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난코스 공략하기 <10> 부산 해운대CC

전장 길고 페어웨이 좁고 그린 까다로워
주말골퍼들, 10개까지 스코어 더 나와
싱글핸디캡퍼들도 최소 4, 5개 더 봐야
영남권 넘어 국내 골프장서 가장 어려워
포대그린은 기본…2, 3단 그린 다반사

해운대CC는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며 샷을 날릴 수 있는 골프장이다. 로얄 4번홀.

'주말골퍼들이여, 와신상담 평소 갈고 닦은 자신의 실력을 냉정하게 평가받고 싶다면 해운대CC에서 샷을 날려보시라'.

영남권을 넘어 국내 내로라하는 골프장 중 자타가 공인할 만큼 가장 어려우니까. 비슷한 난이도의 타 골프장에 비해 적게는 5개, 많게는 10개까지 스코어가 더 나온다는 게 정설이다.

최근 열린 클럽 챔피언전에서 초대 챔피언에 오른 김홍기(51) 씨는 "싱글핸디캡퍼의 경우에도 4, 5개는 족히 더 봐야할 정도로 까다롭다"고 귀띔했다. 한 골프장만 다녀 매너리즘에 빠진 일부 '골목대장형' 골퍼들에게 정신이 바짝 들게 하는 골프장이다.

   
우선 코스가 길다. 로얄, 골든, 실크 등 3개 코스 27홀 중 대표 코스인 로얄, 골든 코스의 전체 길이는 6629m(7284야드)로, 전장에 관한 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통도 남코스(6735m·7401야드)에 비해도 거의 손색이 없다.

지형의 언듈레이션을 원형 그대로 살린 페어웨이는 무척 좁다. 방향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OB를 각오해야 할 정도로 정확한 티샷을 요한다. 프로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잠시 방심하면 보따리를 싸야 한다. 그렇다고 국제 규격 이하는 결코 아니다.

까다로움은 그린에서 절정에 이른다. 포대그린은 기본이고 타 골프장에선 간혹 있는 2단, 3단 그린도 잊을라 하면 만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해운대CC에선 한 타라도 줄이기 위해 14개의 클럽을 모두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클럽 선택에 적지 않은 고민이 뒤따른다. 비싼 돈 들여가며 유명 코스디자이너에게 설계를 맡겼을 땐 독특한 난이도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빼어난 바다 조망과 주변 풍광은 덤이다. 라운드 도중(로얄 4번홀) 바라보는 탁 트인 동해바다의 물결과 골프장을 감싸고 있는 석은덤과 투구봉 용천산 시명산 불광산 그리고 저 멀리 문래봉 함박산 달음산의 산그리메는 잠시 샷을 멈추고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유난히 길고 페어웨이 좁은 까다로운 파4홀
   
해운대CC는 파4홀이 유난히 어렵다. 길고 페어웨이가 좁기 때문이다. 오르막 홀일 경우 레귤러티가 거의 400m에 육박한다.

해운대CC는 파4홀이 유난히 어렵다. 대표적인 홀이 골든 3번홀이다.

먼저 핸디캡2의 골든 3번홀. 챔피언티 410, 레귤러티 378~394, 레이디스티 318m. 그린까지 오르막인 데다 페어웨이 우측이 거의 해저드라 대부분 페어웨이 좌측 벙커(레귤러티 기준 210m 전후 지점) 오른쪽으로 공략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훅성 OB가 자주 발생한다. 김홍기 클럽 챔피언은 "티샷이 좌측으로 떨어져야 그린 앞 좌우에 각각 포진한 벙커 사이로 틈이 제법 보여 세컨샷 때 다소 여유가 생긴다"고 충고했다.

로얄 7번홀에 이어 파4홀로선 두 번째로 길지만 로얄 7번이 내리막 홀이라 사실상 가장 긴 셈인 이 홀에선 거리에 자신이 없으면 3온을 목표로 끊어치는 작전도 필요하다. 그린 또한 2단이라 핀 위치를 잘 파악해야 한다.

부산 해운대CC 핸디캡2의 로얄코스 1번홀. 3년 전 KPGA 선수권 대회가 열린 이 홀에서 '부산갈매기' 신용진 프로는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다 마지막 날 슬라이스로 인한 OB를 내면서 분루를 삼켰다.

핸디캡2의 로얄1번홀도 까다로운 홀이다. 챔피언티 406, 레귤러티 366~389, 레이디스티 299m. 얼핏 서비스홀로 보이지만 슬라이스로 인한 OB가 자주 발생한다. 3년 전 KPGA 선수권대회에서 '부산갈매기' 신용진 프로는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다 마지막 날 이 홀에서 슬라이스성 OB를 내면서 분루를 삼킨 홀이다. 세컨샷 공략은 그린 좌측 앞 긴 벙커를 피해 다소 길게 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그린 우측 낮은 둔덕을 넘기면 카트길 OB 위험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 보기플레이어일 경우 이 홀 역시 3온 작전으로 가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골든 6번홀.


좁고 거리가 제법 되는 핸디캡1의 골든 6번홀은 티잉그라운드가 우측을 보고 있는 전형적인 슬라이스홀. 챔피언티 405, 레귤러티 378~393, 레이디스티 305m. 돌출된 나무 옆인 좌측 벙커를 보고 공략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너무 좌측으로 쏠리면 그린이 잘 보이지 않아 세컨샷이 힘들어진다. 긴 포대그린인 데다 그린 중앙 좌측에 마운드가 있어 퍼팅 또한 만만찮다.

골든 9번홀.

핸디캡3, 골든 9번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챔피언티 405, 레귤러티 378, 레이디스티 310m. 오르막이라 레귤러티 길이도 사실상 400m로 봐야 되는 긴 홀이다. 좌우 모두 OB 발생 빈도가 높지만 특히 슬라이스 OB가 더 많다. 주말골퍼의 IP쯤 되는 210~220m 지점에 위치한 분화구형 그라스벙커를 피하기 위해 대개 약간 우측으로 티샷을 날리다 범하는 실수 때문이다.

네 홀 모두 2온에 파세이브면 잘 치는 골퍼이고 보기도 선방에 속할 정도로 난이도가 있는 홀이다.


무조건 핀 가까이, 대책 없는 2, 3단 그린
   
해운대CC는 그린 또한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다. 대부분은 포대그린인 데다 2단, 3단 그린도 자주 접한다. 그린이 아주 크고 길다. 앞핀과 뒤핀의 간격이 심할 경우 40m나 돼 핀의 위치에 따라 한두 클럽 정도 차이를 둬야 할 만큼 공략법도 달리해야 할 정도다.

골든 5, 8번이 대표적 3단 그린. 다행히 챔피언티 거리가 각각 360m에 레귤러티가 각각 331, 333m로 거리는 평범한 편이다. 세컨샷 내지 어프로치샷이 정확하지 못할 경우 3퍼팅은 필수, 4퍼팅이 선택 사항이 될 정도다.

골든 3, 4, 9번, 로얄 2, 3, 6, 8번홀은 2단 그린으로 악명 높다. 여기에 로얄 9번홀은 그린 뒤쪽의 극심한 언듈레이션 때문에 지난해 열린 KLPGA 대회에서 신예 유소연 프로가 퍼팅에서 실수로 보기를 범해 홍란 프로에게 우승컵을 넘겨준 홀이다. 곁들여 골든 코스의 대부분은 포대그린이라는 점도 잊지 말자. 하여튼 까다로운 그린을 만날 땐 홀인 대신 가까이 붙이는 것이 당면 과제임을 명심하자.

골든 5번홀.
골든 8번홀.
골든 4번홀.
로얄 2번홀.


이런 홀 저런 홀, 이런 재미 저런 재미

로얄 6번홀.

파5 핸디캡1인 로얄 6번홀은 가장 긴 홀이다. '좌 OB, 우 해저드'로 티샷이 부담스럽지만 세컨샷은 우측 지점을 보고 있어 벙커나 러프 또는 언덕을 넘기기가 다반사다. 3온이 힘든 데다 2단 그린이어서 앞핀 뒤핀 모두 어려운 3, 4퍼팅은 기본이다.

로얄 3번홀.

암봉인 투구봉이 정면으로 보이는 파3 핸디캡8인 로얄 3번홀은 클럽은 가장 높은 지점(450m). 날이 맑을 땐 울산시도 보인다. 해서, 변화무쌍한 바람을 각오해야 한다.

동해바다가 보이는 로얄 4번홀.

로얄 4번, 8번홀은 레귤러티 기준 220~230m 지점에 각각 커다란 해저드와 벙커가 버티고 있어 드라이버보다 우드나 롱아이언으로 티샷할 것을 권한다. 다행히 짧은 파4홀이라 남은 거리 역시 숏 아이언이나 어프로치샷만으로 온그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로얄 8번홀.

파5 핸디캡5의 골든 4번은 그린에서 110m 떨어진 지점의 병목구간을 유의해야 한다. 폭이 10여 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티잉그라운드나 세컨샷 지점에서도 이 구간이 보이지 않아 흔히 '나이스샷'인 줄 알고 가보면 볼은 해저드에 빠지고 없다. 문제의 이 병목지점은 바로 전 홀인 골든 3번에서 쉽게 확인 가능하다. 이 홀은 또 티샷한 볼이 좌측 카트길에 떨어질 경우 운이 좋으면 그린 앞 150~160m 지점까지 굴러갈 수도 있다. 하지만 포대그린에 2단 그린, 그리고 그린 앞의 항아리벙커 때문에 만만히 봐선 결코 안 된다.

골든 4번홀.

훨씬 더 가까워진 해운대CC

해운대CC는 최근 접근이 아주 용이해졌다. 정관신도시와 바로 이웃해 있는 해운대CC는 금정구와 해운대구 방면에서 정관신도시로 진입하는 주도로인 회정로의 마지막 공사 구간(4.2㎞)인 곰내터널 구간이 지난달 21일 완전 개통됐기 때문이다.

해운대CC 조성태 총괄 상무이사는 "지난 2005년 문을 연 우리 골프장은 소리 소문 없이 주말골퍼들 사이에서 가장 재미있는 명품 골프장으로 소문이 나 있다"며 "부·울·경 골퍼들께서 많이 방문해 골프의 참맛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051)726-8000


- 김해 삼방동 초원농원

축산가공·유통 기업 (주)국제식품이 직영
중간 유통단계 생략, 타 고깃집보다 30% 싸
 
   

'초원농원'은 미리 포장돼 있어 고르기만 하면 된다. 가격 또한 다른 고깃집에 비해 25~30% 저렴하다.


마음씨 좋은 시골아저씨처럼 생긴 정성교 사장이 직접 불판에 고기를 굽고 있다.

우리의 마와 맛이 비슷한 일본 야채 '오꾸라'.

자연산 민들레 잎.


자세히 보면 '오꾸라'가 달려 있다.

정성교 사장이 직접 재비하는 밭. 식당 뒷쪽에 있다.


좋은 식당은 어떤 곳일까. 신선한 재료만 사용해 맛이 있으면서 가격은 저렴하고 분위기까지 좋으면 되지 않겠는가.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멀지 않아야 금상첨화다.

