곡을 넘겨쳐야 하는 홀이다.

 아델스코트CC에서 까다로운 홀은 모두 티잉그라운드에서 계곡을 넘겨 쳐야 하는 홀이다.

대표적인 홀은 오도산과 미녀봉이 정면으로 보이는 파4 핸디캡1, 힐 5번홀. 챔피언티 394m, 레귤러티 362~378m, 레이디스티 351m. 좌우 OB가 있고 계곡을 넘겨야 하는 심리적 부담 때문에 티 샷이 까다롭다. 여기에 그린까지 가파른 오르막인 데다 언듈레이션이 심한 페어웨이가 우측으로 흐르는 라이로 인해 어드레스조차 잡기 힘들어 세컨 샷은 심할 경우 두 클럽까지 길게 보는 것이 유리하지만 2온 잡기는 쉽지 않다. 그린은 앞뒤가 모두 급내리막인 데다 착시까지 있어 3퍼팅도 흔히 나온다.

힐 1번홀도 계곡을 넘겨쳐야 하는 홀이다.

힐 5번과 나란히 배치돼 있는 파4 핸디캡2, 힐 1번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챔피언티 413m, 레귤러티 385m, 레이디스티 357m. 역시 계곡을 넘겨야 하지만 계곡이 티잉그라운드에서 가까워 티 샷의 부담은 덜하다. 하지만 전장이 오르막인 데다 길어 2온은 사실상 힘들다. 여기에 오르막 그린이고, 모두 뒤쪽이 높아 어프로치 샷은 가급적 짧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1번홀 다음에는 클럽에서 가장 긴(601m) 파5홀이 기다리고 있어 힐 코스부터 시작할 경우 자칫 1번홀에서 미스 샷이 발생하면 장타가 필요한 2번홀마저 놓칠 우려가 생긴다는 점에 유의하자.

설계구조가 비슷한 두 홀의 경우 레귤러티에선 1번홀이 약간 어렵지만 챔피언티일 경우 5번홀이 더 까다롭게 다가온다. 두 홀 모두 파만 해도 버디나 마찬가지로 볼 정도로 어렵다.

마운틴 7번홀. 역시 소나무 사이로 티샷을 날려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역시 정면으로 오도산과 미녀봉이 보이고 계곡을 넘겨야 하는 파4 핸디캡1, 마운틴 7번홀은 페어웨이 절반가량을 계곡의 소나무가 가리고 있어 티 샷이 까다롭다. 해서, 좌측 카트길을 보고 쳐야 되지만 훅이 날 경우 OB는 각오해야 한다. 챔피언티 369m, 레귤러티 355~369m, 레이디스티 326m. 세로로 긴 그린은 중앙에 둔덕이 있는 오르막 2단 그린이다. 해서, 뒤핀일 경우 한 클럽 길게 잡고 쳐야 하지만 그린 뒤에 여유 공간이 좁아 유의해야 한다.

마운틴 3번홀. 계곡을 넘겨야 하는 이 홀은 설상가상으로 그린도 보이지 않는다.

파4 핸디캡3, 마운틴 3번홀 역시 계곡을 넘기는 점에선 앞선 홀과 비슷하지만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차이다.

컨트롤샷 이후 계곡 넘겨 쳐야

힐 9번홀.
힐 9번홀은 세컨샷 때 계곡을 넘겨야 한다.

계곡을 넘기는 홀이지만 티 샷이 아니라 세컨 샷에서 넘겨야 되는 홀도 있다.

파4, 핸디캡3, 힐 9번홀이 바로 그것. 어떻게 보면 티잉그라운드에서 티 샷을 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챔피언티 405m, 레귤러티 350~375m, 레이디스티 330m. 잠시 홀을 살펴보면 계곡까지 거리가 런 포함해 230m여서 장타자일 경우 드라이버는 조심스럽다. 페어웨이 우측 절반이 티박스에서 보이지 않아 티 샷한 볼이 슬라이스로 인해 우측으로 떨어지면 키 큰 나무 때문에 세컨 샷이 어려워진다. 해서, 좌측으로 공략하면 210m 지점에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롱아이언이나 우드로 컨트롤 샷을 해야 되는 이유이다.

세컨 샷도 만만치 않다. 그린 좌측에는 항아리형의 아주 깊고 넓은 벙커가 있고, 우측은 나무 때문에 공략이 여의치 않다. 정면으로 공략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지만 거리가 부담스럽다. 얼핏 오르막으로 보이지만 착시일 뿐 실제로 제 거리를 다 보고 쳐야 한다. 다행히 클럽 선택이 잘 못 됐더라도 그린 우측 앞이나 뒤의 공간이 넓어 만회할 기회는 있다.

마운틴 9번홀.
마운틴 9번홀은 주말골퍼라면 3온 작전으로 끊어치는 게 유리하다.

파5 핸디캡2, 좌 도그레그 내리막 마운틴 9번홀도 계곡 때문에 끊어쳐야 되는 홀이다. 챔피언티 582m, 레귤러티 519~542m, 레이디스티 479m. 티 샷은 세컨 샷이 유리한 우측 공략이 정석이다. 좌측을 공략하면 220m 지점에 벙커가 있는 데다 세컨 샷 때 키 큰 소나무를 넘겨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장타자의 경우 무리하게 2온을 시도할 경우 공간적 여유가 있는 우측보다 벙커 좌측 낭떠러지 쪽으로 OB 위험성이 커 안전하게 3온 작전으로 끊어치는 게 유리하다.

착시현상 심한 그린 유의해야

그린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제주도 골프장 정도는 아니지만 아델스코트CC의 그린은 유난히 착시현상이 심하다. 무심코 대충 치다간 3퍼팅은 각오해야 한다. 여기에 오르막 그린 또한 잊으려 하면 나와 어프로치 샷 때 클럽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

비계산 암봉이 정면으로 보이는 힐 2번홀.

비계산 암봉이 정면으로 보이는 파5 핸디캡5, 힐 코스 2번홀이 대표 주자. 레귤러티 기준 정면 210m 지점부터 '막창'으로 인한 OB가 기다리는 이 홀은 착시현상이 심해 퍼팅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 힐 5번홀도 착시현상이 심하다.

악성 슬라이스홀인 마운틴 5번홀.

두무산 암봉이 보이는, 악성 슬라이스홀인 파4 핸디캡7, 마운틴 5번홀과 우측 숲 때문에 티 샷이 비교적 까다로운 마운틴 6번홀도 그린이 어렵고 착시현상이 심한 홀이다.
오르막 그린, 즉 포대그린도 제법 있다. 힐 1, 5, 4번홀과 마운틴 3, 7번홀이 바로 그것으로 어프로치 샷 때 클럽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

1박 2일 골프 패키지 상품 이용하면 편리

합천은 부산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걸려 당일치기도 가능하지만 1박 2일 상품을 이용할 경우 휴식과 함께 편안한 라운드를 할 수 있다. 36홀과 숙박 조식이 포함되는 이 상품은 골프장 내 호텔급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한다. 2인, 3인실(각 싱글베드)과 온돌식 4인실이 있다. 요금은 주중 주말 각각 다르며 19만~30만 원대다. 88고속도로 해인사IC에서 나와 우회전하면 이정표가 골프장까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055)930-7700

나머지 사진들입니다.

마운틴 2번홀.
마운틴 4번홀.
마운틴 6번홀.
힐 3번홀.
힐 4번홀.
힐 6번홀.
힐 7번홀.
힐 8번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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