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385> 금산 서대산 기암…협곡… 화폭에 수 놓은듯 | ||||||||||||
충남의 소위 '넘버 3' 산은 계룡산 대둔산 서대산이다. 굳이 별도의 설명이 필요없는 국립공원 계룡산(845m), 금강산 못지 않은 기암절벽으로 남한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도립공원 대둔산(878m)에 비해 서대산은 우선 지명도 면에서 한참 뒤진다. 하지만 현지 산꾼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그들은 서대산이 뭇 산꾼들로부터 한단계 낮게 평가받는 것은 지리적 괴리감에서 빚어진 오해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고는 지역 산은 지역 산꾼들이 가장 정통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강조했다. 그들은 서대산을 '숨은 보석과 같은 존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계룡산이나 대둔산에 견주어도 크게 뒤질게 없다고 전했다. 인삼의 고장인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서대산(西大山·904m)은 충남의 최고봉인데다 이어지는 산줄기가 상대적으로 낮아 여느 산과는 달리 독립 봉우리로 간주된다. 그래서 고고한 학처럼 단번에 눈에 띈다. 웅장한 산세와 울창한 숲, 깎아지른 가지각색의 기암괴봉과 협곡,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 하산길에 만나는 폭포 등의 볼거리는 산 전체가 마치 아름다운 동양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일 정도로 절경이다. 산행로는 서대산 드림리조트 주차장~매표소~용바위(용굴)~서대산 전적비~마당바위~신선바위~구름다리 ~주능선~삼거리(초보자 하산길)~장녕대바위~석문~정상~옥녀탄금대~의림약수~개덕사(서대폭포) ~드림리조트 주차장순. 4시간 정도 걸린다. 산길은 대체적으로 가파르지만 암릉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넘고 에돌아 오르는 등 아기자기하고 재밌다. 산행로는 서대산 드림리조트 안에서 시작된다. 매표소를 지나면 들머리 입구까지 '등산로'라 적힌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한다. 놀이시설과 야외 풀장, 방갈로, 임도를 가로지르면 어느새 가무잡잡한 둥근 바위 2개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용바위다. 바위 사이로 물이 흘러 작은 못을 이루고 있다. 이곳까지 15분 정도 걸린다. 용바위 옆 왼쪽 계단을 오르면 곧 '서대산 전적비'. 신라와 백제의 접경지로 치열한 격전장이었던 이곳은 지금은 그 흔적이 거의 퇴색됐지만 한국전쟁땐 비극의 현장이었다. 전적비 건너편 용바위 틈새의 용굴도 빠뜨리지 말자. 주능선까지 오르는 90분 정도는 아주 가파른 돌길이라 땀깨나 쏟을 각오를 해야한다. 용바위에서 15분 정도 오르면 마당바위. 눈썰미가 없어서일까. 이름에서 연상되는 편평한 공간이 보이지 않는다. 뒤로 가서 봐도 마찬가지. 신선바위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찾을 수 있다. 산행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설치된 밧줄이 처음 보일 무렵 왼쪽으로 10m 정도 거리에 있다. 마당바위에서 20분 거리. 산행 도중 만나는 바위들은 신라와 백제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때 아마도 요새 역할을 톡톡히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다. 신선바위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하늘을 향해 보면 그림같은 구름다리가 나뭇잎 사이로 슬며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다시 밧줄이 있는 곳으로 와 50m쯤 오르면 오른쪽 작은 바위 옆으로 길이 열려 있다. 구름다리 가는 길이다. 조그만 '등산로' 팻말도 보인다. 바위 협곡 50여m 길이의 구름다리는 반대편만 폐쇄돼 있을 뿐 뜻밖에도 접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웬만한 강심장을 갖지 않고선 10m도 가기 힘들 정도로 흔들림이 심하다. 대신 구름다리 옆 전망대에서 보는 신선바위 쪽 전경은 절경을 넘어 차라리 선경에 가깝다. 왔던 길은 버리고 오른쪽 산길로 방향을 잡는다. 이 길은 원래 밧줄이 매어진 길과 다시 만난다. 주능선엔 15분 뒤 닿는다. 왼쪽 전망대 바위 위엔 눈두덩이가 부운, 보기에도 우스꽝스런 두상을 닮은 바위가 시선을 사로 잡는다. 서대산 산행은 이처럼 각양각색의 바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부턴 능선길. 콧노래가 나올 만큼 평탄하다. 헬기장을 지나 10분 정도 가면 삼거리. 힘이 부치면 오른쪽길로 하산해도 된다. 계속 직진하면 정면에 엄청난 규모의 바위가 천하를 호령하듯 길을 막고 서있다. 장녕대바위다. 일명 장군바위. 두 개의 암봉 사이에 거대한 도끼 모양의 돌이 끼어 있는 형국이다. 길은 도끼 모양의 돌 아래로 열려 있다. 이른바 석문(石門)이다. 석문을 통과해 왼쪽으로 크게 에돌아간 후 5분 뒤면 마침내 정상이다.