하지만 이런 '물 좋고 정자 좋은' 식당은 사실 드물다. 아니 잘 없다. 해서, 필부들은 보다 싸고 맛있는 집을 찾기 위해 온라인상에서 맛집 관련 카페나 블로그를 찾고 또 뒤진다.

 김해 삼방동 초원농원이 이번 주 찾은 '물 좋고 정자 좋은' 식당으로 추천해도 괜찮을 듯 싶다. 남해고속도로 동김해IC로 나와 직진, 인제대학교와 가야CC 사이에 위치한 초원농원은 기존 고깃집과 달리 약간 특이하게 운영된다.

김해의 진산 신어산 자락에 자리 잡은 초원농원은 식육식당이지만 테이블에 앉아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식육점처럼 포장된 쇠고기의 마블링(지방의 무늬)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보며 직접 선택한다. 포장육에 붙은 라벨에는 바코드와 쇠고기 부위 이름, g수, 가격, 그리고 몇 인분인지 선명하게 적혀 있다.

무엇보다 초원농원에는 등심 갈빗살 한우모듬을 비롯, 특수부위인 안거미 안창살 살치살 낙엽살 치맛살 차돌박이 채끝등심 갈비업진살 등 소 한 마리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부위의 고기를 맛볼 수 있다. 육회까지 포함하면 대략 18가지 정도다. 미식가들에겐 그야말로 안성맞춤인 곳이다.

그럼 가격은. 100g 기준으로 한우모듬 6000원, 등심 8800원, 갈빗살 9900원. 무척 싸다. 대신 양념을 포함한 야채값을 낸다. 초등학생 2000원, 중학생 이상 4000원. 광안리 회타운의 초장값에 해당되는 셈이다. 포장육이 들어 있는 냉장 쇼케이스에 적힌 '국산 한우가 아닐 땐 5억 원을 보상해 드립니다'라는 문구 또한 믿음을 준다.

초원농원 정성교 사장은 "우리 집은 부산의 중견 축산가공·유통 전문기업인 (주)국제식품이 직영하는 고깃집으로, 농림부의 HACCP 인증을 받은 자체 도축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중간 단계의 유통과정이 생략돼 다른 고깃집에 비해 25~30% 정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현재 (주)국제식품은 부산경남 지역의 삼성 계열사와 부산의 메가마트, 30여 곳의 이마트, 그리고 60개 학교의 쇠고기를 납품하고 있다.

그늘진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신어산이 바로 보인다. 산 아래라 공기도 아주 맑다. 숯불이 나온다. 지리산 산청에서 구운 참숯이다. 아무리 좋은 고기라도 참숯의 향이 없으면 고기맛이 반감된다. 밑반찬과 야채도 따라 나온다. 자연산 민들레 잎과 일본사람들이 무척 좋아한다는 '오꾸라'라는 야채가 특이하다. 어른 손가락 굵기에 고추만한 크기의 오꾸라는 우리나라 마와 맛이 비슷하다. 정 사장이 틈나는대로 식당 건물 뒤 밭에서 친환경적으로 직접 재배한 것이다. 직접 확인한 건물 뒤 밭에는 고추 가지 부추 등도 보였다.

 맛은 어떨까. 참숯의 향이 스며든 육즙이 머금은 고기 맛은 따로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부드럽고 맛이 있다. 정 사장은 "초원농원의 고기는 100% 암소여서 가격에 비해 만족도가 아주 커 금요일 저녁 때부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고 귀띔했다.

 식사로 나오는 된장찌개는 얼큰하고 구수하며 꿩고기 육수로 만든 냉면 또한 별미다. 한우 선물세트와 곰국 곰탕 떡갈비도 판매한다. 초원농원은 김해 본점 이외에도 신시가지 내의 해운대점, 영도점이 있다. (055)311-1592

반찬도 하나같이 맛깔스럽다.


꿩고기 육수로 만든 냉면도 일품이다.

싱싱한 육회는 두 말하면 잔소리.


정성교 사장이 직접 재배한 야채.

된장맛 또한 끝내준다.






-부산 강서구 대저1동 '낙동강칠백리'

기름 완전히 빠질 경우 양은 거의 절반으로
100년 된 일본식 가옥…영화 촬영도 이뤄져
 

대나무통에 돼지볼살을 넣고 손수 제작한 화덕의 장작불에 1시간 동안 익히는 주인장 박호상 씨.

고기를 익힐 동안에는 잠시도 자리를 뜨지 않는다. 그는 장인이었다.

볼살 내에서 빠지는 기름.


 

입구의 '낙동강칠백리' 간판.

낙동강둑을 오다 만나는 대형 입간판.

가게 앞의 주인장 박호상 씨.

취재간 날은 박호상 씨의 창녕 남지초등학교 동창생들이 부부동반으로 찾았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돼지고기 볼살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낙동강칠백리'의 돼지고기 대나무통 구이. 이 고기는 식어도 맛이 있다.


"세상에 돼지(사진 아래)와 오리고기가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소문난 집은 발품을 팔아 먹어봤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고기 중 가장 맛있어요. 한마디로 맛의 블루오션이네요." 얼마나 맛이 있기에 다소 과장된 듯한 이런 감탄사가 이어질까.

낙동강둑에서 불과 50m밖에 떨어지지 않은 부산 강서구 대저1동의 대나무통 구이 전문점인 '낙동강 칠백리'.

이 집은 맛과 독특한 건물 생김새에서 기존 식당과 차이가 난다.

먼저 요리 방법. 혹자들은 대나무통 구이는 새로운 아이템이 아니라며 반박할 수 있겠지만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주인장 박호상(65) 씨는 말했다.

"10년 전 사업 실패 후 우연히 대나무통 안에 고기를 넣고 구우면 맛이 어떨까 라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출발했어요."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서 맛보는 대나무통 구이는 고기를 썰어 살짝 익히는 수준이지만 박 사장은 대나무통 안에 고기를 넣고 손수 제작한 화덕(사진 위)에서 장작불로 1시간 정도 익힌다. 이럴 경우 고기 안의 기름이 완전히 빠져 양은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럼 돼지의 모든 부위가 기막힌 맛을 낼까.

그렇지 않다. 박 사장은 삼겹살 목살 등 돼지의 모든 부위를 대나무에 넣고 구워 봤지만 볼살만 유일하게 제대로 된 맛을 낼 뿐 나머지 부위는 타버리거나 솜처럼 퍼석퍼석해져 먹을 수 없었다는 것. 볼살의 비계가 다른 부위의 비계보다 단단하기 때문이란다.

대나무에 고기를 넣는 방법에도 노하우가 있었다. 장작불과 접하는 아랫부분에는 지방층을 넣고 윗부분에 고기를 넣어야만 안성맞춤으로 익는다. 대나무의 지름이 5㎝일 경우 통상 1시간 안팎이다. 이는 대나무의 두께와 불의 세기에 달려 있으므로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다. 대나무에서 떨어지는 기름의 점도를 보고 최종 결정한다. 이 점이 바로 공개할 수 없는 박 사장의 노하우다.

오리고기는 그 자체에 지방층이 많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게 없단다. 결국 대나무 통구이는 '낙동강 칠백리'에서만 유일하게 맛볼 수 있는 별미인 셈이다.

맛은 어떨까.

조그만 나무 도마 위에 올려진 대나무향이 밴 돼지고기 통구이는 기름이 빠져있으면서도 촉촉하고 부드럽다. 식어도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대나무를 반으로 쪼개 그대로 올라오는 오리고기는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낙동강 칠백리' 건물은 100년 된 일본식 가옥이다. 기와 지붕에 내부는 다다미만 걷어내고 온돌로 교체했을 뿐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해서, 부산시 문화재위원들과 건축과 교수들이 연구를 위해 자주 찾는다. 마당에는 아름드리 소나무와 크고 작은 화분들이 어서 오라 손짓하고 일렬로 늘어선 뒤집어놓은 항아리 또한 운치를 더해준다.

독특한 풍광 덕분에 이곳에선 CF, 영화, 뮤직비디오 촬영도 이뤄졌으며, 현재 부산영상위원회 영화찍기 좋은 집으로 선정돼 있다.

무슨 촬영인지 자세히 물어봤다. 돌아오는 대답이 걸작이다.
"삼성카드 CF는 문짝을 떼어내 바깥에서 내부를 촬영했는데 영화나 뮤직비디오 촬영의 경우 제목이나 가수의 이름이 기억이 안나. 난 그런데 관심이 없거든."

그리곤 한마디를 덧붙였는데 그 말이 대어다 대어.
이회창 씨가 고 노무현 대통령과 대통령 선거를 할 때 선거용 CF도 여기서 찍었다고 했다. 
"우리집 테이블을 치우고 찍었지. 그 있잖아. 어머니가 아들을 회초리로 때리는 장면말이야, 기억나지."

또 한가지. '낙동강칠백리'가 위치한 이곳은 부산시 강서신도시개발지역이다. 하지만 이곳은 아직 100% 확정은 되지 않았지만 가옥으로서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헐리지 않을 것이란다.

단체손님일 경우나 오리를 주문할 경우 최소 1시간30분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오리는 1마리 3만 원, 식사는 오리뼈를 고운 뼈탕에 공기밥(각 1000원) 제공. 돼지의 경우 된장 공기밥 포함 1인분 1만 원. 구포대교 건너 김해 대동 방면으로 가다 남해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자마자 좌측으로 100m쯤 가면 만난다. 큰 입간판이 서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다. (051)972-0702

'낙동강칠백리'의 100년 된 일본식 가옥.
다다미만 교체했을 뿐 100년 전 그대로란다.

 학창시절 읽었던, 너무 오래돼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문열의 무슨 소설인데.....한 장면이 떠오르군요.


"딱 3년만 더 투어 도전, 은퇴 후엔 제자 키우고 싶어"

- 한때 '국내 최고의 장타자' 갤러리 몰고 다녀
- 프로 통산 8승, 두 자리 승수 마음 비웠다
- 주변에선 한물갔다 하지만 난 아직 건재
- 골프는 자기만의 감각적 노하우에서 완성


세간에선 이제 한물갔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면서.
섭섭하다.솔직히 '내리막'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건 잊어야 하는 것이 현실인데. 약육강식의 잣대가 엄격히 적용되는 프로 세계라는 정글에서 21년간 잔뼈가 굵은 그 아닌가.

그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수긍했다. 현역으로 활동하기엔 이미 환갑을 넘은, 올해 마흔여섯인 데다 최근 3년 동안 딱히 뭐 하나 보여준 게 없으니까.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라는 사실을 그는 이미 터득하고 있었다.

신용진.
매스컴에선 아직도 그의 이름 앞에 '부산갈매기'를 빠뜨리지 않는다. 모두들 꿈을 찾아 서울로 짐을 싸는 판에 지금까지 부산을 지키며 우직하게 투어 활동을 하고 있다. 휴대전화 벨소리도 '부산갈매기'다.

그는 이 별명이 맘에 든다고 했다. 가장 높이 멀리 날아 오르는 갈매기 '조나단'이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아직도 꿈을 잃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때 '대한민국 최고의 장타자'이면서 플레이 스타일이 경상도 기질과 딱 맞아 화끈하고 공격적이어서 시합 때마다 골수 갤러리들을 가장 많이 몰고 다니던 그, 신용진.
하지만 화려했던 그 시절은 이제 기억의 편린으로 남은 채 그는 팬들의 뇌리에서 점차 잊혀가고 있다.

지난 1988년 26세 늦깎이 나이로 프로에 데뷔, 4년 만인 1992년 당대 최고였던 최상호 박남신 조철상 곽흥수 등을 제치고 일간스포츠오픈을 거머쥔 그는 2003년 상금왕, 2006년 상금랭킹 2위 등을 차지하며 통산 8승(왕중왕전 포함하면 9승)을 거뒀다.
지금이야 덩치 큰 20대들에게 밀리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장타 하면 169㎝의 단구 신용진을 떠올릴 정도로 무서운 폭발력을 과시해 갤러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무엇보다 그는 속된말로 한번 '미치면'누구도 못 말릴 정도로 집요했다.
2001년 랭스필드컵 KPGA에서 4R 합계 22언더파 266타 우승은 지금까지 한국프로골프 최저 타수 기록으로 남아 있다.

그런 그가 2006년 금호아시아나오픈 우승 이후 3년 동안 어둠의 긴 터널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99년부터 8년간 지켜오던 상금랭킹 톱 10의 자리도 2006년으로 쫑을 냈다. 이후 톱 10에 드는 횟수는 줄어드는 반면 컷오프 당하는 경우는 늘고 있다.

급기야 올 상반기 8개 대회에선 3위가 최고 기록이고 대부분 3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상금 랭킹도 현재 26위에 머물고 있다.   
 
한국여자 골프의 대모 구옥희 프로가 캐디에서 전설을 일궈냈다면 신용진, 그는 골프장 코스관리인에서 국내 남자 프로 골프계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백전노장이 아닌가.

어릴 적부터 체계적으로 교육받은 '골프 엘리트'와 달리 '촌놈'인 그는 타고난 체력을 바탕으로 애오라지 피나는 노력으로 홀로 섰기에 그를 아는 팬들은 더욱 안타깝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이제 정말 멀리 높이 날 수 없을까.
지난달 10일 평소 훈련하는 집 근처 사직골프랜드에서 만난 그는 의외로 덤덤했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는데 왠지 잘 풀리지 않아요. 한물갔다는 따가운 시선도 솔직히 부담스럽구요. 우선 1승만 하면 10년 묵은 체증과 함께 주변의 시선도 눈 녹듯이 사라질텐데 그게 뜻대로 잘 되지 않네요." 그러면서 지난 6월 상반기 시즌을 마치고 지금까지 줄곧 체력 및 스윙 훈련과 일주일에 두세 번 필드를 찾아 실전 연습을 병행하고 있다는 그는 "몸 상태가 좋아 하반기에는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를 아끼는 부산지역 골프계 인사들은 "그가 부산 골프계에 기여한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며 "사직야구장의 '부산갈매기'만 찾지 말고 전국을 나홀로 떠돌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부산 골프계의 외로운 '부산갈매기'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한다.
여전히 부산을 지키고 있는 '부산갈매기' 신용진 프로에게 하반기 시즌 출사표와 그가 걸어온 기나긴 골프 역정(歷程)을 들어봤다.

                    시합이 없을 때 신용진 프로는 집 근처 사직골프랜드에서 연습을 한다.

스윙을 가다듬는 신용진 프로.

제자이자 사직골프랜드의 김남엽 티칭프로의 스핑을 봐주고 있다.


인터뷰 전 신용진 프로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부산 골프계에 눈 밝은 4명에게 그가 처한 현재 상황을 물어봤다.
"아직도 건재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워낙 향상돼 상대적으로 처질 뿐이다." "내리막이다. 나이가 들어 기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톱 10은 가능하나 우승은 사실상 물건너 간 것 같다." "골프 특성상 우승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 하지만 그 기회를 낚아챌 기력이 이제 없다." "골프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다. 최근 끝난 브리티시오픈에서 60세의 톰 왓슨이 이를 보여주지 않았나. 우승할 여력이 충분히 남아 있다".
1명이 긍정적 답변을 했을 뿐 3명은 부정적이다.

신용진 프로는 여전히 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닌다. 사진은 지난 5월 김해 스카이힐CC서 열린 토마토 저축은행오픈 모습.




영남에서 죽 쑤고, 호남에서 펄펄 날아   
 
'부산갈매기' 신용진(46) 프로는 최근 3년간 성적을 내지 못한 점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궁금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이기에, 매스컴의 속성을 꿰뚫고 있기에 그렇게 말한 것 같아 기자는 그래도 조금은 할 말이 있지 않을까 해서 한 번 더 확인했다.

-지난 5월 순천에서 열린 SBS코리언투어 레이크힐스오픈에서 3R까지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날 결국 3위에 그쳤다. 이게 결국 부산 골프계의 한 인사가 지적한 '우승 기회는 오지만 낚아챌 기력이 없다'에 해당되는 단적인 예 아닌가.

▶(한참 뜸을 들이다) 당시 3R 16번홀 티샷을 할 때 오른쪽 발목 인대가 늘어났다. 이후 하체를 거의 사용하지 못해 상체로만 악전고투했다. 그날 밤 저의 후원자이자 주치의인 모 병원 원장님이 부산서 순천 숙소로 달려와 주사를 놓는 등 응급처치를 해주셨다. 다음 날 발목이 너무 부어 신발을 신을 수 없을 정도였다. 주변에선 포기하라고까지 권했지만 꾹 참고 완주했다. 3년 만에 잡은 천재일우의 우승 기회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무척 아깝다.

-현재까지 8승을 했지만 영남권에서 열린 대회에선 단 한 차례의 우승도 없다.

▶(신용진의 고향은 창녕이다. 부산에는 고교 졸업 후 정착했다) 사실이다. 참 아픈 질문이다. 사실 5, 6년 전까지만 해도 시합 때 따라 다니는 갤러리들이 아주 많았다. 한창 전성기 땐 친구들이 특히 많이 따라다니며 유별나게 응원을 했다. 부담은 크게 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공이 잘 맞지 않았다. 몸 상태도, 컨디션도 모두 괜찮았는데. 무엇보다 영남 지역에서 시합할 땐 연습도 더 많이 하고 준비를 많이 하는데.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 프로야구 롯데가 마산에만 가면 힘을 못 쓰며 10연패를 하고 있다는데 내가 누구보다 그 마음을 잘 이해한다.

-대신 호남에만 가면 펄펄 날고 있다. 왜 그런가.

▶광주 순천 익산 등 호남에서만 3승을 했다. 우승을 못 하더라도 호남에선 항상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이 또한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 호남과의 연고는 전혀 없다. 호남에선 이상하리만치 힘이 솟고 운도 따라 술술 잘 풀린다. 어떤 땐 출발하기 전 우승 예감도 든 적이 있었다. 그래서 호남서 열리는 대회가 기다려진다. 지난 5월 순천 레이크힐스CC에서 열린 대회에서도 실제론 볼이 잘 맞았다. 비록 발목 인대가 늘어나 우승을 놓쳤지만. 오랫동안 영남에서 죽 쑤고 호남서 펄펄 날아 '이걸 보고 징크스라고 하나'라는 생각도 솔직히 해봤다.


'항상 공격적 플레이' 장점이자 단점   
 
신용진 프로는 역대 한국 남자 프로 골퍼 중 가장 화끈한 플레이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없다. 오로지 공격적 플레이뿐이다. 라이벌이자 동료인 강욱순(44) 프로는 한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항상 도전적이고 공격적 플레이를 한다"고 평했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신중해야 될 때 돌아가는 운영의 묘가 부족하다는 것.

신 프로는 이와 관련 "맞는 지적이다. 리듬이 조금 빠르다. 해서, 여유를 갖고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나이 오십이 다 되도록 20여 년간 해 온 버릇이라 사실 잘 고쳐지질 않는다. 태생적 한계인 것 같기도 하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경상도 사람들의 다혈적 기질이 오랫동안 몸에 밴 탓에 냉정한 서울 '깍쟁이'들에게 자주 무너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 프로의 다혈적 기질은 한국프로골프(KPGA) 기록에 그대로 묻어난다. 프로라면 누구나 이런 기록은 있게 마련이지만 그의 기록은 유난히 두드러진다.

그는 지난해 성주에서 열린 연우헤븐랜드오픈에서 첫날 62타를 쳐 KPGA 역대 18홀 최소타에 1타 뒤지는 기록을 세워 우승이 기대됐다. 하지만 다음 날인 2R에서 1오버파 73타로 무너져 하루 사이에 무려 11타를 더 쳐 결국 19위에 머물렀다. 지난 2001년 랭스필드컵에선 4R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우승한 기록은 아직도 KPGA 최저 타수 기록으로 남아 있다. 당시 2위와는 6타 차. 그의 다혈질 기질을 보여주는 이 기록은 때론 팬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미워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승보다 준우승 많고, 연장전에선 '백전백패'   
 
-결국 신 프로의 다혈적 기질은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 측면이 강해 우승보다 준우승이 많지 않았나. 특히 연장전 승부는 '백전백패' 아닌가.

▶맞다. 준우승을 너무 많이 해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도 12번은 넘을 것 같다. 연장전에선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다. 김종덕 최경주 프로에 각각 1번, 강욱순 최광수 프로에 각각 2번씩 밟힌 것 같다. 남자 프로 대회가 주로 수도권에서 열려 부산에 사는 나로선 이동거리가 너무 멀다. 나홀로 다니다 보니 결국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더라. 그래서 요즘과 같은 비시즌 땐 특히 체력훈련을 많이 한다.

-수년 전 모 대회 연장전에서 모 방송사와 다퉈 결국 아쉽게 우승을 넘겨줬다고 들었다. 설명해줄 수 있나.

▶(한참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미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후배 최경주 선수가 3년 만에 고국 무대에 선보이는 SK텔레콤오픈이었다. (그는 몇 년인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지만, 확인 결과 2003년이었다. 그해 신 프로는 생애 첫 상금왕을 차지했다) 마지막날 최 프로와 접전을 벌이다 결국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마지막 퍼팅을 하기 위해 라이를 읽는 중 바로 옆에 있던 담당 PD가 생중계라는 이유로 저에게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빨리 끝내라'고 외치지 않는가. 예의를 중시하는 골프에서, 그것도 대회 결승 연장전 마지막 퍼팅을 앞둔 상황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만일 최경주라면, 타이거 우즈라면 과연 그럴 수 있었겠는가. 방송사의 횡포였다. 당연히 항의를 했지만 상대방은 사과는커녕 막무가내로 '빨리 하라'고만 외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당시 갤러리와 대회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런 상황이라면 1등도, 상금도 무의미하다'며 30분 정도 항의하며 버텼다. 

-결과는 어떻게 됐나.

▶당연히 졌다. 마음의 평정을 찾아 기도하는 기분으로 퍼팅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인데 흥분을 했으니 결과는 불 보듯 뻔하지 않겠는가. 그 뒤 나는 미운털이 박혀 한동안 그 방송에서 본의 아니게 사라졌다. 같은 해 코오롱 한국오픈 때 세계적 장타자이자 악동인 존 댈리가 왔을 때도 그 방송과 똑같은 사단이 한 번 더 일어났다. 약자인 국내 선수에 대한 배려가 없는 현실이 서글펐다.