시원한 조망이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어쩌면 산행의 즐거움 중 으뜸이 조망아닐까. 북쪽으론 옥천 읍내가, 남쪽으론 금산 자락이 펼쳐진다. 남동쪽으로 영동의 천태산이 손을 내밀고 그 너머로 황악산 민주지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아련하다. 남서쪽엔 대둔산과 천등산이 어렴풋하게 다가온다. 하산길은 크게 두 가지. 북서쪽인 개덕사와 남쪽인 원흥사로 향하는 길이 있다. 원흥사 방향으로 내려선다. 입구에 등산로가 폐쇄돼 있다고 적혀 있지만 이는 원흥사로 가는 길일뿐. 1~2분 후 갈림길에서 옥녀탄금대로 가는 길이 나온다. 여기서 들머리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서산대사가 공부하던 곳인 탄금대는 일곱번 이상 마시면 미인이 되고 득남한다는 미인샘으로 유명한 곳. 지금은 바위 안쪽 자연동굴에 치성단을 만들어 기도처로 이용되고 있다. 간이천막과 밭 사이로 난 길로 다시 길을 잡는다. 큰 바위를 끼고 오른쪽으로 에돌면 오르막길을 만난다. 곧 정상에서 개덕사로 하산하는 길과 만난다. 이 길만 찾으면 사실상 산행은 끝. 20분 후 의림약수터에서 목을 축인후 개덕사 방향으로 내려간다. 돌탑을 지나 10분 뒤 앞이 트이면서 서대폭포 낭떠러지에 닿는다. 발밑에 보이는 개덕사 경내가 마치 잘 꾸며진 정원같다. 이내 갈림길. 우측은 들머리 주차장, 왼쪽은 개덕사 방향. 잠시 개덕사와 서대폭포를 구경한 후 다시 우측 주차장 방향으로 간다. 급경사 내리막길과 간이 화장실을 지나면 주차장에 닿는다. 개덕사에서 20분 정도 걸린다.
#떠나기전에 서대산은 충남의 제일봉이다. 자연휴양림이 있는 충북의 장용산과 이웃한 서대산은 우선 조망이 압권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여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충남의 진산이다. 금산군 추부면과 군북면의 경계에 걸쳐 있는 서대산은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접경지역으로 군사적으로도 충돌이 잦았던 전략적 요충지였다. 지금도 능선을 따라 축성된 산성의 흔적이 있다고 전해 오지만 이번 산행 중엔 발견할 수 없었다. 서대산에는 역사의 흔적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암으로 빚어진 명산인 서대산에는 용바위와 용굴, 마당바위, 신선바위와 연결된 구름다리, 북두칠성바위, 살바위, 사자바위, 두부모바위, 남근석, 형제바위, 병풍바위, 장녕대바위(일명 장군바위)와 석문, 옥녀탄금대와 미인샘, 의림약수, 서대폭포와 개덕사 등 아주 많은 볼거리와 전설이 등산로 곳곳에 있다. 아쉬움이 있다면 이 많은 바위의 이름과 그 바위가 간직한 전설이나 명명 배경 등을 모두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번 산행 중 취재팀이 본 바위이름은 고작 마당바위 신선바위 구름다리 장녕대바위 등 4개뿐. 고백컨데 바위이름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취재팀이 모르고 그냥 지나간 바위도 많이 있을 것이란 생각도 사실 지울 수 없다. 가정의 달인 5월 온 가족이 나들이 삼아 서대산으로 떠나보자. 서대산 드림리조트(041-753-2662)에서 가족과 함께 대자연을 만끽하고 태종대왕 태실과 인삼시장, 칠백의총 등 서대산 주변의 많은 볼거리를 곁들이면 유익한 산행이 될 것이다. 또 한가지. 서대산 드림리조트에 산꾼의 고언도 전하고 싶다. 서대산 드림리조트는 산꾼들에게 입장료 및 주차료 명목으로 1인당 2000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리조트측은 리조트를 통해 들머리로 가는 길에 조그만 이정표 몇개를 세워놨을 뿐 산꾼들에게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실제로 취재팀은 산행 후 리조트 홍보팀에게 구름다리와 관련해 몇가지 물어봤지만 1년전에 리조트가 생겨 알 수 없다는 것이 돌아온 대답. 등산로를 깔끔하게 정비하고 서대산이 자랑하는 기암괴석의 이름을 알리는 명패도 이참에 정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금산군청의 책임도 있다. #교통편 부산에서 거리가 멀어 당일치기 산행을 계획한다면 아침 일찍 서둘러야 가능하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옥천IC에서 나와 금산 대전 방향 37번, 4번 국도로 좌회전한다. 이후 이정표 기준으로 금산 추부 37번 국도에서 직진~금산 29㎞~군서면~장용산 자연휴양림 1.5㎞ ~금산 추산 37번 국도~서대산 휴게소 지나 성당리 삼거리서 좌회전~서대산 드림리조트 주차장 순으로 가면 된다. 넉넉잡아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 글 사진=이흥곤 hung@kookje.co.kr / 문의 = 국제신문 산행팀 이창우 산행대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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