■"골프는 '무'에서 '무'로 끝나는 감각적 스포츠"

-21년째 해 온 골프는 과연 무엇이라 생각하나.

▶골프는 수학공식처럼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체력과 순발력 그리고 고도의 심리(멘탈)가 요구되는 감각적 스포츠다. 그래서 '무'에서 시작해 '무'로 끝난다고 할 수 있다. 기본은 골프 교재나 티칭 프로에게 배워 대동소이하지만 결국 자기만의 노하우에서 완성된다. 나의 샷은 훅이 나는 구질이다보니 독특하게 피니시 후 몸이 뒤로 넘어간다. 그게 바로 감각적인 나만의 노하우다. 뒤로 젖히지 않으면 볼이 똑바로 가질 않더라. 수천, 수만 번 스윙 연습을 한 결과물이다. 배우되 완성은 결국 자기자신이 하는 것이다. 아마추어 싱글핸디캐퍼쯤 되면 나의 이 같은 설명이 아마 이해될 것이다.   
 
-고교에서 원예과를 졸업, 골프장 코스관리병에서 출발해 KPGA를 대표하는 프로 선수가 됐다.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중3 때 양산으로 이사와 양산종고 원예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부산에 오면서 지금의 동래베네스트GC 코스관리인으로 취직했다. 1년 뒤 입대, 김해공군부대 골프장 코스관리병으로 보직을 받았다. 그때 지금 사직골프랜드에서 티칭프로로 계시는 최병석 프로를 만나 처음 골프를 배웠다. 제대 후 포항 해병대 골프장에 역시 코스관리인으로 취직했다. 거기서 현재 40대 쌍두마차를 형성하고 있는 강욱순 프로를 만났다. 세미프로였던 강 프로는 군인신분이었고, 나는 직장인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강 프로의 샷을 볼 수 있게 됐고, 그 샷이 너무 멋있게 보여 프로의 길을 결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투어 프로는 1988년 내가 비교적 빠른 4번 만에 통과한 반면 강욱순은 1년 뒤 프로 테스트에 통과했다. 지금이야 1년에 30, 40명씩 투어 프로가 쏟아지지만 당시에는 너무 어려워 어떤 때는 뽑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강욱순 프로와의 만남과 인연을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

▶나보다 두 살이 적지만 20년 지기이자 라이벌이다. 한국남자골프의 주도권이 20대로 넘어간 지금은 동병상련의 위치에 있다. 나는 강 프로에게 "욱순아"라고, 강 프로는 나에게 "신 프로"라고 부른다. 요즘 나는 강 프로 덕분에 주변의 시선이 더욱 더 따가워졌다. 지난 2003년 미PGA 투어 프로 테스트인 Q-스쿨에서 30㎝의 짧은 퍼팅을 놓치면서 긴 슬럼프에 빠졌던 그가 5년 만인 지난해에 이어 올 5월 김해 스카이힐CC서 열린 토마토 저축은행오픈에서 그린재킷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당시 나는 20대에게 우승 트로피를 빼앗기지 않고 우뚝 선 강 프로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건넸고, 강 프로는 '다음은 신 프로 차례'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근데 주변에선 '강욱순은 살아났는데 신용진은 왜 아직도 잠자는거야'라는 말이 들린다.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안 쓸 수가 없다. 그게 제일 힘들다. 난 아무렇지도 않는데.

사직골프랜드 티칭 프로이자 신용진 프로의 제자인 김남엽(29) 프로는 "신 프로님이 빨리 1승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텐데. 지난 5월 우승 기회를 부상으로 아깝게 놓쳐 무척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하반기엔 반드시 슬럼프 탈출하겠다"
   
  올드 팬들은 아직도 '부산 갈매기' 신용진 하면 장타가 떠오른다고 할 정도로 그의 드라이버 샷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전히 신용진 프로는 팬들에게 '국내 최고의 장타자'로 기억되고 있다. 비결이 있나.

▶순발력과 스피드다. 체중 이동은 되지만 임팩트 때 아무런 스피드가 나지 않는다면 거리는 나지 않는다. 이를 위해선 결국 순발력을 키워야 한다. 아마추어들은 현실적으로 쇠파이프를 휘두른다거나 타이어를 때리는 등 엄청난 연습량을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앉았다 섰다'를 반복한다든지 스트레칭을 자주 하면 도움이 된다.

-하반기 첫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9월 3일 경기도 가평에서 열리는 삼성베네스트오픈이다.
20대에 비해 아직 체력과 기술은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 떨어지는 집중력은 사실 어쩔 수가 없다. 올 여름엔 체력훈련을 특히 많이 했다. 체중도 3㎏ 줄이고 등산 자전거 스트레칭 이외에는 샷 연습만 했다. '촌놈'이라 타고난 체력이 좋아 보약은 먹지 않는 대신 고향인 창녕 특산품인 양파 진액을 먹고 있다. 이게 나의 건강 비결이다. 현재 아픈 데는 없다. 하반기 대회를 계기로 반드시 슬럼프 탈출을 하겠다. 우선 1승을 하는 것이 당면 과제이다.

-해외에서 뛰는 최경주 프로가 부럽지 않나.

▶나는 솔직히 이제 지는 해지만 현재 부산을 비롯한 국내에는 외국에 내놓아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배상문 김대현 등이 그들이다. 골프에 전념할 수 있게 스폰서만 있으면 제2, 3의 최경주는 언제든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골프 인생에 있어 앞으로의 계획은.

▶딱 50세까지만 투어 생활을 하고 싶다. 3년 남았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하반기부턴 투어 이외에는 가급적 모든 활동과 모임은 자제하겠다. 두 자리 승수에는 욕심이 없다. 그저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 은퇴 후에는 학교에서 제자를 키우고 싶다.


신용진프로는...

· 1964년 9월 4일 경남 창녕 출생 · 169㎝, AB형 · 양산종고 원예과 졸업 · 동래베네스트GC 근무 김해공군부대 골프장 코스관리병 복무 · 포항 해병대 골프장 코스관리인 근무 · 1988년 26세 프로 입문 · 1992년 일간스포츠오픈 우승 · 1996년 한국프로골프선수권 우승 · 1997년 매경오픈우승 · 2001년 익산오픈 우승 · 2001년 랭스필드컵 KPGA 선수권 우승(22언더파 266타 우승, KPGA 최저 타수 우승 기록) · 2002년 호남오픈 우승 · 2005년 포카리스웨트오픈 우승 · 2006년 SBS 금오아시아나오픈 우승 · 2006년 SBS 롯데스카이힐오픈 우승 · 2003년 동서대 학사 · 2005년 부산외대 석사 · 2003년 KPGA 상금왕 · 2003년 덕춘상(최저 평균타수 69.42타) · 2006년 KPGA 상금랭킹 2위 · 드라이브 버스 9도, 아이언 신발 골프공 모두 타이틀리스트 · 소속 : 통도파인이스트CC · 계약사 : 삼화저축은행. 사진 일부 =KPGA 제공 


 더우시죠. 인파로 몸살을 앓는 유명 해수욕장 대신 한적한 계곡으로 떠나보시는 것은 어떨런지요.

 
현기증이 일 정도로 쏟아지는 폭포수와 허리춤까지 푸욱 빠지는 소와 담은 사실 작열하는 태양이 부담스러운 해변이나 강변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청량감을 안겨주지 않습니까.

'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智者樂水)'란 말도 있듯 여름 휴가만은 고전적인 우리 조상들의 방법이 정답인가 싶기도 합니다.

 가볼 만한 부산 경남 울산 지역 계곡을 꼽아 보니 대략 30여 개나 됐습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이름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폭포 하나 달랑 있는 곳도 있고, 지명도는 낮지만 우리땅 어느 계곡보다 알찬 곳도 있습니다.

 미답의 골짝도 있고, 아이들과 맘껏 수영할 수 있는 너른 소와 폭포를 품은 계곡도 찾아보면 숨어 있습니다. 암반 사이로 계류가 포말을 일으켜 마치 놀이공원의 미끄럼틀을 떠오르게 하는 곳도 있답니다. 손이 시려울 정도의 얼음골도 빼놓을 수 없지요.

 혹 이런 분들도 계실줄 압니다. 여름에는 계곡 또한 바닷가와 마찬가지로 인파로 몸살을 앓는다고.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실.
 계곡 하류에서 적어도 30분 정도 발품을 팔면 아무도 없는 한적한 나만의 공간이 기다립니다.

계곡을 테마 별로 한번 분류해 봤습니다. 딱히 무 자르듯 구분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편의상  나눠봤으니 생각이 다르더라도 비난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평온하고 한적한 계곡

 가인계곡. 이 계곡과 만나는 곳이 봉의저수지이다.

봉의저수지와 구만산.

가인계곡에서 만난 무당개구리.


  
최근 수몰 위기에 처한 밀양 산내면 가인리 인곡마을 뒤 가인계곡이 우선 떠오른다. 봉의저수지 옆으로 난 길로 10분 정도만 발품을 팔면 만난다. 산꾼들은 흔히 구만산장에서 출발, 구만폭포를 거쳐 구만산을 찍고 가인계곡으로 하산한다. 계곡에 박힌 바위들은 오랜 세월 동안 물에 패인 흔적이 역력하고 계곡을 감싸고 있는 주변 숲은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성인 가슴까지 찰 정도의 깊은 소와 담이 널려 있다. 층층이 이어지는 계곡 라인은 휘어져 있어 잠시 벗고 들어가도 서로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자연 은신처가 된다. 


     인골산장 오리고이. 스테인리스판을 중심으로 목욕탕 플라스틱 의자에 빙 둘러앉아 먹는다. 주말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가인계곡의 물이 유입되는 봉의저수지 바로 아래 인골산장(055-353-6531)은 산꾼들에게 아주 유명한 집이다. 스테인리스판에 구워먹는 오리고기는 일품이다. 주말엔 예약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지산 쇠점골도 잘 알려지지 않은 한적한 계곡. 필부들은 그 유명한 호박소와 다리 건너 1㎞ 지점에 위치한 오천평반석 정도까지만 오르지만 여기서 30~40분 정도 발품을 더 팔면 형제폭포와 호박소의 축소판쯤으로 보이는 애기호박소 등 수영도 가능한 넓고 깊은 소를 여럿 만난다. 오가는 사람들도 거의 없어 신선놀음을 즐길 수 있다.
발품이 부담스러우면 석남터널 인근 옛 24번 국도 곡각 지점에 위치한 포장마차 '이모집' 앞에서 10분 정도 내려가면 만난다. 최근 밀양시에서 덱을 조성해 놓았다.

가지산 쇠점골.
호박소.

오천평반석 인근에서 만난 두꺼비.

오천평반석. 넓긴 넓지만 오천평이라 명명될 만큼 어마어마하진 않다.


9개의 영남알프스 산군 중 지명도가 가장 낮아 상대적으로 한산한 문복산 계살피계곡 조용한 한때를 보낼 수 있는 명당. 청도 운문면 삼계리에서 출발하는 계살피계곡의 하류는 상수도 보호구역이라 접근할 수 없지만 넉넉잡아 40~50분 정도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소와 담 그리고 앙증맞은 폭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문복산 계살피계곡.

폭포 하나는 끝내줘요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의 간월재 기슭에서 발원한 파래소폭포는 폭포만으로 볼 때 영남권 최고로 꼽힐 정도로 그 자태가 빼어나다.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내 위치한 이 폭포는 넓고 웅장한 암벽을 타고 쏟아지는 자태가 신비롭고 황홀할 정도. 원래 이곳은 기우제를 지내던 곳으로, 바라던 대로 이뤄진다고 하여 바래소라 불렸으나 지금은 그 이름에서 파생돼 파래소로 굳어졌다. 물놀이는 불가능하다. 굳이 하고 싶다면 인근의 철구소에서 하면 좋을 듯싶다.

파래소폭포.

함양 용추계곡 입구에 위치한 용추폭포 또한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해주는 명소. 언제나 유량이 풍부해 폭포 아래 단 몇 분만 앉아 있어도 옷이 흠뻑 젖을 만큼 물방울의 분무가 아주 세다.

용추폭포.
 
흔히 포항 보경사계곡으로 더 잘 알려진 천령산 청하골은 4㎞에 걸쳐 무려 12개의 폭포가 있어 일명 '12폭포골'로 불린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넓은 소와 병풍처럼 둘러싸인 기암괴석, 그리고 그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소나무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 중 연산폭포는 그야말로 군계일학이다. 높이 30m쯤 되는 이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고 있노라면 대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포항 청하골(일명 보경사계곡) 연산폭포.

자녀와 함께 가볼 만한 계곡

함양이 자랑하는 용추계곡 화림동계곡과 달리 함양 이외의 사람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계곡이 바로 부전계곡이다. 군은 이 계곡만은 개발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포장도 하지 않은 채 알리지도 않고 있다. 백두대간 영취산이 품고 있는 이 계곡은 암반 사이로 옥류같은 계류가 포말을 일으키며 용소에 이르는 모습이 마치 놀이공원의 구불구불한 슬라이드를 떠오르게 한다. 이곳은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놀기에 적합하다.

             함양 부전계곡.

울산 대운산 상대계곡과 도통골도 한여름 자녀와 함께 가면 좋을 계곡이다. 양산 웅상읍과의 경계에 솟은 대운산은 사계절 산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여름이면 단연 돋보인다. 관리사무소를 지나 만나는 첫 갈림길에서 우측 내원암 방향 대신 좌측 애기소농장 방향으로 향하면 옥류같은 맑은 물이 흰 포말을 일으키는 애기소와 구유소를 만난다. 여기서 대피소가 위치한 도통골로 30분쯤 임도를 따라 걸으면 삼단폭포와 너른 소가 기다린다. 수영도 가능하다.

대운산 도통골.

배내골 주암계곡의 철구소 또한 온가족이 가볼 만한 계곡이다. 영남알프스 재약산에서 발원한 주암계곡에서 배내골로 내려오는 지류에 위치해 있다. 예전에는 찾기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지자체가 다리와 덱을 조성해놓아 찾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배내골서 양산과 울산의 경계를 지나 울산 쪽 강촌가든 옆 다리만 찾으면 쉽게 만난다. 시퍼런 물이 한눈에 봐도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데다 웬만한 수영장만큼 넓다. 깊은 곳은 어른 키를 능가한다. 중고등학생 자녀라면 놀기에 안성마춤이다. 튜브 필수.

배내골 철구소.

간월산에서 발원한 작괘천도 여름이면 단골 물놀이 명소로 소문이 자자하다. 작천정 앞을 흘러 일명 '작천정 계곡'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세월에 깍인 수백평이나 되는 너른 암반이 품은 유량이 웬만한 풀장에 버금간다.
울산 작괘천, 일명 작천정계곡이라고 불린다.

손발이 시려운 신비한 얼음골도 있어요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 재약산 기슭 해발 600~750m에 위치한 골짜기인 밀양 얼음골 정식 명칭은 시례빙곡(詩禮氷谷)으로 천연기념물 224호. 주차장에서 넉넉잡아 25분 정도 걸어야 만난다.

삼복더위에 그 이름 그대로 얼음이 얼고, 겨울엔 얼음이 녹아 더운 김이 올라와 예부터 부·울·경 지역의 단골 피서명소로 자리매김해왔다. 천황사에서 다리를 건너면 순식간에 오싹해질 정도로 냉기가 온몸을 감싼다.

밀양 얼음골.

천황사 입구에서 우측은 얼음골 결빙지(130m), 좌측은 암·수 가마볼폭포가 위치한 가마볼협곡(180m). 대개 결빙지를 돌아 가마볼폭포를 보고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나오면 원점회귀가 된다. 얼음이 어는 지역을 철망으로 막아놓아 실망스럽지만 냉기 하나만은 끝내준다. 여기서 240m쯤 떨어진 암·수 가마볼폭포 또한 유량이 풍부해 더위를 날려준다.

수가마볼폭포.

암가마볼폭포.


얼음골로 가기 위한 다리 위해서 본 모습. 이곳은 얼음골 하류 계곡인 셈이다. 
쇠점골 입구 계곡.

의성 빙계계곡 빙혈(氷穴)과 풍혈(風穴)로 유명하다. 계류가 기암절벽을 굽이쳐 멋스런 풍광을 연출, 경북8승 중 하나로 꼽히지만 도로에서 접근하기가 어려워 발담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참고하길. 
  
오르는 길 옆 바위 사이에도 찬바람이 나오지만 바위굴을 벽돌과 유리문으로 막은 빙혈에선 한기를 느낄 정도로 차다. 빙혈 바로 위에 위치한 풍혈은 바위와 바위 사이의 작은 굴. 어른 두 사람이 겨우 들어갈 공간이다. 빙혈에 비하면 냉기는 약하지만 한여름 더위를 쫓기에는 그저 그만이다.
의셩 빙계계곡의 풍혈.

청송 얼음골 밀양 얼음골이나 의성 빙계계곡에 비해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경북 내륙에선 꽤 유명한 여름철 명소이다. 차가운 얼음물이 솟는 지점에 굴을 조성, 돌 틈 사이로 나오는 찬바람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겨울이면 빙벽대회가 열리는 높이 62m의 인공폭포 또한 볼거리다.

청송 얼음골. 찬바람과 함께 시원한 석간수가 일품이다.

계곡산행의 진수 셋

 평소에는 잘 찾지 않다가도 여름철만 되면 성지순례하듯 전국의 산꾼들이 모여드는 곳이 밀양 구만산이다. 해발 758m로 영남알프스 산군 중 높지 않은 데다 전망 또한 신통치 않지만 빼어난 계곡 덕분에 여름이면 북새통을 이룬다. 그 절정은 구만폭포. 40m 높이의 폭포수가 멋있지만 물이 떨어지는 시퍼런 물빛의 너른 소는 어른들의 거대한 물놀이장으로 변한다. 남녀 구분없이 나이를 잊고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그럴까. 아무튼 한여름 구만폭포는 어른들에 의해 점령된다. 들머리에서 1시간.

                 구만산 구만폭포.

금오산 하면 흔히 구미가 떠오르지만 여름철 금오산칠곡 금오동천을 품은 남릉으로 올라야 제맛이다. 들머리에서 7분이면 연이은 폭포가 나그네를 기다린다. 제4, 3, 2, 1폭포와 벅시소 용시소 구유소 선녀탕이 연이어 나타난다. 금오산은 계곡뿐 아니라 산릉에서도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8부 능선쯤 산속에 축구장 면적의 절반쯤 되는 평지가 있고, 정상 바로 아래 절벽 사이에는 약사암이 있다. 낙동강과 구미시가 한눈에 펼쳐지고, 구름다리로 연결해놓은 범종각은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하산길의 부처바위 석굴법당 등도 여느 산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볼거리다.
 

               칠곡 금오산 금오동천 선녀탕.

포항 내연산 삼지봉이 품은 마실골~덕골은 산꾼들로부터
'원시계곡의 백미'라고 불리는 계곡산행의 히든카드. 옥계37경으로 유명한 영덕 옥계계곡의 상류인 하옥리계곡의 지류인 마실골~덕골기기묘묘한 암벽과 단애, 이름모들 무수한 폭포와 소·담, 하늘을 가릴듯한 울창한 숲은 곳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등산로가 제대로 없어 초보자나 나홀로 산행은 결단코 말리고 싶다. 최소 서너 명은 함께 하길 권한다.
                       '원시 계곡의 백미'로 불리는 포항 내연산 삼지봉이 품은 덕골 하산길.


 봉의저수지 뚝에서 본 평화스러운 산내면 가인리 인곡마을. 길 건너편 봉우리는 정승봉. 농어촌공사는 마을이 끝나는 지점(24번 국도)까지 봉의저수지 뚝을 앞으로 내기 위해 인곡마을을 수몰시켜 주민들을 이주시킨다는 계획을 현재 밀어부치고 있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불똥이 엉뚱하게도 밀양의 한 산골마을에 튀고야 말았습니다. 

얼마 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하회마을의 낙동강변에 높이 3m의 보가 설치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필부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지만 낙동강에서 한참 떨어진 조그만 산골 마을에 불똥이 튀었다는 사실은 뜻밖이었습니다. 하회마을이야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까지 다녀갈 정도로 지명도가 높은 데다 시민환경단체들이 보 설치에 대해 반대 활동을 펴고 있어 희망의 불빛이 보입니다만 밀양의 사정은 영 그렇지 못한 듯 합니다.

 밀양 산내면 가인리 인곡마을 이야기입니다. 이곳은 얼음골 사과나무와 벼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전형적인 우리네 산골마을입니다. 마을 뒤에는 봉의저수지가 있고, 저수지가 끝나는 지점에는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가인계곡이 위치해 있습니다. 
 
가인계곡은 주변 풍광이 원시 그대로여서 이를 알고 있는 일부 산꾼들이 이심전심으로 '나만의 계곡'으로 삼기 위해 입조심을 한 탓에 일반인들에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계곡입니다. 산꾼들은 이웃한 구만계곡으로 올라 구만산 정상을 찍고 가인계곡으로 하산하지요. 여름철 계곡산행지로 일품이지요.

각설하고, 주민들에 따르면 사연은 이랬습니다.

농어촌공사 경남본부가 4대강 살리기 계획의 일환으로 낙동강의 환경용수 확보를 위해 인곡마을 뒤 봉의저수지의 뚝을 높이는 사업을 시행키로 했답니다. 이럴 경우 60대 이상 노인들이 주류인 30여 가구는 어디론가 이주를 해야 되고, 마을과 저수지 상류 가인계곡은 잠기게 됩니다.

구만산에서 발원한 청청수 가인계곡물은 봉의저수지에 모여 바로 아래 동천과 단장천 밀양강으로 갈아탄 후 종착역인 낙동강에 이르게 됩니다.

주민들은 "보 설치로 인해 더러워질 물을 왜 하필이면 낙동강에서 아주 먼 우리 저수지물을 끌어다 쓸 생각을 했는지, 그것도 자손대대로 살아온 주민들을 쫓아내면서까지 해야 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또 한 주민은 "마을 주민들 보상과 엄청난 공사비에 비해 그다지 저수지 유량이 크게 늘지도 않을 것 같은데 왜 이 같은 밀어부치기 공사를 강행하는지 그 저의를 짐작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경남본부 관계자는 "봉의저수지 뚝 높임 사업은 주민들의 반대가 워낙 심해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현재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미 저수지 주변 측량과 가수 구, 얼음골사과 나무 수 등 이주 보상과 관련한 기본 조사는 주민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다른 핑개를 대고 이미 조사해 갔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가운데 5일 농어촌공사 경남본부를 비롯, 환경청 밀양시 산내면사무소 직원등이 대거 인곡마을을 찾아 봉의저수지 뚝 높임 사업과 관련, 준비한 차트를 넘기며 설명회를 가졌답니다.

이에 따르면 기존 인곡마을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봉의저수지 뚝을 24번 국도 쪽으로 앞당겨 저수량을 확대하는 방안이 1안이고, 봉의저수지와 가인계곡이 만나는 지점에 또 다른 작은 뚝을 만드는 것이 2안이고, 현재 봉의저수지 뚝과 불과 30m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 뚝을 만든다는 만화같은 내용이 3안이라고 합니다.

농어촌공사 측은 이어 오는 26일까지 마을주민들이 찬반 투표를 한 후 결과를 알려달라며 사실상 통보를 하고 자리를 떴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행정의 횡포에 다름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마을 한 주민은 "30여 가구의 주민들 대다수가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노인들이라 제대로 된 의견수렴도 힘들거니와 반대 데모를 하려고 해도 누구 하나 앞장 서서 나서지도 못하는 형편이라 그야말로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만 태우고 있다"고 울분을 태우며 말했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 MB정부의 밀어부치기 정책은 정말 막무가내식입니다. 조그만 산골마을 하나 없애는 것을 파리 목숨과도 같이 취급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습니다.   

봉의저수지.

봉의저수지 뒷산은 구만산.


봉의저수지와 만나는 가인계곡.

주변 풍광이 수려한 가인계곡.



이하 모두 가인계곡입니다.


가인계곡에 만난 무당개구리.



-부산진구 양정1동 '명품참生전복구이'

싱싱한 완도 전복 직접 공수 30% 정도 저렴
전복매운갈비찜 등 이름 생소해도 맛은 일품

'명품참生전복구이' 김일회 사장이 직접 요리한 전복매운갈비찜을 소개하고 있다.
 전복매운갈비찜.

전복구이.


싱싱한 전복.

김 사장이 직접 완도에서 전복을 실어나르는 물차.


식당 벽에 보이는 전복 관련 사진.

밖에서 본 식당 간판.

문을 연지 8개월만에 3군데나 되는 방송에 소개됐다.



"월급장이 대신 장사를 한번 해보게".

대기업에 다니던 20대 후반의 직장인이 꿈속에서 만난 한 예언자의 이 한마디에 어느날 문득 사표를 던졌다. 꿈속에 보이던 허허벌판의 그곳이 지금의 해운대 신시가지임을 확인한 그는 그곳에 대책없이 포장마차를 차렸다. 개업한 지 일주일 정도는 손님이 그럭저럭 찾았지만 그 이후엔 파리만 날릴 뿐 그 어느 누구 하나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자정 무렵 남자 손님 3명이 포장마차를 찾았다. 풀이 죽은 주인은 별 의욕없이 주문을 받았다. 그러자 손님 중 한 명이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직접 안주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느냐고 제의하자 주인은 흔쾌히 승락했다. 원래 손님없는 포장마차엔 재료가 많은 법. 그 손님은 현란한 손놀림으로 몇 가지 안주를 순식간에 먹음직스럽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이런 연유로 주인을 포함한 남자 4명은 부어라 마셔라 하며 혼연일체가 되었다. 알고 보니 현란한 손놀림의 그 손님은 이름만 대면 알만한 호텔의 중견 요리사였다. 그게 인연이 되어 포장마차 주인은 3개월 동안 그 요리사에게 80가지의 요리를 집중적으로 배웠다. 비록 자격증은 따지 않았지만 덕분에 요리에 대한 눈을 떴다. 육고기보다 생선 쪽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이후 조그만 봉고차를 구입, 수산시장에서 직접 생선을 떼와 팔았다. 타고난 성실함 덕택에 돈도 제법 모았지만 경험 미숙으로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수업료라 생각했다.

수산 분야에 점차 눈을 뜨면서 그는 전복에 관심을 가졌다. 때마침 처가 쪽에 완도 금일도에서 전복 어장을 하는 분이 있어 자연스럽게 줄이 닿았다.

지난해 12월 그는 부산진구 양정1동에 '명품 참生전복구이'라는 전복 요리점을 열었다. 주인장은 김일회(41) 씨.

전복은 김 사장이 물차를 구입, 직접 완도를 오가며 공수한다. 이 때문에 이곳의 전복은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완도 어장에서 바로 오기 때문에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아주 싱싱하다.

전복은 주로 회와 구이로 먹지만 싱싱함을 제외하곤 사실 변별력이 없다. 만일 있다면 가격이다. "다른 가게와 비교하면 30% 정도 저렴합니다. 대형마트에서 구입해 집에서 먹는 것과 아마 가격이 비슷할 겁니다." 실제로 전복회 8마리 한 접시에 2만7000원이다.

무엇보다 문을 연 지 8개월에 불과한, 그것도 양정동의 한 후미진 골목에 위치한 이 집이 단기간에 유명세를 탄 것은 저렴한 가격 이외에 다양한 전복요리 덕분이라 할 수 하겠다. 부산맛집기행 조성화 회장은 얼마 전까지 3군데의 방송사에서 취재를 해갔다고 귀띔했다.

10여 년 전 요리에 눈을 뜬 김 사장이 틈나는대로 전복을 활용해 시험삼아 만들어본 요리가 차츰 필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전복돈수육, 전복매운갈비찜, 전복해산물찜, 참전복라면, 참전복냉명, 참전복회비빔밥 등이 바로 그것이다.

김 사장은 "전복 요리집에서 이처럼 다양한 메뉴를 갖고 있는 집은 아마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도 전복과 삼겹살을 응용한 요리와 전복비빔국수를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기자는 전복매운갈비찜을 주문했다. 심심한 전복맛에 피망 양파 등 다양한 야채와 매콤한 갈비찜의 양념맛이 어울려 지금까지 맛본 어떤 요리와는 전혀 새로운 맛이 입안을 자극했다. 밥 대신 택한 시원한 국물의 참전복냉면 또한 일품이다. 주차는 인근 현대주차장에 하면 된다. (051)868-6633


클럽 난코스 공략하기 <4> 울산 보라CC

클럽 챔피언 최진호 "윌리엄 9, 5번 어려워"
영남권에선 드문 유러피언 스타일 골프장
윌리엄 4번홀, 주변 풍광 아름다워 '황홀'
주말 점심 뷔페 선보여 골퍼들에게 인기
 

정면 영축산을 위시한 영남알프스 남동부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 가운데 강대성 프로가 윌리엄 4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작은 산이 막고 있는 티잉그라운드에선 바람이 미미하지만 그린 상공에선 바람 때문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자고로 골프장은 인공미를 가하지 않고선 존재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 골프장은 대부분 산을 깎아 조성하기 때문에 도그레그형 코스가 필연적이다. 하지만 보라CC는 인공미를 최대한 억제하면서도 기암괴석과 절벽 등 고원 지형을 그대로 살린 유러피언 스타일이어서 대자연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아름다움을 남겨 놓았다. 해서, 산에 온 느낌이 아니라 스코틀랜드 대저택의 우아한 정원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상당히 이국적이다.

홀과 홀 사이를 구분짓는 설계 또한 독특하다. 대부분의 골프장은 숲을 조성해 홀과 홀을 구분하는데 반해 이곳은 기존 산자락의 마운드를 그대로 살려 운치 있는 나무 몇 그루만으로 멋도 내면서 홀을 구분해 놓았다. 조선시대 선비 양산보가 담자락 하나 세우면서 계곡의 일부를 자신의 정원으로 끌어들여 소쇄원을 만들었듯이.

이 때문에 슬라이스나 훅 등 미스샷이 발생한 경우 볼을 쉽게 찾을 수 있어 OB 발생 빈도가 낮다. 초보자의 스코어가 잘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이 클럽 최진호 챔프는 "각 홀마다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전략성이 숨어 있어 싱글 핸디캐퍼들에겐 설계 의도대로 까다롭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총 27홀인 보라CC의 대표적 코스는 윌리엄 코스와 헨리 코스. 두 코스의 총 길이는 6590m(7207야드). 국내 최장을 자랑하는 통도 파인이스트 남코스(6735m)보단 약간 짧지만 에덴밸리(6552m) 등 전장이 길기로 소문난 여타 골프장에 비해선 길다. 가마솥을 떠받치고 있는 형상이어서 예부터 솥발산으로 불리는 정족산을 따라 도는 헨리 코스는 아기자기한 데다 계곡에서 찬바람이 불어 여름에 특히 시원하고, 이 클럽에서 전장이 가장 긴 윌리엄 코스는 다이나믹해 골퍼들로부터 기피와 사랑을 동시에 받는다.

이번 라운드는 이 클럽 챔피언 최진호 씨와 울산서 활동하고 있는 강대성 프로가 함께 했다. 장타자인 강 프로와 정확한 샷을 구사하는 최 챔프와의 라운드는 보는 것도 연습하는 것만큼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이날 강 프로는 우측 도그레그홀인 헨리 6번홀(파5, 502m)에서 우측 암벽과 숲을 넘기는 340m 드라이버 샷을 선보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우측 도그레그홀인 헨리 6번. 강대성 프로는 백티에서 우측의 숲을 넘기는 340미터 드라이버 샷을 날렸다. 바로 이 장면이다.
클럽 챔피언의 카트에는 챔피언임을 알리는 기(旗)가 걸려 있다. 뒤에 타고 있는 사람이 최진호 보라CC 챔피언이고 앞에 탄 사람은 강대성 프로.

■"드라이브 샷 날리는 것 자체가 부담"

최진호 챔프와 강대성 프로에게 각각 가장 부담스러운 홀을 두 개씩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돌아온 대답은 윌리엄 9, 5번홀이었다. 순서도 똑같았다.

레귤러티에서 본 윌리엄 9번홀.
백티 티잉 그라운드에서 티샷을 날리는 보라CC 최진호 챔피언.

우선 윌리엄 9번홀. 핸디캡1, 파4홀로 챔피언티 431m, 레귤러티 382~403m, 레이디스티 356m로 맞바람이 자주 부는 긴 홀이다. 까다로운 데다 마지막 홀이어서 어느 대회건 승부홀로 항상 긴장감이 감돈다.

최진호 챔프는 "백티에서 보면 한마디로 까마득해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맘놓고 칠 상황은 절대 아니다"고 설명했다. 좌측으로 카트 길 OB, 우측으로 큰 해저드가 떡 버티고 있어 드라이버 샷을 날리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것. 이는 400m가 넘는 레귤러티에서도 마찬가지. 드라이버 샷 거리가 짧은 주말골퍼들은 2온보다 보기를 목표로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최 챔프는 "티샷이 불안한 주말골퍼들은 카트 길 보다는 해저드가 있는 우측으로 공략하는 것이 그나마 스코어를 지키는 요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파를 잡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일깨워주는 홀이다.

파4, 핸디캡3인 윌리엄5번도 주목해야 할 홀. 챔피언티 404m, 레귤러티 372~387m, 레이디스티 318m. 윌리엄 9번홀도 그렇지만 윌리엄 코스의 파4홀은 전장이 긴 것으로 악명높다. 이럴 경우 세컨 샷도 티샷의 캐리에 크게 좌우돼 변수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레귤러티에서 본 윌리엄 5번홀.
윌리엄 5번홀의 백티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는 강대성 프로.

이 홀도 시각적으로 OB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작용한다. 실제로 좌우측 모두 OB가 쉽게 발생한다. 티샷 또한 최소 190m 정도는 돼야 눈앞에 보이는 벙커를 넘길 수 있다. 여기에 포대그린 주변에 여유 공간이 적어 우측 핀일 경우 버디를 위해 과감하게 공략할 경우 30㎝ 정도만 짧게 쳐도 경사가 있어 카트 길을 타고 흘러내릴 수 있다. 해서, 주말골퍼들은 무조건 그린 가운데를 보고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
    
4년 전 이곳에서 열린 국내 PGA 랭킹 40위 안에 든 선수들이 참가한 반도보라CC 투어 챔피언십에서 가장 힘든 코스는 윌리엄 5번홀이었다. 이 대회에서 참가 선수들의 드라이버 샷의 그린 적중률 평균이 74%인데 반해 이곳은 45%에 불과했고, 평균 퍼팅 수도 2타를 넘어선 2.01이었다. 평균 타수 또한 파4홀 중 가장 높은 4.37로 나타나 국내 최고의 남자 프로선수들도 윌리엄 5번홀에서 고전했음을 보여준다.

윌리엄 2번홀도 쉽게 접근해선 안 될 까다로운 홀이다. 챔피언티 414m, 레귤러티 383~393m, 레이디스티 372m로 파4 미들홀 중 윌리엄 9번에 이어 두 번째로 길지만 뒷핀일 경우 오르막홀인 점을 감안하면 총 거리에서 윌리엄 9번홀과 거의 비슷해진다. 이 홀은 거리뿐 아니라 그린 또한 어렵다. 겉으로 봐선 심하지 않으나 볼이 홀까지 가기도 전에 꺾이는 등 라이의 변화가 심해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핀 위치에 따라 3퍼트는 기본이다. 그린 앞 벙커 또한 눈엣가시다.

윌리엄 2번홀 백티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리는 최진호 챔피언(위)과 강대성 프로.
윌리엄 1번홀 백티.
윌리엄 3번홀 백티.
윌리엄 6번홀 백티.

헨리 코스도 절대 쉬운건 아냐

파5, 핸디캡3인 헨리2번홀은 보라CC에서 가장 길다. 챔피언티 567m, 레귤러티 523~546m, 레이디스티 484m. 오르막까지 고려한다면 거의 600m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단타자일 경우 4온, 5온도 부지기수로 나온다.

헨리 2번홀 백티.
레귤러티에서 본 헨리 2번홀.

파4, 핸디캡4의 헨리 5번홀은 좌우 모두 OB가 있어 정교한 티샷을 요하는 홀이다. 챔피언티 377m, 레귤러티 322~349m, 레이디스티 300m. 오르막인 이 홀은 티샷이 우측 경사면 절개지에 빠지면 세컨 샷 때 그린이 보이지 않으며, 좌측은 카트 길과 벙커가 놓여 있다. 해서, 벙커 우측으로 공략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린 또는 만만찮아 3퍼트도 자주 나온다.
헨리 5번홀 백티에서 티샷을 날리는 강대성 프로(위)와 최진호 챔피언.
헨리 1번홀 백티.
헨리 3번홀 백티.
파3홀인 헨리4번 레귤러티.
좀 더 가까이서 본 헨리 4번홀 그린.
헨리 9번홀 백티.
레귤러티에서 본 헨리 9번홀.


그린 상공에 부는 바람 못 읽은 정준 프로의 패착
   
지난 2005년 반도보라CC 투어챔피언십에서 3R까지 선두를 달리던 정준 프로는 윌리엄 4번홀 150m 파3에서 티샷이 물에 빠지는 실수를 범했다. 이 홀의 실수가 결국 머릿속에 남아 마지막 날 76타라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져 시즌 2승의 꿈을 날려 버렸다.

왜 그랬을까. 바람 탓이었다. 그린이 호수에 둘러싸여져 있어 일명 아일랜드홀로 불리는, 보라CC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 홀의 티잉그라운드 앞에는 작은 산이 막고 있어 바람의 영향이 미미하지만 같은 시각 150m 정도 떨어진 그린 상공에 부는 바람을 정준 프로는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파3홀로 일명 아일랜드홀이라 불리는 윌리엄 4번홀 백티.  
윌리엄 4번홀의 레귤러티에서 티샷을 날리는 기자. 왠지 폼이 어색하지만 최진호 챔피언과 강대성 프로보다 훨씬 더 가까이 홀컵 근처에 온그린 시켰다.
윌리엄 4번홀 그린. 해저드에 둘러싸여 아일랜드홀임을 알 수 있다.

레저시설부문 토목건축 최우수상 수상

권홍사 반도종합건설 회장의 딸 이름을 본 따 명명됐다는 보라CC는 안개가 끼더라도 30분 이상 머문적이 없고 비 또한 인근 골프장보다 적게 내려 기상 악화에 따른 휴장이 적다. 또 산악지대에 위치해 있으면서 각 코스에 따른 고저차가 30~40m에 불과해, 티박스에서 홀 전체를 파악할 수 있어 2005년 레저시설부문 토목건축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 5월부턴 영남권에서 처음으로 주말 점심 뷔페(1인 1만8000원)를 선보여 골퍼 동호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보라CC 안영호 대표는 "올해 5주년을 맞는 후발 주자이지만 예약부터 라운드에 이르기까지 회원 및 주말골퍼들에 대해 최상의 서비스를 다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부·울·경 골퍼들이 많이 사랑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052)255-1000


- 양산 통도사 인근 경기식당

산채정식 더덕백반, 강산 두번 반 변해도 맛과 인심은 그대로

 

안주인 홍철수 할머니가 산채정식에 더덕구이가 추가된 상차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기식당과 통도사와의 중간쯤에서 본 경기식당. 허름했지만 지난해 새로 지었다.

같은 지점에서 고개만 돌리면 영축총림 통도사 산문이 보인다.


음식맛의 비결인 고추장.

손수 담근 된장 고추장이 담겨 있는 항아리들.

손수 담근 된장.


겨울잠을 깬 곰이 좋아하는 나물이라 해서 일명 곰취라고도 불리는 곤달비를 다듬는 홍철수(맨우측) 할머니와 일하는 아주머니들.

곤달비.


곰취=곤달비.

곤달비 장아찌는 이 집의 최고 인기 반찬이다.


깔끔한 부엌.

건조시켜 저장하고 있는 나물들.


더덕구이.

먹음직스러운 산채정식과 더덕구이.

손수 더덕구이를 만들고 있는 홍철수 할머니.

완성된 더덕구이.




이 정도라면 정말 인연이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삼신할매가 점지했을까 아니면 전생의 업보를 풀라는 것이었을까.

영축총림 통도사 산문에서도 빤히 보이는 산채정식 전문 경기식당.

첫 인연을 맺게 해준 이는 통도사 강주 혜남 스님. 스님은 일본 다이쇼대 박사과정을 마친 조계종의 대표적 학승. 수년 전 기획취재 때문에 절을 찾은 기자를 두고 스님은 그래도 멀리서 찾아온 손님이라며 손수 기자를 데리고 절 앞 조그만 식당을 찾았다. 당시 스님은 "집은 허름해도 더덕구이가 정말 맛있어"라고 말씀하시며 산채정식 대신 좀 더 비싼 더덕백반을 시켜주셨다.

두 번째 인연은 통도사에서 근무하는 양산시 문화유산해설사 아지매들 덕분에 이뤄졌다. 동행 취재 중 배꼽시계가 울리자 절 근처 산채비빔밥 잘하는 집이 있다며 기자를 안내한 곳이 바로 이곳 경기식당이다.

마지막 인연은 약간 뜻밖이었다. 통도 파인이스트CC에서 라운드 후 골프장 직원들에게 괜찮은 맛집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이구동성으로 이곳을 추천하는 것이 아닌가. '골프 후 비싼 고깃집'이라는 공식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이쯤 되면 명불허전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집이 달라져 있었다. 예전엔 허름했는데 지난해 새로 지어 깔끔하고 산뜻하다.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식당을 크게 넓히면 인심이 그만큼 사라져 맛도 인심도 예전만치 못해 결국 손님이 줄어든다고.

그러한 걱정은 기우였다.  

나물을 손보던 안주인 홍철수(68) 할머니가 반갑게 맞이했다. 무슨 나물이냐고 물어보니 반찬으로 나갈테니 그때 가르쳐 주겠다며 활짝 웃었다.

경기식당의 대표 메뉴 산채정식. 찹쌀파전과 된장찌개를 중심으로 나물 등 반찬이 일순간 상을 가득 채운다. 얼핏 봐도 열댓 개는 넘는다. 도심에선 족히 5000원 이상은 받아야 될 두툼한 찹쌀파전은 서비스란다. 이렇게 고마울수가. 이 집을 찾는 모든 손님에게도 마찬가지란다.

새 집을 지으면 맛과 인심이 덜해진다는 말은 경기식당에는 해당되지 않는 듯했다.

더덕구이는 홍 할머니가 직접 갖고 들어왔다. 이제 뒷전에 물러날 때도 됐건만 더덕구이만은 아직도 홍 할머니 전담이다. 다른 사람이 더덕을 양념에 주무르면 제 맛이 나지 않아서란다. 석쇠에 올려 연탄불에 구웠다는 더덕구이는 음식이 입안에서 감동을 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나물도 고유의 향을 잃지 않고 모두 입맛을 사로 잡는다. 젓가락을 어디다 둬야 할지 고민하자 홍 할머니가 이것 한번 먹어보라며 권한다.

 영판 깻잎을 닮았지만 맛은 쌉쌀하면서도 여운이 길게 남는다. 곤달비 장아찌라고 했다. 겨울잠을 깬 곰이 좋아하는 나물이라 해서 일명 곰취라고도 불리는 곤달비 장아찌는 산초 장아찌와 함께 이 집의 최고 명품 반찬. 손님들이 팔라고 아우성이지만 양이 적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추장아찌 마늘장아찌 취나물 도라지 죽순 언양미나리무침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찬이다. 대부분의 나물들은 20년 이상 대주는 곳이 있어 나라땅 최고의 재료라고 자부한단다.

국과 찌개 또한 일품이다. 된장 고추장 심지어 젓갈까지 직접 담그기 때문에 옛맛 그대로다. 특히 연로하신 분들이 좋아한다. 실제로 가게 옆 빈터에는 크고 작은 된장 고추장 간장이 가득 담긴 독이 모여 있다. 호박을 듬뿍 넣은 된장찌개는 어릴 적 먹던 어머니의 맛이었고, 국은 쌀뜨물에 된장을 푼 다음 무청시래기와 지난 봄 삶아 얼려 놓은 쑥을 넣어 향이 그윽하다.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았다.

경기도에서 시집을 와 정확히 27년째 산채정식을 만들고 있다는 홍 할머니는 요즘 무릎이 좋지 않다. 아들 부부가 물려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직은 영 시원찮다며 더덕을 구우러 다시 주방으로 달려간다. 산채정식 7000원, 더덕백반 1만 원. (055)382-7772


클럽 난코스 공략하기 <3> 양산 에덴밸리CC

1, 2대 클럽 챔프 최태환 "티샷과 바람이 관건"
타 골프장보다 평균 3~4도 낮아 여름에 시원
에덴코스 1, 8번홀, 그린 유난히 까다로워
지난 10일부터 금·토·일 3부제, 야간 라운드 
 
   
미 PGA 매뉴얼 북은 골프장 코스를 세 가지로 분류해 놓고 있다. 티샷 코스, 세컨드 샷 코스 그리고 서드 샷 코스가 그것이다. 쉽게 말해 각각 티샷, 어프로치 샷, 퍼팅이 어려운 골프장으로 나눠진다는 것.

거창하게 미국 PGA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네 골프장도 주말골퍼들에 의해 이심전심으로 이미 그런 분류가 돼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지난 2006년 개장한 양산 에덴밸리CC는 아직도 제대로 된 이미지 전달이 되지 않은 듯하다.

이 클럽 초대 및 2대 챔피언인 최태환 씨는 "에덴밸리CC는 티샷이 잘 맞지 않으면 타 골프장과 달리 두 번째 샷을 하기가 굉장히 어렵게 설계돼 있기 때문에 스코어가 잘 나지 않는 편"이라고 요약했다. 설상가상으로 고지대 계곡형 분지에 위치해 있어 각 홀마다 편차는 좀 있지만 바람이 들쭉날쭉해 샷을 날리기 부담스러울 때가 제법 있다. 결국 티샷과 바람과의 싸움이라는 것.

변수가 거의 없는 비교적 얌전한 골프장에서, 그것도 그린의 라이까지 죄다 꿰뚫고 있어 별 고민없이 편안한 샷을 날리며 안정적인 스코어를 내는 '골목대장형' 주말골퍼들에게 에덴밸리CC는 한번쯤 자신의 객관적인 실력을 점검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에덴밸리CC는 요즘처럼 불볕더위가 지속될 땐 최고로 손꼽힌다. 산 아래 위치한 다른 골프장보다 평균 3~4도 낮기 때문이다.   
 
18홀인 에덴밸리CC의 총 코스 길이는 6552m(7200야드). 국내 최장을 자랑하는 통도 파인이스트CC 남코스가 6735m(7401야드)인데 비해 약간 짧지만, 이 역시 국내 정상급에 해당된다.

또 한 가지. 에덴밸리CC에는 한겨울 낮은 기온 때문에 양탄자처럼 부드러운 한지(寒地)형 양잔디가 깔려 있다. 난지(暖地)형인 한국잔디에 비해 조금이라도 '뒤땅'이 생길 경우 디봇이 많이 생겨 거리가 나지 않기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더 정교한 샷이 요구된다. 대신 잘 맞으면 고지대여서 기압이 높아 거리는 5~10야드 더 나간다.

타 골프장에 비해 평균 3~4타 많게 나와


에덴밸리CC는 크게 에덴코스와 밸리코스로 나뉜다. 전자가 비교적 거리가 짧고 쉬운 반면 후자는 거리와 난이도 면에서 어려워 싱글 핸디캐퍼까지도 파만 해도 선방했다는 홀이 있을 정도다. 해서, 90타 안팎의 주말골퍼나 싱글 핸디캐퍼들도 예외 없이 평균 3~4타, 많게는 5타까지 다른 골프장보다 스코어가 많이 나온다.

이 클럽 최태환 챔프에게 전체 18홀 중 가장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3홀 정도를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에덴밸리CC는 티샷이 잘 맞지 않으면 두 번째 샷을 하기가 굉장히 어렵게 설계돼 있어 평소 자신의 스코어보다 평균 3~4타, 많게는 5타까지 많이 나온다. 사진은 가장 어렵다는 밸리 5번홀. 좌측 소나무 뒤가 해저드다.
밸리 5번홀 레귤러티.
밸리 5번홀의 페어웨이. 푹 꺼진 해저드 뒤로 그린이 보인다. 그린 주변에도 두 개의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파4, 핸디캡3인 밸리 5번홀을 우선 꼽았다. 챔피언티 399m, 레귤러티 362~375m, 레이디스티 336m로 좌측 급내리막 도그레그 코스이다. 좌측엔 아주 넓은 해저드와 그 해저드 입구에 벙커(레귤러티 180m 지점)가 입을 벌리고 있다. 우측은 OB지역인 데다 슬라이스 바람까지 수시로 불어댄다. 여기에 정면 220m(런 포함하면 270m) 지점부터 '막창'으로 인한 OB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어 티샷에 자신이 없다면 티박스에서 처음부터 우드 5번이나 4번 아이언으로 끊어치는게 어쩌면 현명한 공략법일 수도 있다.

이 홀의 두 번째 샷은 티샷보다 더 정교한 샷이 요구된다. 다행히 티샷이 해저드 우측의 페어웨이에 안착됐다 하더라도 핀까지는 대략 150m. 하지만 그린은 해저드가 쏘옥 들어간 지점에 들어앉아 있는 데다 그린 앞뒤로 벙커가 입을 쩌억 벌리고 있다. 해서, 약간 우측으로 길게 보고 공략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만일 비켜 맞으면 카트 길로 OB가 기다리고 있다. 한마디로 한 홀에서 주말골퍼를 괴롭힐 수 있는 모든 악조건을 다 갖추고 있어 프로들도 이곳에서 '잘 하면 파'라고 여길 정도로 마의 홀로 통한다.

파4, 핸디캡1인 밸리 8번홀도 챔프에게 어렵기는 마찬가지. 챔피언티 406m, 레귤러티 353~387m, 레이디스티 276m. 용원CC 무학코스 4번 '갈치홀'처럼 아주 좁고 길기 때문이다. 챔피언티에선 더욱 더 그렇게 보인다.

파4, 핸디캡1인 밸리 8번홀. 아주 좁고 길어 싱글 핸디캐퍼들도 부담스러워 하는 홀이다.

티잉 그라운드가 산을 보고 있어 티샷할 때 스탠스를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거의 OB가 나는 '악성 슬라이스' 홀이지만, 볼 낙하 지점에 대규모의 암반이 드러나 있어 슬라이스난 볼이 바위를 맞고 페어웨이 지점으로 떨어지는 짜릿한 행운도 맛볼 수 있다.

드라이버 샷은 약간 좌측의 벙커를 보고 공략해야만 페어웨이 중앙에 안착시킬 수 있다. 두 번째 샷은 포대그린인 데다 그린 좌측에 벙커군이 위협적이어서 한 클럽 길게 잡고 그린 중앙보다 약간 우측으로 공략하는 것이 안전하다.
  
핸디캡3의 파4홀인 에덴 6번홀은 슬라이스가 많이 나는 홀이다. 이 때문에 슬라이스를 의식해 좌측으로 공략하면 해저드나 벙커(레귤러티 244m 지점)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 이 점에선 밸리 5번홀과 흡사하다. 또 우측 카트 길옆 237m 지점에도 벙커가 있어 좁다란 페어웨이 정중앙으로 티샷을 보내야 한다. 두 번째 샷은 그린 좌측의 벙커군을 피해야 한다. 턱이 높아 탈출하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에덴 6번홀의 그린.

알고 보니 악명 높은 그린도 있다

파5, 핸디캡1의 좌측 도그레그형인 에덴 8번홀은 주말골퍼들에게 일명 '그린 핸디캡1'으로 불린다. 슬라이스만 무난히 극복하면 장타자는 2온도 가능하지만 그린 한가운데 작은 언덕이 있을 정도로 굴곡이 심한 데다 라이마저 불규칙해 3퍼트는 기본으로 생각해야 한다. 만일 핀이 그린의 앞에 있으면 핀을 오버할 경우 더욱더 어려워져 3퍼트 이상까지 각오해야 한다. 핀이 그린 뒤에 있을 땐 약간 짧게 공략해서 오르막 퍼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린이 까다로운 에덴 1번홀. 한눈에 봐도 업다운이 심하다.

서비스홀로 인식되는 에덴 1번홀에선 자칫 그린에서 방심하면 3퍼트를 할 수 있다. 티박스에서 봐도 한눈에 굴곡이 느껴질 정도다. 에덴8번홀과 달리 그린 내 작은 언덕이 그린 좌우를 가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라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와는 별도로 최태환 챔프는 "밸리 7번홀의 그린은 착시현상도 일어난다"고 귀띔했다.

연장 3번째 판가름난 밸리 6번홀의 추억

파3, 핸디캡2인 밸리 6번홀은 챔피언티가 213m인 롱홀이다. 지난 2007년 KPGA 대회에서 강경남 김창윤 두 프로는 이 홀에서 그린재킷을 놓고 연장 3번째 샷을 날렸다. 밸리 7번홀에서 두 번의 승부를 가리지 못하자 주최측이 이 홀로 승부처를 옮긴 것이다.

날씨는 최악의 상황. 희미하게 안개가 자욱하게 낀 데다 강한 앞바람이 심하게 몰아치자 김창윤 프로는 파3인 이 홀에서 회심의 드라이버 샷을 날렸지만 볼은 그만 왼쪽으로 휘며 좌측 해저드에 빠졌다. 동시에 게임은 사실상 끝났다.

한여름 시원한 야간 라운드도 가능

에덴밸리CC는 지난 10일부터 금·토·일 3부제를 시행, 오후 4시55분 마지막 티오프에 들어간다. 완벽한 조명시설을 갖췄기 때문에 야간 라운드를 할 수 있다. 또 올해 처음으로 초보자들을 위해 이웃한 스키장 슬로프에 9홀 연습장을 조성했으며, 바로 옆에는 일반 연습장도 만들어 놓았다.

 에덴밸리CC 배진원 대표이사는 "해발 500~700m대의 고지대에 위치한 우리 골프장은 여름철에 특히 시원해 주말골퍼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부·울·경 골퍼들이 많이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소개 못한 다른 홀은 사진으로 보충합니다.

에덴 2번홀 레귤러티.
에덴 3번홀 레귤러티.
에덴 4번홀 레귤러티.
에덴 5번홀 레귤러티.
에덴 7번홀 레귤러티.
밸리 3번홀 레귤러티.
밸리 4번홀 레귤러티.
밸리 7번홀 레귤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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